.. 졸업을 축하합니다.

물론 00학번 모두가 졸업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압니다. 행정적인 착오가 없다면 내가 알아본 바로는, 정임, 해나, 주현, 은주, 선애, 선영, 가현, 덕귀, 자영, 혜정, 효현, 지영, 지선, 지현. 이렇게 열 네 명이 대학의 문을 나서더군요. 이름 하나하나를 타자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하나하나의 얼굴을 떠 올리게 됩니다.

이야기를 나누었건, 공부를 가지고 씨름을 하였건, 아니면 교실에서나 복도에서 오가며 눈웃음만 주고 받았을 뿐이건... 이제까지 선생과 학생으로서 만난 밀도에 서로 차이는 있겠지만, 졸업하는 00학번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는 지금 나의 애틋한 마음은 한결 같습니다. 해준 것 없는 지도교수로서의 자괴감, 좀 더 성실하고 참될 수 있었어야 했던 교육사회학 선생으로서의 후회, 사회라는 새 땅으로 막막하게 나가도록 자네들을 내버려 둔 삶의 선배로서의 미안함...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은 어둡고 슬플뿐입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 그대들에 대한 나의 사랑을 확인합니다. 그것을 크게 피워낼 수 없었던 내 게으름을 탓하면서...

잘 살기 바랍니다. 잘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 모두 달리 생각하겠지만, 궁극에는 생각을 모아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어쩌면 삶의 가치는 죽을 때가 되어서야 확인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 우리는 미망 중에 헤매며 행복을 고민하고 행복을 추구할 수밖에 없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실하게 산다면, 우리를 주관하는 절대자께서 우리에게 행복의 답을 주는 데 인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세상은 지금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학의 문을 나서면서 성공보다 실패의 느낌을 가지고 나가도록 세상이 부추기고 있습니다. 취업이 되지 않았다,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였다... 적지 않은 도전이 실패로 끝나게 된 마당에 어느 누가 담담할 수 있겠으며, 어느 누가 쉽게 자신을 추스를 수 있겠습니까? 적지 않은 우리 친구들이 이런 상황에서 어깨가 쳐져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 데에는 제자를 소위 경쟁력 있게 키우지 못한 선생 탓도 작지 않음을 인정하며 미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경쟁에서 이기고 성취를 맛보는 데서 행복을 찾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어깨가 쳐졌을지 모르는 친구들을 위로하고자 애써 꾸며내는 말이 아닙니다. 졸업을 앞두었다는 심각한 계기를 이용하여 어쩌면 마지막으로 강의(?)하고자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한번 찬찬히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시험을 치고 합격하여야, 직장을 얻어야, 삶을 채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이 할 일은 널려 있습니다. 여러분의 역량과 손길을 기다리는 곳은 부지기수입니다. 물론 그 곳 모두 돈을 충분히 주고 사회적 위신을 충분히 주지 못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곳들이 여러분에게 삶의 의미를 주고 행복을 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새롭게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세상은 결코 백수가 있을 수 있는 곳이 아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진정 하지 않고는 못배길 일이 있다면, 실업이라는 말 같은 것은 무의미합니다.

나는 여러분이 모두 버젓한 직장을 가지고 졸업할 수 있었더라면 하고 안타까워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럴 수 있었으면 내 마음이 훨씬 가볍고 기쁠 것이라는 것은 두 말할 나위 없습니다. 다만, 좀 더 근본적으로 내가 아쉬워하는 것은, 경쟁에서의 승리나 직업의 위신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생각하고 느끼고 깨달을 수 있도록 서로 더 가르치고 배울 수 없었다는 사실이자 현실입니다.

언젠가 우리는 부자와 권력자들이 가엾다고 여기게 될 것입니다. 그 때에 가서 우리는 공부를(교육을) 어느 정도 이루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실지로 잘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부디 지금 부딪치고 있는 어려움에 절망하지 말기 바랍니다. 어쩌면 절망할 가치가 없을 부딪침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늘 자신의 고유함과 존재 의의를 잊지 말고 열과 성을 다하여 일상에 임하기 바랍니다.

어줍잖게 감상적으로, 평소에 제대로 열심히 가르치지 못한 죄의식을 조금이나마 털어낼 양으로, 제스추어를 쓰는 꼴이 되었습니다. 사실이 그러한 점도 있구요. 그러나 졸업하는 여러분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라고 여겨주기 바랍니다.

부디 잘 살기를... 그리고 가끔은 안부를 묻고, 계속해서 어렵고 힘든 일들을 같이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안녕.

2004년 2월 12일

강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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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오래된 글이지만, 알라딘 내 서재에 꼭 모셔두고 싶은 글...

아! 선생님! 저는 선생님의 발끝마저 따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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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10-05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많지만, 훌륭한 분들도 많군요. 글 너무 멋져요...
 
양희은 1991
신나라뮤직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양희은은 이제 우리 대중음악사에서 빼놓기 힘들 정도로 거목이 되었다. 양희은의 맑은 음색과 넉넉한 성량과 곡을 소화하는 능력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 정도로 최고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CF에 출연하여 노래를 부르거나 상품을 소개해도, 라디오 디제이로 아줌마 프로그램에서 수다를 떨어도, TV 토크쇼에서 예의 그 큰 웃음으로 소소한 일상을 재잘거려도 국민가수로서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양희은의 이미지는 노래 잘 부르는 가수에 머물지 진정한 아티스트로 평가받지는 못했다. 적어도 이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는...

본의 아니게 청년 문화의 기수로, 국민 저항음악 '아침이슬'을 부르는 가수로 자리매김했지만, 그에게 있어 김민기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위대한 존재였다. 김민기가 없었더라면 양희은도 없었다. 양희은은 김민기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가장 멋지게 소화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였다.

난 가수와 아티스트의 차이는 그가 열정적으로 부른 노래의 제작과정에 얼마나 관여하는가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아무리 멋진 노래를 자기 것으로 소화해서 잘 부르더라도, 그 가수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노래를 아름답게 부를지라도 자신의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작사나 작곡과 같은 제작과정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양희은이란 이름으로 나온 앨범만도 벌써 30여종이다. 그러나, 베스트 앨범이 이미 여러번 그의 디스코그라피에 중복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앨범의 족적은 뚜렷하지 않았다. 양희은은 1991 앨범에서 거의 전곡을 작사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준다. 김민기란 위대한 아티스트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 전에도 천리길, 두리번거린다, 하얀 목련 등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작사작곡한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앨범 전체적으로 아티스트적 면모를 띈 최초의 앨범이 아닐까 한다.

첫 곡 '그해 겨울'부터 어린왕자에서 모티브를 따온 '잠들기 바로 전'까지 두 곡을 제외하곤 그의 입으로 세상을 노래하고 사랑을 노래하고 삶을 이야기했다. 천혜의 그 목소리가 여기에 더해졌음은 물론이다.

물론 이 앨범에서는 이병우라는 걸출한 기타리스트이자 음악가가 있었기에 그 힘을 정확히 발휘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 그룹 '어떤 날'에서 가요사에 빛나는 발자욱을 남겼던 그는 양희은과 함께 한 이 음반에서 그의 재능을 한껏 내비친다. 모든 곡에서 이병우 기타소리와 양희은의 목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자칫 지루하기 쉬운 조용한 레퍼토리를 쥐락 펴락하며 살려내는 것은 양희은의 노래 장악력이다. 그리고 보일 듯 말 듯 그의 기타는 뒤에서 노래를 어루만져 준다. 노래의 완성도는 말할 것도 없다.

사실 이 앨범에서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란 노래 한곡만이 현재까지 사람들의 가슴속에, 그리고 입가에 남아 있다. 그러나, 이 노래도 그의 다른 앨범의 노래들과 섞여 베스트 앨범에서 소리를 내는 것보다 여덟 곡이 조화를 이루며 분위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7번째로 조용히 우러나오는 것이 가장 어울린다.

이 앨범 이후로도 베스트 앨범과 기념앨범이 나왔지만 '내 나이 마흔 살에는', '저 하늘에 구름따라'와 같은 앨범들을 꾸준히 내며 자신의 목소리를 지켜간다.

그가 근래에 출연하는 공연에서는 제목에서부터 아줌마들을 겨냥한다. 아줌마를 위한 공연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청중은 그 시절의 향수를 기억하러 모인 나이 많으신 아줌마들만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의 목소리는 전 세대에 걸쳐 설득력이 있다. 중후한 중년가수의 과거에 천착하지 않는 다양한 음악적 실험이 다채롭게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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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0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희은의 목소리와 노래는 전세대에 걸쳐 설득력이 있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오래전 자지러졌던 가수인데 요즘은 봐도 덤덤합니다.
그게 좀 슬퍼요. 세월이 흘러 무엇이 변한 건지......

엔리꼬 2004-10-07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아직까지도 덤덤하지는 않아요... 좀 아쉬운 것은 있지만요..

icaru 2005-01-26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음반 저도 있습니다....있는 정도가 아니라...애장판..(애장테이프?)입죠..
요즘도 간혹 듣는답니다...
저는 가을아침만 듣고 앨범을 샀는데...듣다보니, 그리운 친구에게를 제일로 많이 흥얼흥얼하게 되더라고요~~!!!
이 앨범을 아시는 분을 그것도 꽉찬 별 다섯을 주신 분을 만나니 사뭇 반갑기 그지없어지네요 ^^
 

언제부터인가 자동차가 사람 위에 군림한다. 편리함과 시간의 소중함을 안겨주는 문명의 이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자동차가 사람을 무시할 때는 화가 난다.

인도와 차도가 제대로 구분되어 있지 않은 작은 골목길.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나왔다. 뒤에서 스르르 차가 따라오더니 갑자기 '빵빵' 거린다. 화들짝!! 어련히 알아서 비켜주겠냐? 내가 그 긴 골목길 유유히 갈테니 골목길 끝날 때까지 자동차 천천히 따라오라고 할 줄 알았나?

그럴 땐 운전자를 쫙 째려본다. 어떨 땐 쌩하니 달리는 그 차 뒤에 대고 아무도 모르게 침 퉤 뱉는다. 그 큰 덩치에서 나오는 갑작스런 경적 소리에는 나도 깜짝 놀라고 마는데, 하물며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 깜짝 놀라곤 하는 아기들이야 말할 필요가 있나? 자동차 회사에서는 어찌나 그 경적 소리를 크게 만들어내는지.

이럴 때마다 나는 또 다른 공상 발명가가 된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경적 소리가 한 가지만 있어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는가? 속도에 따라서 경적 소리가 달라지면 어떨까? 고속도로 150km 달릴 때 급한 상황에서는 큰 소리가 나고, 골목길 천천히 달릴 때는 아무리 세게 눌러도 작은 소리밖에 나지 않는 발명품은 어떤가? 그리고, 멋진 성우 목소리로 '잠시만 실례합니다'라는 소리가 차에서 나오는 것은 어떨지. 없어 보인다고? 그렇긴 하다.

내 후배 녀석은 자기가 운전자일 때와 보행자일 때 태도가 극명하게 갈린다. 운전할 때 횡단보도가 나오면 사람이 건너고 있어도 휑하니 먼저 지나치기 일쑤지만, 도로를 건널 때 그런 상황을 만나면 쌍욕을 한다. 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양면성을 지니고는 있겠지만 그 정도가 심하다. 내가 그 녀석 안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런 것 하나 보더라도 그 사람의 인격이 보인다고나 할까?

우리가 사는 아파트는 지은지 오래되서 주차장이 좁아 터졌다. 그래서 보이는 틈이 있으면 자동차를 마구마구 주차한다. 그런 자동차 천국에서 다행히 보행자 전용길이 있어 사람들, 특히 초등학생들은 그 길을 등교길로 이용한다. 그런데 하도 주차할 곳이 없다보니 보행자 전용길 끝에 자동차를 대는 경우가 있다. 그건 이해한다. 그러나 사람이나 자전거, 유모차가 잘 지나갈 수 있도록 한쪽으로 바짝 대야 하지 않나? 자기가 운전석에서 나오기 불편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렇게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 놈이 길 가운데를 떡하니 버티고 대고 있다. 흰색 sm3!  어떤 놈인지 보고 싶어 출입증을 보는데, 허걱! 조선일보 출입증이 있다. 안그래도 편견있는데 조선일보 너 잘 걸렸다. 너네 하는게 겨우 이런 짓이냐? 사람들 눈을 피해 본네트에 퉤 하니 또 침을 뱉는다.

아무튼 운전대만 잡으면 엄청 바빠지고 과격해지는 우리 운전자들. 아무대나 떡하니 주차해놓는 자들. 여유를 배워야 할 때다. 사람 생각해야 한다. 제발 유모차 앞에서만이라도 빵빵거리지 말자. 인격 보인다.

쓰고 보니 교통안전 캠페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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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10-0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조선일보 출입증.....
 

제2의 경제 살리기 열풍이 되살아나고 있다..

오늘자 각 신문에는 추석을 맞이하여 고향(지역구)을 방문한 여러 국회의원들의 민심탐방 소식이 들어있다. 신문의 성향에 따라 민심을 전하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모두들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경제를 살려내라'라는 것이다.

시민들은 여당의원이든 야당의원이든 국회에서 앉아서 탁상공론이나 하지 말고 모두 현장에 와서 분위기를 체감하라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감한다. 지금 어딜 봐도 'imf보다 더 심하다'거나 '이래가지고 자영업자는 먹고 살겠냐'는 목소리 뿐이고, 한국인의 사망 원인 조사에서도 몇년 전에 비해 몇계단이나 뛴 자살의 순위를 보면 얼마나 힘들게 버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제 중심주의에 딴지를 걸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이런 언급들, '지금 국가보안법이 뭐가 중요하며, 먹고 살기 바쁜데 친일청산이 무슨 말이냐'라는 언론이 전한 민심의 소리들.

경제 살리기 좋다. 그러나 경제와 국가보안법, 친일청산은 별개 문제다. 그렇게 말하는 시장 상인 당신에게는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저 태생부터 잘못된 국가보안법으로 오늘도 고통스럽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이(그들은 결코 경제적으로도 잘살지 못한다) 있고, 제대로 된 친일 청산이 안된 바람에 1천억대 땅을 손쉽게 꿀꺽 먹어버린 친일의 후손들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경제가 어려워진데 정치권의 책임이 과연 몇 퍼센트란 것인가? 경제학은 모르고, 실물경제 돌아가는 것이 둔감해서 감히 말하기 겁나지만, 지금 정치권, 특히 아마추어리즘의 현재 여당을 탓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제대로된 데이타로 현재 실정을 비판하는지, 그것이 다분히 감정적인 판단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정권이 들어선지 이제 겨우 1년여... DJ 정권까지 포함해서라도 7년이 안되는 실정이다. 현재의 경제 상황이 이 정권이 만들어낸 상황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imf 직전, 위기상황을 경고하는 몇몇에 호된 경고를 하며 헛소문 만들지 말라고 사설에서 분명히 언급했던 언론들과 몇몇 교수들은 모두 면죄부를 가지고 있는가?

지나친 경제지상주의는 자칫 세상을 천박하게 만들 수 있다. 경제학 좀 한다는 교수님들이 세상의 경제 아마추어들에게 한마디씩 훈계하는 것이 너무나 천박하게 들린다. 그러나 경제학이 천박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무엇이나 그렇듯이 학문 자체는 중립적인 것이 아닌가. 그것을 다루는 사람 개개인의 성향 문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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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4-10-01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mf가 온 원인이나 카드사 문제는 아무래도 이전 정권의 문제겠지요..중요한 건 이번 여당이 그 문제들을 잘 처리해야 하는건데, 아마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때쯤 그 효과가 나타날테니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죠.. 이러나 저러나 욕을 들어야 하니 말이에요...

꼬마요정 2004-10-01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인사부터 먼저 드려야 하는데..^^;;

엔리꼬 2004-10-01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반갑습니다. 전혀 모르는 분들이 제 서재에 찾아주시는게 어찌나 신기하고 고마운지... 앞으로도 자주 뵙겠습니다...

마태우스 2004-10-0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은 제가 했습니다....

로드무비 2004-10-0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천천히 보내셔도 되는데 말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씨네 21 모음입니다.  1995년 창간 즈음부터 2000년 말까지 정기구독한 자료를 고스란히 드립니다.

작은 집으로 downgrade 이사를 가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자료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책장 3면을 차지하고 있었던 티끌모아 태산 자료들입니다.  앞에 쌓인 책만큼의 양이 뒷쪽 기저귀 박스에 가득차 있습니다. 권수로는 200여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얼마전 알라딘 마을을 알게 되고 알라디너들의 서재를 기웃거리다가  '몇 달동안 그 책을 찾지 않는다면, 그 책은 이미 쓸모가 없는 것이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씨네21. 그동안 애정을 가지고 모으긴 했지만, 그냥 가지고 있다는 뿌듯함만 있었지 그 자료를 다시 꺼내서 뒤적인다던가 제대로 활용한 적은 한번도,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럴 바에야 무소유 정신에 입각하여 이를 간절히 필요로 하시는 분께 드린다면, 그래서 그 분이 조금이나마 희열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마침 오늘이 제 둘째 아이의 출생 100일인지라, 마음 곱게 먹고 100일 이벤트의 차원에서 아낌없이 드립니다.

책을 사랑하시고, 영화를 사랑하시는 알라디너 여러분! 이 책을 꼭 가지고 싶으신 분께 공짜로 드립니다. 아, 그리고 집안 서재의 공간이 허락하는 분이면 더욱 좋겠지요?

한국에서 제대로 영화 붐이 일어난 시점이 95년이고, 이 즈음해서 나온 주간지 씨네 21 자료들은 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영화 역사의 산증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요즘은 싸이트 검색 기능을 통해서 어느정도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전자책이 나와도 책의 향기를 잊을 수 없듯이 예전 잡지를 뒤적거리는 그 느낌과 감정은 그 편리하다는 인터넷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영애의 10년전 청순했던 모습과 전도연의 도발적 표지사진도 덤으로 얻을 수 있고, 힛트쳤던 상품 광고(95년 창간호의 현대자동차 마르샤 광고)나 지금은 훌쩍 커버린 많은 스타들의 초창기 사진과 인터뷰 기사들, 쟁쟁한 영화평론가, 학자, 예술가들의 촌철살인 평론과 칼럼도 다시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참, 드리기 전 몇가지 양해말씀 구할 것은요..

위 사진에서 보시는 창간호와 두번째 권은 제가 소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두 배우 배두나와 이나영이 표지로 있는 몇권씩도 제가 갖고 싶어 보내드리는 자료에서 뺍니다.

그리고 정기구독은 했다지만 배달사고로 안온 것이나 이러저러하게 중간에서 사라진 책도 얼마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몇번 이사하다보니 출판 권호수별로 나뉘어져 있지도 않고 중간에서 많이 섞여 있을 것입니다. 그것도 감안해 주시고요...

이 자료들을 어느 분께 드리면 저도 뿌듯할까요?

선착순 1분께 드리기엔 조금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이것인데요.

본인이 이 씨네21을 받고 싶은 이유를 리플에 구구절절히 써주시면, 그분들 중 한 분을 제 맘대로 선정하여 자료를 드리겠습니다. 아! 이 분이 받으시면 주는 내 맘도 흡족하겠다 싶을 정도로 써주시는 것이 유리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그 분의 서재에 영화 관련 코너와 이야기가 많이 있다면, 플러스 요인이 되겠습니다.

단, 9월 30일  자정까지 써주시는 분으로 제한하도록 하겠습니다.

치사하시다고요? 별로 달갑지도 않은 선물인데, 주는 사람 맘에 들도록 글까지 쓰라고 하니 귀찮아서라도 참여안하겠다고 하시면 어쩌지요? 그래도 제 딴에는 귀중한 자료를 큰 맘 먹고 드리니 저보다는 잘 활용할 수 있는 분께서 받으시면 좋을 것 같아서 안좋은 머리 굴린 것이니 양해를 바랍니다. 아, 그나저나 큰 마음 먹었는데, 원하는 사람이 없으시다면, 대략 난감합니다.

혹시 오늘 중으로 아무도 원하시지 않으신다면 하루를 연장하고, 그래도 없으시다면 그 이후 원하시는 분께 드리고,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적당한 시일 이내에 다른 곳에 기증하렵니다.

마지막으로, 제 서재의 소재지를 알려주시고 이벤트에 흔쾌히 도움을 주신 마태우스님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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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30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4-09-30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렇게 정성스럽게 모았는데 다른 분 주려니 조금은 서운하겠어요??? 아무쪼록 좋은 분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로드무비 2004-09-3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제 아이디가 로드무비걸랑요.
씨네21은 절반 정도는 사서 보았는데 돈이 없어 구독은 못했습니다.
보지 못한 씨네21 좀 챙겨 보고 싶고요.
가지고 있는 것 아마 절반 정도는 중복될 터이니 그건 또 필요하다는 분께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저를 주신다면요.
그리고 서림이라는 시인이 계신데 동명이인이신가요?
'로드무비'라는 영화 리스트를 만들겠다고 큰소리쳐놓고
자료 미비 관계로 아직 손 못 대고 있습니다.
씨네 21을 주신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starrysky 2004-09-3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전 스타리라고 합니다. 꾸벅~ ^-^
우선 둘째 자제분의 백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너무너무 예쁘시겠어요. ^^
그리고 이렇게 멋진 이벤트 마련하셔서 소중하게 모은 자료들을 알라디너들께 나눠주신다니, 그것 또한 감사하고 축하드릴 일이네요. 부디 서림님과 '필'이 잘 통하는 좋은 분께 드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응모자는 아니어요. ^^ 영화와 인연이 멀어진 지 좀 되어서요..)
인사 드리고 이만 물러갑니다. 좋은 하루 되셔요.

로드무비 2004-09-30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제가 먼저 책 달라고 해서 씨네21 보고 싶은데 말씀도 못 꺼내는 분이 혹
계시다면 그럴 필요없어요. 로드무비 리스트 이런 건 사실 핑계이니까 얼마든지
주인께 달라고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아셨죠?(괜히 해보는 말 아니에요!^^)

엔리꼬 2004-10-01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로드무비님 경쟁자 없이 당첨되었습니다. 서재를 훌쩍 둘러본 결과, 님께서는 씨네 21을 받을 자격이 충분히 되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안심이 되네요.

로드무비님 말처럼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서 욕심내시지 않은 분들이 여럿 되실까요? 그래도 로드무비님처럼 용감하게 찜하지 못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뭐..
아참, 그리고 저는 시인 서림은 절대 아닙니다.

로드무비님! 책을 어떻게 받을지에 대해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나름대로 썰렁한 이벤트였지만 다행히 원하시는 분이 나와서 좋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엔리꼬 2004-10-01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태우스님과 스타리님! 리플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재질 첫 리플들이라 왜 이리 마음이 떨리는지요... 저도 님들의 서재에 가서 자주 리플질 하겠습니다. 모른척만 하지 말아주세요.

로드무비 2004-10-0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너무 일찍 나서는 바람에 마음에 두고 있던 분들이 그냥 양보하신 것 같아요.
죄송스럽네요. 서림님께도 다른 분들께도......
귀한 책 주시겠다니 너무 고맙고요. 저도 나중에 또 다른 분들께 책으로 보은하겠습니다.
책을 전달받는 방법에 대해선 따로 얘기를 나눠야겠네요.
메일을 드리겠습니다. 즐겨찾기는 어제 진작 했고요.
알래스카는 주인장 모르게 추천도 꾹 눌렀답니다.
앞으로 자주 놀러올게요.^^

마태우스 2004-10-01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아마도 리플이 공개로 되어 있어서 다른 분들이 찜을 못하신 것 같습니다. 서재 주인보기로 응모하라고 했으면 훨씬 더 많이 응모했을 거예요. 알라딘 분들은요, 워낙 양보심이 많답니다.

엔리꼬 2004-10-0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초보라 서재 주인보기로 응모하는게 뭔지 잘 몰라서요.. 아무튼 로드무비님께서 받으실 운명이었던게죠... 축하드립니다. 내일 오전에 발송합니다.

비로그인 2004-10-01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일 하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