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스타
가쓰라 노조미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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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인공 노무라 사토시는 상급 공무원 시험을 패스한 후 Y현 산업진흥과에 발령 받아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인물이다. 주특기는 권력 지형 파악 및 줄서기, 훗날 책임질 일이 발생치 않도록 서류 꾸미기 등이다. 최근에는 Y현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직원인사교류' 대상자로 발탁되어 1년간 민간 사업체에서 시간만 때우다 오면 진급도 약속되어 있다.

사토시가 배정받은 곳은 중간 규모의 슈퍼마켓. 동네 슈퍼 보다는 크고 백화점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하여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보리라던 처음 작정과 달리, 슈퍼마켓에서 사토시에게 주어진 일은 그야말로 팔리지 않는 상품들 앞에서 자리 보전이나 하는 역할이다. 점장과 부점장은 매사 의욕 부족, 동료 사원들은 근무 시간 중 홀연히 사라진다. 게다가 그 슈퍼의 실세는 어처구니 없게도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니노미야라는 귀염성 없는 중년 여성이다.

함께 민간에 배치 받았던 현청 동료들이 민간의 접객 태도에 진저리를 내고 현청으로 복귀하는 동안 사토시는 슈퍼마켓의 비능률적인 시스템을 바꿔보려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기존해 해왔던 방식만큼도 따라가지 못하는 사태에 사토시는 당황한다. 그리고 자신이 시스템만 바꾸려 했지 '사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게다가 슈퍼마켓에서 시간만 보내며 빈둥댔다고 생각했던 동료들도 저마다의 고민으로 슈퍼마켓을 위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원제는 <현청의 별>로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 오다 유지와 시바사키 코우가 주연으로 영화화 되기도 하였다. 시스템과 구조를 바꾸면 조직을 체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열심히 뛰는 사토시가 그 안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 들과 부딛혀 가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아들과의 대화가 매사 어긋나는 니노미야가 자신의 진심을 표현하기 위해 내면을 응시하는 모습도 흥미롭다.

 

 

http://blog.naver.com/rainsky94/220174627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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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의 바다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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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여 오라>는 고킨와카슈(古今和歌集)에 나온 노래를 모티프로 하여 죽음과 이에 대한 대자뷰를 환상적으로 매치시킨 작품이다. 소개된 노래는 다음과 같다.

 

올해 처음 봄을 알게 될 벚꽃

지는 것은 배우지 않기를

...

봄마다 꽃은 피지만

만남은 목숨이 있어야

...

봄이 오늘뿐이라 생각하지 않으면

꽃그늘을 뜨기도 쉬우련만

 

<작은 갈색 병>, <국경의 남쪽>은 호러 소설로 타인의 피를 보물처럼 수집하는 전직 간호사 출신의 직장여성과 손님에게 비소를 조금씩 먹여 죽이는 한편 언젠가는 국경의 남쪽으로 떠나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카페 여급의 이야기이다. 호러지만 별다른 공포는 느껴지지 않는다.

 

<이사오 오설리번을 찾아서>는 SF 소설로 작가의 다른 소설에서도 언급이 된다. 대작 SF 소설의 첫머리로 쓰여졌다고 하나 아직까지 그 소설은 씌여지지 않았고, 자체적인 완성도도 그다지 높지 않다.

 

<수련>과 <피크닉 준비>는 그야말로 요령부득의 작품이다. <수련>은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에 등장하는 미즈노 리세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고, <피크닉 준비>는 <밤의 피크닉>의 하루 전 이야기이다. <도서실의 바다> 역시 이런 작품 중 하나인데 <여섯 번째 사요코>에서 파생된 이야기로 이 작품만으로는 무슨 내용인지 짐작하기가 어렵다.

 

<어느 영화의 기억>은 호러미스터리물이다. 우연히 영화를 보고 작은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생각이 난 주인공이 과거 기억을 더듬다 보니 작은아버지와 어머니가 공모해 작은어머니를 죽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오디세이아>는 자체적으로 완결적인 이야기이다.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움직이는 도시에 관한 이야기이다.

 

<도서실의 바다>는 1995년에서 2001년 사이에 씌여진 단편을 묶어 놓은 책으로 SF, 미스터리, 호러 등 다양한 장르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온다 리쿠의 마니아라면 꽤나 매력적인 작품집이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에게는 지그소 퍼즐의 한 조각만을 손에 들고 '이게 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의아해 할 작품들이 많다.

자신의 작품들 사이에 연관을 만들고, 에피소드를 추가하고, 이야기를 확장시켜나가는 온다 리쿠의 소설에 흥미를 갖는 독자라면 모르지만 일반 독자에게는 난해한 수수께끼 같은 작품 모음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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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1
김은국 지음, 도정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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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평양에서 기독교 목사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자행된다. 열네 명의 목사가 공산군 비밀경찰에게 끌려갔고, 그 중 두 명만이 살아 남았다. 그나마 한 명의 목사는 정신에 이상이 생겼다.

1950년 11월, 평양을 수복한 후 육본 정보처 장대령은 이 집단 처형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장대령은 열 두명의 목사가 살해당한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했고, 변수를 최소화 하고 싶었다. 장대령에게 변수는 신목사였다. 그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진실이 무엇인지에 따라 정치 선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대령이 원하는 최상의 그림은 열두 명의 목사가 공산군에게 의연히 맞선 순교자가 되는 그림이었다.

장대령은 이대위를 시켜 살아남은 신목사와 미쳐버린 한목사가 공산군에게 부역하고 목숨을 구걸한 것은 아닌지, 열두 명의 최후가 어떠했는지 조사하게 한다.

하지만 신목사는 처형 당시의 일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증언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살아남은 것은 신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애매한 증언을 할 뿐 그 외의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장대령은 이대위에게 그들이 부역한 정황이 있는지 매우 다그쳤지만, 이대위는 어쩐지 신목사가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진실을 감추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던 중, 이대위의 친구이자 중앙 교회 목사의 아들인 김대위가 평양으로 온다. 김대위는 어렸을 적 아버지의 광신적인 태도 때문에 불화하다 의절까지 했었다. 이제 그가 궁금해하는 것은 자신의 아버지가 과연 죽음 앞에서도 과거의 태도를 고수하다 사망했는가였다. 만일 그러한 광신적인 태도를 견지하다 사망했다면 아버지가 죽었을지라도 화해는 불가능할 것이었다.

진실을 둘러싸고 신목사의 침묵은 이어지고, 장대령은 어느 순간 신목사의 부역 행위에는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사실 장대령은 죽은 열두 명의 목사가 순교자로 추앙 받기만 하면 정치적인 선전 활동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가 우려한 것은 신목사가 열두 명의 목사가 순교자가 되지 못하는 증언을 할까 우려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한자락 진실이 밝혀진다. 열두 명의 목사는 의연하게 사망하지도 않았고, 서로 밀고했으며, 박대위의 아버지는 끝내 공산군에게 협조를 거부하긴 했지만 자신의 신에 대해서도 절망하여 기도를 올리지 않은 채 사망했다. 정작 최후까지 저항했던 것은 신목사였다.

신목사는 침묵으로 그들을 보호했으나 어느 순간 입을 연다. 모두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긴장한다. 뜻밖에도 그는 죽은 열두 명의 목사가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했고, 자신이 비겁했었노라고 말한다. 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발언이었다.

 

열두 명의 목사가 처형 당했다. 그들은 공포에 질렸고, 서로를 배신했으며, 자신의 신을 저버렸다. 그 와중에 한 명의 목사가 미쳤고, 의연하게 버티어 살아남은 목사는 진실의 수호자가 된다.

 

진실은 하나이지만, 장대령과 이대위, 신목사, 고군목, 박대위는 각기 다른 진실을 요구한다. 아니,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 자신들의 욕망이 투영된 '증거'로 진실을 재구성하고자 한다. 신목사는 끝내 진실을 은폐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나는 인간이 희망을 잃을 때 어떻게 동물이 되는지, 약속을 잃었을 때 어떻게 야만이 되는지를 거기서 보았소......희망 없이는, 그리고 정의에 대한 약속 없이는 인간은 고난을 이겨내지 못합니다. 그 희망과 약속을 이 세상에서 찾을 수 없다면(하긴 이게 사실이지만) 다른 데서라도 찾아야 합니다.

 

신목사는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희망이라고 말한다. 그 희망이 없어 인간이 야만이 된다면, 진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고 묻는 것이다.

 

1932년 함흥의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김은국은 1947년 공산주의 정권을 피해 남한으로 내려와 목포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1950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한다. 그러나 곧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해병대에 입대하여 참전한 후, 미군 사령관 아서 G.트루도 소장의 주선으로 미국으로 건너간다.

1964년 발표된 <순교자 The Martyred>는 김은국의 처녀작으로 언론과 문단의 호평을 받았고 20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1965년 유현목 감독이 영화화하였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다수의 한국소설을 영어로 번역하여 미국에 소개하였고, 다큐멘터리 작업에도 참가한다. 한국계 작가로는 처음으로 1967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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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부 - 보급판
마리오 푸조 지음, 하정희 옮김 / 늘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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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클레리쿠지오파는 산타디오파와의 대전쟁을 승리로 마무리하고 군소 마피아 조직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오른다. 대부 돈 클레리쿠지오는 비합법적인 마피아 사업을 정리하고 합법적인 세계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첫째 아들 지오르지오는 월스트리트를, 둘째인 뻬띠에는 건설 회사를, 막내인 빈센트는 식당 체인점을 운영하게 될 것이었고 조카 조셉 피피 데 레나는 라스베가스의 호텔을 맡아 운영하게 될 것이었다. 말썽 많은 마약 사업은 다른 마피아 조직과 콜롬비아 조직이 관리해도 무방했다. 왜냐면 마약 사업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통해서만 권역을 지킬 수 있었고, 정부의 견제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마약 사업을 관리하던 오랜 친구 데이비드 레드켈로우는 이탈리아로 건너가 은행 사업에 뛰어들도록 조치했다.

대부의 최종 목표는 도박의 합법화였다. 라스베가스 뿐만 아니라 전 미국에서 도박이 합법화 된다면 클레리쿠지오파가 그 모든 사업을 관장하며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일 예정이었다.

클레리쿠지오에게는 딸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로즈 마리의 남편은 산타디오파와의 전쟁에서 사망했고, 그 사건으로 정신이 이상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레리쿠지오는 로즈 마리의 아들인 손자 단테를 끔찍히 아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1990년이 되고, 돈 클레리쿠지오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세 아들 모두가 합법적인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조직의 브롤레오네(해결사)인 피피 역시 때때로 손에 피를 묻히긴 했지만 아들인 크로스가 라스베가스의 제너두 호텔의 주식을 51% 물려받게 되어 불만이 없었다. 제너두 호텔의 원 소유주는 산타디오파와 관계 하던 그론벨트라는 노련한 호텔 경영인이었는데 전쟁 이후 클레리쿠지오파에 충성을 맹세했고, 피피가 서부지역으로 온 이후 그의 아들인 크로스와 친해져 자신의 모든 지분을 크로스에게 유산으로 남긴 것이다. 크로스는 그론벨트의 가르침을 충실히 지키며 호텔을 운영한다.

피피는 훌쩍 자란 크로스가 이제 클레리쿠지오가의 인정을 받을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여 크로스를 테스트한다. 크로스는 별다른 감정 없이 묵묵히 조직의 장애물을 제거했고, 클레리쿠지오가 사람들은 크로스가 아버지 피피를 닮아 타고난 해결사의 피를 물려받았다고 생각했다.

한편, 지오르지오의 뒤를 이어 조직을 맡을 단테는 할아버지인 돈 클레리쿠지오의 바램과 달리 거칠게 성장한다. 15세때 성장을 멈춰 매우 키가 작은 단테는 합법적인 사업에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어렸을 적부터 폭행과 강간을 일삼았으며 급기야 학교도 그만두고 만다. 단테는 과거 산타디오파가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다 쇠망하고 만 것에서 교훈을 얻기는 커녕 그들의 힘이 약했기 때문에 역사 뒤편으로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또한, 크로스에게 엄청난 질투심을 느꼈다.

 

정부와 관련된 사람에게는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겠다는 마피아 단원 사이의 맹약을 오메르타라고 한다. 클레리쿠지오가의 핵심 인물인 비르지니오 발라죠가 이 오메르타를 어긴 사건이 일어난다. 대부는 피피와 크로스가 그를 제거해주길 원하는데 크로스는 어렸을 적부터 자신과 친했던 아저씨를 제거하는데 거부감을 느껴 임무에서 빼달라고 요청한다. 이 일로 대부는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의심받게 된다. 크로스의 빈 자리를 단테가 맡게 되고 비르지니오 발라죠는 제거된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단테가 비르지니오 발라죠를 한껏 농락하고 난도질하며 고통을 준 끝에 제거한 것이다. 이것은 이탈리아 마피아의 방식이 아니었고, 조직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행위였다. 피피는 대부에게 단테에 관해 '입에서 피비린내가 난다'고 보고한다. 그것은 쓸데없이 잔인하다고 비난하는 표현이었다.

 

크로스는 라스베가스의 호텔 사업을 잘 꾸려나가고 있었는데 그의 인생에 큰 전화점이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아테나 아퀴탠과의 만남이다. 이 여배우는 순식간에 크로스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렸고, 크로스는 자신의 멘토인 그론벨트가 당부한 모든 원칙을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아테나 아퀴탠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녀는 과거 철부지 시절에 보즈 스카넷이라는 좋은 집안의 남자와 결혼을 하여 아이를 하나 두었는데 보즈 스카넷의 자격지심이 그를 거칠게 만들었고 폭행이 시작된다. 아테나는 아이를 데리고 그를 떠났고, 얼마간 시간히 흐른 뒤 아이 없는 홀몸으로 영화판에 나타나서 작은 배역부터 시작해 비중 있는 역할까지 연기하며 인기를 얻는다. 그 즈음 보즈 스카넷이 다시 나타나 그녀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얼굴에 황산을 들이붓겠다며 위협했고 아이에 관해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보즈 스카넷은 경찰도, 경호회사 직원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테나는 결국 대작 영화를 포기하고 은퇴를 결심하고 있었다.

크로스는 보즈 스카넷을 치밀한 계획을 세워 자살한 것으로 꾸민다. 하지만 돈 클레리쿠지오는 크로스가 한 일의 전모를 모두 알고 있었다. 처벌을 각오한 크로스는 헐리우드 사업으로 진출하려는 합법적인 계획의 일환이었고, 사후에 대부에게 보고한 후 수익을 나누려 했다고 솔직히 말한다. 대부는 뜻밖에도 크로스를 용서하며 과거 이탈리아로 은행 사업을 위해 떠나 보냈던 데이비드 레드켈로우를 불러들여 헐리우드에서 가장 큰 영화사를 매입하기까지 한다.

 

크로스와 아테나의 관계가 점차 가까워지지만 그들 사이에는 문제가 있었다. 크로스는 아테나가 아이를 죽였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에 괴로워했고, 아테나는 크로스가 보즈 스카넷을 살해한 마피아일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불안했다. 하지만 아이는 자폐증 때문에 병원에 맡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크로스가 한 행동도 이해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런 좋은 일은 오래 가지 못한다. 크로스의 아버지 피피가 살해당한 것이다.

타고난 해결사인 피피가 살해당한 사실을 납득하지 못한 크로스는 끈질기게 사건을 파헤치다 과거 대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단테는 산타디오파의 장남과 로즈 마리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였다. 산타디오파와의 대전쟁을 지휘한 피피는 로즈 마리의 결혼식장에서 산타디오파 조직원을 무참히 학살했고 그 사건으로 로즈 마리는 미치고 만다. 나중에 사실을 알게된 단테는 피피에 대한 증오를 키워오다가 그를 살해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는 모든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단테를 옹호했다. 크로스가 만약 단테를 죽인다면 대부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이 될 것이다. 단테를 죽이는 일은 속칭 영성체(시체가 나타나지 않는 것)가 될 것이었다.

 

크로스는 단테를 살해한 후 대부에게 용서를 빌지만 대부는 크로스를 조직으로부터 추방한다. 크로스는 모든 사업을 놓아둔 채 프랑스에서 아테나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대부가 모든 사업을 합법화하기 위한 계획에서 마지막 걸림돌은 단테의 존재였다. 대부는 세심한 계획으로 크로스가 단테를 살해하도록 조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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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푸조의 <대부> 3부작 중 1부는 코를레오네 조직의 이야기이고, 2부는 클레리쿠지오 조직 이야기인데 두 작품의 연관성은 없다. 코폴라 감독의 영화는 소설 1부를 영화화 한 후 인기를 얻자 프리퀼 형식으로 2편을 제작한 것이고 소설 2부는 영화로 제작되지는 않았다. 

1부가 발표된지 27년만에 발표된 <마지막 대부>는 시대 흐름을 반영해 마피아 조직의 합법화 과정과 헐리우드의 추악한 사업 양태를 폭로하고 있는데, '순수익의 10%를 받는다는 계약은 곧 아무런 돈도 주지 않겠다는 계약' 이라든가 소설가를 어떻게 영화판에서 이용한 후 버리는지, 영화제작자들과 배우들의 관계가 어떠한지 등을 매우 자세히 묘파하고 있다. 3부작 소설의 마지막 편은 <오메르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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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의 심장 - 완전범죄 살인릴레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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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술에 취해 자신을 때린 아버지와 집을 나간 어머니 밑에서 성장한 다쿠야는 지긋지긋한 집안을 벗어나는 길은 성공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도움을 일체 거부한 채 대학을 고학으로 졸업한 다쿠야는 대기업  MM중공에 로봇 개발자로 취직한 후 승승장구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에는 드디어 자신의 운명을 가로막는 마지막 장애물이 제거되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MM중공의 실세 니시나 전무였는데 다쿠야는 그 끈을 꼭 잡고 싶었기에 전무의 비서 야스코를 꼬드겨 정보를 빼내기 시작한다. 야스코를 통해 고급 정보들을 입수한 다쿠야는 니시나 전무의 막내딸 호시코에게 접근하여 니시나가의 사위가 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데, 야스코가 임신을 했다면서 다쿠야를 조여오기 시작한 것이다. 야스코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다쿠야의 아이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었지만 큰 문제가 될 것은 분명해 보였다.

그 즈음 니시나가의 장남 나오키가 긴히 할 말이 있다면서 다쿠야를 부른다. 나오키의 사무실에는 같은 회사 동료 하시모토도 불려와 있었다. 나오키는 야스코의 뱃 속에 있는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는 모르지만 그 자리에 있는 세 명이 야스코와 관계를 가진 남자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스코가 죽어주지 않으면 셋 모두 파멸에 이를 것이라면서 기발한 살인 계획을 제안한다. 바로 릴레이 살인.

나오키의 계획은 특정 지점에서 야스코를 살해한 후 시체를 셋이서 릴레이로 운반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범인이 세 명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할 것이므로 셋 모두에게 불완전하나마 알리바이를 만들 수가 있을 것이고 완전범죄가 되리라는 것이었다.

트럼프 카드를 뽑아 살해는 나오키, 중간 운반은 다쿠야, 마지막 운반과 시체 처리는 하시모토가 맡기로 한다. 그리고 시체 운반의 날, 다쿠야는 약속된 장소에 세워진 시체가 실린 원박스밴을 운전해 하시모토에게 인계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진다. 실려있는 시체가 야스코가 아니라 살해를 담당했던 나오키였던 것이다.

경찰 조사가 시작된 후 하시모토가 누군가가 배달한 만년필에 잉크를 채우다가 사망하고 만다. 만년필 잉크 통에 청산가리가 들어 있어 기화되며 흡입한 것이다.

 

1989년에 발표된 초기작으로 도서형 추리소설(트릭을 독자에게 미리 알려주고 사건 해결 과정을 그리는 소설)의 백미로 꼽힌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알려진 트릭 외에 숨겨진 범인을 상정하여 두 가지 사건 모두가 해결되는 과정을 장인의 솜씨로 구성했는데, 살인을 계획한 A, B, C 외에 D라는 미지의 존재가 사건의 범인이다.

그 과정에서 로봇에 의해 인간이 살해당하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상황을 설정하는데 작가가 오사카 부립 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소설을 틈틈히 썼던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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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는 고로라는 로봇 조작자에게 살해 당한다.

나오키는 카드 트릭으로 자신이 살해 역할을 맡도록 조작한 후 고로의 약점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하여 고로가 자신을 대신해 야스코를 살해하도록 사주한다. 고로의 약점은 로봇을 이용해 동료를 살해한 것이었다. 고향에서 나고 자란 유미에가 자신 대신 동료를 선택하자 노동으로부터 소외되고 연인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감정이 복합 작용하여 로봇을 이용해 동료를 살해한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이를 알게된 나오키는 고로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살인을 사주했다가 도리어 고로에게 살해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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