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
티키틱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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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 티키틱 지음, arte, 2021


메일의 마지막에는 지금, 여기, 오늘이 늘 행복하길 바란다며 맺는다. 다른 이에게 하는 말이지만, 나의 지금, 여기, 오늘을 행복으로 채우고자 하는 바람에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우듯 되뇐다.


지금, 여기, 오늘이 불행하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도 행복으로 채워지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늘의 일상이 무료하고 지루할지라도 오늘을 행복으로 채우면 미래도 행복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된 일상에 무의미한 하루를 보낸 것 같아 자책하곤 한다.오늘과 다른 내일이어야 한다고 채근하기도 한다. 성장을 위한 배움을 멈춰선 안되다고 채근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성장을 위한 배움도 중요하지만 써먹지 않는 배움은 소용 없음을 알면서도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불안함에 참지 못하는 것이다.


일상뮤지컬 채널티키틱은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운다. 우리의 일상에서 크게 의미부여하지 않았거나, 깊이 생각하기 않았던 순간을 포착해 일상뮤지컬로 전한다.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상이기에 한 번 시청하는 것으로 깊이 빠져든다. ‘영상하는 밴드티키틱의 결성과정과 영상 제작과정 등을 <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에 담았다.

https://www.youtube.com/user/shinhyuk0209/featured


아무나의 일상을 전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팀의 연출자로서 지금까지 공을 들여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키고 싶은 몇 안 되는 철학 중 하나다. 우리가 전하려고 하는 것은 지금 내 삶의 반경안에 있는 일상이다.(91)


누군가는 스토리텔링의 묘미가 주인공과 함께 모험 속으로 빠져드는 것에 있다고도 말하는데, 우리는 그 반대편에 있다. 우리의 이야기는 한 인물을 무대 위에 올려 놓은 뒤 그가 존재하는 모습 자체를 조명하는 것에 가깝다. 마치 이런 날이 있었다하고 적은 일기처럼 말이다.(94)


티키틱의 영상은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듯 하다. 반복 재생하게 하고, 다른 영상도 재생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제가 왜 늦었냐면요>는 무한 반복 재생 루프에 빠졌다. 황당한 변명이지만 왠지 믿어줘야 할 것 같다.

https://youtu.be/aODhSiEI9qM


늘 꿈 근처 어디쯤에서 서성였다고 생각했는데, 딱 여기까지 오는 것도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렸고, 짐작보다 먼 길을 돌아 도착했다. <제가 왜 늦었냐면요>의 클라이맥스 대사 속에 등장하는 공룡, 외계인, 크라켄은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동물원에서 탈출한 코끼리가 내 앞을 가로막은 들 어떠하며, 좀비가 쫓아온들 어떠하리, 조금 늦더라도, 도착하면 되는 거다.(48)


인생의 목적이 꼭 누구를 이기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한다.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티키틱은 노력하면서 즐기는 사람들이다. <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를 통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있자니 티키틱은 노력하면서 즐기는 천재가 아닐까 싶었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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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
티키틱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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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을 감동으로 채우는 ‘일상뮤지컬 채널‘ 티키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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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구둣방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아지오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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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구둣방>, 아지오 지음, 다산북스, 2021


옷이나 신발은 기성제품보다는 맞춤제작된 것이 불편함이 없다. 맞춤제작의 편안함과 기성제품의 저렴함 사이에서의 갈등은 대체로 가성비가 높다는 이유로 기성제품을 고르는 것으로 결론난다. 맞춤제작의 편안함에 의미까지 더한다면 조금더 갈등하겠지만, 의미의 대가로 품질을 양보한다면 역시 기성제품의 가성비를 넘지 못한다.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사서 얼마 신지도 못하고 신발장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가 버린 경우가 많다. 시착할 때는 편안했는데, 몇일 신고보니 뒷굼치 압박이 심해 못 신은 경우도 있고, 발등이 높은 편이라 발등을 압박해 못 신은 경우도 있다. 맞춤구두도 신었으나, 디자인이 다양하지 않고, 접근성이 떨어져 결국 다소 사이즈가 큰 기성화를 신었다.


맞춤제작의 편안함에 의미를 더하고, ‘스토리를 더하면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기성제품의 가성비를 넘을 수 있고, 거기에 품질까지 더한다면 기성제품과 저울질할 일은 없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꿈꾸는 구둣방>은 맞춤 수제구두를 만드는 사회적협동조합 구두만드는풍경의 경영스토리를 전한다. 맞춤제작의 편안함에 의미를 더하고, ‘품질스토리를 더하니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물건이란 의미이전에 품질로 팔아야 한다.(73)


고객들은 이(리콜) 결정을 두고, 품질에 대한 비난 대신 박수를 보내며 오히려 지지해주었다. 아지오 구두는 사람이 만든다는 것을, 그들 역시 이해하기 때문아니었을까. 때로는 실수도 생기지만 아지오라면 끝까지 책임지고 꼭 맞는 구두를 안겨주리라는 것을 믿은 것이 아니었을까. 더 느려도, 가장 트렌디하지 않아도 인간의 손길에 더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바로 아지오의 고객이다. 그러므로 정직하게 구두를 만들어 판다는 원칙은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한 아지오의 경쟁력이다.(201)


사회적협동조합 구두만드는 풍경이 만드는 구두 브랜드 아지오2017년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은 것이 언론을 통해 노출되며 일약 대통령의 구두로 세상에 알려졌다. 또한 청각장애인이 만든 구두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지만 아지오가 폐업한 상태라는 소식에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는 사진 한 장이 발단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대통령의 잔뜩 낡은 신발 밑창. 사람들은 대통령의 검소함을 칭찬하는 한편, 대체 무슨 신발이기에 저렇게 밑창이 닳을 때까지 신었나 궁금해했다. 뒤이어 나온 기사에서 그 신발이 청각장애인들이 만든 아지오의 구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아지오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것이었다.(115)

<꿈꾸는 구둣방>은 시각장애인인 유석영 대표가 아지오를 창업하기까지의 과정과 40여 년을 구두를 만든 안승문 공장장이 아지오에 합류해 청각장애인들에게 구두 제작 기술을 전수하는 과정이 생생히 담겨 있다. 청각장애인의 지속가능한일터를 만들기 위해 아지오구두를 만들었지만 장애인이 만든 제품이라는 편견을 넘지 못하고 창업 3년 여만에 폐업한 이야기와 2017대통령 구두로 알려지며 주변의 격려와 도움으로 재창업하고, 다시금 지속가능한 일터를 만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시각장애인 유석영’,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장애인에게 장애인이라고 말하면 장애인이 될 것이고, 장애인에게 방송인이라고 말하면 방송인이 될 것이다. 장애는 그 사람을 규정하는 정체성이 될 수 없다. 그 사람을 제대로 설명해주지도 못한다.(27)


일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보다 사회의 일부가 되어 동료들과 어울리고 월급을 받는다는 점이었다. 일은 그에게 사회인으로서의 일상을 가져다주었고 자연스러운 소속감을 주었다.(31)


안승문은 결심은 굳혔다. 이 무슨 얄궂은 운명인지 몰라도 내 앞에 놓은 게 이 길이라면 한번 걸어가보자고, 나중에 가서 후회할지언정 한번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먹고살기 위해 구두를 만드는 거라면 지금까지 원 없이 해왔으니, 앞으로도 구두를 만들어야 한다면 다른 이유를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44)


더 소중한 것을 지키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소비에 신중해지고 대량생산과 기계화에 지쳐 다시 사람의 손길이 깃든 물건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 세상의 지속 가능성을 지향하는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아지오도 지속 가능해질 것이다.(216~217)


아지오의 창업과 실패, 재창업의 과정은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일 기회를 줄 것이다. 또한 사회적 기업을 창업 준비하거나 운영하는 사람들에겐 선한 의도만으로는 소비자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는 것을 일깨우고, 소비자에겐 윤리적 소비’, ‘가치 소비의 의미를 일깨운다. 소비자로써 윤리적 소비호갱의 중간쯤에서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아지오의 스토리는 윤리적 소비에 호갱은 없다는 믿음을 심어 준다.


패자는 말이 없다지만 우리는 실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실패하고 나서야 깨닫는 것이 있다. 우리의 실패와 거기에서 얻은 깨달음을 나누면 누군가는 실패하지 않고도 실패의 원인을 알고 그것을 경계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실패가 누군가에게는 교훈과 지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실패담은 성공담만큼, 아니 어쩌면 성공담보다 귀하다고, 그러므로 누군가는 실패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221)


유석영은 자신 같은 아마추어가 시장에 뛰어들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소비자의 시선에서 제품을 바라보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제품의 결함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은 너무 까다로운 소비자라며 쉽게 치부하진 않았을까.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를 스승으로 모셔야 한다고, 소비자를 설득하려고만 하지 말고 소비자에게 설득당해보기도 해야 한다고, 그제야 조금씩 깨달아 가고 있었다.(77)


사회적 기업일수록 날카로운 현실감각을 가져야만 그 이상을 구체화시킬 방안이 보인다. 감성과 이성,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노련한 줄타기를 하는 것이 바로 사업이다.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지속하는 건 어렵다.(81)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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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구둣방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아지오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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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맞지 않는 기성화로 고생해 본 사람은 ‘아지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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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애도하지 않는다 - 아버지의 죽음이 남긴 것들
사과집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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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애도하지 않는다>, 사과집 지음, 상상출판, 2021


<딸은 애도하지 않는다>는 제목과 달리 저자만의 방식으로 갑자기 떠난 아빠를 위한 애도서이자, 읽는 독자에게도 떠난 이를 애도하도록 이끄는 안내서이다. 20여년 전 떠난 아버지를 제대로 애도하지 못했는데, <딸은 애도하지 않는다>를 통해 다시금 아버지와 함께한 순간들을 마주하며 애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갑자기 곁을 떠난 가족을 애도하고 슬픔을 추스리기에는 3일의 장례식은 너무 짧다. 예고 없이 떠난 가족을 3일의 장례로 애도하며 보낸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빈소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장례절차와 장례방법을 정하고, 문상객을 맞이한다. 대부분은 준비 안된 이별이기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장례식장에서 권하는 데로, 주변에서 권하는 데로 따른다.


여태껏 궁금해한 적도 없던 질문이 아빠가 떠나고서야 치솟는다. 죽은 사람의 방을 정리한다는 것은 그런 일이었다. 사용기한이 만료된 질문과 수없이 마주하는 일.(63)


장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비로소 애도하게 된다. 일상의 순간마다 빈자리를 마주하고, 가족이 함께 있을 때에도 빈자리가 느껴진다. 좋은 기억으로 추억될 때, 나쁜 기억마저 좋은 추억으로 회상될 때, 잘한 것보다 못한 것이 더 많이 떠오를 때, 함께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해서 이제 영영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슬픔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각자 망자에 대한 회한이 있어 내 슬픔을 꺼내 이야기하면 다른 가족에게 상처가 될까봐 꺼내 놓기도 쉽지 않다.


저자는 아빠의 애도에만 국한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빠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돌아보고, 장례절차와 장례식에 임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통해 우리의 죽음을 돌아보게 한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삶을 준비하는 것임을 일깨운다. 죽음을 준비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삶을 찾을 수 있음을 일깨운다.


결혼식과 장례식, 자녀의 결혼식은 부모를 위해 필요하고, 부모의 장례식은 자식에게나 유의미하다. 의례에 참석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굴러가는 관습에 대해, 그럼에도 수없이 진행되는 허례허식에 대해, 만나고 살고 죽는 삶의 굴레에 대해 무의미함을 느낀다.(123)


오늘날, 사후 가난의 불평등은 더 복잡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심화되고 있다 .가난한 자의 존엄은 과거에는 의 형태로, 미래에는 데이터의 형태로 저당 잡힌 셈이다. 빈자는 죽어서도 손쉽게 삶이 부검된다. 가난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이유다.(160~161)


운이 좋아서, 회사가 선심을 써줘서, ‘어쩌다가해결된 문제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주변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그게 문제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한 당사자들의 자기 탓이었다. 내가 건강하지 못해서, 내가 부족해서, 회사와 가족에게 피해를 줄까 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침묵하는 사람들. 쉽게 내 무능력을 탓하고, 죄책감 때문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근로자들. 이곳마저 다니지 못하게 될까 봐, 나의 일상을 무사히 지켜내지 못하게 될까 봐, 그 불안 때문이었다.(73~74)


내가 바라는 것은 유머러스한 태도의 삶이다. 삶의 패러독스를 감지하는 예민한 감각, 익숙한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각, 지옥 같은 세상에서도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는 삶에 대한 애정, 혼자서만 잘 먹고 잘살지 않겠다는 다짐, 같이 웃고 떠드는 연대, 가볍게 보일지라도 누구보다 삶을 진지하게 숙고하는 태도. 그런 태도라면 죽음도 얼마든지 즐거운 유머의 소재가 될 수 있다.(180)


지금까지의 삶이 마지막 순간이 없을 것이란 생각을 맹신하며 살았다면, 이제는 남겨진 사람들에게 회한이 남지 않도록 준비하며 살겠다고 다짐한다. 또한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인데, 할까 말까 망설이며 하지 못한 일들도 새롭게 시도하고, 나 스스로도 후회 없는 인생을 살자고 다짐한다.


가족이나 지인을 떠나 보내고 아직 제대로 애도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딸은 애도하지 않는다>를 꺼내 읽기를 권한다. 나와 비슷한 듯 다른 이야기를 읽으며 애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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