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숨지 않는다 - 세상에 가려지기보다 세상을 바꾸기로 선택한 11명의 이야기
박희정.유해정.이호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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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숨지 않는다, 박희정/유해정/이호연 지음, 한겨레출판, 2020.


인권의 역사는 예외적 존재로 여겨져 보이지 않았던 존재가
역사의 무대에 등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때 새로 쓰였다.(219)


<나는 숨지 않는다>는 우리 사회의 일원이지만 소수라는 이유로 가려진 이들, 한부모 여성’, 장애 여성’, 북한이탈 여성’, 홈리스 여성’, 탈학교 여성’, 조현병 장애 여성’, 스쿨미투 여성들이 온몸으로 겪은 차별에 맞선 이야기이다. ‘세상에 가려지기보다 세상을 바꾸기로 선택한이들의 이야기는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세상을 향해 끈임 없이 외쳤지만,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우리 사회 소수자의 이야기를 그동안 모르고 살았다는 자각과 함께 이들의 이야기에 반응하지 않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도 생겼다. 무반응의 사회로부터 무지의 나를 분리했지만, 결국은 무반응의 사회안에 나의 무관심과 무지도 포함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11명의 이야기는 개인의 이야기이지만, 결코 개인의 이야기가 아님을 깨닫는다. 가정 폭력, 성폭력과 차별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의 문제다. 하지만 물 속에 잠긴 빙산처럼 시스템의 문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반면 개인의 문제는 수면 위로 드러나니 선명해 보인다. 눈에 보이는 개인의 문제에 주목할수록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는 더욱 불분명해진다.


이 책의 구술자들은 자기를 둘러싼 일상을 바꾸려 투쟁한다.
학교, , 직장, 친구 관계, 마을
…….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바꾸어낸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두렵고 힘든 일이다.(
)
세상의 변화를 택한 사람이 가장 크게 바꾸는 건, ‘자기 자신이다.(9)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삶에서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 걸을 수 있는 힘은 개인에게 달린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20)


애 아빠가 바람이 나서 갈라선 건데도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조차
나를 더는 모임에 안 부르는 거야. 정상적인 가정이 아니라고.
지인들이 나를 그렇게 쳐내니까 너무 상처가 되는 거야.
이혼한 게 내 죄야?(27)


마을 사람들이 열악하니까 근처에 한의원 원장님하고 이비인후과 원장님이
번갈아 가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의료지원을 해줬어.(
)
가면 원장님들이 진찰하고 처방해주고. 근데 엄청 친절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짜라고 하면 남는 거, 나쁜 거 준다고 생각하는데,
이비인후과 선생님은 동기들에게 후원받아서 질 좋은 약으로만 챙겨줬어.(33)


힘든 일 많이 겪어오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힘들고 어려운 사람 생기면 어설픈 말 한 마디보다
그냥 밥 한 끼 사주고, 손 잡아주고 다독거려주는 게 좋구나.
가족이라도 어설프게 말을 모태면 상처가 되고 힘들구나하는 거.
사람은 힘들 때 가족도 필요하지만 친구도 필요하고
지원해주는 기관도 필요하구나하는 거야.(49)


한국사회에서 북한 이슈를 다룰 때 보면,
과연 진짜 다루고 싶어서 다루는지
아니면 서로 당파 싸움에 이용을 하는 건지 솔직히 모르겠어요.
한국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만 세뇌됐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한국 사람들도 남북문제에 관해서는 세뇌됐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스스로 생각해보기도 전에 미디어를 통해서
정부가 원하는 대로 이미 받아들여버린 거예요.(92~93)


중요한 건 부모의 장애가 아니구나.
부모가 장애를 어떻게 마주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아이를 키우느냐에 따라 아이도 달라지는구나.’(127)


쓸쓸하고 서운하고 한편으로 내 신세가 처량하다 생각도 하다가,
그래도 이렇게 구루마 끌고 지나가면 먹을 것도 주고 점심 사 잡수라며
몇 천 원씩 돈도 주고 그러는 사람들도 있잖아.
그러니까 지금가지 이렇게 버티고 살아왔나 봐.(169)


나보다 못사는 사람도 내가 이렇게 내려다보고 아휴……’,
이렇게 생각해본 역사가 없어요.
내 몸땡이가 이렇게 되기 전에는 지나가다가 깡통 놓고 앉아 있는 사람 보면은
내 수중에 돈 있으면 주고.(170)


홈리스 문제의 해결을 모색해온 사람들은
이 법안의 노숙인 등으로 표기된 개념을 홈리스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홈리스는 단지 거리에서 잠을 청하는 노숙상태 만이 아니라
다양한 주거빈곤 상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쪽방, 고시원, PC, 만화방, 찜질방, 무허가 건물 등
안정적인 주거의 형태로 보기 어려운 곳을 전전하거나
친구의 집을 전전하는 이들의 현실을 드러내기에는
노숙인이라는 개념은 충분치 않다.(176)


청소년들은 그런 걸 귀신같이 잘 안다고 하거든요.
나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쉼터에서 우리를 관리 대상으로 대하는 거랑
한 명 한 명 품어주고 마음을 위로하면서 다가오는 건 달라요.
쉼터를 운영하는데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하는 행동은
잘 보이거든요.(194)


저는 그런 경험이 별로 없었거든요.
저를 호의적으로 대해주고 지켜봐주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제 곁에 가까이 있는 거에요.
제가 이빨을 드러낼 필요가 없어진 거예요.
날카롭고 경계심도 많았는데 굳이 그렇게 안 해도 되는 거죠.
낯선 경험이었이요.
주거가 안정되고 같이 사는 사람들이 나를 해치지 않는다고 느꼈을 때
수면 아래에 깔려 있던 말랑말랑한 감정이 새살 돋듯 나오기 시작했어요.(201)


조미경에 따르면 시설화는 지배 권력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보호/관리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사회와 분리해 권리와 자원을 차단함으로써
무능화/무력화된 존재로 만들며,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권을 제한하여 주체성을 상실시키는 것이다.(
)
시설화라고 하면 시설만을 상상하지만 시설화된 집도 있을 수 있다.(217)


정신장애의 원인에 관한 대표적 오해로 마음이 약해서라는 게 있다.
한 개인에게 가해진 스트레스가 커서가 아니라,
그걸 견디는 마음이 약해서라는 인식은 아직 굳건하다.
그런 식으로 병원 원인을 아픈 사람에게 몰고
낙인화하는 힘이 거세기 때문에 반대로
이것이 뇌의 질환이라고 강조하게 되는 경향이 보인다.
그러다 보면 정신장애가 사회구조적 문제와 무관한 것 같은 인식이 생기기 쉽다.(251)


태어날 때부터 여자애들은 순종적이고 단정해야 한다는
사회의 시선을 받고 자라면서 자기를 계속 검열하는구나.
남자애들은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세계에 살고 있구나.
저렇게 맘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게 성별 권력이구나.(281)


인류가 전제 군주 시대를 넘어 민주주의를 선택한 건 다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었다. 모두가 다수가 되고자 할 때 인간은 짐승보다 무섭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로 경험했다. 소수는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프레임에는 다수의 아량을 전제한다. 개개인은 모두 소수일 수밖에 없으니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각자 존중받아야 한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이 제품과 서비스를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하듯이, 사회 서비스도 각 개개인에 맞춤화되어야 한다.


소수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믿는다. 조금 더 귀를 열고 눈을 열고 살아야겠다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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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시옷들 - 사랑, 삶 그리고 시 날마다 인문학 1
조이스 박 지음 / 포르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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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시옷들, 조이스박 지음, 포르체, 2020.


잘 구성된 정원을 산책하듯 명시를 산책 할 수 있게 구성된 <내가 사랑한 시옷들>에는 사랑, 존재, 삶을 테마로 총 서른편의 시가 소개되어 있다.


시인의 펜 초상화, 간단한 약력, 영문본 시, 번역본 시, 저자의 시 해설, 영시로 배우는 영어까지 명시 한 편을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친절한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시가 조금은 가깝게 다가와 가슴에 묵직한 여운을 툭 남기고 간다.  


산을 넘을지라도 그대 앞에서 길이 늘 열리기를.
샴페인 케이스를 들고
밤거리를 걷는 일들이 계속되기를.
동물들과 늘 더불어 살고 소들과 까마귀들에게 노래해주시기를.
가장 사랑하는 이들과 잠자리에 누워 늘 책을 읽으시기를.
난파할 때조차, 일순 번쩍이는 번개가
그대 얼굴에 번뜩이는 기쁨의 빛을 드리우기를.
강물 속을 자유로이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절망의 낚시 갈고리를 피하시기를.
-
앤 마이클스의 <사랑이 그대를 사로잡기를> 중에서


그러므로 시는 사랑에 온전히 붙잡힌 사람의 삶을 나열한다.
산을 넘을지라도 그대 앞에서 길이 늘 열리기를이라는
구절은 그대가 막다른 길에 한번도 다다르지 않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막다른 길 앞에 서서 괜찮아, 돌아 나가서 다른 길을 찾으면 되지.’라고
중얼거리며 새 길을 열어 나가길 바라는 것이다.
발길이 머무는 곳마다 삶의 길을 여는 태도를 기원하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의 발이 미치는 곳마다
그렇게 길이 열리기를 소망하는 마음과 같다. (313)


자극적인 매체들이 넘치는 현대 사회에서 시를 접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삶을 살다 보면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지만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들도 있다. 말과 글이 넘치는 세상에서 를 일부러 찾아 읽고 삶에 녹여내는 일이 좀 더 나은 나를 발견하는 기쁨이 되기를 소망하며 더 많은 시를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을 만나 반갑다.


진정한 강인함은
자신의 연약함을 가감 없이 드러내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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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의 마법 - 펜 하나로 만드는 가장 쉽고 빠른 성공 습관
마에다 유지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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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메모의 마법, 마에다 유지 지음, 김윤경 옮김, 비즈니스북스, 2020.


이제 스마트폰 없는 일상은 상상되지 않는다. 전화 기능 외에도 주소록, 일정관리, 시간관리, 사진, 장소 검색, 정보 검색 등 많은 부분을 스마트폰에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직까지 아날로그 갬성(?)이 남은 부분은 종이책과 자필 메모 정도이다.


책 읽기와 메모는 상호 보완의 관계라 생각한다. 책을 눈으로만 보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좋은 책 읽기방법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자필로 메모하는 것도 좋아해서 여기저기 메모도 많이 적는 편이다. 문제는 정말 여기저기적다 보니 너무 흩어져 있고 체계적이지 않아 다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메모의 마법>은 스스로도, 주변 사람들도 메모광이라 불릴 정도로 메모를 많이 하는 저자가 메모를 통해 인생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을 소개하고 저자의 메모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8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가난한 환경에서 성공을 위해 메모하기 시작했고, 자신만의 메모방법으로 인생의 목표를 하나하나 이뤄가고 있다고 한다. 그에게 메모는 성공으로 안내한 나침반이었다고 한다.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엄청난 분량을 보면서 왜 이렇게까지
메모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나 자신에게 ‘Why’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그렇게 얻은 답은 단순했다.
그저 맹렬하게 원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게는 생명을 깎아내는 한이 있더라도,
내 인생을 걸고라도 실현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128)


이 책은 메모의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일반화하고, ‘전용하는 메모를통해 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인생의 목표를 세워 실천함으로써 성공에 이를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메모의 기술보다는 메모의 영향력과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일상의 어떤 순간을 놓치지 않고 언어로 표현하는 습관이 관건(107)


나는 메모의 저력은 완전히 다른 곳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정보 전달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지적 생산을 위한 도구로서
메모를 활용할 때 비로소 메모의 진가가 발휘된다.(25)


사업에서뿐만 아니라 내 머릿속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아이디어는
평소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것에 눈을 돌려 이를 놓치지 않고
언어화하는 작업에서 나온다.
나는 이런 지적 생산 과정을 통틀어 메모라고 일컫는다.(26)


메모의 장점
1.
지적 생산성이 증가한다.
2.
정보를 획득할 가능성이 늘어난다.
3.
경청하는 태도가 길러진다.
4.
구조화 능력이 발달된다.
5.
언어 표현력이 향상된다.(35)


사실을 바탕으로 일반화하고, ‘전용하는 과정은 본 것, 깨달은 것, 적용할 것이라는 ..적 독서법과 같다. 질문을 통해 깨닫는(일반화) 과정도 같다. 노트의 좌/우 페이지에 3단계 과정을 기록하고, 생각의 확장을 화살표로 연결하는 과정은 마인드맵과도 유사하다. 하나의 주제를 바탕으로 알게 된 여러 개의 사실들에 꼬리를 물고, 생각을 이어나가 실제 적용할 것을 찾는 과정을 연결함으로써 생각의 과정을 이미지화하여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메모의 마법>에도 저자의 메모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저자도 이야기하듯 기술적인 부분에중점을 둔 책이 아니라서,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한 사람은 다른 메모 관련 책들을 참고하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메모는 생각하기 à 언어로 표현하기 à 메모하기순으로 이뤄진다.(34)


왼쪽 페이지에는 좌뇌 역할에 해당하는 사실을 적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우뇌 역할에 해당하는 발상을 적는 식(37)


메모법
1.
노트에 적은 사실을 바탕으로
2.
깨달은 점을 응용 가능한 크기로 일반화하고
3.
실제 행동으로 전용한다.(43)


메모를 하는 데는 크게 현상을 언어화하는 What 유형과
특징을 추출하는 How 유형, 일반화해서 본질을 알아보는 Why 유형이 존재한다.
(
) 지적 생산과 관련해서는 How 유형과 Why 유형이 좀 더 중요하다.(80)


체계적인 메모하기는 나에게 숙원사업과도 같다. 매년 새해가 되면 어학’, ‘운동과 같은 다른 숙원사업들과 같이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데, 늘 작심삼일로 그치고 있다. 작심삼일도 100번하면 1년이라는데.


<메모의 마법>을 통해 메모를 단순히 기록하는 것을 넘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고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고, 습관화를 위해 노력해야겠다 다짐하는 계기 되었다. 작심삼일 100번을 목표로.


메모는 삶 그 자체다.
메모를 하면서 세상을 이해하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며,
메모를 하면서 자신을 알아가고 인생의 나침반을 찾아가자.
메모를 하면서 꿈을 찾고 열정을 발산하라.
그 열정은 나를 움직이고 타인을 움직이며 결과적으로 인생을,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할 것이다.(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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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조직은 왜 관계에 충실한가 - 성과를 내는 조직 문화의 비밀
랜디 로스 지음, 김정혜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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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조직은 왜 관계에 충실한가, 랜디 로스 지음, 김정혜 옮김, 현대지성, 2020.


 

<앞서가는 조직은 왜 관계에 충실한가>는 컨설팅 회사 리마커블의 창업자이자 최고 열정 책임자로 기업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컨설팅을 하고 있는 랜디 로스 박사가 성과를 내는 조직을 만드는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성과를 내는 조직의 핵심은 서번트 리더십으로 이를 위해서는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개인도 조직도 모두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비즈니스의 목적이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고의 리더들은 다르다.
그들에게 있어 비즈니스의 진짜 목적은
자신들이 대면하는 사람들의 삶에서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18)


 

관계는 성장의 촉매다.
이런 상관관계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야는
다름 아닌 비즈니스다.
비즈니스에서 사람들은 성장하기를 원하고
기업들도 성장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성장은 건강한 관계의 부산물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비즈니스 환경이 건강한 관계를 육성하는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20)


 

좋은 비즈니스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과는 하등 관련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좋은 비즈니스는 정말이지 관계를 구축하고
사람들의 삶에 차이를 만드는 데에 달려 있다.
관계를 더 잘 구축할수록 당신은 그 관계 속의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것이고 당신 자신은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다.(42~43)


 

좋은 관계 맺기를 위해서는 가치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실생활에서 실천하는사람은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내 필요와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가치 창출자가 아닌 가치 추출자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래를 쥔 주먹을 움켜쥐면 빠져나가기만 할뿐 채울 공간이 없어지고, 느슨하게 쥐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받을 공간이 생기듯이 가치 창출자가 되어야만 더 크게 나누고 더 크게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본질적으로 볼 때 세상에는 두 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가치 창출자와 가치 추출자다.
가치 추출자는 모든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거의 혹은 전혀 상관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가치를 추출할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한다.
쉽게 말해 그들은 세상에서 무언가를 취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희소성의 심리(Scarcity mentality)를 고수하는데,
결핍의 심리라고도 불리는 그 개념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갈 만큼
세상의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가정에 토대를 둔다.(
)
반면 가치 창출자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가치를 기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가치 창출적 사고방식은 풍요의 심리(abundance mentality),
우리가 힘을 합쳐 일한다면 각자 일한 결과를 합칠 때보다
더 많이 이룰 수 있다는 믿음에 뿌리를 둔다.(175)


 

가치 창출이라는 아이디어는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그리고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원칙과 실천 방법을
실생활에 잘 적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한다. 두려움의 포로가 되었기 때문이다.(177)


 

이기심과 자기 증진이 만연하는 환경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나부터 사고방식의 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한다.
나부터 사고방식은 자기 보호와 근시안적인 성향을 낳을 뿐 아니라
가치 추출자가 다른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잇속만 챙기게 만든다.(179)


 

무한경쟁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 잇속을 챙기는 가치 추출자가 숙명처럼 받아들여지는 세상인데, 이러한 리더, 팀원은 부와 명예, 행복이라는 측면에서 가난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가치 창출자가 되어 나눌 때 역설적으로 행복도, 부도, 명예도 커진다는 점은 나만 손해를 볼 것이라는 두려움을 떨치게 해준다. 성장을 위해서는 어제의 나와 경쟁하고, 다른 사람과 협업하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한 노력. 그것으로 충분해 보인다.


 

가장 효과적인 경쟁이란()
남들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목표 고객들을 위해 가능한 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경재이어야 한다.
여기에는 예외가 없다.
또한 다른 구성원들을 상대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안팎의 모든 고객들의 성장과 이득을 위해 경쟁해야 한다.(
)
우리 자신과 경쟁하면서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성장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협업해야 한다.(59)


 

행복은 통장에 잔고가 얼마인지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
또한 행복은 얼마나 많은 교육을 받았는지,
직업적으로 얼마나 많은 직함을 보유했는지와도 전혀 관련이 없다.(
)
행복과 성취감을 보여주는 가장 커다란 예측인자는
우리가 관계에서 사랑을 어떻게 경험하는가이다.(327)


 

나무는 열매를 따먹는 사람이 아니라
열매 자체로 자신의 존재를 보여준다.
그러니 나무는 그저 본연의 역할,
즉 열매를 맺는 일에 충실하면 된다.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는 법이다.(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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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노답 - 인생은 원래 답이 없다
구본경 지음 / 대경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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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노답, 구본경 지음, 대경북스, 2020.


 

행복의 바로미터는 남이 아니다. 남의 불행으로 나의 행복이 채워지지 않는다. 다만 채워진다고 착각할 수는 있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거나,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내가 조금 더 가졌다고 해서 행복해진다면, 내가 남들보다 부족한 것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도 가능하다. 행복은 결코 비교 대상이 아니다. 각자가 가진 마음의 그릇에 무엇을 담느냐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불행이 가득한 그릇에는 행복을 담을 여지가 없어진다.


 

<인생노답>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가고 좋은 직업을 얻을 것이라는 인생의 답을 쫓아 살던 저자가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하고,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 대학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원도 다녔지만, 결국 좋은 직업을 갖지 못하게 되면서 인생에는 정답이 없음을 깨닫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어른들은 말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
전문직업을 가지면 돈도 많이 벌고 성공할 수 있다고.
그래서 나는 그저 공부만 잘하면 알라딘의 요술 램프처럼
20
대 이후의 내 삶은 술술 풀릴 줄만 알았다.(
)
하지만 사회에 나와 공부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는 사람들을 보고는 배신감마저 느꼈다.
왜 공부를 못했던 사람들이 성공하지?
왜 난 그런 방법을 생각조차 못했을까?’하고 말이다.(58~59)


 

사회는 자꾸 의미 없는 열심을 강요한다.
내가 아프고 힘들지만 그만 징징거리고 일어나 뛰라고 한다.
내가 로봇도 아니고 감정이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수많은 생각들과 감정들을 무시하고
그저 일만 할 수 있을까?(64)


 

어른들이 말한 정답을 쫓아 살다가 어느 날 정답이 없음을 깨닫는 순간의 허탈함과 실망감에 분노하지 않을 사람을 없을 것 같다. 정답을 쫓아 살았음에도 결과는 정답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며, 느낀 분노와 원망,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자책하고 더 노력하도록 채찍질하는 과정이 애잔하다. 하지만 인생에 답이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은 의욕 부활 에세이라는 부제와 잘 어울인다.


 

분명 글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고 믿는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나 혼자만의 어려움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겪고 있고, 이를 이겨낸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면 위로가 될 것이다. <인생노답>은 스스로의 노력 부족을 탓하며 오늘도 스스로에게 강하게 채찍질하고 있는 이들에게 혼자만 그런 상황에 놓은 것이 아니고 다시금 의욕 부활할 수 있다고 손 내밀고 있다.


 

우울증은 감기와도 같다.
내 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에 걸리듯이
내 마음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우울증에 걸리는 것이다.
할 수 있다고 늘 외치지만 조금만 힘들면 금세 우울해진다.(47)


 

행복은 어느 날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누가 내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다.(48)


 

사람들은 남의 아픔에 정말 관심이 없고,
나의 아픔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바로 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
의미 없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63)


 

세상에 쓸모 없는 경험과 지식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89)


 

조건 없는 사랑이 있듯이, 조건 없는 미움도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이제는 누가 나를 싫어한다면 나를 싫어할 수 있는 자유를 주기로 했다.
나를 싫어하는 것은 자유지만, 내가 그 사람 때문에
나를 바꾸려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도 없다.(165)


 

2017년에 방영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잊을 수 없는 대사가 있다. 쉬는 시간도 없이 공부와 일만 하며 열심히 살던 민성(신재하 분)은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치게 된다. 피해자 과실도 있어 합의를 하면 구속은 되지 않지만 합의금이 없어 구속된다. 여동생 결혼식 참석을 위해 가석방이 절실한 민성은 1점이 부족해 명단에서 제외되고, 이에 크게 좌절한 민성과 이를 위로하는 김제혁(박해수 분)의 대화이다.


 

김민성(신재하 분) : 근데 형 저도 진짜 열심히 살았거든요.
남들이 하는 거 나도 하고 싶은 거 그거 다 참고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저 공부만 하면서 진짜 열심히 살았어요.
진짜 미친듯이 일만 했는데, 근데 왜 이래요?
저 뭘 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김제혁(박해수 분): “더 노력했었어야지. 니가 더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었어야지.
새벽부터 일하고, 아르바이트도 5개씩 했었어야지.
밥도 먹지 말고, 밥은 왜 먹어?
잠도 5시간 자지 말고 3시간만 잤었어야지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고, 1365일 일만 하고 공부만 했었어야지

어떻게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사냐?
여기서 어떻게 더 허리띠를 졸라 매, 어떻게 더 화이팅을 해.
최선을 다 했는데 기회가 없었던 거야. 그러니까 세상을 탓해.
세상이 더 노력하고 애를 썼어야지.
자리를 그렇게 밖에 못 만든 세상이 문제인거고,
세상이 더 최선을 다해야지.

욕을 하든, 펑펑 울든 다 해도, 니 탓은 하지마
- <
슬기로운 감방생활>

https://youtu.be/3xlwz933B8Y

 


무한 경쟁의 사회에서는 가난도 개인의 탓으로 환원한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환원된다.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가린다.


불합리하더라도 시스템은 바꿀 수 없고, 개인은 스스로 더 노력할 수 있으니,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니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다그친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이 세상에서는 노력만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안다. 노력 없이도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이는 개인의 노력과는 무관하다. 시스템의 문제다.


 

열심히 산 개인이 탓할 게 아니라, 열심히 살아도 힘들기만 한 세상을 탓해야 한다고 믿는다. 절대 스스로를 탓하지 말자. 세상을 탓하자. 세상은 변할 수 있고 변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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