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화 :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위하여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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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화>, 배철현 지음, 21세기북스, 2020


책을 읽을 때 낯선 단어들이 나오면 꼭 사전을 찾아본다. 문맥 상으로 뜻을 짐작해 넘어갈 수도 있지만, 뜻이 좋은 순우리말을 만날 때도 있고, 정확한 단어를 알면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낯설지 않은 익숙한 단어들은 좀체 사전을 찾아보지 않는다. 익숙한 것이 꼭 잘 아는 것은 아닌데도, 익숙하기 때문에 잘 안다고 생각해 사전을 찾지 않는다. 누군가 익숙한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물으면 그제서야 스마트폰을 열어 검색하며, 익숙하다고 아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승화>는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이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위하여’ ‘하루 10, 나를 변화시키는 짧고 깊은 생각을 담은 책이다.


유언, 공허, 고통, 양심, 전정, 내면, 의미, 걸음, 기억, 도야, 일념, 취미, 검역, 신중, 간절, 생성, 희생, 내재, 안내, 자기문화, 구별, 각성, 모험, 변모, 지고, 변화, 미지, 광휘.


익숙한 단어들임에도 정확한 뜻을 묻는다면 설명하기 쉽지 않다. 저자는 이 익숙하지만 제대로 설명하기 힘든 단어들을 화두삼아 동서고금의 언어에서 해당 단어가 생긴 어원과 파생어를 통해 뜻에 대해 깊이 사유할 수 있도록 한다.


소수 아테네인들은 민주주의가 정착하고 왕정 독재로 회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숙고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숙고란 아테네 도시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타인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하는 배려다.(52)


전정(剪定)’() 미리() 자신만의 무기()를 들고 쓸데없는 가지를 치는 용기다.
전정의 지혜는 내가 정한 구별된 장소(갓머리)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행위를 하나의 원칙(
)으로 그치는() 안목이다.(67~68)


아가토스(agathos)’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훌륭한 가치를 표현한 단어다.
아가토스의 의미는 성품이 훌륭한/유익한/탁월한/정직한/행복한등이다.(
)
특히 <창세기> 1장에서 신은 우주를 보기에 좋았다라고 말할 때마다
아가토스를 사용했다.(75)


고독은 혼자 있기를 심심해하는 외로움과는 다르다.
외로움은 불안이며 두려움이지만
고독은 고요이며 온전함이다.(137)


누가 나에게 당신은 누구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나는 내가 자주하는 그것, 취미라고 서슴지 않고 대답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강요도, 방해도 받지 않고
나 스스로 선택한 그 일이 나를 정의하기 때문이다.(143)


디오니시우스 2세는 최고 권력의 영광만 알고 그 책임을 모르는
다모클레스에게 자신과 신분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
디오니시우스는 왕좌 위에 말꼬리의 털 한 가닥으로 연결한
커다란 칼을 매달아놓는다.
왕의 삶은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수많은 정적들의 암살을 걱정하며
하루도 편하게 쉴 수 없기 때문이다.(246)


최근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결국 인생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일상에서 지금, 여기, 오늘의 행복을 화두삼아 과거의 불행과 불운에 얽매이지 않고, 오지도 않은 미래의 행복만을 바라지 않기로 했다.


저자는 행복이란 자신에게 허락된 무의미한 시간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놀이다라고 정의했다. 아차 싶었다. ‘아하의 순간이라고 해야 하나. 행복은 거창한 것도, 유의미한 순간들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일상의 무의미한 시간일지라도 놀이와 같이 찾으려는 마음라면 늘 행복 어디에나 있음을 깨달았다. 행복도 내 내면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행복이란
자신에게 허락된
무의미한 시간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놀이다.
(64
)


당신의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십시오.
당신은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 마음속에 존재하는 수천의 지역들을.
그것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 안으로 여행해보십시오.
그리고 마음이라는 우주 지형의 전문가가 되십시오.
-
윌리엄 해빙턴 <나의 명예로운 친구, Ed. P 경에게>(254)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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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솜숨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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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솜숨씀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020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솔직한 척 무례한’ ‘꼰대와도 같은 사람들에게 보내는 똥침한 방처럼 통쾌하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일상에서 마주한 솔직한 척 무례한사람들과 그들이 만든 상황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이다.


 

물론 읽는 내내 통쾌했던 것만은 아니다. ‘솔직한 척 무례한’ ‘무뢰배에 내 모습이 있는 것은 아닐까 뜨끔했다. 나 역시 개인보다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조직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이 사회 생활이라 여겼기에 15년이 넘는 직장생활에서 솔직함의 탈을 쓰고 상대에게 비수를 꽂지 않았다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좋은 말로 에둘러 표현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도 두 배로 든다.
돌려 말하면 상대방이 못 알아듣는다.
변화가 일어나기는커녕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 꼴이다.
특권 사다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사람은
좋은 말을 들을 권리뿐만 아니라
불편하고 부당하다고 내는 소리를 들어야 할 의무도 있다.(55)


 

악의를 품은 말은 힘이 세다.
다른 사람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는
그만두는 편이 낫다.
기본값이 늘 자신에게 있는 사람은
주변 사람이 베푸는 배려나 호의를 갉아먹으며
세상의 중심은 나같은 자의식 과잉이라는 괴물을 키운다.(74)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에 대한 저자 개인의 이야기이지만,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상처를 받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로 읽히기도 하고,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읽히기도 한다.


 

개인의 노력이 삶의 질과 생활수준을 결정한다고 말하며
실패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려는 사회가 잘못되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내가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며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상처 준 사람 말고 상처받은 사람을 탓한다.(38)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생활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해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거나 자존감을 깎아내리지 않는 것.
더 노력하지 않은 과거의 나를 탓하지 않고,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며 현재의 나를 원망하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언제나 최선의 선택을 한 결과다.(52)


 

어떤 조직이든 반드시 또라이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본인이 속한 조직에 또라이가 없다면? 본인이 또라이라고 한다. 우리 조직에는 솔직한 척 무례한사람이 없거나, ‘꼰대가 없다고 생각된다면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을 통해 본인이 무뢰배’, ‘꼰대가 아닌지 체크해볼 수 있다.


 

저자는 힘든 직장생활의 푸념만을 늘어놓지 않는다.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일을 오래하기 위한 다짐은 물론 자신의 기준으로 잘 살아가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일상을 잘 살아가는’ ‘...’의 에세이이기도 하다.


 

Next is never.
일하면서 가끔씩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의지가 꺾일 때 이말을 종종 떠올린다.
오래오래 좋아하고 싶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오래오래 해먹어야겠다고
다시금 의지를 다잡는다.
내 인생의 홈런은 롱런이다.(124~125)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솔직한 척 무례한사람들로부터 상처받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작은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지만,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 삶을 통해 일상의 행복이 깃들기 기원해 본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는 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해.
근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야.”(231)



* 해당 도서는 웅진북적북적 서포터즈로 리뷰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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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실의 우리집 요리 백과 - 행복한 우리 가족 밥상 레시피 330
문성실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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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실의 우리집 요리 백과>, 문성실 지음, 상상출판, 2020


 


수록된 레시피는 330가지로 방대하다.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 밥, , , , 찌개, 반찬, 간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리를 집에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 백과이다.저자는 전업주부로 살면서 무료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4년간 블로그를 운영하며 쌓아온레시피를 모아 출간했다고 한다.


 

보통 요리를 위해 재료를 사면 다 넣기 애매할 만큼 재료들이 남는다. 조금씩 남은 재료들로 어떤 요리를 할지 늘 고민인데, 하나의 주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레시피가 있어 큰 고민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결혼하고 처음 샀던 두꺼운 요리책은
그 뒤로도 10년 넘게 요리할 때마다 참고했던 책으로 남았어요.
언젠가 제 지인의 집에 갔더니, 제가 썼던 다섯 번째 책인
<
문성실의 냉장고 요리>가 주방의 온갖 양념과 손때로 정말 퉁퉁 불어 있더군요.
너덜너덜 볼품없어졌지만, 그 책을 보는 저는 흐뭇함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저 문성실과 주방에서 늘 함께 동고동락한 기분까지 들어서요.
(
저자 서문)


 

* 해당 도서는 상상출판사로부터 리뷰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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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티처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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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티처>, 서수진 지음, 한겨레출판, 2020


2015년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일반계 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에서 노동 관련 내용의 비중은 2%’라고 한다.(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687559.html)

2018년 경향신문에 [교육에노동은 없다]“알바의 권리, 학교에선 왜 가르쳐주지 않죠?”라는 기사 실린 것으로 봐서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 같다.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2041831001)


학교를 졸업해 사회에 나오면 절대 다수는 노동자로 살아감에도 대한민국의 학교에서는 노동자의 권리를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 3권임에도 학교에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다.


우리 사회도 노동자에게도 주인 의식과 경영자 마인드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는 강조하지 않는다. 경제위기 극복과 선진국 진입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노동시장 유연화는 경제위기 극복과 선진국 진입의 목표는 이루는데 기여했지만, 양극단으로 계층화된 불안한 노동시장을 만들며, 선진국에 사는 노동자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코리안 티처>는 선진국 노동시스템이라는 노동 시장 유연화가 노동자에게 얼마나 약탈적이고 비인간적인 제도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계층화하고 학력의 높고 낮음을 떠나, 비정규직은 불안한 일상과 함께 영혼마저 갈아 넣는노동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노동자로서의 개인이 고용 관계에서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일깨워 준다.


선이는 그 순간 새로 시작한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월급을 떼먹는 악덕 사장에게 따질 수 있도록 한국어를 익혀야 한다.
비인간적인 욕설을 할 때 알아챌 수 있도록,
불법적인 시급을 줄 때 항의할 수 있도록,
아니, 처음부터 그런 곳에서 일하지 않을 수 있도록.(45)


우리는 정이야. 학생이 갑이고, 당신(원장)이 을이고,
바로 옆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책임 강사들이 병이고,
나와 같은 평강사들은 정이야.
그러니까 당신이 강편으로 우리를 자르겠다고 위협하면서도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거고,
여기 있는 강사들은 위협당하면 위협당하는 대로
당신 비위에 맞춰 멍청한 이야기만 하고 있는 거야.
나 역시 마찬가지고.(121)


왜 우리가 마음 졸여야 하는 걸까.
우리는 월급을 떼먹혔을 뿐인데,
일을 하고도 돈을 받지 못했을뿐인데.
도대체 왜, 내가 일한 돈을 달라고 하는 게 협박이 되지 않을지,
내가 일한 돈을 못 받았다고 말하는 게
명예훼손이 되지 않을지 전전긍긍해야 하는 걸까.(236)


법언 중에 법은 권리위에 잠자는 자를 구제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권리는 누군가가 대신 챙겨주지 않으니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법에 명시된 권리를 모른다면 정당한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없다.


<코리안 티처> 속 한희의 남편은 체불된 임금을 돌려받고자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고 근로감독관은 일부는 소액체당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차용증으로 대신하자며 마치 이들을 위하는 것처럼 구슬려 제안한다. 하지만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일부는 소액체당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소송을 통해 1순위로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근로감독관이 소송을 하면 1순위로 변제 받고, 차용증을 쓰면 후순위로 밀려 돌려받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몰랐을까? 한희와 한희 남편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목격하면서 법을 모른다는 것이 결코 자랑이 아님을 깨닫는다.


체불임금등사업주확인서를 확인하고는 왜 고소 취하를 했냐고()
진정 취소하지 않아도 소액체당금은 받을 수 있는데…….
700
만원에 대한 판결문을 받은 후에
소액체당금 400만 원 받고, 나머지 300만 원은 체불 임금으로
민사소송하면 1순위로 돈을 받을 수 있거든요.
차용증 쓰면 순위에서 한참 밀리죠.(
)
완전 엉터리로 안내를 했네.”
(251~252
)


<코리안 티처>는 노동자의 정당한 대가인 임금을 체불당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교과서이기도 하다.


노동 현실에 대한 무거운 이야기를 했지만, <코리안 티처>의 무대가 한국어학당인 만큼 한국어에 대한 이야기도 여럿 등장한다. 한국어 문법에 결과를 나타내는 문법보다 이유를 나타내는 문법이 현저히 많다는 것과 한국어에는 미래 시제가 없다는 점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에는 왜 이유 문법이 많을까? ()
결과 표현은 ‘-()ㄴ 결과’, ‘-()ㄴ 끝에’, ‘-()ㄴ 나머지정도로
적은 걸 보면 정작 결과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
이미 벌어진 일에는 순응하면서도,
그 일의 이유는 끝까지 파고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언어.(173)


한국어에는 미래시제가 없다’()
한국어의 미래는 시간을 말하고 있지 않다.
미래는 한없이 개인적인 의지에 기생해 존재하고,
언제나 틀릴 가능성을 포함한 추측 속에서 떠돈다.(219~220)


한국어 문법은 때로 예정된 미래, 혹은 확실한 미래를 현재형으로 표현한다.
너무나 확실하기에 현재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선명한 미래라고 해도,
절대로 바뀔 리 없는 예정이라고 해도, 이 역시 부서져버릴 수 있다.(
)
결국 언어가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과거뿐이다.(220~221)


한희에게 필요한 미래시제는 우리 모두에게도 필요하다. 모두가 온전한 미래를 가진 세상을 꿈꿔본다.


한희에게는 미래시제가 필요했다.
온전한 미래가 필요했다.
의지에도, 추측에도 기대지 않는
하나의 완전한 사실로 존재하는 미래가 필요해졌다.
(223
)


* 해당 도서는 리뷰 작성을 위해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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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찰여행 - 인생에 쉼표가 필요하다면 산사로 가라
유철상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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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찰여행>, 유철상 지음, 상상출판, 2020


 

여행을 가면 주요 관광지와 함께 주변의 성당과 사찰을 애써 찾아간다. 성당과 사찰 마다 고유의 역사가 깃든 이야기가 있어 이를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고,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게 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움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공감한다. 어두운 밤하늘에 쏟아질 듯 가득 메운 별들도 별자리를 모르면 그저 많은 별들일 뿐이다. 별자리를 알면 없던 선들이 이어지고, 별자리에 담긴 이야기들이 연상된다.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여행지에 대해 모르면 그저 아름답거나 아름답지 않은 풍경일 뿐이다. 여행지에 대해 알면 무심히 지나칠 사소한 것들이 사소하지 않게 된다.


<아름다운 사찰여행>은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의 사찰 52곳을 소개하고 있다.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등 산속에 위치한 산사는 물론 길상사, 봉은사 등 도심에 위치한 사찰도 소개하고 있다. 사찰의 역사나 가람 배치 등 사찰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각 사찰에서 진행하고 있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사찰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주변 관광지와 숙박과 식당 정보 등도 있어, 여행 일정을 잡는데 유용하다.




통도사는 해인사, 송광사와 함께 한국의 3보 사찰 중 하나이다.
불교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보물 세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부처님, 다음은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법,
이 불법을 배우고 따르는 스님을 일컬어 3보라고 한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불보사찰이라 하고,
해인사는 부처님의 법을 새긴 대장경 경판을 모시고 있으므로 법보사찰이라 하고,
송광사는 예부터 지눌국사 등 고승대덕을 배출했다 하여 승보사찰이라 부른다.(28)


해인사라는 이름은 이(화엄경) 경전의 해인삼매라는 구절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해인삼매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한없이 깊고 넓은 큰 바다에 비유하여,
거친 파도 곧 중생의 번뇌 망상이 멈출 때
비로소 참된 모습이 그대로 물속에 비치는 경지를 말한 것이다.(89)


조계산 기슭에 자리 잡은 송광사는 승풍을 간직한 승보사찰로,
보조국사 지눌이 절 입구에 지팡이를 꽂은 12백 년 동안
한 번도 그 위엄을 잃은 적이 없는 대찰이다.(96)


침묵은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말하고 싶을 때 길상사를 찾으면
침묵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전달되는 말고 생각이
얼마나 크게 증폭되는지를 느낄 수 있다.(208)


올바른 웰빙을 위해서는 오감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습관을 고치고
임종의 순간, 자신에게 도움이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214)


작년 여름 강화도 여행 중에 방문한 전등사에서 대웅전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나녀상을 보고, 엄숙한 절에도 이런 익살과 해악이 담겨 있을 수 있고, 종료라는 것이 꼭 엄숙한 것만은 아니라 느꼈었다. “나녀상이 신기해 대웅전을 수십 번 돌며 올려다 보았는데 사진으로 책으로 이야기를 만나니 다시금 그때의 생각이 떠올랐다.


사찰을 창건할 때 공사를 맡았던 도편수는 아랫마을 주모와 정을 나누었다.
불사가 끝나면 부부의 연을 맺기로 약속한 도편수는 불사에만 전념하였는데
완공을 얼마 앞둔 어느 날 그 여인은 도편수를 기다리지 못하고
돈을 모두 챙겨 다른 남자와 도망을 가고 말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도편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네 개의 나녀상을 깎아 대웅전의 귀공포마다 하나씩 달아 놓았다.
속세에서 지은 죄를 뉘우치고 무거운 처마를 평생 받들며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개과천선하라는 Et이 담겨 있다고 한다.(288~289)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인지라, 코로나19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래서 나가는 것에 대한 생각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아름다운 사찰여행>은 어서 사찰로 나오라고 손짓하는 듯 하다.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며 빽빽한 사찰여행스케쥴을 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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