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어리랏다 - 소심한 도시인들의 놀멍 살멍 제주이민 관찰기
김경희.정화영 지음, 김병수 사진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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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주에 먼저 이민 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제주 이민자로서 가장 어려운 점을 꼽으라면 하나같이 불규칙한 수입을 든다. 제주에선 오로지 1차 산업과 3차 산업만이 가능하다. 농업은 농업대로, 서비스업은 또 그대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거나 정상궤도에 진입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정성과 노력은 기본이고,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한 일! 그러니 도시에서 꼬박꼬박 월급 받던 직장이라면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불규칙한 수입과 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당신에게 제주가 절실한 이유가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제주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진짜 춥다!" 제주는 그대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춥고 습하다. 오로지 좋은 날은 단 두어 달 정도. 섬이라 바람이 끊이질 않고 심할 때는 몸이 휘청 거릴 정도로 거칠게 몰아친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변화무쌍한 제주 날씨! 체력이 좋고 추위에 강한 당신이라면, 제주 살이에서 절반은 성공이다.(27-28쪽)

 

- 대체 제주 생활의 단점은 무얼까요?

- 제주는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기름 값 부담이 커요. (40쪽)

 

- 문제는 돈이 아닌 거네요?

- 내가 진짜 살고 싶은지가 중요한 거예요. 일단은 내려와 살아볼 일이지. 겪어보지 않고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곳이 제주니까.(113쪽)

 

막상 제주 이민을 결심한다면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생업이다. 제주로 유입되는 인구 중 예술가와 같은 자유로운 영혼들이 아닌 경우, 결국 우리는 두 가지 길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 농업 혹은 상업이 그것이다. (115쪽)

 

- 제주는 준비된 자에게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곳이에요.

- 준비된 자라고요?

- 도시에서 놀고 먹던 사람이 도피하듯 내려오는 곳이 아니에요. 여긴. 나 역시 젊을 때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그만큼 자유를 갈망했어요. 애니메이션 쪽 일을 하면서 틈틈이 목공예를 배웠는데, 처음에는 그게 예술에 대한 욕망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내게 이보다 맞는 일이 없는 거야,(136쪽)

 

- 6월 장마철을 겪어봐야 제주를 아는 거지.

- 여름 더위 한 번 푹 지내고 가봐야 하는데.

- 벽에 피어오르는 곰팡이를 해결하는 데는 락스가 최고야.

- 여름이 지나갈 무렵에 가죽 가방을 꺼내보았다가 깜짝 놀랐다니까. 습기가 가죽 가방을 완전 쓸어가버렸더라고.

- 장마철에는 컴퓨터가 습기로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은데, 그때도 '그럴 만했어'라고 수긍하게 돼. (200쪽)

 

이 책의 말미에는 제주에 가기 전 체크리스트가 나온다.

 

① 나는 왜 제주 이민을 꿈꾸는가?

② 제주 말고도 대한민국엔 아름다운 곳이 많다?

③ 나는 외로움에 강한가?

④ 제주에서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⑤ 나는 변화무쌍한 제주 날씨를 감당할 수 있는가?

⑥ 제주도에서도 나와 맞는 동네가 있는가?

⑦ 제주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갈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가?

⑧ 나는 왜 아이를 제주에서 키우려는가?

⑨ 제주에서 살 집은 어떻게 구할 것인가?

⑩ 나는 제주도를 진정 사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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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살고 싶다 - 평범한 도시인 두나의 리얼 제주도 정착기
이두나 지음 / 시공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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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도시인 이두나의 리얼 제주도 정착기라는 부제인데, 평범하지는 않은 분이다. 스킨스쿠버를 하시는 분들이니.

 

바람이 왜 중요한지는 감귤밭을 보면 알 수 있다. 제주도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감귤은 우리 동네 보목동과 인접한 상효동, 위미, 남원 정도의 감귤이다. 이유인즉 이 지역이 일조량이 가장 풍부하고 바람이 덜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지도를 펼쳐 놓고 동으로는 남원, 서로는 중문 인근을 지나면 감귤밭이 없고 무밭이나 기타 땅에 붙어 사는 작물을 재배하는 밭들만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람의 세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나 1월부터 3월 정도에 동쪽과 서쪽 끝에 부는 바람의 세기는 엄청나다. 이 시기는 바로 감귤의 수확시기이니 중앙이 아니면 감귤 농사를 지을 수가 없는 것이다. (180쪽)

 

 

우리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이기 이전에 이곳 주민이기 때문에 마을 활동에 제법 많은 참여를 하고 있다. 도련님은 마을 청년회에 나가 마을 청소라든지 여기 저기 정기적인 행사에 빠지지 않는다. 이제는 주 멤버가 되어서 수많은 형님과 동생들이 생겼다.

...

정말 제주도에 내려와서 살고 싶다면 여기서 먹고 살 문제보다 이곳의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그런 노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좀 더많이 해봤으면 좋겠다. 도시의 습성과 기준을 그대로 갖고 적용하려다 오히려 부작용만 안고 가는 경우를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또 다른 오해를 안은 채, 기존의 편견을 확인하고 돌아가는 셈이다. 고립되고 단절된 생활은 서울에서도 충분히 했으니 이곳에서는 그냥 힘 빼고 자연스럽게 어울려보기를.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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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망주의보 - 서울 부부의 제주살이
박순애 지음 / 소모(SOMO)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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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을 제주에서 보낸다? 참 재미있는 선택이다. 책은 신혼부부가 제주에서 1년을 그려낸다.

 

제주에는 신구간이라고 해서 겨울철에만 이사하는 풍습이 있다. 농촌지역이라 농번기가 끝나 한가할 때인 겨울에 이사한다고도 하고, 손 없는 날 처럼 구귀신과 신귀신이 교대하면서 귀신들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그 틈을 노리는 거라고도 한다.

...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우리가 집을 구하러 내려간 10월은 매물이 적은 시기였다. 매물은 신구간 한두 달 전이 아닌, 신구간 때 많이 나온다고 했다. 서울에서 집 구할 때 처럼 한두 달 후의 입주를 생각하면 집을 놓치기 쉽다. 집이 나오면 거래완료, 즉시 입주가 일상적이었다.(16-17쪽)

 

우리처럼 지나가다 마을을 본 올레꾼들이 제법 많이 온다고. 집 구하기가 요새는 그래서 더 힘들다고 하셨다. 이제는 제주 사람뿐만 아니라 서울 사람들까지 집 구하는데 경쟁이 붙어 버렸다. (233쪽)

 

제주에서는 으레 사람을 부를 때 삼춘이라고 한다. 우리가 식당에서 "이모"라고 호칭하는 것처럼 아줌마, 아저씨, 이웃사촌, 식당주인에게 삼춘이라고 한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모두가 한 가족인 줄만 착각했다.

제주의 풍습은 서울의 것과 많이 다르다. 남편씨와 제주에 와서 가장 신기했던 건 현수막이었다. 초등학교가 바로 앞이라 아이들이 여러 대회에 나가 상을 받을 때마다 현수막이 걸렸는데, 상을 받은 아이 외에도 부모님 성함이 함께 걸려 있었다. ... 꼭 상을 받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결혼식이나 부음 소식에도 자식과 부모는 함께 거론이 된다. 지역 신문에는 결혼 소식과 부음 소식을 전하는 공간이 따로 있는데, 결혼 소식에는 양가 부모님과 자식들의 직업, 피로연 장소가 기재되고, 부음 소식에는 배우자부터 자식, 며느리, 사위의 이름까지 거론된다.

 

어쩌면 이 책의 결론은 이 것이 아닐까. 환상의 제주와 실제 제주의 차이 그리고 그 안에서 찾아가는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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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여섯번을 다녀왔다. 이번에 제주를 다녀오고 제주 삶에 대한 책들을 좀 들춰봤다.

 

       

 

개인적으로 제주를 여섯번 다녀왔는데 세번이 겨울이었다. 12월 제주. 태어나서 처음 자동차에 체인을 감아봤다. 중간산 숙소에서 묵었는데 아침마다 체인을 감느라 시간을 쏟았던 기억이 있다. 11월, 2월의 제주역시 바람때문에 힘들다. 여름은 무덥고 습하다. 제주라는 환상은 버리는 것이 맞다.

 

<제주로망주의보>는 신혼을 제주에서 시작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제주에서의 일년을 그려낸다.

제주는 따뜻하다

제주는 따뜻해서 눈이 오지 않을 것이다

라는 생각과 다르게

처음 만난 제주의 겨울은 보란 듯이 바람이 휭휭 불어 칼날같이 춥고

하루건너 하루씩 폭설이 쏟아진다.(37쪽)

 

책은 이런 고생부터 시작해서 버스로 제주 곳곳을 다녀본 이야기를 적고 있다. 제주를 여러번 가본 여행객이 참고하기에 괜찮은 책이다. 제주에서 살아보려고 참고하기 보다는 신혼부부가 돌아다녀본 곳을 찾아가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제주도 살고 싶다>는 독특한 부부의 제주 살이다. 평범한 도시인이라고는 하지만, 스킨스쿠버를 한다는 것이 평범하지는 않다. 어찌보면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제주에 잘 정착하고 있지 않은지...

정말 제주도에 내려와서 살고 싶다면 여기서 먹고 살 문제보다 이곳의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그런 노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좀 더많이 해봤으면 좋겠다. 도시의 습성과 기준을 그대로 갖고 적용하려다 오히려 부작용만 안고 가는 경우를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또 다른 오해를 안은 채, 기존의 편견을 확인하고 돌아가는 셈이다. 고립되고 단절된 생활은 서울에서도 충분히 했으니 이곳에서는 그냥 힘 빼고 자연스럽게 어울려보기를. (144쪽)

 

<올드독의 제주일기>는 일러스트로 유명한 정우열씨의 제주일기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제주도는 이말로 쉽게 설명되지 않을까. 육지와는 다른 제주도. 물론 카페나 리조트만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할 이야기지이지만.

서울에서의 삶에 익숙한 사람이 이곳에서 흔히 당하는 낭패 중 하나는 먼 길을 달려와 문 닫은 가게 앞에서 망연자실하게 되는 경험일 것이다.(87쪽)

 

 

반면 제주이민자들의 모습을 그려낸 책들이 있다. <제주에 살어리랏다> <제주 보헤미안> <거침없이 제주이민>이다.

삶의 다른 것을 찾아 낯선 땅을 찾은 이들의 책을 읽을 때는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기억속의 고생은 낭만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책에 인생을 걸었다가는... 그런면에서 <제주에 살어리랏다>는 제주이민자들이 겪는 생각지도 못한 제주의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일자리의 문제나 습기같이 실생활의 문제들. <제주 보헤미안>은 책 이름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제주이민자들의 조건은 바로 보헤미안이다. 그에 반해 <거침없이 제주이민> 이런 책은 그냥 독자들을 상대로 돈 벌겠다는 책. 제주에서 성공한 이들을 보여주는데 그냥 제주에서 돈 번 사람들이다. 최근 문제가 된 제주 게스트하우스 문제, 숙식을 제공하는 대신 임금을 주지않는. 바로 이런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하는짓일 것이다. 돈벌러 제주 간사람들이니까.

     

 

오동명기자의 책은 2000년대 초반 몇권을 읽었기에 이름이 그다지 낯설지 않았다.

 

 

(작성중)

 

<올드독의 제주일기>가 이글의 끝마무리가 맞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사회전반에 만연한 제주도에 대한 환상을 깨뜨림으로써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제주도 땅값을 끌어내릴 목적으로 쓰였는지도 모른다.(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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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카페 Terra에서 바라본 전경)

 

물과 불로 만들어진 제주. 그 제주가 그립다면 제주로 가보자.

 

그 제주를 조금 더 알아보기 위해 책을 들여다 본다.

 

 "제주도 자체가 물에서 태어났다. 신생대 후기인 약 180만년 전 서해와 비슷한 얕은 바다에서 화산활동이 시작됐다. 크고 작은 수많은 화산이 때로는 격렬한 폭발과 함께, 때로는 느릿느릿 용암 분출을 이어갔다. 80여 차례의 화산분출로 오늘날의 한라산과 360여 개의 오름이 형성됐다.

....

제주도가 겉모습은 하와이나 인도네시아 등 해양성 화산과 비슷하지만 내부구조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근본 원인은 얕은 바다에서 탄생한 대륙붕화산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자연사 기행 60쪽)

 조홍섭기자가 쓴 <한반도 자연사 기행>이라는 책을 보면 제주도가 만들어진 과정과 제주도에서 대해서 지구과학이라는 시각으로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소개되는 고산리해안, 비양도해변, 성산일출봉, 용두암 등 책에서 이야기하는 곳만 돌아봐도 제주도의 여행의 훌륭한 루트가 만들어진다.  

제주도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다면 최고의 책은 바로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 제주도>이다. 제주도의 탄생설화에서 부터 시작해서 현대사까지 그리고 각 지역에 대한 설명까지 이루어져 제주에 대한 이해를 풍성하게 해준다.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 제주도>의 설화부분은 읽고 삼성혈을 방문해 본다면 제주설화의 이해가 폭 넓어 질 것이다. 옛날부터 진상했던 감귤의 이야기에서 돌담길에서 유래한 올레에 대한 설명까지 이 한권에 제주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제주인문교양서라 부를 만한 책이다.

 신택리지가 지역을 중심으로 제주를 보고 있다면 주강현의 <제주기행>은 키워드로 제주를 보여준다. 바람, 돌, 여자, 잠녀(해녀), 귤, 곶자와, 화산 그리고 역사를 주제로 하고 있다. 450여페이지에 달하는 두께가 주는 압박도 있지만 내용은 쉽게 읽힌다.

단순히 이국적인 관광지로만 생각했던 제주의 본 모습을 읽을 수 있고, 즐기는 뒷면에 자리잡은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단순히 관광지 제주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사진가 김영갑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펼쳐본다면 제주의 바람이 보이고 소리가 보인다. 가만히 그의 사진을 들여다 보노라면 바람이 만들어낸 제주의 풍광이 눈앞에 그려진다. 때론 그의 사진이 제주다.

 

 사진을 배워본적도 없는 노동자였던 그가 사진에 매력에 빠지고 사진을 찍으러 제주에 갔다가 그대로 눌러앉은 그는 사진이 좋아 제주가 좋아 사진을 찍었다. 그가 처음 사진을 찍을때는 간첩신고를 받기도 했다. 먹을 것이 없을 때면 며칠씩 굶으면서도 사진을 찍던 그는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는 와중에도 사진을 놓지 않고 오히려 한 폐교를 자신의 갤러리로 만든다.

 그를 알게 된 것은 김홍희 작가의 <나는 사진이다>라는 책에서이다. 그게 2005년 초인데 그 해 신문에서 김영갑의 부고 기사를 읽고는 이 책을 구입했었다. 제주가 그립다면 이 책을 펼쳐본다.

<옛그림 따라 걷는 제주길>은 제주의 옛그림을 통해 제주를 들여다 본다. 1702년 제주 목사 이형상이 제주 순회길에 화가를 시켜 그린 탐라순력도를 토대로 제주를 설명한다. 옛 그림과 현재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탐라국에서 제주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제주역사기행>을 손에 들면 된다. 독립된 한 나라에서 시작해 항몽항쟁의 마지막 보루가 되기도 하고 4.3사건 등 아픈 기억까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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