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튜어트 밀 선집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 책세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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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만능 사회가 만든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체제로써 존 스튜어트 밀 선집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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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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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창비, 2016


<채식주의자>는 세 편의 연작 소설이다. <채식주의자>, <몽고 반점>, <나무 불꽃>인데 화자가 영혜의 남편과 영혜의 언니 인혜의 남편, 그리고 인혜가 영혜의 채식선언 후 벌어진 일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채식을 하게 된 계기가 꿈이라 말하는 영혜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들, 상대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에 억지로 고기를 먹이려는 가족들의 모습은 폭력적이다.


인생의 변화는 2차 방정식의 포물선과 같이 완만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하루 아침에 일상이 지옥으로 변하기도 하고, 천당으로 변하기도 한다. 어떤 큰 계기로 변하는 것도 아니다. 큰 마음을 먹지 않더라도, 아무 이유가 없더라도 변화할 수 있다. 영혜가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핀잔하는 남편의 행동도, ‘다 널 위해서라며 육식을 강요하는 아버지의 행동도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사춘기소녀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인가.
살을 빼겠다는 것도 아니고, 병을 고치려는 것도 아니고,
무슨 귀신에 씐 것도 아니고, 악몽 한번 꾸고는 식습관을 바꾸다니.
남편의 만류 따위는 고려조차 하지 않는 저 고집스러움이라니.(21)


먹어라. 애비 말 듣고 먹어.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다.
그러다 병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러는 거냐.”(48)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 되는 꿈, 살인을 당하는 것인지, 살인을 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생생히 기억되는 꿈을 꾸면 누구라도 고기를 먹기 힘들 것 같다. 동물이 사육되고 도축되는 과정이 동물복지를 최우선으로 한다고 해도 직접 목격한다면 육식을 끊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다.


그의 열정을 믿을 수 없었따.
그의 열정어린 작품들과,
수족관에 갇힌 물고기 같은 그의 일상 사이에는
결코 동일인이라고 부를 수 없을 간격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다.(162)


난 몰랐거든. 나무들이 똑바로 서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알게 됐어. 모두 두 팔로 땅을 받치고 있는 거더라구.
, 저거 봐, 놀랍지 않아?(179)


그때 맏딸로서 실천했던 자신의 성실함은
조숙함이 아니라 비겁함이었다는 것을.
다만 생존의 한 방식이었을 뿐임을(191~192)


꿈속에선, 꿈이 전부인 것 같잖아.
하지만 깨고 나면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지
……
그러니까, 언젠가 우리가 깨어나면, 그때는……(221)


현실이 어렵고 힘들 때, 지금의 인생이 깨지 않는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영혜가 나무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현실의 꿈이 아닐까 싶었다. 인간이 나무가 되길 욕망하는 것이 정신병으로 보이듯, 다른 이의 꿈을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해 정신병자 취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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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의 유전자 - 회사 위에 존재하는 자들의 비밀
제갈현열.강대준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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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캐시 카우’ 직원을 간과한 ‘스타’ 엘리트 프로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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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의 유전자 - 회사 위에 존재하는 자들의 비밀
제갈현열.강대준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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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의 유전자>, 제갈현열/강대준 지음, 다산북스, 2020



저자는 투자와 관련한 강의에서 참석자들로부터 계속 직장에 다니는 것은 오답인가요? 직장만 다녀서는 희망이 없나요?”라는 질문을 받았고, 이에 대해 명쾌하게 답변하지 못해 오랜 준비 끝에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직장인의 부를 다룬 <C의 유전자>는 직장 생활을 통해 부자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어떻게? 직장인으로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직장인의 가치는 직장에서 받고 있는 모든 금전적 가치우리가 알고 있는 일에 관한 위험 요소, 리스크로 나눈 것이라 주장한다.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분자인 금전적 가치를 높이는 것과 금전적 가치가 변하지 않더라도 분모인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라 한다. 금전적 가치를 높이는 것과 동시에 리스크를 0에 수렴시킬 수 있다면 가치는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누가 직장인으로서 가치가 높은 사람인가”? <C의 유전자>는 기업 경영진을 C레벨과 임원으로 구분한다. C레벨은 ‘C의 유전자를 통해 자기 노동이 가진 가치를 부로 치환하는 존재이자, 능력주의 시대가 만든 유능한 엘리트 집단’(91)이라 명명한다. 반면 임원은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지만 결국 회사에 종속된 객체’(118)라는 것이다. C레벨은 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초월한 존재라는 것이다. C레벨이 갖춘 혹은 갖추어야 할 유전자는 기업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역량인데, 올바른 제안력(결정력), 성장 욕구, 조직 운용력, 좋은 평판, 협상력이라고 한다.


첫째, 스스로 기업에 올바른 길을 제안할 수 있는 사람.
둘째, 만족하지 않는 사람.
셋째, 성공적 과업 달성을 위해 다른 이들을 운용할 수 있는 사람.
넷째, 평판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
다섯째, 협상을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내는 사람.
기업은 바로 이런 조건을 갖춘 사람들이 C레벨의 자리에 오르길 원한다.(161)


제시된 사례는 과거의 일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도출된 결과로 현재 경영진을 C레벨과 임원으로 구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C의 유전자가 기업이 C레벨에게 요구하는 역량이고, 개인도 C레벨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당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개인 스스로 갖도록 노력할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이 해당 역량을 갖추도록 투자하고 육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유능한 엘리트로서의 ‘C의 유전자가 있다는 믿음은 소수의 엘리트가 다수의 평범한 직원을 먹여 살린다는 전제에서 출발할텐데, 정작 회사는 평범한 직원들에 의해 유지되고 운영된다는 사실은 간과한 것이 아닌가 싶다. 평범한 캐시 카우직원이 없다면 회사가 유지될 수 있을까? 전경일 작가가 국내 통신사 부장으로 재직중에 쓴 <평범한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는 평범한 직원 없이 회사가 없다는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보통의 직원들이 행하는 활동에 앞서
스타급 인재들이 중요한 기여를 하는 건 사실이다.(
)
문제는 그들의 역할이 그 정도에서만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그들의 역할 이상으로, 마치 그들만 있으면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처럼 과분한 능력평가를 내릴 때
조직에선 비극이 시작된다.
<
평범한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28)


언제든 기업 성공의 가장 큰 밑천은
자기 소임을 다하는 평범한 직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만일 자기가 보통의 평범한 직원이라고 생각되더라도
절대 기죽을 필요 없다.
그대가 있기 때문에 기업이 100% 돌아가는 것이다.
<
평범한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 (37)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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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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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2021


<엄마의 엄마> 제목을 보고 외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손녀. 이렇게 3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일거라 예상했다. 그래서 일까 책을 읽기 전, 문득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떠올랐고 '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애틋함이 할머니에게 물들어 또다시 문득 '엄마의 엄마' 그러니까 나에게 외할머니라는 존재가 애틋하게 느껴졌다.


변변찮아도 마음이라는 말을 입고 달고 살아야 마음이 놓일 정도로 궁색함이 몸에 벤 엄마 미카미는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딸 하나미와 함께  작은 연립주택에 세들어 산다. 주인 아주머니는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는 20대 아들 겐토와 함께 사는데, 미카미와 하나미는 이들과 친구처럼, 친척처럼 사이 좋게 지낸다.


변변찮아도 마음.
이 말은 전지전능한 힘을 지녀서
어지간한 일은 다 괜찮다고 여기게 하는 완벽한 마법의 말이다. (중략)
“이거 한참 예전에 산 옷인데 지금 입어도 이상하지 않을까요?
“변변찮아도 마음이야.
“제대로 된 코르사주가 없어서 잡지에서 만드는 법을 보고
광고지로 만들었는데 어때요?
“변변찮아도 마음이야. (20)


변변찮아도 마음이란 단어는 참 마법 같은 말 같다. ‘변변찮은단어지만 위로를 전해준다. 나에게도 이런 마법 같은 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된 육체노동을 하는 엄마 미카미는 홀로 아이를 키우지만 밝고 긍정적이며, 딸 하나미를 아낌 없이 사랑한다. 하나미도 그런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고 중학교 1학년답지 않게  사려심이 깊다. 그래서 이들이 만나는 소설 속 등장인물은 모두 이들 모녀 앞에서는 무장해제 된 듯 편안함을 느낀다.  


중학교 시절 동성친구와의 풋사랑으로 가족과 친구로부터 매장 당하듯 자기방에 숨어 살게 된 겐토. 하나미는 그런 그와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부유한 재혼가정에서 풍족하게 생활하지만 가족으로부터 늘 소외당하는 하나미의 중학교 친구 사치코는 하나미 모녀로부터 따뜻함을 느낀다.


하나미의 초등학교 기도 선생님은 10여년 전 터울이 많이 나는 형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고 오컬트의 세계에 심취한다. 기도 선생님의 뜻 모를 이야기를 온전히 이해해주는 사람도  하나미가 유일하다. 미션스쿨에 다니는 하나미의 동네 친구 다나카는 학교에 입학하자 마자 가족도 잊고 신학에 심취해 신부가 되고자 마음 굳히지만 우연히 마주친 하나미에게 온 마음을 빼앗긴다.


소박하지만 특별함을 지닌 모녀가 소소한 즐거움으로 일상을 채우던 어느날, 하나미 '엄마의 엄마'가 나타난다.


필요할 때만 모녀인 걸 이용하는 것 같다.
현실에서는, 엄마는 자식을 '그 애'라고만 부르고,
자식도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는 걸
완고하게 거부하는 관계이면서, (106)


다른 이웃이나 친구만도 못 한 할머니가 불쑥 나타나 미카미를 '그 애'라고 부르며 돈을 요구하고 함께 살게 된 것이다. 하나미는 남보다 못 한할머니도 이해하기 힘들고, ‘남보다 못한할머니를 살뜰히 챙기는 엄마도 이해하기 힘들다.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에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하나미에게 겐토는 부모를 싫어하는 자식도 있고, 자식을 사랑하지 못하는 부모도 있음을 이야기 한다.


부모와 자식이니까 사이가 좋다거나
부모와 자식이니까 서로 이해한다거나 가족은 끈끈한 사이라거나..........
그게 정당하고 훌륭할지 몰라도
몇 퍼센트쯤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반드시 있어.
그렇게 될 수 없는 사정도 다양할 테고,
부모를 싫어하는 자식도 있고,
자기 자식을 도저히 사랑하지 못하는 부모도 있어.
그러니까 만약 자기 집이 그렇더라도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원망하진 않는게 좋아. (108)


하나미는 겐토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자식이라면 언젠가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보통은 적당히 수긍할 수 있는 겐토의 이야기에 현실을 넘어선 믿음이 하나미에게는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믿음이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하나미의 마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을 모를 것 같던 시기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 하나미의 엄마는 목돈을 마련해 할머니에게 주고 돈을 받은 직후 '엄마의 엄마'는 바로 집을 나선다. 부모와 자식이라면 언젠가 이해할 수 있다고 믿고 싶은 하나미는 허둥지둥 뒤를 쫓아 할머니가 머물곳, 엄마의 이름을 지은 사람을 묻지만 속 시원한 대답을 미루던 할머니는 하나미에게 사진 한장을 부탁하고는 홀연히 사라진다.


분명 소설의 주인공은 하나미하나미의 엄마그리고 하나미 엄마의 엄마이지만 소설의 화자는 이야기에 따라 하나미의 주변인물이 되기도 하고 화자에 따라 시간이 엉키다 어느 한 지점에서 다시 만나곤 한다.

차분히 이야기를 따라갔을 뿐인데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히는 소설을 10대가 썼다는게 놀라우면서도 일본 문학계의 '사건'이자 '행운'이자 '커다란 희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작가라는게 책장을 덮자 이해가 되었다. 벌써부터 작가의 다음 소설이 기다려진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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