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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고요하지 않다 -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최재천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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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은 살아 숨쉽니다. 인간뿐이 아닙니다. 강아지와 고양이, 들판을 뛰노는 야생동물들, 거기에 식물들, 균에서 단세포에 이르기까지 이 세계는 생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생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어떤 활동이 ‘생명활동’인가요? 이 책은 생명활동의 기본조건을 ‘의사소통’으로 제시합니다.
여기서의 의사소통은 언어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물리적 화학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것 모두가 의사소통입니다. 우리가 서로와 하는, 동물들이 동물들과 또는 식물들과 하는 상호반응도 의사소통의 일부라는 뜻이죠. 인간으로서, 이들의 언어를 해석해보려 연구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생물학과 생태학 지식을 엮어서 이 ‘의사소통’의 과정을 보여주는 책, 마들렌 치게의 숲은 고요하지 않다 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꼽은 키워드는 바이오커뮤니케이션입니다.
퀵서비스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책의 지은이가 ‘의사소통’을 정의하는 방식은 매우 넓습니다. 자연의 변화라는 자료를 자신에게 쓸모 있는 정보로 해석하는 과정이 있고, 그 정보가 반응이나 행동을 유발한다면 그게 모두 의사소통이라고 보는 것인데요. 지은이는 자연엔 이런 의사소통의 매체가 세 가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빛, 진동, 분자입니다. 인간을 기준으로 얘기하면 빛의 변화는 색깔로, 진동은 소리로, 분자는 냄새나 맛이라는 정보로 해석되죠.
이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방금 앞에서 말씀드린 자연에서의 자료 정보 의사소통 개념이고, 두번째는 단세포들의 의사소통, 세번째는 식물들의 의사소통, 네번째는 동물들의 의사소통, 그리고 다섯번째는 인간들이 바꿔놓은 도시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동식물들의 의사소통입니다. 동물들이 의사소통하다는 것은 많이 보고 익숙해서 알 만한데, 식물과 단세포들의 의사소통이라니, 가능하긴 한 걸까요?
이 책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는 사례가 정말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처음 들어보지만 신기한 동식물 종들이 한 두 페이지에 한 개씩 계속 나와요. 도덕적으로 꼭 온당한 일만 있지는 않습니다. 먹기 위해서, 먹히지 않기 위해서, 생존과 번식이라는 행동 원칙에 따라서 서로를 속고 속이는 일은 거의 기본이고요, 꿀 따러 온 벌레에게 꽃가루를 몰래 묻혀서 수정을 가능하게 하는 꽃이라든가, 개미를 좀비로 만들어 씨를 뿌리는 버섯도 나오고요. 이쯤 되면 좀 살벌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의사소통’이 분단위 초단위 혹은 그보다 더 짧은 단위로 일어나는 자연은, 당연히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숲을 고요하다 느끼는 건, 의사소통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요? 또, 반대로 숲이 고요한 건 그만큼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이 되는 과정에서 쓸모없는 자연의 변화는 배제하고 필요한 자료만 정보로서 해석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입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콘텐츠,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이 책은 따로 추천드릴 만한 콘텐츠가 없습니다. 대신, 동식물도감같은 이 책에서 나오는 여러 생물들의 행동 양식을 보시면서, ‘와 얘는 참 재미있게 사네’ ‘얘는 참 흥미롭네’라는 생각이 드는 종이 있다면 그 종이나 동물의 이름을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검색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렇게 동물들에 대한 지식을 하나하나 쌓아나가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아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