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크래프트 - 나의 미래를 지배할 기억의 심리학!
이국희 지음 / 이너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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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크래프트, 이국희 지음, 이너북스, 2020.


누구나 기억 장인이 될 수 있다.’ <메모리 크래프트>가 전하는 메시지이다. ‘메모리 크래프트는 기억을 공예에 비유한 것으로 기억이라는 재료를 어떻게 크래프팅 하는지에 따라 먹고사는 것에 급급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깨닫고 보니 아직 갈 길이 먼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깨닫고 보니 인생의 목표들을 잘 다루고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21)는 것이다.


<메모리 크래프트>의 저자 이국희 교수는 인지심리학자로 창의성을 요구하면서 창의성이 나오는 인지심리학적 원리를 무시하고 있는 현실에서 뭔가 기억해야하는 보편적 사람들, 평범한 평범한 청소년, 평범한 대학생, 평범한 학부모님, 평범한 선생님에게 기억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사람의 마음이 작동하는 원리에 부합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이 작동하는 원리에 부합하는 자기계발을 하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내 갈 길을 갈 수 있는 방법은
내 마음과 행동이 움직이는 원리에 부합하는 방법을 알고 그것을 써먹는 것이다.(15)


4차 산업혁명의 기술 문명 시대에 창의성이 중요시되고 있지만, ‘창의성은 기억 간의 융합이자 기억 간의 재배열이자 재조합’(16)이므로 기초 지식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럼 어떻게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을까? 우리의 일상은 첨단 과학 기술 문명 시대에서 기술적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우리의 는 여전히 구석기 시대에 머물러 있어, 이에 걸맞는 방법으로 기억하고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기심이 생겨 스스로 공부하고 싶어 질때까지’ ‘주입식 암기를 통해 기초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수학 공식을 외우지 않고 수학 문제를 풀 수 없고, 영어 단어를 외우지 않고 영어를 말할 수 없기에, 수학 공식을 외우고, 영어 단어를 외우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억에 기초하지 않은 토론식 수업, 기억에 기초하지 않은 문제기반학습은
사실 멋있게 보이지만 속 빈 강정이다.
공부를 잘 시키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사실 공부하는 척하고 있는 것이지 진정으로 그들의 지식이 된 것은 아니다.(18)


호기심이 생겨 스스로 공부하고 싶어질 때까지는 마구 주입해야 한다.()
스스로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
다양한 지식을 계속 주입하여 어떤 지식의 간극에 대해 탐구하고 싶은지
선택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96)


로웬스타인 교수의 오랜 연구에 의하면,
호기심은 절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발생할 수 없다!
, 무지는 호기심의 원천이 아니다!(93)


내가 알던 것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깨달음,
그리고 여기서 나타난 지식 간의 충돌과 모순,
바로 이 순간 호기심이 생기고 질문이 발생한다.(93)


또한 하루 8시간 수면으로 충분한 숙면을 취해야 구석기 시대의 뇌가 제기능을 한다고 강조한다. 잠을 통해 깨달음과 해결책을 얻는 아하체험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종종 이런 아하 체험을 한 적이 있어, 나 역시 잠의 효과를 믿는다. 업무 중에 부딪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일을 고민했는데, 꿈 속에서 이 문제를 도식화해 해결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나를 보며 해결책을 찾았던 적이 있다.


잠의 효과는 명확하다.
일단 잠은 깨어 있을 때 기억하려고 노력했던 것에 대한 기억을 증진시킨다.(
)
또한 잠들기 전까지 고민하던 문제가 깨어남과 동시에 해결되는
아하! 체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해결은 언어적인 것부터 수학적인 것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특별한 정답이 없는 비구조화된 문제도 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187)


<메모리 크래프트>는 인지심리학적 이론과 실험을 통해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호기심은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진정한 자가주도 학습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방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이제 스마트폰을 치우고 책을 펼치자. 책을 통해 어휘력, 이해력, 표현력, 주의집중력, 문제해결능력을 키워 기억 장인이 되자.


스마트폰은 당신을 배신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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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신호들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최이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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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최이현 옮김. 아날로그, 2020.


더디지만 확실하게, 민주주의는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289)


더 이상 민주주의는 가장 괜찮은 정치체제가 아니다.(240)


독재국가도 자신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다고 주장할 정도로 민주주의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최상의 정치체제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민주주의가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니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는 무정부주의와는 사뭇 다른 주장이었다. 민주주의는 발전은 할 수 있어도, 끝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은 부제가 이야기하듯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신호들이라고 한다. 쿠데타는 쉽게 이해가 되는데, 대재앙과 정보권력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점이 의아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정치학교 교수인 저자 데이비드 런시먼은 이 책에서 민주주의가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 이상 가장 괜찮은 정치체제가 아니, ‘성숙한 서구 민주주의는 전성기가 지났다고 한다. 이러한 민주주의는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을 통해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한다.


쿠데타도 국가나 체제를 전복하는 것처럼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경우도 있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조금씩 약화시키거나, 선거과정을 은밀하게 조작하는 등 민주주의가 훼손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쿠데타도 있다고 한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눈에 보이는 쿠데타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쿠데타로 인해 제기능을 멈출 수 있다고 한다.


버메오는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쿠데타의 경우,
주도적인 세력들이 반대 세력을 어떻게 다룰지 안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산산조각 나지 않고 조금씩 무너지는민주주의는
행동을 개시하게 하는 실질적 발화 장치가 없다.”
즉 위협에 대항하여 사람들이 민주적 방식으로 결집할 시간이 전혀 없다.
그 대신에 정치적 내분이 일어나 사람들을 갈등하게 하고,
각 주체가 상황을 모두 다르게 인식하게 함으로써 결집하지 못하게 한다.(65)


민주정치는 좀 더 특색 있는 공연자가 대중의 관심을 더 많이 끄는
겉만 번지르르한 쇼가 되어 가고 있다.(
)
국민투표는 일견 민주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별로 그렇지 않다.
무대로 끌려 나온 관객들은 자신들이 만들지도 않은 제안에
단순히 예스나 노를 말한다.(
)
특별히 국민투표가 효과적인 제도로 보이는 이유는
투표 방식이 민주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66~67)


상호 연결된 사회에서핵무기, 환경파괴, 관료주의로 인한 대참사를 겪게 되는 민주주의는 대응 시간을 벌기도 전에 확산됨으로써 결국 실패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무기’, ‘살충제 남용에 따른 환경파괴’, ‘독일 국민의 전체주의 지배로 인한 홀로코스트를 예로 들며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현대 문명은 대량 살상 무기로 스스로 산산조각 나거나
환경에 치명적인 해를 입혀 멸망할 수 있다.
아니면 얼굴 없는 관료들의 도움으로,
시스템 안에 무심한 행정조직이 널리 퍼지는 악에 감염될 수도 있다.(117쪽)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붕괴에 취약하다고 걱정한다.
하나가 무너지면 나머지도 전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금융, 에너지, 통신, 의료, 교통 시스템은
통제와 이해가 불가능한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 복잡한 구조는 오류가 발생하면 대응할 시간을 벌기도 전에
시스템을 통해 확산되기 때문에 취약하다.(153)


또한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통해 경고한 국가의 자동 기계가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실화되고 있고, 특히 국가의 자동 기계화를 넘어, 기업의 자동 기계화가 현실화되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국가를 거대한 자동 기계로 바꾸는 데에는 커다란 두 가지 위험이 따른다.
첫째는 그 자동 기계가 그렇게 강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좀 더 무자비하고 효율적이며 더 로봇과 비슷한 인공물들이
더 강하다는 사실이 증명될 것이다.
두 번째 위험은 국가가 원래 규제하려고 했던 사물들과
지나치게 비슷해질 것이라는 점이다.(175)

홉스가 가장 무서워한 기계는 기업이었다.
기업과 함께 사는 것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기업들이 얼마나 이상하고 기계 같은지 알아채지 못한다.
홉스가 보기에 기업은 또 다른 종류의 로봇이었다.
기업은 우리 편의를 위해 존재하지만 자신만의 삶도 살 수 있다.(
)
위헌한 점은 인간이 결국 기업의 명령에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176)


기업은 인간이 만든 괴물이다.
기업에는 영혼이 없으므로 양심도 없다.
기업은 사람보다 오래 살 수 있다.
일부 기업은 영원히 산다.
로봇처럼 기업도 인간의 파괴 행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176)


민주주의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조금은 과격한 주장이지만, ‘세상에 영원불멸한 것은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고인 물이 썩 듯 절대 권력은 그 유일성으로 인해 무너질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도 대안의 정치체제가 없이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할 유일한 정치체제라면 그 유일성과 절대성으로 인해 무너지거나 대체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물론 포스트 민주주의나 대체 민주주의도 모두 민주주의라는 외피를 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동의한다.


우리를 해방할 힘을 가졌다고 생각되었던 기술에 갇히고,
권력이 남용되고, 불평등과 정치 마비가 심화되는 것이다.
기계의 행방 능력을 믿으려면 대단한 믿음이 필요하다.(277)


21세기의 문제는 민주주의의 장점들이 서로 분리된다는 점이다.
단순히 재난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려면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사회에 실질적인 이익을 실현하면서 동시에
개인을 인정하는 능력을 계속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287)


레드 콤플렉스가 이유가 되었든, ‘절대적 믿음에 대한 도전이 이유가 되었든 민주주의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을 통해 절대적 믿음도 편견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고, 맹목적 믿음에서 벗어나야 진실된 모습을 볼 수 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민주주의가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할지, 동의하지 않을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민주주의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험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21세기 민주주의를 위한 제언
-
성숙한 서구의 민주주의는 전성기가 지났다.
-
그와 동시에 우리는 죽음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민주정치는 막 인식하게 된 죽음의 암시 때문에 질식하고 있다.
-
민주주의는 완전히 사망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
민주주의가 사라져도 우리는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살린다고 우리가 구원되는 것도 아니다.
-
민주주의의 역사는 인간의 삶과 달리 종점이 하나만 있지 않다.(290~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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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억을 보라 - 비통한 시대에 살아남은 자,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
엘리 위젤.아리엘 버거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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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억을 보라, 아리엘 버거 지음, 우진하 옮김. 쌤앤파커스, 2020.


10년 전에 울지마, 톤즈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영화는 가난과 질병으로 얼룩진 아프리카의 오지 수단에서 의사이자 선생님, 지휘자, 건축가였던 이태석 신부님의 헌신적인 삶을 조명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희생하는 신부님의 모습에서 경이로움마저 느껴졌으며 대장암으로 선종하신 신부님을 잃고 슬픔에 잠긴 수단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나 또한 많은 눈물을 흘렸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며 기자, 작가, 교수, 인권활동가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엘리 위젤. 그가 생전에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대화하고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나의 기억을 보라>를 읽으며 이태석 신부님이 떠올랐다. 말과 글 뿐만 아니라 기아와 박해 현장을 찾아 구호활동을 벌이고 핵전쟁 방지운동에도 힘을 쏟는 등 폭넓은 사회활동을 펼친 엘리 위젤의 삶은 그 자체로 사랑의 실천이었다. 아마도 행동하는 양심, 실천하는 사랑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졌기에 두 분의 삶이 닮아 보였던 것 같다.


위젤의 제자였으며 조교로 일한 아리엘 버거는 <나의 기억을 보라>에 위젤의 강의 노트와 제자들과의 인터뷰 기록을 모았다. 그래서인지 수업의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엘리 위젤의 수업을 지면으로 청강하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지혜를 얻고, 내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계기로 삼는 건 어떨까.


홀롴로코스트는 단지 그의 인생 주제가 아니라
하나의 돋보기가 되었고,
그는 그 돋보기를 통해
다른 모든 주제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것처럼
그는 학생들에게도 그 돋보기를 소개했다.
학생들은 문학과 역사, 그리고 위대한 책들과
우리 개인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는 우리에게 지금 읽고 있는 책이나 기록,
혹은 문헌에서 항상 도덕적 의미를 찾아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다. (42)


당신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가 더 인간 답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만일 그렇게 된다면 당신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은
일종의 축복이 되는 셈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겪은 고통을 다리로 바꾸어
다른 사람들이 그 다리를 밟고 지나가며
고통을 덜 느끼게 해주어야 만 합니다. (48)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인양 내 경험과 생각에 갇혀 있던 적이 있다. ‘알에 갇혀 있기를 소망했던 시절도 있었다. 구도자의 삶에 비견할 수 없지만 그 삶을 지켜보는 것으로도 가슴이 뭉쿨해진다. 누군가의 다리가 되고자 다짐해 본다.

문제는 그 분노를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폭력에 폭력으로 갚아줄 것인가,
아니면 위축되고 고립될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그 분노를 새로운 저항을 위한
동기로 사용할 것인가?
자신의 분노를 잘 다스릴 수 있다면,
그 분노를 통해 뭔가 올바른 일을 시작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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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 그건 사랑한단 뜻이야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흔글·조성용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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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 그건 사랑한단 뜻이야, 흔글 지음, arte, 2020.


<카카오프렌즈, 그건 사랑한단 뜻이야>는 카카오프렌즈 일곱 번째 에세이이자 완결편이다. 라이언, 어피치, 튜브, 무지 앤 콘, 네오, 프로도로 이어진 시리즈는 마지막으로 모든 친구들이 등장해 대미를 장식한다.


‘SNS 감성 시인으로 알려진 시인 흔글이 전하는 카카오프렌즈 이야기는 내가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가 나를 돌봄으로써 소중한 사람들과 관계를 두텁게 하고, 행복한 오늘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외로움은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어울리는 과정에서 더 자주 마주한다. 외로움을 덜고자 사람을 찾을수록 외로움은 더욱 커져만 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결국 외로움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채울 수 없는 감정이고, 스스로 자립하고 독립해야 덜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 저자도 나를 토닥여주는 사람이 꼭 남일 필요가 없으니 스스로 토닥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토닥토닥>
우리에겐 스스로
토닥이는 시간이 필요해.
괜찮다고, 잘했다고.
토닥여주는 사람이
꼭 남일 필요는 없으니까.(31)



자립심과 자기애는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의연하게 마주하도록 해주는 것 같다. 주변에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에 따라 말도 많아진다. 좋은 말들도 많지만, 상처주는 말들도 많다. 타인의 불행으로 나의 행복을 채울 수 있다는 그릇된 믿음에 상처주는 말을 충고를 가장해 던진다. 앞에서 이야기하면 솔직한 용기에 고마워라도 할텐데, 대개는 비겁하게 뒤에서 속삭인다. 지폐가 아무리 구겨지고 짓이겨도 그 가치는 떨어지지 않듯 자신의 가치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필요해 보인다.


<시선>
누군가 비웃는다고 해서
내가 잘못된 건 아닐까 걱정하진 마.
아무 이유 없이 남을 깎아내리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많이 남아 있으니까.(151)


<직접>
전에는 그저 좋은 일만 일어나길 바랐는데
이제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좋아.
좋든 나쁘든 직접 겪어보고 부딪혀봐야
더 많은 걸 느낀다는 걸 알았거든.(182)


쓸데 없는 경험은 없다고 믿는다. 단지 모든 걸 경험할 시간이 부족할 뿐. 배워서 남주는 것이 아닌 이상 어떤 경험이든 언젠가 반드시 쓸데가 있다고 믿는다. ‘나름대로의미부여한 경험은 나의 무형자산, 암묵지가 된다고 믿는다. 결과가 좋은 경험이든 좋지 않은 경험이든.


<카카오프렌즈, 그건 사랑한단 뜻이야>를 통해 나에게 더 관심 갖고 남에게 상처주지 않고, 행복한 오늘을 만들고자 다짐해본다. 나를 토닥여주기, 남의 불행으로 나의 행복을 가늠하지 않기, 남의 행복을 깎아내리지 않기, 실패가 두려워 주저하지 않기, 나쁜 일에도 의연할 수 있는 용기 갖기와 더불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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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의 반전
직장시인 지음 / Storehouse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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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의 반전, 직장시인 지음, 스토어하우스, 2020.


<디테일의 반전> 표지부터 반전이다. 일반 책의 절반 정도 크기의 책 표지에 양복입은 남자는 한 손에 가방을 들고 급한 듯 뛰어들어오고 있다. 그런데 어깨 위 부분이 잘려 있다. ‘인쇄소 혹은 출판사의 실수인가싶었다. 안을 펼쳐보니 절반 사이즈로 제작된 게 맞다. ‘간당간당출근하는 사람이 표지 앞 전면으로 뛰어 들어오는 상황으로 이해되었다. <디테일의 반전>은 이렇게 표지의 반전으로 시작한다.


저자 직장시인은 야근과 회식에 지쳐가면서도 승진과 정년을 꿈꾸는 현실 직장인으로 인스타그램에 가족도 모르게 직장생활 현실팩폭 시를 업로드하고 있다고 한다. 시에 등장하는 직장생활에서의 상황은 모두 실화라고 한다. 꼭 직장시인만이 겪고 있는 일들이 아니라,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일들이기에 구구절절 공감된다.


업무 지시할 땐 대충 설명하고는
보고 받을 때는 세상 디테일하네.
<
디테일의 반전> (15)


일이 어렵고 힘들다고 회사에
이야기하면 더 어려워 집니다
왜 일이 어려운지 도와주지는
않고 나약한 태도를 탓합니다
<
힘들다고 말하면 안 돼요> (46)


구성원간에 신뢰 쌓기는 들판에서 네잎클로버 찾기
쌓아논 신뢰가 무너지는 건 내 앞 술잔 비워지는 속도
<
젠가처럼> (59)


아이디어 말하면 니가해봐
추가업무 생겨도 니가해봐
<
내가 능력이 좋은 건가 호구인 건가> (86)


내가 객관적 입장에서 말하는데~
내가 너를 생각해서하는 말인데~
<
객관적이지도 날 위하지도 않더라> (89)


성공을 위해 남을 깎아내리고
권력에 굽신거리고 아부하고
자기잘못을 남에게 전가하고
박쥐처럼 여기저기 옮겨붙고
남실적을 제것으로 가로채고
<
회사에 널린 또라이들, 조심하세요> (117)


내가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환경이 나를 변화하게 만든다
스스로 변화하는 것은 귀찮겠지만
억지로 변화되는 것은 고통스럽다
<
귀찮겠는가 고통스럽겠는가> (152)


인사받고 싶으면 먼저 안녕하세요
존경받고 싶으면 먼저 존중하세요
<
기다리지 말고 먼저> (162)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참자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찾자
<
참을래? 찾을래?> (171)


묵직한 돌직구 같은 상황에 은유와 대구로 음률을 맞춘 저자의 노력에서 원색적인 감정들을 절제하고, 오랜 시간 깊이 고민한 흔적들이 느껴진다. 이제 사표를 품고 출근하지 않고, <디테일의 반전>을 품고 출근해도 좋을 듯하다. 사표를 던지게 만드는 상황을 마주한다면 조용하게 자리잡고 <디테일의 반전>을 꺼내 읽는 것으로 위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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