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산책 - 소설보다 재미있는 진화의 역사
션 B. 캐럴 지음, 구세희 옮김 / 살림Biz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 어려운 분야다. 실험실에서 연구를 한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끊임없이 발품을 팔아 지각 속에서 증거인 화석을 찾아야 한다. 온전한 화석을 찾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 화석을 연구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리고 연구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다. 다윈은 종의기원의 기본적인 내용을 알고도 20년이나 묵혀두어야 했다. 당시 종교적인 분위기 때문에... 그리고 실제 연구결과에 대해서도 지질학, 생물학 등 내부에서의 깐깐한 비판을 이겨내야 한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진화론이다. 이 책은 이런 진화론의 여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진화론 역사의 선조는 훔볼트이다. 그가 진화론을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남미 대륙 연구가 많은 이들에게 아이디어를 주었다.

 

그리고 두번째로 다윈과 월레스와 베이츠에게 진화론의 공을 돌려야 한다. 사실 월레스와 베이츠가 없었다면 다윈은 그의 <종의 기원>을 펴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자연 선택이라는 개념과 그것을 증명하는 증거 수집의 한가운데에 세 번의 항해와 세 명의 영국인 자연과학자가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다름 아닌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다. 다윈이 자연사와 진화 이론 연구에 기여한 바는 매우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어떻게 그 배에 올랐는지, 그의 견해와 동기가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세계관을 갖게 됐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못 이해되기도 했다. 자신의 믿음에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비글호에 올랐던 신학생 한 명이 미래에 혁명적 이론을 제시할 사람이 되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항해를 시작할 때만 해도 다윈에게 그 어떤 위대한 이론을 지지하거나 반박할 증거를 찾으려는 의도 따위는 없었다. 그의 진화 이론이 구체적 형태를 띤 것은 항해가 끝나고 자신이 그곳에서 본 것이 무엇인지 혼자 생각하기 시작하면서였다. 반면 알프레드 러셀 월레스와 헨리 월터 베이츠는 항해 시작부터 진화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나의 종이 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은 1840년대 중반 이미 지식인 사이에서 조금씩 퍼지고 있었다. 친구인 베이츠에게 함께 아마존으로 가 ‘종의 기원이라는 문제를 풀’ 자료를 모으자고 제안한 것은 바로 월레스였다.

(중략)

이들의 여정은 힘들고 괴로운 순간과 환희에 찬 기쁨의 순간으로 채워진, 진정한 서사시였다. 벌레, 새, 움직이는 것이면 무엇이든 수집하던 세 남자는 종의 다양성과 하나의 종안의 변종들, 그리고 이러한 종과 변종들의 지역적 분포에 대해 점점 올바르게 인식하게 됐다. 그들이 각자 나름대로 중요한 발견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본디 이러한 인식 때문이었다. 이 덕분에 다윈은 '자연선택'이라는 개념과 공통 조상에게서 퍼져 나온 후손의 발달을 연구했고(2장), 월레스는 개체 사이의 '생존투쟁'이라는 자신의 독립적인 개념과 아시와와 오세아니아 동물을 분류하는 이른바 '월레스 선'에 전념했으며(3장), 마지막으로 베이츠는 야생에서 자연선택에 대한 최고의 증거를 제공했던 동물의 의태 현상 이론을 확립할 수 있었던 것이다.(4장) 다윈의 <종의 기원> 이후 진화 이론은 모두 영원히 다윈의 것 처럼 보이게 됐지만 그러한 이론이 발전하고 초기 과학계로부터 널리 인정을 받는 데는 각각 월레스와 베이츠의 공이 컸다고 말할 수 있다. (32~34쪽)

 

자연선택과 적자생존이라는 개념이 나왔다고 진화가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진화에는 너무 많은 간극이 있었다. 그리고 왜 공룡들은 갑작스레 사라졌는지 규명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그것을 찾기 위해 그랜드캐니언을 뒤지고, 몽골을 뒤지며 학자들은 진화의 연대기를 하나씩 채워나갔다. 공룡이 갑자기 멸종한(? 멸종은 아니니) 원인도 찾아냈다. 그리고 진화의 연결고리들 바다에서 육지로 나온 생물을 찾아내며 진화를 차근차근 채워나갔다. 땀과 열정으로....

 

"인간의 기원이라는 문제는 다윈의 혁명적인 책이 등장하던 바로 그 순간부터 모든이의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 이후 고생물학에서 가장 대담한 탐험과 위대한 발견들이 어류와 양서류, 파충류와 조류, 그리고 유인원과 인간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둘 사이를 연겷는 고리 역할을 했다.
나는 그중에서도 고생물학 역사상 가장 그 목표가 뚜렷하고 집요했던 탐험 중 하나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고대의 인류를 찾기 위한 외젠 뒤부아eugen dubois의 탐험이었다. 그는 이 탐험을 위해 네덜란드에서 의사로서의 삶을 버리고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열대의 인도네시아로 향했다.(5장). 다윈의 새로운 이론에서 영감을 얻은 뒤부아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유인원과 인간 사이의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발견한 '자바원인'은 최초의 연결고리로서 그 이후 발견된 모든 원시인류 화석과 ...각종 주장을 둘러싼 열띤 논쟁의 전조와도 같았다.

두 번째 이야기는 캄브리아기 화석에 등장해 다윈을 걱정시킨 동물의 흔적에 관한 사연이다. 더 오래된 화석과 동물 시대의 여명을 향한 연구 덕분에 찰스 월코트 charles walcott가 다음 두 가지 위대한 발견을 할 수 있었다.(6장) 첫째, 그랜드 캐니언 깊은 곳에서 그는 캄브리아기 이전에 생명이 존재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발견했고 이 증거는 생명이 그 보다 훨씬 전에, 더 단순한 형태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리고 두 번째로 캐나다 로키 산맥 정상, 버지스 혈암 Burgess Shale에서 그는 그 어는 것보다 역사가 길고 가장 특이한 생물의 가장 큰 흔적을 발견했다.
....
모든 화석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동물은 물론 공룡이었다. 가장 위대한 자연사 탐험이라 불리는 로이 채프먼 앤드류스의 몽골·고비 사막 탐험(7장)은 공룡이 아니라 고대 인류를 찾기 위한 목적으로 처음 시작됐다.
....
백악기 말 공룡들이 갑자기 사라진 것은 초기 고생물학자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수십년 후, 물리학자 아버지와 지질학자 아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이탈리아 외곽의 작은 마을, 얄팍한 진흙층 속에서 최초의 단서를 발견하기까지 그 원인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8장에서는 이 거대한 멸종현상, 곧 20세기 지질학, 고생물학, 생물학을 통틀어 가장 중요하고 혁명적인 발견 중 하나인 이 현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 과학자들이 전 세계를 탐험한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다.
....
1960년대 공룡 화석이 발견되고 19세기에 발견된 주요 화석을 다시 검사한 끝에 사실 조류가 일종의 공룡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공룡과 진화 연구에 르네상스를 맞은 것이다.(9장)

동물의 진화에서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찾기 위한 연구는 아직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지구 미지의 지역을 탐험하면서 중요한 진화 현상을 보여주는 놀라운 생물들을 더 찾아냈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놀라운 과도기적 진화를 보여주는 화석이 최근 북극에서 발견돼 2006년 학계에 보고됐다. 어류와 네 발 달린 척추동물의 특성을 모두 보여주는 '피셔포드fishapod'라는 이름의 이 생물은 육지 동물의 변천 현상을 보여주며 동물 역사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하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10장)"
(115~117쪽)

 

하지만 여전히 인간에 대한 연구는 더디기만 했다. 하지만 단초는 인간 화석이 아니라 유뮬로 부터 풀렸고, 과학의 발전으로 DNA 를 분석하게 됨으로 진화론의 부족한 부분들이 하나씩 메워져 나간다.

"원시 인류의 화석을 찾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완전히 다른 문제다. 우리의 조상은 떼를 지어 드넓은 대륙을 떠돌아다니지도 않았고, 해저 깊숙한 곳에 살지도 않았다. 또한 다른 동물들처럼 그 수가 많지도 않았고 시간과 공간이라는 차원에서 훨씬 더 제한된 분포를 보였다. 몸통뼈는 두개골로부터 쉽게 분리되고, 두개골은 조그만 충격에도 산산이 부서진다. 뒤부아의 발견 이후 앤드류스의 탐험을 포함해 인간과 유인원사이의 관계에 중요한 단서를 줄만한 증거는 거의 40년 동안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유럽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화석은 몸집과 두개골 크기가 현대 인간과 훨씬 더 비슷했지만, 오히려 완전히 다른 종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제기됐다. 인간과 유인원 사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증거라고 보기엔 확실히 거리가 있었다. 유인원에서 인간으로의 진화과정을 연결할 다른 고리는 알려지지도 발견되지도 않고 있었다. 그러니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는 1920년대 초기 뒤부아 이후 크게 나아진 것이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고대 인간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까?
(뒤부아 연구 이후 아시아에 집중함) (273쪽)"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무대는 다시 아프리카로 넘어갔다. 그러한 관심의 이동을 촉발한 것은 화석이 아니라 도구였다. 1920년대 후반, 다량의 도구가 아프리카 동부에서 발굴됐고 이것이 다른 곳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하거나 더 오래된 것으로 보아 고대에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던 존재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도구와 그것을 만든 사람의 흔적을 찾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바로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새로운 인간과科 동물화석이 아프리카 동부에서 발견된 것은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지난 1959년, <종의기원>이 출판된지 정확히 100년 후 였다. 유인원과 우리를 연결하는 원시인류의 모습이 그 때 부터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인간 기원 연구의 초점은 아프리카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새롭게 드러나는 인간 자연사의 그림이 화석이나 도구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살아있는 사람과 고대 인간의 DNA를 검사해서 인류의 역사를 해석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은 인간 기원 연구에 혁명을 일으키며 인간 기원의 역사를 새롭게 쓰게 했다."(274~275쪽)

 

우리는 이 발견을 이뤄낸 과학자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들은 사자와 마딱드리기도 하고, 북극곰의 공포와 싸워야 했으며 실제로 풍토병으로 고생하거나 사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발굴에 필요한 자금문제로 항상 힘들어했다. 그리고 이 연구는 아직 진행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 쉽고 재미있는 우주론 강의
이종필 지음, 김명호 그림 / 동아시아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름만에 쓴 책이라는 말에 관심이 조금 덜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이 보름동안 쏟아져 나온 책이다. 보름은 글거리들을 하나로 묶어낸 시간이고, 기존의 생각이 씨줄과 날줄로 엮인 책이다.

 

<인터스텔라>를 보고 바로 이책을 읽었어야 했는데, 사실 EBS 다큐 '빛의 물리학'을 마음에 두고 있던 터라 차일 피일 미뤘는데 이책은 '빛의 물리학'으로 물리학 읽기를 할 때 다시 읽을 생각이다. 물리학이나 이런데 배경이 없는 나로서는 여러 책을 읽고 읽고 자꾸 읽는 수 밖에 없다.

 

책은 영화 <인터스텔라>와 <그래비티>에 나오는 주요 과학적인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우주에서의 시간의 문제를 상대성이론으로 풀어내고, 중력파의 문제는 어떤 것인지 등. 그림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 지식에 대한 설명이야 다른 책에서도 읽을 수 있지만 이 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이종필 교수의 간절함이다. 기초과학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을 넘어선 <인터스텔라>를 통해 조금 더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을 끌고 싶은 간절함이 보름만에 책을 쓰게 한 것 같다.

나는 <인터스텔라>의 폭발적인 흥행이 한편으로 반가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씁쓸한 현실이 떠올라서 안타까웠다. 영화 속의 NASA는 미국에서조차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설정으로 나온다. 한국의 기초과학은 원래 천덕꾸러기였다. 당장에 돈벌이가 되지 않는 분야는 정부의 지원이나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이다. 대학에서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올라치면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르는 학과가 물리학과 같은 기초과학 분야 학과들이다. 취업률이 낮다, 연구비도 못 따온다. 논문도 못 쓴다, 기타 등등의 이유로 생존조차 위협받는 경우가 많다. (218~219쪽)

 

우리는 늘 이웃나라 중국을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이미 중국은 선저우라는 유인 우주선을 띄워 올렸고 텐궁이라는 우주정거장도 가지고 있다. 텐궁은 영화 <그래비피>에도 등장한다. 왜 우리에게는 선저우 쇼크나 텐궁 쇼크가 없을까? 그런 쇼크를 느끼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이 문제가 아니라, 기초과학이 이렇게 죽어가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정말 이런 식으로 살아도 괜찮은 것일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하지 않을까?(22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기의 과학 -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모르는 감기의 진실
제니퍼 애커먼 지음, 한세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3월초 꽤 오랜만에 감기에 걸렸다. 회사 직원중 하나는 입사한 이후 내가 감기 걸린 걸 처음봤다고 했다.(3년동안 못봤다는 소리인데) 나는 감기에 잘 안걸리는 것인가? <감기의 과학>이라는 책을 보니 그런것 같지 않다. 감기에 걸리고도 감기 증상이 없는 사람이 꽤 된단다.(25%정도)

 

감기는 어떻게 걸리고,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 보면

빈테르가 이끄는 팀은 감기 바이러스가 누관을 타고 콧속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콧속에서 바이러스는 두껍고 끈끈한 점액을 만난다. 점액은 바이러스와 그 밖의 외부에서 들어온 입자들을 묶어두어 폐에 침입하지 못하게 한다. 일부 바이러스는 이 끈끈한 장벽을 탈출해 목구멍 뒤쪽에서 아데노이드라고 알려진 커다란 림프선을 타고 이동한다.

이상한 일이지만, 바이러스는 코의 도움으로 이동한다. 콧구멍 안의 세포들은 아주 조그마한 털을 지닌는데, 이 털은 힘을 모아 자신을 감싸고 있는 점액들을 몰아낸다. 성능 좋은 전자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이들은 마치 털이 긴 카펫처럼 보인다. 이 털은 주로 주부와 같은 역할을 해 먼지와 꽃가루, 그 밖의 입자들을 목뒤로 쓸어내며, 삼켜진 입자들은 위산으로 파괴된다. 하지만 털들은 또한 바이러스가 지나갈 수 있는 움직이는 작은 보도 역할을 하기도 한다.(24쪽)

......

일단 바이러스 입자들이 들어오면 이제 폭동이 시작된다. 이들은 자신이 마치 유익한 존재인 것처럼 인체를 속여 세포가 곧장 받아들이게끔 한다. 그리고 일단 세포에 침입하면 마치 해적들처럼 그곳을 장악한다. 인체가 전에 같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항체를 형성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만약 그럴 경우에는 항체가 바이러스의 표면을 감싸 세포에 닻을 내릴 수 없게 함으로써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킨다. 그렇지 않으면 바이러스는 세포의 말랑말랑한 부분을 후려쳐 유전 물질인 RNA를 분비할 것이다. RNA는 세포의 메커니즘을 장악하고 바이러스를 수없이 증식한다. 결국 인체 세포는 스스로를 파괴하기 시작하고 주변 세포들까지 감염되기에 이른다.
바로 이 단계가 감기를 알리는, 목이 간질거리는 증상의 기원이다.(25쪽)

 

과 같다. 그래 감기에 걸리면 목이 간질간질한데 이 때문이었군.

 

책에서는 좀 논쟁이 될 만한 내용도 있다. 감기의 주원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인데 어릴 때 스트레스 또한 크다는 것이다.

"실험을 하면서 나는 다음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감기에 걸릴 위험을 가장 높이는 최악의 스트레스는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스트레스였습니다. 실직이라든가 배우자와의 지속적인 불화, 가족이나 친구와의 길등 같은 싱황이 한 달 이상 지속될 때특히 그러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견디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두 배에서 세 배가량 높았습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될수록 만성적인 질병이 자라날 위험 또한 높아집니다."

코언은 또한 어린 시절위 사회경제적 지위와 감기에 걸리는 확률 사이의 강한 연관관계를 제시했다.

"어린 시절, 그러니까 18세 이전에 부모가 몇 해 동안 집을 소유하고 있었는지가 성인이 된 후의(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때) 감기 감염 여주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즉, 주택을 소유한 햇수가 길수록 감기에 걸릴 확률은 낮아진다. (136-137쪽)

이사가 일상적인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좀 다르지만 어린 시절의 가정환경 부의 정도가 감기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것인데, 음. 어릴 때 못살면 감기도 잘 걸린다는 것이 참 슬프다.

 

그런데 이 감기는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생물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바이러스가 감기를 유발하기 때문에 감기 치료법 연구는 마치 손에 잡히지 않는 움직이는 과녁을 겨냥한 것과 같습니다. 한 가지 혹은 한 종류의 바이러스에 작용하는 백신이나 약은 다른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합니다. 감기 바이러스는 증식할 때 오류를 발생시키기 쉽습니다. 때문에 유전자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수백 종의 각기 다른 감기 바이러스가 탄생하는 것은 물론 각각의 종이 결합해 또 다른 종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2009년, 리노바이러스의 유전자 암호를 밝혀냈을 때 과학자들은 다음 사실을 발견했다.
"일부 종들은 한 사람을 감염시키는 각기 다른 두 가지 바이러스 사이의 유전 물질 교환으로 발생한다. 한때 불가능한 것이라고 여겨지던 이런 종류의 유전적 재조합은 바이러스를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겨누기 힘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과녁이란 사실을 뜻한다."

터너가 설명을 이어갔다. 
"두 번째는 실제적인 측면입니다. 감기는 심각하지 않은 질병이며 어느 정도 지속되다 사라집니다. 때문에 감기 치료가 효과를 보려면 작용이 대단히 빨리 일어나야 합니다. 가격도 싸야 하고요."

...

현재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약들도 있다. 이들 약의 목적은 리노바이러스에 달라붙어 있는 그 손잡이의 활동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이들 복합체 가운데 하나인 트레마캄라(tremacamra)는 감기 증상을 줄이는데 작지만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약은 완성되지 못했다. 감염된 지 12시간 이후 복용할 경우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감염 후 약 16시간이 지나야만 감기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식한다.(202~203쪽)

 

아래는 과학책전문 번역가 김명남씨의 책 소개글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21763.html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책은 옆에 두고 있다가 관련작가를 만날때 꺼내 봐야 할 책이다.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지난해 1월에 나온 <작가란 무엇인가>는 인문서로는 드물게 1만부 넘게 팔리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뉴욕에서 발행되는 문학 계간 <파리 리뷰>에 실린 작가 인터뷰 중에서 움베르토 에코, 무라카미 하루키, 어니스트 헤밍웨이, 밀란 쿤데라 등 열두 작가 편을 번역한 책이었다. 문학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은 세계적 작가들과 짧게는 사나흘, 길게는 10여년에 걸쳐 행한 밀도 높은 인터뷰를 통해 해당 작가의 문학 세계와 인간적 면모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1권의 ‘흥행’에 고무받아 새로 나온 <작가란 무엇인가> 2권과 3권 역시 같은 잡지에 실렸던 작가 인터뷰 12편씩을 담았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73876.html

 

 

1권에서 만날 작가

01 이론화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  움베르토 에코
02 전통으로부터의 해방 / 오르한 파묵

03 가짜 세계에서 찾는 실제 / 무라카미 하루키

04 지식의 형태로서의 일화 / 폴 오스터
05 광기와 상상력의 시험장 / 이언 매큐언
06 존재하며 부재하는 정교한 가면 /  필립 로스
07 피할 수 없는 형식적인 원형 / 밀란 쿤데라
08 지속적으로 타오르는 강렬한 즐거움 / 레이먼드 카버
09 환상적인 리얼리즘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10 어떤 것보다 진실한 새로운 것 / 어니스트 헤밍웨이
11 완전한 자유의 증명 / 윌리엄 포크너

12 견고하고 단단한 덩어리를 넘어서 / E. M. 포스터


2권에서 만날 작가


01 추상을 넘어선 심오한 인간 / 올더스 헉슬리
02 언어로 만든 미로의 도서관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03 망명하는 영혼의 새로운 실험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04 무의식적인 몰입의 창조력 / 조이스 캐럴 오츠
05 주제가 결정하는 형식 / 도리스 레싱
06 현실이라는 도약대 위의 거짓말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07 예술로 포착하는 시대상 / 귄터 그라스
08 뿌리로부터 창조된 것 / 토니 모리슨
09 인과관계의 정밀한 배열 / 주제 사라마구
10 특정한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곳의 일 / 살만 루슈디
11 일상적 삶의 기이한 순간 / 스티븐 킹

12 개인과 사회, 문학과 비평 사이에서 / 오에 겐자부로
 


3권에서 만날 작가들


01 대가의 경지에 이른 완벽한 소박함 / 앨리스 먼로
02 질주하는 천재의 냉철한 두뇌 / 트루먼 커포티
03 세상을 향한 진한 농담 /  커트 보네거트
04 이분법을 넘어선 새로운 목소리 / 어슐러 K. 르귄
05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정돈된 거짓말 / 줄리언 반스
06 너와 나의 길에 대하여 / 잭 케루악
07 시가 된 주기율표 / 프리모 레비
08 자신에게 진실할 수 있는 자유 / 수전 손택
09 표면적 진실 너머의 진짜 진실 / 돈 드릴로
10 절망에서 잉태되는 삶의 희망 / 존 치버
11 창백한 언덕 너머 빛나는 삶 / 가즈오 이시구로
12 슬픔이라는 아름답고 묵직한 이름 / 프랑수아즈 사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하준이라는 존재는 특별나다. 진보경제학, 보수경제학 모두에게 비판받는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그의 저서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군대 불온서적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우리나라가 그간 보여준 행태와 너무 다르다. 세계적 경제학상을 받기까지 했는데, 아마도 우리나라 군대가 경제학에 있어 장하준을 판단할 능력이 되나 보다. (그런데 북한보다 33배나 국방비를 많이 쓰는데 군사력은 2:11로 뒤지는 걸까.. 40년넘게 북한보다 군사비를 많이 썼는데)

 

3월 16일 KBS 'TV책을보다'에서는 장하준의 '사다리 걷어차기'가 주제 도서이다. 이참에 모아 둔 장하준의 책들을 읽어봐야 겠다.

 

장하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경제학자임에 틀림없다.

그는 올해 영국에서는 정치평론지 '프로스펙트(PROSPECT)'가 선정하는 '올해의 사상가 50인' 중 9위에 올랐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038867

지식인이 어떤 상을 받았는지가 그를 평가하는 데 일차적 기준은 아니지만 그의 업적을 살펴보는 데는 나름 유용하다. 장하준은 뮈르달상(2003)과 레온티에프상(2005)을 연거푸 수상함으로써 40대 초반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경제학자가 됐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3162110505&code=210100 

 

사다리 걷어차기
장하준 지음, 형성백 옮김
부키·1만2000원

 

이 책은 야심만만한 저작이다. 경제학의 일반적인 생각들, 예컨대 재산권 보호가 경제발전의 전제이고, 적극적 산업정책이 결국 경제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신자유주의가 경제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는 가정들에 대해 그는 역사적 진실을 추적하고 그 통념에 이의를 제기한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시장주의나 자유무역이 아니라 국가 개입과 보호무역을 통해 선진국이 됐고, ‘사다리 걷어차기’를 통해 후진국과의 경제적 격차를 유지해 왔다는 게 장하준의 주장이다. 그는 비교역사적 관점에서 산업·무역·기술 정책을 주목하는 동시에 제도와 경제발전의 상호관계를 분석함으로써 과연 우리는 선진국의 경제발전사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탐색한다.

이런 장하준의 결론은 한 시대를 풍미해온 신자유주의 교리에 대한 신뢰가 기실 근거 없는 맹목적 믿음에 불과하고, 경제적 성공이 아닌 실패로 귀결될 것임을 경고하는 것이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지켜볼 때 그의 신자유주의 비판은 그 울림이 자못 컸던 것으로 보인다.

< 사다리 걷어차기> 이후 일련의 저작에서 장하준이 제시한 대안은 사회적 타협을 일궈낸 유럽식 사회민주주의의 창의적 적용과 새로운 산업·무역·기술 정책의 모색이다. 이른바 ‘발전국가의 민주적 재구성’이라 부를 수 있는 이 대안은 세계화의 구조적 강제 속에서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의 하나로 진지하게 검토할 만한 가치를 갖는다. 더불어, 전문적 글쓰기와 대중적 글쓰기를 적절히 결합시키는 그의 책들이 경제학의 시민적 계몽에도 남다른 기여를 해왔다는 점 또한 특기할 만하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3162110505&code=210100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부키·1만2000원 (페이퍼백 9800원)

장하준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펴는 부자 나라들에게 서슴없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란 위선자 딱지를 붙인다. 넘어진 사람을 도와주는 척하며 그의 돈을 슬쩍해 간 ‘나쁜 사마리아인’처럼 부자 나라들이 스스로 보호무역과 보조금 정책으로 성장했으면서도 개발도상국들에게는 자유무역만이 지고지선(至高至善)인양 들이미는 이중잣대를 준절히 나무란다. 그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앞잡이나 다름없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세계무역기구(WTO)에는 ‘사악한 삼총사’란 주홍글씨를 달아주었다.

지은이는 역사적 사례를 조목조목 들어가며 휘뚜루마뚜루 행동하는 부자 나라들의 협애한 처신에 십자포를 쏘아댄다. 처음부터 이들의 권고대로 했다면 삼성은 아직도 설탕이나 만들고 있을 것이며, 포스코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10051524091&code=900308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김희정 안세민 옮김

부키·1만4800원 (페이퍼백9800원)

연말 독서계를 달군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신자유주의 비판서의 새 버전이다. 부자나라들 노동자 임금이 높은 것은 그들의 생산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인가? 마찬가지로 일반노동자의 수백배 봉급을 받는 경영자들은 그만큼 기여도가 높기 때문인가? 모두 ‘아니오’다. 이처럼 누구나 궁금해할 23가지 의문점들을 적절한 비유와 사례들을 동원해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장 교수의 다른 저서들의 동반판매까지 부른 이 책에 대한 인기는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에 지친 한국 사회 저변의 의식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로도 읽힌다. 한승동 선임기자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1만6800원

 

“경제는 너무 중요해서 경제학자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는 게 이 책의 핵심 문장이다. 귀찮더라도 경제를 알아야 한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책을 소화하면 ‘경제학자에게 사용당하지 않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

 

이 책의 백미는 경제학파 분류법이다. 고전주의부터 신고전주의, 마르크스학파, 개발주의, 오스트리아학파, 슘페터학파, 케인스학파, 제도학파, 행동주의 등 9개 학파를 해체하고 조립한다. 표까지 곁들여 각 학파의 장점과 단점을 명료하게 정리했다.

 

장 교수 본인은 ‘계급’과 ‘생산’ ‘혁신’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고전주의와 마르크스주의, 케인스주의, 슘페터학파와 교집합을 갖는다. 정부의 보호정책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점에서 개발주의와도 겹친다. ‘하이브리드’ 학파인 셈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70830.html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