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유년의 기억, 박완서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 소설로 그린 자화상 (개정판) 1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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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021


 

작가는 자신의 삶을 순전히 기억만으로자전적 소설을 썼다. 남에게 보여주지 않는 전제로 쓰는 일기마저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각색하기 마련이다. 작가는 단편적인 기억들을 상상력으로 연결했다고 밝혔다. 남 부끄러워할 만한 이야기를 서슴없이 기록한 것을 보면 상상의 이야기처럼 읽히기도 한다.


 

분단 이후 우리 사회는 레드 콤플렉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가족 중에 누구 하나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 제대로 취직하기도 힘들었다. 21세기를 사는 요즘도 여전히 색깔론이 회자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는 여전히 레드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선거철마다 색깔론을 들고 나오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 먹혀 들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아닌가 싶다.


 

나는 레드 콤플렉스와는 무관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으며 내 안의 레드 콤플렉스를 마주하게 되었다. 적극적 친일은 아닐지라도 일제 치하에서 배 곪지 않고 살았다거나, 6.25전쟁 당시 의용군으로 끌려갔다는 이야기는 오늘을 사는 우리도 쉽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1990년대에 이런 이야기를 담았다는 것에 놀라웠다. 소설가에게는 의미 없는 문장이 없다고 하니 아무 생각 없이 쓴 것은 아닐 것인데, ‘주사파 빨갱이프레임이 횡횡하던 1990년대에 이런 이야기를 발표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렇게 써도 탈이 없었나 싶을 정도로 읽는 독자로서 자기검열을 하고 있었다.


 

일제 패망의 순간도, 6.25전쟁이 발발한 순간에도 애국적 열망과 당위를 주장하기 않고, 묵묵히 살아내는 일상을 생각의 가감없이 이야기하고 있어 놀라웠다. 작가 스스로 자전적 소설이라고 밝혔고, ‘순전히 기억만으로’ ‘상상력을 가미하여쓴 이야기라고 밝혔음에도, 읽는 내내 마치 자서전을 읽듯, 1990년대에 이렇게 사실대로, 레드 콤플렉스도 없이 기록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자기 검열 없는 듯 쓰여진 이야기에 여전히 자기 검열하며 살아가는 나를 마주하는 일은 유쾌하지 않지만, 여전히 자기 검열하는 나를 마주하며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고민한 것은 무척 유쾌했다. 현저동 고개에서 마주보며 앞으로의 역사를 기록하기로한 작가의 다음 이야기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도 기대된다.


 

그건 내 꿈 속의 꿈, 가장 내밀한 욕망이었다.
그것이 현실이 되어 바로 목전에 예비돼 있었다.
그 엄청난 자유를 어떻게 쓸 것인가,
악용, 선용, 남용, 절제 아무거나 다 매혹적이었다.
앞으로는 모든 것을 그것과 더불어 공모하리라.(260)


 

부역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도 없이 결백하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한강 다리를 건너 피난을 갔다 왔다는 게 제일이었다.
그래서 자랑스러운 반공주의자 내에서도 도강파라는 특권계급이 생겨났다.
시민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라고 꾀어 놓고
떠난 사람들 같지 않게 안아무인이었다.(293)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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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유년의 기억, 박완서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 소설로 그린 자화상 (개정판) 1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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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레드 콤플렉스를 자기 검열하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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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해석법 - 변호사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스토리 가이드북 직업공감 시리즈 8
김경희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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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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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해석법 - 변호사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스토리 가이드북 직업공감 시리즈 8
김경희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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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해석법>, 김경희, 이담북스, 2021


변호사를 꿈꾸는 청소년과 청년에게 변호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변호사가 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재판절차나 변호인의 의무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생산직 근로자, 서울시 공무원을 거쳐 2003년 사법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수임 사례나 공익 활동도 포함되어 있어 변호사 업무의 전반에 대해 알 수 있다.


아직 직업과 진로를 정하지 않고, 다양하게 정보를 구하고 있다면 문답 형태로 구성된 <변호사 해석법>은 변호사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기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보다 깊이 있는 정보를 알고 싶다면 다른 책들을 함께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재판 절차나 수임 과정 등에 대해서도 잘 설명되어 있어서 변호사를 꿈꾸지 않더라도 살아가면서 다양한 송사에 휘말릴 수도 있으니, 변호사를 수임할 때를 대비하여 미리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될 듯 하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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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선집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 책세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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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선집>,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책세상, 2020

<존 스튜어트 밀 선집>은 밀이 펴낸 <공리주의>, <종교론>, <자유론>, <대의정부론>, <사회주의론>, <여성의 종속>을 한 권으로 모은 책이다. 1천 페이지로 묵직하다. 교과서를 통해 밀의 공리주의나 자유론에 대해 요약된 내용을 접한 것이 전부인데, 그의 저작 모두를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이라 생각했다. 함축적인 철학적 표현이 적어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온전히 이해했는지는 의문이다.

<공리주의>를 통해서 윤리 원리는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고 불완전한 것임을 깨닫았다. 인간이 지적 호기심을 잃는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고 믿고 있는데, 지적 호기심을 잃으면 열등한 쾌락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밀의 지적은 그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해준다..

고통으로부터의 자유와 쾌락이야말로 목적으로서 바람직한 유일한 것이며,
바람직한 모든 것은 그 자체에 들어 있는 쾌락 때문에,
또는 고통을 막아주고 쾌락을 늘려주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는 것이 공리주의의 핵심 명제다.(26)

사람은 지적 호기심을 잃고 나면 보다 높은 것에 빠져들 시간이나 기회가 없어지고,
그에 따라 그런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열망도 사그라진다.
그 대신 열등한 쾌락 속으로 자신을 몰아넣는다.(31)

밀은 신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종교는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초자연적 현상에 의탁하지 않는 인간종교(Religion of Humanity)’, ‘의무종교를 주장한다. 종교를 통해 위대한 진리와 엄정한 도덕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리주의의 종교화라 할 수 있다.

자연을 따르라는 교리가 지닌 권위의 상당 부분은
그 교리가 자연을 보라는 합리적 계율과 혼동된 탓에 생겨났다.(127)

나는 자연신학이 신들이 아니라 또는 하나의 신
전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에 단 한 명의 저자와 지배자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보다는
신들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 인간의 생각에 훨씬 자연스럽다.(166~167)

종교가 인격에 미치는 영향은 부인할 수 없다.
종교의 이런 영향은 잘 보전할 필요가 있다.
그 영향은 보다 강력한 믿음에 비해 직접적 힘의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 영향으로부터 나온 보다
위대한 진리와 엄정한 도덕에 의해 보상받고도 남는다.(
)
순전히 인간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실질적인 종교(인간종교, 의무종교)
 
돕고 강화하는 데는 뛰어나게 유용한 것처럼 보인다.(296~297)

<자유론>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자신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든 나쁜 영향을 끼치든 상관 없이, 즉 결과와 관계 없이 절대적인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좋은 결과가 예상되지 않더라도 개인 고유의 문제라면 개별적 자발성에 전적으로 맡겨야 하고, 다른 사람은 조언하고 경고하는데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실수를 통해 잃는 것이 있더라도 당사자의 뜻에 반해 강제할 때의 손실보다 작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행위에 한해서만 사회가 간섭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당사자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개인이 당연히 절대적인 자유를 누려야 한다.
자기 자신, 즉 자신의 몸이나 정신에 대해서는 각자가 주권자인 것이다.(320~321)

인간사회에서 누구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며,
당사자의 의지에 반해 권력이 사용되는 것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320)

<자유론>을 통해 자기 검열이라는 내부 통제에 대해서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만 관계된 행위를 함에 있어서도 많은 경우 자기 검열을 하게 된다. 누가 통제하지 않지만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다. 법과 제도, 교육을 통해 학습되고 내재된 자기 통제 시스템인데, ‘외적 행위의 자유와 더불어 내적 의식의 자유까지 누리는 것이 온전한 자유임을 깨닫는다.

자유의 기본 영역()
첫째, 내면적 의식의 영역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실제적이거나 사변적인 것,
과학, 도덕, 신학 등 모든 주제에 대해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양심의 자유,
생각과 감정의 자유, 그리고 절대적인 의견과 주장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말이다.
(
)둘째, 사람들은 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를 지녀야 한다.(
)
섯째, 이러한 개인의 자유에서 이와 똑같은 원리의 적용을 받는 결사의 자유가 도출된다.
(
) 어떤 정부 형태를 두고 있든 이 세가지 자유가 원칙적으로 존중되지 않는 사회라면
결코 자유로운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이런 자유를 절대적으로, 무조건적으로 누릴 수 있어야
완벽하게 자유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323~324)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329)

자유주의자 밀이 자본주의를 넘어 사회주의를 이야기했다는 점에서도

자유주의자 밀은 <사회주의론>을 통해 노동 소외의 자본주의를 극복한 사회주의를 이야기한다. ‘사유재산권은 절대적 권리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는 밀의 주장은 물질 만능, 사유재산 만능의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자유가 우선이고, 일하는 사람이 노동의 주체가 되는 밀의 자유사회주의는 물질의 지배를 받는 냉혹한 현재의 대안으로 여겨진다.

지금 재산에 따라붙는다고 인정되는 모든 권리는 내재적인 것이고
이 제도가 존속하는 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반대로 어떤 식으로든 현재 재산법이 대다수 사람들을
덜 고통스럽게 만들 모든 제안에 대해 공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그 법을 통해 가장 직접적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의 의무이고
또 그들에게도 이익이 된다.(862)

핵심은 현재 상황에서 사회가 주는 직접적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867)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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