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행방 (20만부 기념 개정증보판) 설산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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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행방>은 설산 시리즈 중 한 작품으로 스키장을 배경으로 좌충우돌 연애 사건들이 얽히는 작품이다. 살인도(눈보라 체이스), 협박도(백은의 잭) 나오지 않는다.


<곤돌라>는 바람둥이 고타가 백화점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는 모모미를 꼬셔 사토자와 온천 스키장 곤돌라를 탔다가 동거중인 미유키를 만나는 내용이다. 핼멧과 고글, 페이스마스크 때문에 당장 정체가 들통나지는 않았지만 하늘 위에 떠있는 그 한정된 시간 동안의 긴장이 사뭇 우습다. 곤돌라에서 내릴 때 미유키가 알아본 것은 고타가 아니라 모모미. 둘은 고등학교 동창이었고, 미유키가 모모미에게 사귀는 남자친구 사진을 보여줌으로서 고타의 연극은 막을 내린다.


이어지는 이야기들도 호텔이나 백화점에서 일하는 젊은 세대를 등장시켜 가벼운 필치로 겨울 풍광에 녹여낸다. 


<리프트>에서는 바람둥이 미즈키가 마호에게 집적대나 알고보니 마호는 쓰키무라와 깊은 관계여서 물을 먹는다. 

<프로포즈 대작전>은 매사 한 템포 늦는 히다가 미유키에게 고백하려 하나 고타가 머리를 박박 밀고 스키장에 나나 도게자를 하여 미유키가 용서를 받아준다는 내용이다. 히다는 닭 좇던 개가 된다. 

<겔팅>은 스키장에서 이뤄지는 소개팅인데, 여기서는 모모미가 다시 등장한다. 모모미에게 프로포즈한 히다는 스키장에서는 딱지를 맞지만, 호텔에서 본 히다의 모습은 모모미에게 이상하게도 멋지게 보인다. 

<스키가족>은 마호의 고집불통 아버지가 나온다. 마호의 아버지는 스노보더를 혐오하는 스키어인데 스키장 패트롤 대원 네즈의 중재로 인식을 바꾸게 된다. 

<프로포즈 대작전 리벤지>는 동료들의 계략으로 바람둥이 미즈키가 아키나에게 안착하게 된다는 내용이고, 

<위기일발>에서는 또 다시 바람이 난 고타가 야요이와 가기 위해 몰래 잡은 스키장 예약을 미유키가 서프라이즈 선물로 착각한 탓에 위기를 넘긴다. 

하지만 곧 이어지는 <곤돌라 리플레이>에서 고타는 같은 곤돌라에 모모미가 탄 줄도 모르고 한때 한눈 팔았던 모모미를 깎아 내리는 말을 하게 되어 결국 또 다시 곤경에 봉착한다.


기존 히가시노 게이고의 섬세하고 정묘한 수수께끼 풀이를 기대했다면 대 실망일 소설이고, 설산 시리즈의 한 편으로 가볍게 시간 보내기 위해 집어든 거라면 그럭저럭 읽힐 내용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2462113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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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체이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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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카 시 N동의 단독주택에서 80세 노인 후쿠시마 진키치가 살해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현장은 어질러져 있었지만 면식범의 소행인 듯 강제로 문을 딴 흔적은 없었다. 없어진 것은 현금 20만엔과 한 달 전에 사망한 시바견 페로의 리드줄이었다. 유력한 용의자로 시바견을 산책시키다 다치게 해 해고된 가이메이 대학 4학년 와키사카 다쓰미가 떠오른다. 특히 다쓰미는 범행 발생 하루 전 실제로 후쿠시마 진키치의 집 부근에서 목격되었기 때문에 범행 사전 답사 차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한편, 와키사카 다쓰미는 경찰이 자신의 집 인근에서 탐문을 벌인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된다. 다쓰미는 자신이 후쿠시마 진키치의 집 부근을 지나다 호기심에 여벌열쇠를 활용하여 집에 들어갔다는 점과, 그리운 마음이 들어 페로의 리드줄을 들고 나왔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사건 당일에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으므로 다소 느긋한 기분이었다. 다쓰미는 사건 당일 스키장에 가서 보드를 탔으며 우연히 한 여성을 만나 사진도 찍어주었으므로 알리바이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절친이자 법대생인 나미카와는 그런 허술한 알리바이는 경찰의 짜맞추기 수사에 하루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당장 목격자인 여성을 찾아내야 하고, 그 전에는 자진출두는 생각지도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건 당일 만난 여성의 홈그라운드인 나가노현의 사토자와 온천 스키장으로 떠난 다쓰미와 나미카와. 그러나 페이스마스크와 헬멧, 그리고 고글로 얼굴을 가린 채 몸매를 가리는 보드복을 휘감은 많은 인파들 속에서 목격자 여성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경찰은 N시스템을 활용해 신속하게 추격해 오는데...


8월 2일 부터 4일까지 여름휴가 기간 동안에 읽었다. 장소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거진이었고, 민박집도 똑같은 집이었다. 박원순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음 날로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우울한 심정으로 스프링이 울퉁불퉁 튀어나온 침대에 누워 <한여름의 방정식>을 읽은 기억이 나서, 올해는 겨울을 테마로 읽으면 어떨까 싶어 가지고 간 책이다.


<눈보라 체이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설산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설산 시리즈는 <백은의 잭>, <질풍론도>, <연애의 행방> 까지 총 네 권이다. <눈보라 체이스>는 수수께끼 풀이보다는 알리바이 입증에 촛점을 맞춤 작품이기 때문에 진범 찾기는 작품의 완결성을 위해 잠깐 할애될 뿐이다. 독자는 소설에서 제시하는 단서들로 진범을 추리할 수 없으므로, 수수께끼 풀이 보다 파우더 위를 보드를 타고 달리는 이미지에 집중하며 전체적인 겨울 분위기를 만끽하는 편이 좋은 선택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246207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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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문화가 재미있다
김지룡 지음 / 명진출판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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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 때 자율학습 시간이 제일 좋았다. 영한번역본을 펼쳐놓고 소설을 읽고 있으면 선생들도 뭐라 하지 않았고, 이어폰을 소매쪽으로 빼서 턱을 괸 것과 같은 자세로 음악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헤비메탈 씬이 다시금 만개하던 때였고, Hot Music과 같은 잡지도 출간되던 시기라서 상대적으로 알음알음 음악을 듣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지의 음악 씬이 있었으니 바로 일본 음악이었다. 일본음악은 청계천에서 파는 빽판을 구해 듣거나, 길거리 리어카에서 히트가요를 짬뽕해놓은 테이프로 듣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 들었던 빽판이 Loudness의 Thunder In The East였다. 강렬한 빨간색 해가 퍼져나가는 모양의 앨범 표지가 사실은 전범기인 욱일기이고,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게되었다. 어쨌든 Like Hell이 준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길거리 테이프에서 나가부찌 쯔요시의 돈보니, C.C.B.의 Lucky Chance니 하는 노래를 들었던 것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나중에 그 노래들을 우리나라 가수가 표절해서 부르는 것을 듣게 될 때는 참 착찹한 마음이었다.


어쨌든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문화는 미지의 영역이었고, 그렇기에 더 좋아 보였다. 신문에서는 대중문화를 개방하면 우리나라 문화는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마침내 대한민국의 민족 혼은 싸그리 말살될거라고들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일본문화의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로부터 20년이 훌쩍 지난 현재, 일본문화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미미하다. 세계적으로는 오히려 대한민국의 영화와 음악이 통용되고 BTS가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 문화 영역이다.


그러고 보면 90년대 중반이 일본 문화의 전성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적으로 대한민국을 압도하던 일본, 그 일본 젊은이들이 정치로 부터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자유를 구가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느 정도 밥을 먹고 살게 된 이후에야 나타나는 창의적인 모습들과 실험들이 마냥 부러웠던 것은 아니었을지...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는 대중문화가 개방되기 직전 일본문화에 대한 단상들을 풀어놓은 책이다. 지금 읽어보면 통찰력 있는 내용도 있고, 전혀 예상과 달리 흘러가버린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이규형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일본 최고' 일변도는 아니다. 나름대로 균형감각을 갖고 기술한 부분이 많다. 특히 전공투 패배 이후 만화와 문학 지형의 변화를 설명하는 부분은 꽤나 흥미롭기도 하다. 90년대 초중반 일본문화에 관심을 갖고 어둠의 경로로 접해봤던 사람이라면 잠깐 시간을 내어 일독할 만 하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2452366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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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문도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 시공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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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토 내해의 중간 지점인 오카야마 현과 히로시마 현, 그리고 가가와 현의 경계에 걸쳐 둘레가 2리 정도 되는 작은 섬이 있어 그 이름은 옥문도(獄門島)라 한다. 에도 시대 삼백 년 동안 죄인들이 거주했던 바로 그 섬으로 향하는 배에 긴다이치 코스케가 타고 있다. 코스케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귀환선에서 들은 전우의 유언과 같은 말을 되세긴다. 전우 기토 치마타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죽고 싶지 않아. 내가 돌아가지 않으면 세 누이동생들이 살해당할 거야...... 긴다이치 군, 나 대신...... 나 대신에 옥문도에 가 주게"


기토 치마타는 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토 본가의 장손이었다. 그의 할아버지 카에몬은 대단한 수완을 발휘하여 섬에서 다이코(太閤 = 도요토미 히데요시) 라고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아들 요사마츠 대에 이르러 차츰 세가 약해지기 시작한다. 요사마츠는 사요라는 떠돌이 배우와 결혼했는데, 이 사요가 섬에서 사이비 종교 활동을 펼치면서 카에몬과 섬사람들의 미움을 산다. 사요가 죽은 후 요사마츠는 정신병에 걸려 감금 상태가 되었고, 카에몬도 1년 전쯤 세상을 떠났다. 살림은 기토 치마타의 사촌인 사나에라는 아가씨가 겨우 꾸려 갔으나, 세력은 과거에 비해 한풀 꺾인 상태였다.

 

한편 섬에는 기토 분가가 있었. 당주는 기헤에 라는 사람이었는데, 그의 아내 시오가 보통이 아닌 여자였다. 시오는 우카이라는 미남자를 고용하여 무언가 음모를 꾸미는 눈치였다.


하여튼,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기토 본가의 대를 기토 치마타가 사망하고, 그의 사촌이자 사나에의 오빠인 히토시만 어찌어찌 살아 남았다는 소식이 긴다이치 코스케의 도착과 함께 전해진다. 마을의 원로 격인 센코사의 스님 료넨, 촌장인 아라키 마키헤이, 의사인 무라세 코안 등의 원조로 코스케가 기토 본가에 둥지를 튼 직후, 기토 치마타의 불길한 예감 처럼 그의 세 동생은 하나씩 죽기 시작한다.


첫번째 살해당한 하나코는 오비에 다리를 묶인 채 매화나무 가지에 거꾸로 메달려 있었다.

두번째로 살해당한 유키에는 시체가 범종 안에서 발견된다.

세번째로 살해당한 츠키요의 시체 위에는 싸리꽃이 흩뿌려져 있었다.


기묘하게 살해당한 세 명의 아가씨들의 모습이 사실은 방에 펼쳐져 있는 병풍에 씌여진 싯구라는 것을 알게된 코스케는 그제서야 첫번째 살해당한 하나코의 시체를 보고 센코사의 스님 료넨이 중얼거린 


"氣ちがいじゃが仕方がない(미치광이지만 도리가 없군)" 

이라는 말이 사실은 

"季がちがっているが仕方がない(계절이 어긋나 있으니 도리가 없군)" 

이라는 말을 잘 못 들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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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징 살인사건>에서 대활약하며 일본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유명한 탐정이 된 긴다이치 코스케는 <소년탐정 김전일(긴다이치 하지메)>의 외할아버지 라는 설정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혼징 살인사건>의 해결 이후 긴다이치 코스케는 2차 세계대전에 끌려가 대륙에서 복무한 뒤 <옥문도>라는 이름의 불길한 섬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죽은 전우의 세 여동생이 차례로 살해당하는 것을 모조리 목격한 뒤에야 범인이 누구인지 깨닫게 된다는 내용인데, 요코미조 세이시 특유의 음울하면서도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잘 표현된 작품이다. 1986년 <문예춘추>의 일본 추리소설 베스트 100에 당당히 1위를 한 작품으로, <혼징 살인사건>은 7위, <악마의 공놀이 노래>가 42위, <팔묘촌>이 44위, <나비부인 살인사건>은 69위 였다고 한다.


2차 세계 대전 중 요코미조 세이시는 사회 분위기와 정부 압력 때문에 추리소설을 마음껏 쓰지 못했다고 전해지는데, 전쟁이 끝나고 드디어 추리소설을 쓸 수 있게 되자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놓은 이 작품에서 작가는 공간적 고립 보다는 시간적 고립에 촛점을 맞춤 <옥문도>라는 가상의 섬을 배경으로 봉건적 사고방식에 의해 세 아가씨가 살해당한다는 엽기적인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세 아가씨를 살해한 범인은 마을 원로 세 명이다. 카에몬은 죽기 전 전쟁에 끌려간 손자들 중 누군가가 사망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골몰했다. 친손자인 기토 치마타가 살아남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가 사망하고 히토시만 살아 남는다면 기토 치마타의 여동생들이 가문 승계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세 손녀를 모조리 살해해야 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고, 이러한 망상을 예지몽이라는 형태로 세 원로에게 전하면서 살인을 신신당부 했다. 각각의 시구를 들려주면서.


"휘파람새의 몸을 거꾸로 하여 첫 울음일까"(하나코)

"잔인하도다 투구 아래서 우는 귀뚜라미여"(유키에)

"한집 옆방에 유녀도 잠든 모습 싸리 꽃과 달"(츠키요)


사실 원로들은 처음 그러한 카에몬의 계획을 들었을 때 농담으로 치부했다. 무엇보다도 전쟁 때문에 범종이 공출 당하여 두 번째 "투구"를 재현할 물건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 마자 기토 치마타는 사망했고 히토시는 살아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녹여져 없어졌을 걸로 생각했던 범종을 다시 받아가라는 관청의 연락까지 받게 되자 홀린 듯 살인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하나코의 시체를 보고 료넨이 탄식한 이유는 휘파람새의 첫 울음이 우는 봄(季語)인데 계절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치광이 요사마츠가 혹시 범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코스케는 이 말을 미치광이로 잘 못 알아 들은 것.


https://blog.naver.com/rainsky94/222451978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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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 1 - 신화에서 역사로 다시 태어난 위대한 불멸의 영웅
홍석주 지음, 최완규.정형수 극본 / 황금나침반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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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에 의해 조선이 멸망한 뒤 동이족의 청년 영웅 해모수는 부여국 왕자 금와 등과 더불어 다물군을 조직, 망국 조선 부흥 운동을 펼친다. 다물군의 세가 점차 커지고 마침내 한나라가 설치한 군현을 공격하려던 시점에 해모수는 어린 시절 친구 양정의 음모에 걸려들게 된다.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눈마저 멀게 된 해모수는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한편, 비류수 가 서하국 군장 하백의 딸인 유화는 해모수의 아이를 잉태하는 데 그 아이가 바로 주몽이었다. 금와는 자신의 절친 해모수의 연인인 유화를 궁을 받아들이고, 주몽 역시 자신의 친아들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부여국 대사자 부득불은 부여가 동이족과 엮이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망국 조선이 부응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부여와 대립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은 신녀 여미을도 동의하는 바였다. 그래서 이 둘은 상처 입은 해모수를 산 속 모처에 감금했고, 주몽은 독을 써서 없애려 했다. 주몽은 목숨은 잃지 않았지만 온 몸의 기혈과 맥이 정상적으로 흐르지 못하게 되어 연약한 상태가 되었다.


주몽은 장성한 뒤 큰형 대소와 작은형 영포로부터 핍박 받는다. 원래부터 나약한 체질이었던 주몽은 자신의 뜻을 적극적으로 펼치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다가 우연히 산 속에 갇힌 해모수와 조우하고, 그에게서 무술을 전수받는다. 그리고 막혔던 기혈과 맥도 뚫게 된다.


그 후 졸본의 계루국에서 온 소서노와 사랑을 하게 되지만 대소가 소서노에게 집적대는 바람에 소서노는 원치 않는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 주몽 역시 한백 고을의 군장 예천의 딸 예소야와 혼례를 치르는데, 나중에 예소야가 낳은 아들이 유리이다.


주몽이 밖으로 떠도는 사이 '금와-대소'간에 1차 권력 투쟁이, '금와-부득불' 사이에 2차 권력 투쟁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언제나 주몽이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정작 주몽은 새로운 나라를 창업하겠다며 부여를 떠난다. 


후에 새로운 나라의 기틀을 세우기 위해 졸본으로 간 주몽은 상처한 소서노와 재혼하는데, 소서노가 데려온 아이가 바로 비류와 온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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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소설 <주몽>은 쓰고 있다. 


철기를 기반으로 강력한 무력을 앞세운 한이 아직 강력한 철기를 손에 쥐지 못한 조선과 부여를 핍박하던 시기의 일로, 나중에 주몽 역시 철기를 손에 쥐면서 동아시아에 강력한 국가를 건립하니 바로 고구려이다. 비류와 온조는 유리가 나타나자 남쪽으로 내려가 백제를 건국하는 데 소설은 바로 직전에서 끝이 난다.


역사적 진실과 거리가 먼 저급한 민족주의 위에 무협지와 출애굽기의 각종 모티프를 적절히 버무려 되는대로 써 내려간 소설로, 문학적 가치도 역사적 고증도 철저히 외면했다는 점에서 나름 뚝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244504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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