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라디오키드였다.
 
낮 2시엔 김기덕 아저씨와 8시엔 황인용 아저씨가 있었고, 지금은 싫어진 10시 이종환 아저씨, 언제나 함께 할 것만 같던 박원웅 아저씨, 새벽을 책임지는 전영혁 아저씨, 그리고 대학 시절엔 지금 그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정은임 누나가 있었다.
 
중고등학생 시절 남녀공학 학교라고는 광역시 통틀어 1, 2개 밖에 없던 그 삭막한 도시에서 보낸 재미없는 시절들. 재미없다고 표현하기엔 너무나 미화된 것 같은 그 전쟁같던 시절들. 음악이 있기에 라디오가 있기에 버틸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라디오와 조금은 멀어진 듯 했다. 그만큼 내 정서가 삭막해졌다는 것을 뜻함이니라. 주위를 둘러봐도 정기적으로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제 이 세상에서 라디오는 없어질 것인가?
 
 
실제 그 일을 하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가장 동경했던 직업은 바로 은은하게 라디오를 틀어놓고 느긋하게 업무를 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기다리는 사람이 별로 없는 동네 개인 병원 대기실에서 듣는 시끄럽지 않은 라디오 음악소리는 너무나 여유롭다. 전쟁통같은 응급실 간호사들보다 그런 한적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적어도 마음의 평온을 느끼기엔 좋지 않을까 하는 한가한 생각을 해본다.
 
갈수록 들을만한 프로그램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주옥같은 프로그램들이 있다. kbs 1fm의 모든 프로그램이 그러며, 10여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는 배철수 아저씨도 있고, 극악의 저녁 8시를 홀로 외롭게 사수하는 cbs의 김형준 아저씨가 있으며, 들은지 수개월 아니 수년이 지났을지도 모르지만 아직도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전영혁 아저씨가 있다.
 
결혼 당시 구입했던 리시버에서 언제부터인가 라디오가 잡히지 않는다. 전파상 아저씨께 여쭤봤더니 리시버 한번 가져오라고 그러신다. 그런데, 그 큰 리시버 뒤에는 마치 어릴 적 내셔널지오그래피류의 책에서 봤던 호주 늪지대의 수십 마리 뱀처럼 많은 선과 선들이 얽혀 있었다. 그것을 다시 정리하기도 귀찮고 엄두도 나지 않을 뿐더러 이 리시버에서 라디오 주파수 잡기가 시원찮았던 기억도 스치고, 라디오 하루종일 켜고 있다간 겁도 없는 둘째 아이가 마구 볼륨을 높여 온 집안이 하루에 한번씩은 꼭 난리가 날 것만 같은 예감도 들었다.(지금은 어른이 딱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cd를 튼다.)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다.
 
TV를 하루종일 틀어놓고 아이들을 본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계속 CD를 바꿔가며 듣자니 거추장스럽다. 그래도 cd로 구매한 음악들은 그야말로 백그라운드 뮤직이 아니고 작정하고 감상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컴퓨터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을 별로 즐기지 않는데다가 아이들 재우고 혼자 있을 때 잔잔한 라디오 음악소리를 듣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 작은 라디오 하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티볼리란 라디오를 알게 되었다.
 
너무나 맘에 드는 외관에 한번 놀랐고, 어디서나 잘 들린다는 고음질의 성능에 또 한번 놀랐고, 마지막으론 20만원이나 하는 가격에 뒤로 나자빠졌다.
 
스테레오도 한물 갔고, 이제 5.1ch도 넘어서 9.1ch까지 나오는 시대. 모노라는 소리는 도대체 어떤 소리일까? 기억조차 안나는 모노 소리를 구현한다는 이 라디오를 들어본 사람들의 탄성은 이어진다. 
 
'어떤 시대에 나온 음반은 어떤 시대 당시의 기계로 들어야 소리가 좋다' 50년대 이전 모노 음반의 소리를 그대로 잘 들려준단다. 특히나 우리 국악, 판소리와 같은 뭔가 거친 야생의 소리를 잘 구현한단다. 그 음악들을 평소에 잘 듣지는 않지만 그 말에 한번 더 정이 가고, 속된 말로 땡긴다.
 
알아보니 티볼리 라디오의 종류도 여러가지다. 최근엔 아이팟과 연동되는 기능을 가진 것도 출시되었단다. 그러나, 진보가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닌 듯. 나는 가장 간단한 기능이 있는 이 깔끔한 Model One이 가장 맘에 든다.
 
어젯 밤 마트에 갔는데, 옆지기는 4만원짜리 Sanyo 라디오 & 테이프 기능이 있는 기계를 사자고 한다.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우리집 오디오에는 없는 테이프 기능이 된다고. 알라딘에서 품절이 대다수인, 그래서 아직은 버리지 못한 음반들이 우리 집엔 tape로 많이 남아있다. 그 추억의 테이프들을 살릴 것인가? 쏙 마음에 드는 새로운 기계친구를 들일 것인가?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한적한 동네 병원에서 편안한 소리를 내는  라디오, 한 밤 경비실에서 외로운 아저씨들의 유일한 동무가 되어 주는 라디오가 이렇게 비싸고 좋을 리 없다. 사물에 대한 욕심은 더 이상 자제하자고 맘속으로 백번도 더 다짐하지만 이런 명물에 눈이 가고 마음이 가는 것이 또 사람 맘이니라.
 
오늘도 허접한 서재 방 인테리어와 전혀 안어울리는 이 멋진 model one을 틀어놓고 음악의 향기에 취해 스르륵 잠이 드는 나를 상상한다.
 
여러분은 어느 색깔이 맘에 드십니까?
 
 
세계최초의 어코스틱 써스펜션 스피커인 AR-1의 개발한 것으로 너무나 유명한 헨리크로스씨는 오디오계의 뛰어난 업적으로 오디오명예의전당멤버에 선정되었으며, 프로젝션 TV를 개발한 공로로 에미상을 수상하는등,그의 이분야에서 이룩한 업적은 매우 크고 다양했슴을 우리는 잘 알고있습니다.
 
그러한 오디오계의 거장 HENRY KOLSS씨가 " 나의 이새로운 라디오는 많은 사람들이 가정이나 사무실등, 어느곳에서나 보유하며 음악을 즐길수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내가 40여년간 노력한 결과의 산물입니다." 라고 이야기한것처럼 또 하나의 세계적인 명품인 MODEL ONE 라디오가 탄생하게 되었으며 이제 우리 가까이에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MODEL ONE TABLE RADIO 의 특징은
 
매우 심풀한 구조로 조작이 간편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케이스가 원목으로 제작된 우아하고 고전적인 스타일.
 
그러나, 적용된 기술은 최첨단으로 핸드폰에 사용하도록 개발된 최첨단 부품인 갈륨비소화금속FET를 세계최초로 FM튜너에 사용함으로서 어느 지역에서나 우수한 선택도와 향상된 수신감도 실현.
 
정밀한 감속기어(5:1)를 사용한 정확한 아나로그 튜닝 시스템과 음악적으로 정확한 음색의 균형과 풍부한 음량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다단계 주파수 보정 회로를 채택, 예전의 어느 소형 라디오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고음질을 이 MODEL ONE은 들려줍니다.

우아한 디자인과 세련된 외관, 고음질 그리고 다양한 COLOR별 모델은 사무실의 완벽한 음악 시스템, 가정의 거실, 주방, 침실등 어느공간에도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제품일 뿐만 아니라 기존 오디오시스템과 연결 튜너 또는 CD청취시에도 소형 앰프로서 만족할만한 음질을 제공할것입니다.

 
 
Classic Beige/Walnut
Hunter Green/Maple
 
     
Silver / White
Cobalt Blue/Cherry
Black /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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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24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남들 이종환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들을때 송승환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들었답니다^^

하이드 2005-10-2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디오 킬즈 라디오오스타~ 노래가 생각나는;;
으.. 심하죠. 이거 심하게 땡깁니다.
전 코발트블루나 헌터그린( 오, 헌터그린은 뭘까요) 이 맘에 드네요.

엔리꼬 2005-10-2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어, 이종환은 밤의 디스크쇼 때 들었어요.. 그 분이 별이 빛나는 밤에도 했나요? 했다면 세대차 ^^ 저는 이문세만 생각나요..
지킬님... 처음 뵙겠습니다. 아, 제 서재도 누군가가 숨어서 보시는 분이 또 계셨군요.. 감격입니다. 라고 말하려 했더니.. 이런, 그 분이시군요.. 히히, 아무튼 반가워요. 저도 저 노래와 관련된 것을 내용에 썼다가 지웠는데..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도 생각나는군요.. 어쨌든 맘이 여러모로 불편하실텐데 잘 해결되길 빌어요... 알라딘에 평화와 번영이 있길!!

하이드 2005-10-2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시나위 노래도 있네요. 크.게. 라디오를 켜고~ ^^
네, 제가 '그 분' 입니다. 흐흐 이미지까지 바꿨더라면 완벽할뻔 했던가~!
맘 불편한건, 에, 뭐, 그렇죠 뭐. ^^


로드무비 2005-10-24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라도 어떻습니까?  아쉬운따나......


레트로 라디오.  39000원, 텐바이텐,  그런데 품절이랍니다.=3=3=3=3=3


엔리꼬 2005-10-24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저도 이 제품을 비롯해서 많은 라디오들을 찾아봤습니다. 이 제품 중국산인데 분명히 티볼리를 패러디(?)한 제품이죠. 싼 곳에선 17,000원에도 팔더군요. 그렇지만, 이 제품의 평가 중 '사지 않은 것만 못하다'라고 표현하며 그 소리에 대한 악평하는 것을 들었을 때, 구매 포기를 결정했습니다. 모양만 그럴듯한 짝퉁 제품이라더군요..
아, 요즘은 하나를 사도 제대로 된 것을 사자! 로 제 구매 모토가 변한 것 같습니다. 분명 치료가 필요한 병입니다.
 

시간강사 신분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학생들이 시간강사를 뭐라고 부르는가에 따라 초보 시간강사들의 생각은 달라지는데...

 

 "교수님~ " 특히 간드러진 목소리로 부를 때 나의 반응 :

음, 나는 한달에 50만원 남짓 받는 시간강산데 교수님은 무슨 교수님이야.  강사한테 교수님이라 부르다니  진짜 부담스럽군. 관용적으로 너무 굳어진 표현이라 그냥 쓰는 것이겠지? 그런데, 친구들도 날 부를 때 차박사, 차교수라고 부를 때도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아나? 물론 좋은 뜻에서 하는 말인건 알지만 꼬박 꼬박 아니라고 말대꾸하는 것도 지겹고 말이지. 나는 그냥 강사일 뿐이라고..

"강사님~" 이라고 부를 때(사실 부를 때보다 글에서 가끔 보이는 표현이다. 빈도는 낮다.) 나의 반응 :

이 놈이 세상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것 아냐? 물론 내가 강사라고 소개는 했어도 그냥 남들 부르는 것처럼 부르지 꼬박 꼬박 강사님이라 부르는 이유는 또 뭐냐.. 내가 강사라서 무시하는거야? 진짜 교수한테는 꼬박 꼬박 교수님이라고 부르겠지?   그렇게 정확하게 쪽집게처럼 호칭을 하는 것이 그리 정겹게 들리지는 않는군.  그렇다고 교수도 조교수님, 부교수님이라고 부르는건 아니겠지?

 

아, 어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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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0-19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나요? 전 그렇게 불렀는데...

BRINY 2005-10-1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선생님이라고 불리우는 건 어떠신가요?

엔리꼬 2005-10-19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호칭도 학교별로 좀 다르게 부르나봅니다. 저희 학교에선 선생님이라고 아무도 부르지 않아요.. 대학원생들끼리는 서로 선생님이라 부르지만요..
BRINY님.. 제가 애들더러 날 선생님이라 부르라.. 고 이야기하는 것도 어색하지 않나요? 물론 저야 좋지만요... 그리고 지금 직장에선 선생님이라 불리고 있어요.. 물론 진짜 선생님들이 반발할지 몰라도..

mannerist 2005-10-19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돌이들 사이에서는 '선생님'이란 호칭은 급이 좀 낮게 취급되는지라... 일단 교단 위에 서신 분들은 어쨌거나 '교수님'으로 부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문과대 같은 경우에는 '선생님'이란 호칭을 선호하는 듯 하지만요.

엔리꼬 2005-10-19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리스트님.. 아, 공대에선 또 선생님이 낮은 호칭인 모양이군요.. 첨 들었습니다. 그런데, 교사 출신 교수님 중에 일부는 '선생님'이라 부르면 되게 싫어한다죠? 교수님 소리 듣고 싶어 여기 왔더니 아직도 선생님이라 부른다면서..
반대로, 진짜 학식이 있으신 분들은 자신을 교수님이라 부르는 것을 별로 탐탁지 않아 하시더군요.. 그냥 선생으로 불러주시는 걸 좋아하더군요.. 참 아이러니하죠.

로렌초의시종 2005-10-1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항상 교수님이라고 불러요. 뭐랄까. 실은 저도 생각했거든요. 아마 제가 강사님이라고 부르면 그분들이 대부분 서림님의 두번째 생각같이 받아들이시란 걸 말이죠. 선생님, 이라고 부를까 싶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꼭 중고등학교 같아서 그냥 줄창 교수님이라고 불렀답니다. 그런데 지난 학기에 강의 후에 어느 교수님하고 긴 대화를 하던 중에 그분께서 그러시더라구요. 되도록이면 선생님이라고 불러달라구요.

엔리꼬 2005-10-19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의 시종님.. 아, 그러셨군요... 제 페이퍼의 뜻은 이렇게 강사들의 태도가 이중적이란 것이예요.. 저도 선생님으로 불러달라고 해야 할까봐요. 물론 강사가 말하는 '선생'과 학생들이 말하는 '선생'의 뜻 차이가 미묘하게 날지는 모르겠지만요..

로렌초의시종 2005-10-19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말이에요. 실은 저도 처음에 학교 입학할 때, 제가 불리는 입장이 아니라 부르는 입장인데도 약간은 신경이 쓰였었거든요.

클리오 2005-10-19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긴 대화나 지속적인 대화를 할 기회가 있으면 '선생님'이라 부르라고 말할 겁니다. 저는 지금도 과교수님들을 모두 선생님 이라고 부르고 그걸 선호하시거든요... '교수님'이라 부르면 선생도 '교사님'이렇게 부르냐고 말이죠... ^^; 근데 강의 한, 두번 가는 주제에 뭐라 불러라말아라 하긴 그래서, 그냥 뭐라 부르건 그냥 놔두는데... 제가 들어가는 곳에는 나이든 학생들이 많아, 저보다 열살은 많아보이는 사람들이 저보고 정중하게 '교수님'이라고 부를때면 민망하기 그지 없다는... --;

엔리꼬 2005-10-19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 맞아요.. 무쟈게 민망하죠. 나이어린 사람들한테 그런 소리 들어도 민망한데,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예의를 갖추면 민망 그 자체죠..

세실 2005-10-2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교수님이라고 불러드렸습니다. 그래야 점수를 잘 주시잖아요~
제가 만약 대학에서 강의할때 강사님 그러면 기분 나쁠것 같아요~~~ 교수님이 아무래도...호호호

진주 2005-10-20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냥 선생님이라고 부르는데..
先生-이란 표현 좋지 않아요? 얼마나 겸손한 표현인가요. 자기를 선생이라고 불러달라는 교수님은 선생된 자질을 갖추었다고 생각해요. 내가 너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은 내가 먼저 난 것밖에 없다. 인격적으로 평등함을 갖추고 하시는 말씀 같아요.

학생의 입장에서 "선생"이라는 표현도 낮춘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학문을 배운다는 말의 짝을 이루려면 敎수란 표현이 맞겠지만, '선생'이란 표현은 단순히 학문의 지식적인 면만 전달받는 대상이 아닌 '인생'의 후배로서 인생을 배운다는 폭넓은 뜻이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선생'은 '교수'에 비해 좀 더 인격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다른 악세사리들을 붙이는 건 싫어요. 유치원생을 가르치든 대학생을 가르치든, 가르치고 배우는 일은 근본적으로 똑같잖아요? 댓글 속에 "교수님 소리 듣고 싶어 여기 왔더니 아직도 선생님이라 부른다면서.. "라고 하신 분은 대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죠?

오히려, 선생보다 교수라는 호칭이 더 낮춤의 표현일 수도 있어요. 고등학교까지는 전인교육과정에서 선생은 지식 뿐만 아니라 삶의 전반적인 것을 가르치는 분이라는 표현인데 반해, 성인이 된 대학생에게는 필요한 지식만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분이라는 국한된 표현이니까요. (이상, 인문학도적인 견해였습니다^^)

엔리꼬 2005-10-2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거의 대부분이 교수님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그 표현 쓴다고 점수 잘 주지도 않습니다. 다만, 음료수 사주는 학생은 좀 눈여겨보게 되더군요..
진주누님... 진주누님의 말씀에 100% 동의합니다.
다만, 제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1) 제가 학생들에게 '날 선생님이라 부르라'고 말하는게 더 어색하고 이상하다는 것. 그리고 학교별로 차이가 있을지 모르는데, 이 학교에서는 선생님이라고는 안부른다는 점.
2) 저도 선생이란 말이 좋고, 선생이라고 불리우길 좋지만 학생들은 아직까지 '선생'은 고등학교 선생이고 교수님을 그렇게 부르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선생의 의미와 학생들이 생각하는 선생의 의미가 좀 다를 것 같다는 추측이죠.
저도 선생님으로 불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런 학식과 덕망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진정한 선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희 지도교수님은 선생이라 부르길 원하시고, 진짜 진정한 학자이시지 인생의 선생이십니다.)

2005-10-20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5-10-20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지도교수님 만큼이나 존경스러워보이는 서림 님의 지도교수님은 누구실까요?? 궁금궁금... ^^

sweetmagic 2005-11-04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도 저희 교수님, 선생님이라고 부르는데요 ?
따질 수는 없지만 굳이 급을 따지자면 선생님이 교수님 윗 자리 아닌가요 ?

엔리꼬 2005-11-04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선생님이 교수님 윗자리라고요? 호호호 저도 저희 교수님을 선생님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절 교수님이라 부르니 제가 민망해서 그러죠..
 

그냥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내용입니다. 저야 뭐 알라딘의 대주주도 아니고 주식 하나도 안가지고 있어서 이런 이벤트 벌일 처지도 안되고요.. 그냥 재밌겠다 싶어서 올리는 겁니다.  크크

갑자기 물만두님의 선물 인사 페이퍼를 보면서(죄송해요 저도 선물할 기회를 또 주세요..) 드는 질문.. 물만두님은 왜 추리소설을 좋아하실까?  라는 것.  어떤 매력이 있길래 저렇게도 추리소설을 아끼고 사랑하실까 하는 질문이 갑자기 드는 겁니다.. 다시 질문을 한다면, "추리소설의 어떤 면이 물만두님을 그리도 사로잡는지요? 물만두님의 추리소설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서 보여주세요.. 그리고 저같은 문외한들이 필독해야 할 추리소설을 몇 권만 추천해 주신다면요?"

물론 그동안의 페이퍼에 조금씩 조금씩 녹아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새로 온 서재주인장들도 많고 일일이 찾아보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물만두님의 정리된 생각을 듣고 싶을 때 질문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게 이벤트란 강제력을 가지기 때문에 제가 질문을 하면 물만두님은 그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썰렁하게, 또는 너무 짧게 해서는 질문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안되는겁니다. 이벤트니깐요.. 최대한 진지하게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답변을 해주셔야 하는 겁니다. 아주 고귀하고 사랑스러운 단어들을 좋게 나열해서 최고의 고급 문장으로 답변해주시면 점수가 올라갑니다.

그래서 평소에 그분께 드리고 싶었던 질문을 드리면, 모두들 바쁘시지만 바쁜 시간 쪼개서 최대한 글을 쓰는 겁니다. 물론 그러면서 평상시 가지고 있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될 테지요..

이 이벤트가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우선 질문을 잘해야 합니다.  별로 좋지 않은 질문의 유형을 살펴보면..

1) 마냐님은 왜 그리 이쁜가요?  (본인도 이유를 모르니깐.. 그냥 타고났으니 답변하기가 힘들다) 

2) 마태우스님은 독일 축구의 전설 마테우스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그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질문이며 진지하지도 않다. 한번의 기회를 그리 허무하게 사용하면 질문 받은 입장에선 김이 샌다.)

3) 소굼님은 닉네임처럼 싱겁게 사시나요? ('네'라고 단답형으로 끝날 수 있는 질문이니깐..)

평상시에 궁금했던 바, 그렇지만 물어보기엔 답변들이 너무 진지해야 하고 거창할 것만 같은 질문들.. 아니면 수많은 페이퍼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찾기 힘든 이야기를 다시 한번 물어보는거죠.. 그러면서 서재 주인을 다시 한번 이해하게 하고..   일종의 진실게임 놀이죠. 사실 진실게임이라고 한다면 너무 거창하고요.

이벤트 진행방식은 지금까지의 릴레이 방식도 좋지만, 중구난방이 될 가능성이 부작용도 있구요. 일대일 지명 방식도 좋다고 생각도 하지만 그럼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고..

부작용은 있습니다. 알라딘 마을에서 지명받은 사람(질문거리가 많은 사람)과 지명받지 못한 사람으로 나뉠 가능성이요.. 아무래도 그 사람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경우 궁금한 것이 많아서 질문하게 되니 유명인들은 먼저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요. 이벤트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저처럼 사생활이 베일에 싸인 사람에게는 질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습니까?

분명히 알라딘 서재 내부에서도 지금 소외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분들이 꽤 되실겁니다. 소외는 무슨 소외냐? 참여한 만큼 돌아오게 되어 있어 라고 쉽게 이야기하실 수도 있지만, 주류 입장에서는 비주류의 마음을 확연히 알 수는 없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이 이벤트가 신중해집니다.  서재인들의 단합을 위해서는 좋은 이벤트지만 더 많은 분들을 참여시키기엔 한계가 있는 이벤트란 약점도 있습니다.

그냥 머릿속에서 공상해봤습니다. 소심하게 공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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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10-13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은 닉네임처럼 싱겁게 사시나요?..질문이 틀렸잖아욧;;;
소굼이 언제부터 싱거웠나요오;;;=3=3

물만두 2005-10-13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서림님 제가 답변을 해야 하나요? 마지막 공상에서 머리 나쁜 저는 흠...(이건 제가 할말없고 생각하는 척할때 쓰는 말입니다)을 하게 됩니다요. 그리고 선물할 기회를 달라시는 것도 공상이신가요? 에매모호하잖아요~=3==3=3=3=33

물만두 2005-10-13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내 이름 나왔으니 추천은 하고 갑니다=3=3=3

stella.K 2005-10-13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이 왜 추리 소설을 좋아하시는지는 이미 저의 이벤트 때 말씀하셨는데요...물론 더 밝힐게 있을 수도 있겠지만...많이 생각하신 것 같긴한데 정리가 필요한 것 같군요. 저도 주류, 비주류의 약점이 심히 걱정되는데요? 물론 저는 비주류라 불러 줄 사람도 없을 것도 같고...^^

가을산 2005-10-13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판 '진실게임' 같네요. ^^

엔리꼬 2005-10-14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1t님.. 질문이 틀렸네요.. 다시 질문.. 소굼님은 원래 짠돌이예요?
물만두님... 저도 몰라요. 그냥 공상이니깐 넘어가요.. 그리고 선물할 기회를 달라는 것.. 공상만은 아닌데, 또 기회가 오겠죠 뭐.. 어물쩍 어물쩍...
스텔라님.. 그 페이퍼를 다 찾을 수가 없어서요.. ㅎㅎ 그냥 공상이니 편안히 읽고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어요.. 히히 스텔라님이 비주류라고요? 술을 안드시나?
새벽별을 보며님... 공상이지만 재미있겠다고 해주시니 감사하네요..
가을산님... 관심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물만두 2005-10-14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제 생일 아직 많이 남았답니다^^ㅋㅋㅋ

stella.K 2005-10-1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술 못해요.^^

엔리꼬 2005-10-14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하나 가지고 싶으신 것이 있으시면 속삭여주세요.. 저번에 받은 것도 있고 해서...ㅎㅎ
 

저번주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동안 우리 부서 워크샵(말만 워크샵 탱자탱자 놀고 왔음)을 갔다가 오늘 화요일에서야 직장에 복귀했다.

메일함을 열어보니 금요일에 보낸 메일에서 연말까지 다른 부서와 함께 일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오늘 오후 아주 중요한 회의를 하자고 한다. 미리 날짜 협의를 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덧붙이며.. 내가 화요일에 강의를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인지..  먼저 참석자들의 선약을 물어봐야 하지 않았나? 어쨌든 외부에서도 손님이 오시는 첫 회의이고, 내가 깊이 관여하고 있어 빠질 수 없었기에 눈물을 머금고 휴강을 하기로 결정했다. 강사이기 이전에 직장인이 아니던가? 학생들에겐 진짜 미안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다음엔 화요일에 절대 회의를 못잡게 하는 수 밖에 없지.

다행인 것은 인터넷에 강의 카페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아침까지 게시판에서 자료 하나를 출력해서 와야 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카페에 공지사항을 남기는 것으로 휴강 공지를 끝낼 수 있다는 점이다. 하루에 내 수업 2시간을 듣기 위해 멀리 있는 집에서 등교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공지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은 것이다.

다음주는 학교 개교기념일이라 원칙적으로 휴강을 해야 했는데, 오늘 휴강 때문에 개교기념일에도 수업을 하게 생겼다. 후배에게 그래도 될까 물어보니 '형 오래 사시겠네요' 한다. 즉, 욕 많이 들을 거란 말이지. 건강하게만 살면 오래 사는거 그 까이꺼 별 문제는 아니겠지.

주례사 짧은 결혼식이 어떤 결혼식보다 반갑고(이건 결혼 당사자들도 마찬가지일 터), 여름이라고 덥다고 강론을 생략하시는(에어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부님이 너무 멋져 보이는 것처럼, 휴강보다 더 멋진 명강은 없다라는 말이 전설처럼 내려온다.

10여년 전, 휴강이 왜 이렇게도 좋았던지. 교수님이 5분이라도 늦으시면 혹시나 휴강이 아닐까 연신 손목시계를 보며 마음을 졸인다. 그러다가 과대표가 휴강이란 말을 전하면 모두가 환호를 하고 뛰쳐 나가고, 부리나케 강의실로 달려오시는 교수님을 보면 탄식하곤 했다. 교수님이 멀쩡하게 정시에 맞춰 오시지만 휴강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학교의 경우 농구부가 당시에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중요한 게임이나 결승전이 있는 날은 학교버스로 단체로 응원을 나갔다. 그런 날엔 일치단결해서 교수님께 우리도 거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해서 휴강을 시킨 적이 몇 번 있다. 물론 학생회에서 치루는 중요한 행사 때 휴강은 당연한 것이다.

학과 공부에 별 흥미가 없었기에 휴강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얼마 전 학생들을 상대로 기억에 남는 좋은 수업이란 어떤 것인지를 물었는데, 그 중에 기억나는 하나는 당시엔 수업준비하느라 힘들어서 이를 박박 갈고 교수를 욕하지만 결국 그런 과목들이 나중에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라는 것이었다. 휴강도 마찬가지 아닐까? 휴강을 자주 하는 교수는 그 당시엔 멋져 보이지만, 지금 생각해보자면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에 동조하는 악역을 담당한 것이었다.

요즘 등록금이 얼마나 비싼가?

인문사회계 한 학기 등록금이 350만원이라고 쳤을 때 20학점을 듣는다면, 2학점짜리 강의는 35만원. 한 학기 대략적으로 17주라고 본다면, 일주일 2학점 강의 두 시간은 2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다. (강사료가 시간당 보통 3만원이 조금 넘으니 강사료가 적긴 적군. 수강생에 비례해서 강사료를 높여야 하는거 아닌가?) 의약계나 공대는 훨씬 넘겠군. 곧 천만원 시대가 온다더니, 아무튼 2, 3만원이나 되는 돈이 휴강이란 이유로 바로 사라져버리는데, 이렇게 따지자면 요즘처럼 돈이 중요한 시대에 휴강은 곧 죄악이 되는 것이다. 학생들의 돈을 버리는 죄.

어찌되었던간에 개인사정으로 인한 휴강이라는 일천한 시간강사 경력의 큰 오점을 남기고야 말았다. 다음주 수업을 못하겠다고 항변하면 어떻게 하지? 미안한 마음에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씩 돌려야 하나?

이런 생각 하고 있는데, 1시 넘어 회의 주최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것도 아니다. 화장실에서 우연히 만나서 오늘 회의 후 회식엔 불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 깜빡 했는데 오늘 회의가 미뤄졌단다. 외부 손님이 못오실 것 같다고... 언제 결정났냐 물었더니 오늘 아침에 결정이 났단다.

그럼 미리 연락을 줄 것이지. 그럴 줄 알았으면 휴강도 안하고 맘조리는 일도 없을테고, 학생들에 죄스러운 기분도 안들 것인데.. 이구 이구.

답답한 사람 때문에 괜히 휴강했다. 내가 답변 메일이라도 보냈다면 이런 사태는 미리 방지가 되었으려나? 에구 에구 에구 에구.   페이퍼만 하나 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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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04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폐인이시옵니다^^

클리오 2005-10-04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내가 수업 들을 때는 휴강이 좋았고, 수업 할 때도 휴강이 뭐 싫지는 않으나 미안하죠?? ^^;;;

날개 2005-10-04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씩 휴강하는 게 얼마나 좋은데요..ㅎㅎ 학창시절에 그런 재미도 없으면 어쩌라고..^^

엔리꼬 2005-10-04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진짜 그리 된 것 같습니다.
클리오님... 다음해 달력보면서 일희 일비 하는 것은 학생이나 강사나 마찬가지더군요. 그런데 요즘은 공휴일이 평일이면 보강을 하게끔 되어 있더군요.. 뭐 이런 경우가 있냐며 학생이나 강사는 무시하지만 말이예요.
날개님.. 그렇죠.. 휴강 없는 학창시절은 무의미하겠죠?
 

 

먼저 몇몇 페이퍼를 읽고 난 소감은? 아, 난 정말 자기소개서 '특기'란에 하나도 쓸 것이 없는 사람인데, 또다시 한번 좌절을 안기는구나.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뭐 공부 잘하고 이력서에 쓸 만한 것들만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자화자찬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으면 나중에라도 쓰지 못할 이야기가 너무 많을 것 같아 바통도 오지 않았는데 그냥 쓴다.

 

- 여성친화적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들으면 이게 웬 자랑거리냐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여성친화적이란 내 성향이 충분히 자랑거리로 여긴다. 대학교 어느 수업에서 검사했던 남성성/여성성 테스트에서 나는 당당히도 어느 여자 과동기보다 훨씬 여성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었다. 그때부터 나는 내가 가진 여성성을 장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아직까지 여성이 시중을 드는 술자리에 간 적이 없으며 갈 계획도 없고, 육아를 말하는 매체에서 항상 '어머님들이~ '하며 육아를 은근히 어머니의 몫으로 간주하는 데에 대해 분개하고 있으며, 여성들의 천국이라 남자들이 살기엔 좋지 않다는 북유럽 어느 국가를 은근히 동경한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인 508호에는 나를 제외한 5명이 모두 여성이다. 나는 그 틈바구니속에서도 드라마와 임신, 육아에 대해서 열심히 수다를 떨며 적응하고 있다. 그 결과 '차언니'가 나의 별명이 되었다. 알라딘에서도 초창기 내 글만 보고 '여자 알라디너'로 착각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건 나의 글 쓰는 스타일뿐만 아니라 글의 소재, 생활의 중심, 생각의 지향점이 여성친화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여성친화와 여성취향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며, 많은 여성들이 관심있어 하는 화장품, 향수, 멋진 드레스, 멋내기, 섬세한 연애소설, 맛난 음식 만들고 먹기 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음을 밝히고자 한다. 다만, 세상은 여성성이 강해질 때 밝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수의 남성 부류 중 한 명이다.


- 인상이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알라딘의 누구처럼 남자답게 생기지는 못해서 '잘생겼다'는 말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그래서인가? 여자들이 대쉬한 적이 없다). 그렇지만 '인상이 좋다', '선하게 생겼다'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다.  저번 학기 첫 강의시간 이후에도 한 학생이 '선하게 생기셨다'면서 강의 기대한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그 사람의 인생(마음?)은 그 사람의 얼굴에서 알 수 있다.' 뭐 대충 이런 말이 있는데,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얼굴의 인상이 좋다는 것은 요즘과 같은 험악한 경쟁시대에  살아가기 부적합한 인물이란 말과 동일하다. 회사의 면접에서는 많이 떨어졌다. 회사 입장에서는 내 생김새가 충분히 나약하게 보일 수 있다. 그래도 내가 회사 영업을 하지 않는 이상에야, 돈 떼먹고 도망간 잡아다가 윽박지르지 않아도 되는 직업을 가졌으니 나는 내 인상이 세상에 써먹을 데 없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나 어렸을 땐, 총명하고 귀엽게 생겼다는 말까지 들었다. (아래 사진 참조)



 


- 음감이 좋다.


중고등학교 시절, 음악시간을 누구보다 더 반가워했다. 노래를 그리 잘 부르지는 못해서 점수가 항상 좋지는 못했지만, 음악시간만큼은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중학교 때 청음 테스트로 시험을 봤을 때 나는 모든 음을 다 맞췄다. 주위에서 대단하다는 눈빛을 보내고, 나는 그 눈빛들을 즐겼다.

아무래도 조기교육의 덕이라고 본다. 유치원 때는 피아노, 국민학교 2학년부터는 바이올린을 배워서 그런지 음감은 내가 봐도 좋다. 기타는 내가 독학했다. 물론 클래식 기타가 아니라 통기타 코드 잡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남들보다 특출했던 것은, 새로운 노래를 부를 때도 기타 코드를 보거나 외우지 않고 감으로 코드를 잡았다는 사실. 이건 기타를 얼마나 잘 치는가 하고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

그래도 노력을 안하니 어쩌겠는가? 지금 피아노는 다 까먹었고, 바이올린을 잡은지는 20년이 다 되어간다. 그렇지만 노래를 들으면서 그 음의 계이름을 바로 제시할 수 있고, 초등학교 때 배웠던 바이올린 곡이 나오면 바이올린 운지법에 맞춰 왼쪽 손가락이 움직인다. 내가 다시 바이올린을 잡는 날은 언제일까?


- 감투를 많이 썼다.


중학교 2학년때 어쩌다 부반장을 했던 이후로 감투를 많이 썼다. 여학생들의 몰표(난 그렇게 믿고 있다)를 받아 성당 주일학교 중학교 학생회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고등학교땐 공부를 못했기에 감투는 커녕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로 조용히 지냈다.

대학 이후로는 내가 다른 세상을 만나 새롭게 태어나서 그런지 감투를 많이 썼다. 2학년 1학기 과대표, OO학과 학생회장, 군대가서 6개월동안 견장도 달았고(이건 빼자), 대학원 교육계열 학생회 학술간사, OOOO학연구회 회장,  대학원 OO학 연구회장, 하이텔 ㅁㅈㄱㅇ 동호회 초대회장, OO대학교 OO대학 민주동문회장...

중요한 것은 거의 대부분이 간선이 아닌 직선이란 사실. 그리고 그 중 절반은 내가 하기 싫다는데도 억지로 떠안겼단 사실. 물론 이건 그만큼 할 사람이 적었기 때문이란 것도 있지만 그만큼 그 자리에 적합한 인물이었다는 말도 된다는 사실. 에헴.

올해 초 연구회장을 마치고 이제 당분간은 어떤 감투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 사실은 내가 더 이상 활발한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래도 감투를 썼을 때가 좋았지...

- 알라딘의 활동에 대해

알라딘에서 아직 주류서재인이 되지 못해 바통도 못받았고, 리뷰도 한심하고 비참할 수준으로 올려져 있지만, 몇몇 페이퍼 순위에는 상위에 랭크가 되어 있다는 사실도 부끄럽지만 밝혀야 할 자랑거리.

다음은 서재 방문객 total 3000 이상 된 알라디너를 대상으로 한 조사 중 일부 항목입니다.

첫째, 전체 페이퍼 대비 추천받은 페이퍼 비율 : 52%로  32위에 랭크중.

둘째, 전체 방문객 수 대비 추천받은 횟수 비율 : 2.3%로  22위에 랭크중.

(방문객 중 1/6이 나이기 때문에 실제 비율을 더 높을 것으로 사료됨)

셋째, 전체 댓글 대비 추천받은 비율 : 7.9%로 18위에 랭크중.

 

넷째, 전체 알라디너 중 아이를 둘 이상 둔 부산출신 기혼 알라디너 중 현재 서울에 살면서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total 3000명의 방문객과 50명 이상의 즐찾 서재인 수를 보유하였으나 책 리뷰는 하나밖에 쓰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라는 사실!!!


 

-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내 장점에 대해서도 고백하오니 용서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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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10-0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저 귀티나는 얼굴과 바이올린.. 부잣집 도련님이셨군요... ^^ 그리고, 여성성이 많은 남자는 저의 이상형이기도 해요... 흐흐..

플레져 2005-10-03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짜배기 잘난척! 이십니다 ㅎㅎㅎ
어릴때, 한 인물 하셨네요. 게다가 부의 상징 바이올린까지~ ^^
추천합니다. 잘난척 잘하셨습니다. 짝짝짝~

BRINY 2005-10-03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먹보 막내 동생이 초딩시절 바이얼린 들고 찍은 사진이랑 참 비교되네요.

꼬마요정 2005-10-03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귀티나 보이시는데요... 바이올린이랑.. ^^ 음감이 뛰어나시다는 건 무지 부러운 일이에요~ 전.. 음치거든요..^^;; 게다가 같은 부산 출신~ 오호~ 갑자기 너무너무 반가워지는걸요~~^*^

근데, 알라딘에서 비율 계산 어떻게 하신거에요??

마태우스 2005-10-03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이 시중을 드는 술자리에 간 적이 없으며 갈 계획도 없고; 존경스럽습니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인 508호에는 나를 제외한 5명이 모두 여성이다; 부럽습니다
알라딘 활동에 대한 통계: 이거...진짜입니까???????

▶◀소굼 2005-10-03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친화적이다...알라딘에서 잘지내고 계신 남자분들의 공통점이 아닐런지^^;;

엔리꼬 2005-10-03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여성성이 많은 남자와 이미 둥지를 틀고 계신거 아니십니까?
이걸 부럽다고 하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님 말씀대로 "왜, 그런 남자를 골랐냐... 니가 그런 남자를 고르지 않았냐.."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플레져님, 다 님의 덕택으로 제까지 잘난 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추천 감사드립니다.
BRINY님, 저때는 좀 제가 고왔습니다. 지금은 비록 많이 망가졌지만 말이죠..
꼬마요정님, 저희 어머님께서 음치인데, 제가 음감을 가지게 된 것은 행운이죠.. 초등학교 이후로는 제가 많이 망가졌습니다.. 흐흑. 아참, 비율계산은 쉐어웨어인 aladdingura.exe 로 했습니다. 아직 모르셨나요?
마태우스님.. 제가 간 적이 없고 갈 계획이 없는 이유는 제가 님과 같은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그만큼의 지위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책하지 마십시오, 존경합니다. 저도 만약 한번이라도 가봤다면 생각이 달라졌을 수도 있으나, 마태님은 그러지 않지 않습니까?
소굼님.. 그렇죠. 그래서 다르게 표현하자면, '남성 알라디너인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즉, 여기서는 별로 자랑거리는 되지 못하죠.. ㅎㅎ

물만두 2005-10-03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친화적이 아님 여기에 있을 수 없답니다^^ㅋㅋㅋ 그래도 저 소년에게 추천!!!

moonnight 2005-10-03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안녕하세요? ^^; 담박 즐찾을 추가하고 나니 잘난척을 하시는군요. 홍홍 ;; 여성친화적이다. 한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잘난척을 하실만한데 어릴적 귀공자풍의 사진까지! 음감까지 좋으시다니 여학생들의 우상이셨겠는걸요. 으. 역시 알라딘엔 잘나신 분들이 너무 많아요. 아직까지 숙제를 못하고 있는 저로서는 훌쩍. ㅠㅠ

야클 2005-10-03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기존의 감투에 알라딘마을회장님 같은 걸 추가하실 용의는요? ^^

마늘빵 2005-10-03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부럽. 제가 바이올린 얼마나 하고 싶어한다구욤... 지금두. 시간과 돈의 여유가 없어서 먼훗날로 미루고. 걍 북이나 계속 쳐야지... 저도 여성적이라는 말 굉장히 많이 들어욤. 친하게 지내욤. ^^

엔리꼬 2005-10-03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아니, 저 소년에게 추천하는 겁니까? 지금의 나에게도 추천한다고 말해주세요....
moonnight님.. 즐찾 후 첫 글부터 잘난척이라니 죄송스럽고 송구스럽사옵나이다. 여학생의 우상이 아니었어요. 흐흑. 저에게 대쉬한 여학생이 단 한명도 없었다니깐요?
야클님.. 아, 두루두루 인기를 얻고 계신 야클님께서 회장을 하셔야 합니다. 저는 그 아래의 기획3차장 정도 맡겨주시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아프락사스님... 여성적이면 뭐합니까? 남성적으로 너무 잘 생기셨는데. 제가 위에서 언급한 잘생긴 알라딘의 모 님이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는 아시겠죠? 고등학교때 드럼 잘치는 남학생을 보며, 인생 헛살았단 생각을 해봤어요.. 그리고 바이올린을 배운 적이 있다는 것이지 제가 지금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클리오 2005-10-03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구라로 비율계산을 하시고, 제 말을 인용하시기까지... 역시 서림 님의 매력은 그런 곳에.... 최강이십니다... ^^

sooninara 2005-10-03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이올린을 켜시는 서림님..너무 멋진걸요^^
저 소년이 지금의 서림님 어린시절이란 말이죠?? 전 저소년과 서림님 둘다 추천 해드릴께요. (그런데 추천은 한번밖에 안되는데)

검둥개 2005-10-03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진짜 알짜배기 잘난척 뻬빠입니다. ^^ 그럼요 여성친화와 여성취향은 엄청 다르죠 ^ .^

날개 2005-10-03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음악에 조예가 깊으시군요..!+.+
글구, 서림님이 원래 잘나신거 다 알고 있었습니다..ㅎㅎ

바람돌이 2005-10-0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이얼린을 든 저 멋지구리한 소년에 무조건 한표....
음치 어머니 밑에서 음감이 무지 좋은 아들이라... 그러면 우리집 딸래미들도 포기할 건 아니겠군요. 역시 음치엄마를 둔 우리집 딸래미들.... ^^

엔리꼬 2005-10-04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구라라뇨, 멋진 프로그램의 이름을 함부로...
새벽별님.. 제가 다운의 경로는 안알려드렸는데요, 어둠의 경로로 얻으셨나용? ㅎㅎ
수니나라님.. 한번 남은 추천은 맘에 안드는 다른 페이퍼 어디에나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꼭 지켜볼테야요.. 추천 감사합니다.
검둥개님.. 그런데요, 솔직히 여성취향도 좀 있어요..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여성취향적인 것이 좀 있다고 봐요.. 호호
날개님.. 조예가 깊다는 것이 아니고요, 악기를 잘 다룬다는 것도 아니고요, 그저 음감이 좋다는 것 뿐이야요. 그리고 제가 잘났다는 것 어떻게 아셨나요? 궁금하네요..ㅎㅎ
바람돌이님.. 저 소년의 인기는 그칠 줄을 모르는군요. 이 늙어버린 아자씨에도 추천해주세요.. 흑흑 음치이긴 하시지만 우리 엄마의 노래솜씨를 다시 듣고 싶네요.. 기분 좋을 때나 듣는 노래라서 말이죠..

인터라겐 2005-10-0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때 모습 그대로 크셨나요? ㅎㅎ 이게 제일 궁금합니다....

엔리꼬 2005-10-05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그렇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걸요.. 다만, 인상좋다는 얘기는 듣습니다. 허허

Phantomlady 2005-10-0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역시 음악 들을 때의 그 감 잡았다는 표정이 다시 생각나는군요 음감이 뛰어나시다니 절대절대 부럽습니다 @_@ 전 조기교육의 부재로 (피아노는 초등학교 때 너무 하기 싫어 때려치웠지만 어쨋든 음악은 부르주아들이나 듣는다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차 안에서 라디오 교통방송 밖에 안 듣던 집안에서 성장한지라) 절대절대 부족하지요 흑흑..

그리고 바이올린을 든 저 소년, 너무 귀엽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 악기가 너무 배우고 싶어 용돈을 모아 바이올린을 배운 적이 있는데 대학교 때 술값으로 팔아먹은 뒤로 운지법도 다 까먹었어요 ㅎㅎ 시노자키 교본도 버린 지 오래 됐고.. 원래 바이올린이 지성의 상징이라죠? (잘난 척)

암튼 음악 얘기 하니 쓸데없는 말이 길어졌네요 에구구.. 귀여운 소년에게 추천하고 갑니다..

마냐 2005-10-09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성이 높은 남자들에게 저 껌뻑 넘어가는데...캬캬캬. 전 준영이를 여성성 높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니까요. 남성들이 여성성을 확보할 수록, 세상이 좀더 좋아진다는데 한표. 여성친화적인것과 여성취향은 다르다는데 두표. 여성취향이란건, 매우 주관적이람다.ㅋㅋㅋ 아아, 바이올린 소년에겐 몰표를 몰아드리죠.;;;

엔리꼬 2005-10-10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뭐 시대적 분위기니깐 그런 남성들 많아질겁니다.. 저희 준영이도 여성성이 높은 아이같은데, 서영이가 남성성이 강해 터프합니다.. 흐미.. 바이올린 소년! 반응이 너무 좋은데요.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