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시장 상품 인간을 거부하고 쓸모 있는 실업을 할 권리
이반 일리치 지음, 허택 옮김 / 느린걸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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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라는 이름은 여러 차례 들어봤지만 그의 책을 실제로 읽은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자 곧 충격에 빠졌다. 경쟁이라는 학생시절을 거쳐 어렵사리 취업을 하지만 사회생활 역시 만만치 않다. 자영업도 마찬가지, 현재 우리는 생존이라는 감옥에 갇혀 살고 있다.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바로 플러그 인 되어 버렸다. 이런 구조를 타파하려고 하면 겉은로는 용기있는 사람이라고 불리지만 뒤돌아서면 있는집 자식 아니면 미친 놈 취급을 받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현대화된 가난'은 과도한 시장 의존이 어느 한계점을 지나는 순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가난은 산업 생산성이 가져다 준 풍요에 기대어 살면서 삶의 능력이 잘려나간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풍요 속의 절망이다. 이 가난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창조적으로 살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데 필요한 자유와 능력을 빼앗긴다. 그리고 플러그처럼 시장에 꽂혀 평생을 생존이라는 감옥에 갇혀 살게 된다. 현대의 이 새로운 무력함은 너무나도 깊이 경험되는 것이라 겉으로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6쪽)

·········

현대의 새로운 가난이 만연하는 세상에서 상품에 중독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죄악이거나, 또는 두가지 다 일수 있다. 소비를 하지 않고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 경제성장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곳 어디서든, 직장에 다니지 않거나 소비를 하지 않는 사람은 쓸모없는 인간으로 취급된다. (8쪽)

 

하지만 현대 산업사회는 이런 구조를 공고히 할 뿐이다. 사람은 없어지고 생산과 소비라는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고,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그 시스템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인간을 무력하게 만드는 풍요에 사람들이 중독되고 그것이 문화 속으로 한번 배어들면 '가난의 현대화'가 생겨난다. 현대화된 가난은 상품이 확산하면서 어김없이 발생하는 부정가치의 형태이다. (34쪽)

 

'현대화된 가난'이 주요하게 가난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때는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알아차릴 수 없으며 그 본성 또한 파악하기 어렵다. 일상 대화에서조차 드러나지 않는다. 발전이나 현대화가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면 그때까지만 해도 시장 경제에서 배제되어도 생존할 수 있던 이들은 구매 시스템으로 끌려 들어가 물건을 사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게 체계적으로 강요를 당한다. 이제부터 그들은 시장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가져다 살 수 밖에 없게 된다. 학교라는 곳에 가본 적 없던 멕시코 오악사카주 인디언이 지금은 졸업장을 '따기'위해 학교에 끌려간다. 이들에게 졸업장이란 자신들이 도시인보다 얼마나 열등한지를 정확하게 측정해주는 증서이다. 그나마 이 종이 한 장이라도 없으면 도시에 나가 빌딩 청소부도 할 수 없다.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이런 것이다. '필요'가 현대화될 때마다 가난에는 새로운 차별이 하나씩 더 붙는다. (35쪽)

 

그리고 그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 사회는 끝없이 분화되고, 이반 일리치는 그것을 전문가의 시대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공동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

미래의 역사가는 전문가의 시대를 정치 소멸의 시대라 부를 것이다. 유권자들이 대학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자신의 필요를 법률로 제정할 권력과 누가 무엇이 필요할지를 결정할 권한, 그리고 그 필요를 충족하는 수단에 대한 독점권을 기술관료에게 위임한 시대라고 말할 것이다. 이 시대는 학교의 시대로 기억될 것이다. 인생의 3분의 1은 무엇을 처방받아야 할지 배우고, 나머지 3분의 2는 자신의 습관을 관리하는 저명한 전문가의 고객으로 살았던 시대로 기억될 것이다.(55쪽)

 

심지어는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진 처방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조금 늦은 아이로 평가받았던 이들이 요즘은 ADHD라는 질병으로 진단되어 치료받아야 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심지어는 결혼 준비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결혼생활이며 육아 모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결국 전문가에 의해 진단받고, 그 처방에 의해 살아가야 하는 세상.

 

검붉은 표지에 활자만 있는 책, 두께도 140쪽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40년전에 쓰여졌다. 하지만 놀랍다. 지금 현대의 문제가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반 일리치의 현대 산업사회에 대한 성찰이다. 그리고 삶의 주체성, 자율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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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고 앉아있네 3 - 김상욱의 양자역학 콕 찔러보기 스낵 사이언스 Snack Science 시리즈 3
원종우.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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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앞으로 두어시간 동안 양자역학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처구니 없는 미로속에서 헤매다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나가게 됩니다." 과학같은 소리하네의 양자역학편에서 사회자 파토 원종우는 이렇게 시작한다. 유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조차 양자역학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한 것이 바로 양자역학이다.

 

양자역학이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기존 물리학의 법칙들이 부정되기 때문인데, 문제는 인간이 양자역학을 이해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양자 역학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이 모양으로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인간의 뇌가 진화해 온 오랜 시간동안 그것의 용도는 포식자를 피해서 먹고 싸고 자고 또 매력적인 이성을 만나서 번식을 하는 것이었죠.

이런 인간의 뇌를 가지고 머리카락의 수십만분의 1보다 작은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겠죠. (138쪽, 과학수다1)

 

인간의 두뇌라는 것이 자연법칙을 잘 이해하도록 진화한 건 아니거든요. 우리의 뇌는 맛있는 것을 찾거나, 아니면 예쁜 여자, 멋진 남자를 찾거나 하는 그런 것을 잘하도록 진화해왔죠. 우리가 이해를 못한다고 자연이 이상한 게 아니라, 잘못은 우리한테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잘못이라고 보기도 힙든 것이 두뇌는 그냥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도록 진화된 겁니다. 그래서 모르는 게 너무 당연하니까,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27쪽) 

 

사실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을 만든 과학자들은 '우주는 문제가 없고, 이걸 이상하다고 느끼는 인간한테 문제가 있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중성을 지니는 파동과 입자는 원래 하나인데, 인간의 언어가 파동과 입자라는 걸 따로 기술한다는 거죠. 이미 사람들 머릿속에 그 개념이 그렇게 따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거지, 우주에서는 그것들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운 것이고 문제가 없다는 거에요.(55쪽)

 

사실 양자역학에 대한 부분을 몇 번 본적이 있다. EBS다큐 '빛의 물리학'에서도 몇 번 봤고, 책으로도 봤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이건 내 잘못이 아닌 것이다. 인간이 양자역학을 이해할 수 없도록 진화했으니까.

 

책은 물리학의 기본 법칙부터 설명을 한다.

유닛의 위치를 시간에 따라 기술한 것이 바로 운동이죠.(13쪽)

 

속도라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한 위치, 지점을 알 때 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 위치가 얼마만큼 변하는지에 대한 정보입니다.(15쪽)

그리고 이것은 수학으로 표현할 수 있다.

속도가 변하는 것, 즉 가속운동에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는 힘이라고 부르자 하는 게 바로 운동법칙입니다. 이것을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수식으로 굳이 쓰면 'F=ma'가 됩니다. (20쪽)

 

이제 이 식으로부터 속도의 시간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속도와 위치를 끄집어 낼 수 있다면 우주를 다 이해하는 거죠. 'F=ma'로 부터 속도와 위치를 끄집어내는 수학적 과정을 적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전 세계에 모든 이공계 학생들은 이 적분을 배워야 돼요. 'F=ma'는 미분방정식입니다. 우주의 법칙은 미분으로 쓰여 있고, 이로부터 위치를 추출하는 과정이 적분입니다. 미분을 알려면 극한을 알아야 하고, 극한을 알려면 수열을 배워야 하죠. (21쪽)

 

그럼 양자역학이 무엇인가. 양자역학이란 이런 물리학의 법칙이 뒤엎어진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원자라고 부르는 똑같은 걸로 되어 있다는 겁니다.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죠. 물리학은 모든 것을 운동으로 이해합니다. 결국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원자의 운동을 이해하는 겁니다. 원자가 어떤 식으로 운동하는지를 기술하는 분야가 바로 양자역합입니다. ... 한마디로 양자역학은 원자를 기술하는 학문입니다. (36쪽)

 

이제 양자역학의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가 등장한다.

전자는 하나다. 그런데 두개의 구멍을 통과한다. 전자는 하나뿐인데,

그리고 그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 두 상자안에 고양이와 독극물이 있다. 한상자가 괜찮다면 다른 상자는 독극물 병이 깨져야 한다. 고전역학, 고전 물리학의 세계에서는 한마리의 고양이는 살고, 다른 고양이는 죽어야 하지만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살아있으면서도 죽어있는 상태다. 음 모르겠다.

 

하여간 책을 좀 더 읽어보면,

양자역학은 근본적으로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예측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즉, 뉴턴역학의 결정론을 포기하는 겁니다. 그리고 확률론의 세계로 들어서게 되죠.

....

사실 이렇게 확률이 도입되었을 때 물리학자들의 저항이 굉장히 거셌습니다. 왜냐하면 물리법칙이라고 하면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 가능하게 해주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고 믿어왔기 때문이죠. 특히 저항의 선봉에 선 사람은 다른 사람도 아닌 아인슈타인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죽을 때까지 양자역학을 거부한 이유의 하나가 바로 이 확률 해석 때문입니다.(60쪽)

 

전자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고 하면 더욱 큰 에너지의, 즉 짧은 파장의 빛을 써야 하고, 그러면 전자가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되지요. 이 말은 전자의 속도가 불확실해진다는 겁니다. 하이젠베르크는 이것을 불확정성원리라고 불렀습니다. (72쪽)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원리가 갖는 중요한 의미는 고전역학의 결정론이 양자역학에서는 왜 통하지 않느냐는 것을 설명한다는 겁니다. 고전역학에서 꼭 필요한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아는 것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죠. 이 때문에 확률이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이 틀렸다, 불완전하다며 공격을 할 때 그 공격의 가장 중요한 타깃이 바로 불확정성원리였습니다. (73쪽)

 

 

양자역학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양자역학이 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양자역학은 세상을 뒤엎어 버렸다. 지금 우리는 이해도 되지 않는 양자역학의 헤택을 보고 있다.

양자역학이 없으면 우리는 19세기로 돌아가야 합니다. 19세기와 20세기는 과학기술의 관점으로는 양자역학이 있느냐 없느냐로 나눌 수 있습니다. 19세기에도 열역학과 전자기학이 있었죠. 내연기관과 전기기기가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19세기에 없었던 것의 하나가 양자역학입니다. 그래서 반도체 같은 걸 이해하지 못했죠. 양자역학이 없으면 전자를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따라서 양자역학이 없으면 단연코 컴퓨터는 없습니다. 반도체도 없고, 스마트 폰도 없습니다. 지금 스마트폰이 있을 수 있는 것은 1920년대 양자역학을 이해해서 전자를 제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자를 제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나온 학문이 전자공학입니다. 양자역학이 없으면 전자공학이 없어요. 전자의 운동을 기술하는 게 바로 양자역학이거든요.(108~109쪽)

 

이해는 안가지만 하여간 양자역학은 기존 물리학과는 다른 세계라는 것이고, 우리는 그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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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고 앉아있네 2 - 외계 문명과 UFO는 있다? 없다? 스낵 사이언스 Snack Science 시리즈 2
원종우.이명현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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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고 앉아있네는 과학전문팟캐스트의 방송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의미있는 작업이다. 그 중에서 과학과사람들 팟캐스트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이명현박사와 함께 우주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지구에서는 우주의 신호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전파를 찾기 위해서 왜 전파일까? 

빛이라는 게 우리 눈에 보이는 걸 이야기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는 눈에 볼 수 있다는 뜻의 가시광선을 말하는 거죠. 수백만년 동안 인류라는 종이 자연에 적응을 해오면서 지구상에서 어떠한 것을 감지하고, 정보를 얻기에 가장 좋은 영역이 가시광선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거기에 적합하게 진화한 거죠. 빛은 다른 말로 바꾸면 전자기파인데, 그 전자기파 안에는 가시광선과 전파라는 것이 있고, 자외선, 적외선, 이런 것들도 있어요. 파장의 크기에 따라 다른 이름이 붙은 건데요, 가시광선은 파장이 짧다면, 전파는 파장의 길이가 길어요. 파장의 길이가 길면 어떤 장점이 있나면, 짧은 것은 장애물 통과가 어렵지만 파장이 긴 전파는 장애물을 그냥 넘어간다는 거죠. 그래서 멀리까지 갈 수 있으면서, 또 가장 속도가 빠른 1초에 30킬로미터나 가는 빛이니까 빨리 정보를 보내면서도 방해하는 장애물들이 있더라도 성큼성큼 뛰어넘어 우리에게 온다는 거죠. (21쪽)

 

그 전파를 찾기 위해 전파망원경을 사용한다. 케플러 망원경등이 대표적이다.

핸드폰은 우리가 전화벨 소리가 울려서 귀에다 대고 소리를 듣는 기계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속에 전파를 송신하고 수신하는 장치가 들어 있어요. 전파라는 건 빛의 일종인데, 눈에는 보이지 않는 파장이 긴 빛을 전파라 하거든요. ... 핸드폰의 경우를 보자면 송신을 누르면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그 속에서 전파 신호로 바뀌어 중계소로 날아가지요. 중계소에서 그것을 다른 사람의 핸드폰에 전달하면, 다른 사람의 핸드폰에서 그 신호를 받아서 다시 소리로 바꿔 여러분의 귀로 전달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조그만 핸드폰들은 아주 작은 전파망원경이라고 얘기할 수 있죠. 그런데 천문학자들은 외계인으로부터 오는 전파를 받아야 되는데, ... 전파망원경은 엄청나게 큰 핸드폰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12쪽)

 

이 책의 미덕이다. 이제 이야기하려는 전파에 대한 이야기가 이해가 간다. 그래서 그 전파를 위해 디지털, 수학적 패턴이 필요한 것이다. 즉 수학을 통해 외계와 신호를 주고 받는 것이다.

그러니까 기본적인 생각을 해보는 거죠. 자연계가 아닌, 문명을 가진 사회에서 빠져나가는 신호들은 어떤 패턴들이 있을 텐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텔레비전을 볼 때도 우리가 2차원 화면에서 보잖아요. 그런데 그게 어떻게 들어오는가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모르고 보지만 시간에 따라 일렬로 들어오는 신호를 화면에 뿌려주는 거에요. 행드폰도 마찬가지로 전파 신호를 소리로 바꿔주는 것이고요. 그렇게 들어오는 신호들은 0과1로 조합되어 있는 디지털로 된 신호들이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우리가 어떤 신호를 외계인에게 보낸다거나 받는다거나 할 때는 그런 방식으로 받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받아서 처리하고, 또 그것을 배열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수학적 마인드, 수학적인 테크놀로지, 수학적인 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26쪽)

 

외계의 신호를 받기 위해 많은 기술을 동원하고 있지만, 지구 역시 외계로 전파를 통해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그렇게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찾고 있고, 물이 있는, 생명의 기원을 찾고 있다. 물론 한계는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가 탄소를 기반으로 하다보니 물, 탄소 등을 중심으로 찾고 있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탄소라고 하는 원소 주위에 어떤 다른 원소들이 붙어서 분자를 형성하고, 그런 분자를 기반으로 한 세포로 형성된 생명체인데, 다른 별에서는 전혀 다른 경로로 생명체가 생겼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전 우주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는 오로지 지구의 생명체밖에 없는 거에요. 그리고 지구생명체는 전부 탄소 기반 생명체* 로 이루어져 있거든요. 그러니까 어게 지구 중심적인 사고방식이긴 하지만 아직은 대안이 없죠. 만약에 화성에서 탄소가 아니라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생명체가  발견된다고 하면 우리의 인식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지구 생명체와 유사한 것을 찾는 데 집중하는 것 훨씬 더 논리적이라고 생각하죠.(37쪽)

 

만약 외계인이 발견된다면 외계인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외계인이 굉장히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범위는 생각보다 굉장히 좁다는 거에요. 그래서 늘 지구라는 환경조건을 가정해요. 지구와 거의 비슷한 유사 행성을 찾겠다는 거고, 그런 행성을 집중적으로 관측하는 것이죠.

....

눈은 우리가 2개를 갖고 있잖아요. 눈은 최소 2개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래야 멀고 가까운 원근을 구분하니까요. 눈이 10개 정도 된다면 좋을 것 같지만, 그러면 정보가 많아서 뇌가 커져야 하거든요. 그러면 정보처리 때문에 에너지를 많이 쓰고, 그러자면 또 많이 먹어야 하죠. 그렇다면 생존에 유리하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눈은 많아봐야 3개 정도일 거고, 결국 우리랑 비슷할 거죠. 다리도 한 100개쯤 되면 좋겠다 싶지만, 그걸 다 제어하려면 뇌가 터져버릴 거 아니에요? 적정하게 효율적으로 적응해서 잘 수 있으려면 비슷한 외양으로 진화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죠. ... 그래서 실제로 지구와 비슷한 환경 속에 사는 생명체를 찾는다면 우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는 생각을 하는 거에요.(39쪽) 

 

이런 기본적인 개념부터 시작해서 스타트렉 이야기라던지 우주선은 어떻게 움직이는 지 등에 대한 내용들이 잘 설명된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2권을 읽었다. 왠지 똑똑해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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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다에서는 많은 과학책들이 소개된다. 그 책들로 독서를 넓히다 보면 지식의 기쁨에 푹 빠져들지 않을까.

 

1. SF

         

 

최고의 로봇 과학 기술자에게 주는 조지프 엥겔버거 상이 있습니다. 1956년에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로봇회사 '유니메이션'을 창업한 조지프 엥겔버거의 이름을 딴 상이죠. 이 유니메이션은 산업용 로봇을 처음으로 양산한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 엥걸버거가 산업용 로봇회사를 창업한 계기가 바로 대학생 때 읽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연작이었습니다. 

····

지금 우리의 피부에 와 닿는 가장 극적인 예는 '사이버스페이스'죠. 윌리엄 깁슨이 1984년에 쓴 "뉴로맨서"에서 컴퓨터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의 세계를 가리키면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어요.···  "스노크래시"에서 '아바타'가 처음 등장했죠. (31쪽)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 '스타십 트루퍼스'의 원작이 로버트 하인라인이 1959년에 발표한 "스타십 트루퍼스"입니다. 영화에서도 재현되지만 이소설에서 처음으로 신체 기능을 보호·강화하는 장갑복이 등장해요. 군인들이 장갑복을 입고서 우주 벌레와 싸우죠. 그런데 그 뒤로 미국 군대에서 장갑복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있었습니다. 지금도 계속 개발중이고요.

지금은 그런 장갑복이 대중에게 전혀 낯설지 않죠. 아이언맨이 있잖아요.(32쪽)

 

(과학자가 쓴 인상적인 SF는 없나요?) 칼 세이건의 "콘택트"가 일단은 성공작이라고 봅니다. 1985년에 소설이 발표되자마자 국내에서도 번역이 되었어요. 뭔가 느낌은 기존의 SF와 달랐지만, 독특한 감동이 있었어요. 그 정도면 스토리텔링 자체도 상당히 완성도가 있었고요.(36쪽)

 

(배명훈 작가의) "타워"는 전 시민이 초고층 빌딩에 사는 도시 국가 '빈스토크'에서 벌어지는 여섯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당연히 "타워"는 한국 사회의 권력 관계를 풍자하는 소설이죠. (40쪽)

더 읽기 : 소설로 과학에 기여한 SF거장, 아시모프

 

2. 기생충

         

 두 선생님의 책이 워낙에 쉽고 재미있으니까요. 정준호 선생님의 "기생충, 우리들의 오래된 동반자"를 읽으면서 전에 몰랐던 새로운 기생충 세계에 눈을 떴죠. 그리고 서민 선생님의 "기생충 열전"을 포복절도하면서 읽은 다음엔 왠지 기생충과 훨씬 친해진 느낌입니다.(53쪽)

 

3. 빅데이터

       

 사실 빅데이터는 곧 바로 '빅 브라더(Big Brother)'를 연상시킵니다.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에 가장 가까운 기업이 구글이나 애플 같아요. (100쪽)

 

 세스 로이드가 "프로그래밍 유니버스"에서 비슷한 시도를 했어요. '우주의 모든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서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컴퓨터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답해 본 거에요. 로이드가 추산한 결과를 보면, 현재 예상되는 우주의 전체 에너지는 10의 71제곱 줄(J)입니다.

이런 에너지로 나올 수 있는 컴퓨터는 매초 10의 105제곱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어요. 구글이 원래 회사 이름을 10의 100제곱을 가리키는 '구골(Googol)'로 하려다 실수로 잘못 등록하는 바람에 구글이 되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구글이 꿈꿨던 10의 100제곱보다 0이 5개가 더 붙는게 우주에서 궁극적으로 가능한 연산 속도라는 거에요.(108쪽)

 

아이작 아시모프가1956년에 쓴 단편 소설 중에 "최후의 질문(The Last Question)"이 있잖아요. 이 소설에서 바로 그런 이야기가 나오죠. 이 소설에서 아시모프가 '멀티백'이라고 부른 컴퓨터가 바로 '구글'같아요.(109쪽)

 

 

5. 세포

 

 마틴 노왁이 "초협력자"에서 암세포를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선택을 한 아이들'이라고 표현했죠. 만약에 세포의 구성요소들이, 또 생명체를 구성하는 세포들이 저마다 이기적인 선택에만 몰두했다면 절대로 오늘날과 같은 생명의 진화는 없었겠죠.(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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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수다 2 : 빅 데이터에서 투명 망토까지 - 누구나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7가지 첨단 과학 이야기 과학 수다 2
이명현.김상욱.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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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다1에 이어 2 역시 흥미로운 주제와 어려운 주제들이 등장한다. 빅데이터와 같이 현재 사회의 화두가 나오는가 하면 투명망토와 같이 재미있을 주제, 그리고 중성미자와 같이 어려운 주제들이 등장한다. 물론 흥미로운 주제라고 쉬운 것은 아니고 어려워보인다고 처음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이해는 잘 되지 않지만..

 

기생충하면 아직까지도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서민교수의 활약으로 (심지어 기생충 하나씩 키워보실래요.. 뭐 이런 이야기도 했으니) 기생충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사회는 기생충을 악으로만 생각하낟. 하지만 생각해보면 기생충, 바이러스 등은 인류보다 오래 지구에 존재했고, 지구상에 생명체와 공존하는 존재들이다. 인간 역시 기생충과 오랜시간을 함께했다.

기생충학자 입장에서는 위생가설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인류는 오랜세월 동안 몸 안에 기생충을 품고 살았어요. 우리 몸을 지키는 파수꾼인 면역계는 이 기생충을 공격하기도 하고, 감시하기도 하면서 진화해왔죠.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기생충이 없어진 거에요. 면역계로서는 할 일이 없어진 거죠.

이렇게 할 일이 없어진 면역계가 과민해져서 비슷한 것만 봐도, 나중에는 비슷하지도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반응을 하게 된 거죠. 그런 반응이 기관지에서 일어나면 천식, 피부에서 일어나면 아토피 피부염, 코 점막에서 일어나면 알레르기 비염으로 나타나는 거죠.(59쪽)

최근 양서류가 급감하는 이유가 항아리곰팡이 때문인데요. 이 항아리곰팡이 때문에 많은 양서류가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데, 그렇게 항아리곰팡이가 퍼지는 이유가 환경 오염으로 기생충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기생충이 사라지면서 양성류의 항아리곰팡이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진 거에요.

...

그런 점에서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기생충을 박멸하고 또 박멸하려는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정말 걱정입니다. 생태계의 다양성 또 저항성을 유지하는 데 기생충이 해 왔던 긍정적인 역할을 부정하고 기생충을 너무나 억지로 없애려 하다가는 생각지도 못한 재앙을 낳을 수도 있어요.
(67쪽)

 

요즘 화두 중에 하나는 빅데이터이다.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이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도 뒤늦게 빅데이터, 빅데이터 하지만 아무래도 국내기업들의 방향은 기업 사주가 빅데이터가 대세라는데 우리도 해야되는거 아니야 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런데 빅데이터가 과연 무엇일까?

빅 데이터는 이른바 '3V'로 통칭되는 다음 세 가지 특징을 염두에 두고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3V는 '규모(Volume)', '다양성(Variety)', '속도(Velocity)'인데요.(89쪽)

 

이런 빅데이터에 대한 우려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과연 시민들의 정보를 기업들이 독점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 하는것이며, 언제든지 사적으로 나의 정보가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빅데이터를 모윽 관리할 수 있는 기업이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빅 데이터가 무서운 거에요. 하지만 정부 혹은 시민 사회가 주도해서 빅 데이터를 모으고 관리할 수 있다면, 오히려 빅 데이터는 데이터 정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확장할 수 있는

 

과학수다2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투명인간, 투명망토에 대한 부분이다. 투명망토 원리는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물질인데 굴절률이 같은 경우죠. 굴절률이 같으면 반사가 일어나지 않고서 빛이 그냥 지나가니까요.

그런데 공기와 굴절률이 같은 물질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아요. 아까 물의 굴절률을 1.3이라고 했죠? 이렇게 대부분의 물질은 공기의 굴절률 1보다 큽니다. 유리창을 통해서 밖을 보면서 흔히 투명하다고 말하죠. 하지만 유리도 굴절률이 1.4정도로 약간의 반사 현상은 불가피하죠.

 

여기서 투명인가의 첫 번째 조건이 나오죠. 투명 인간은 자기 몸 전체의 굴절률을 1로 만들어야 합니다. 약을 먹든, 마법을 부리든 말이죠. 그래서 자기 몸의 굴절률을 1로 만들어서 공기 중을 지나는 빛이 반사 없이 그대로 투과할 수 있게 만든다면 일단 투명 인간의 조건을 만족하는 셈이죠.(192쪽)

 

그러나 그런 투명물질을 만드는 것이 현재로는 불가능하다. 대신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해리 포터 스타일의 투명 망토는 실제로는 멀리 있는 오아시스가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막의 신기루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똑같은 공기라고 하더라도 온도가 달라서 밀도가 변하면 장소에 따라서 굴절률이 달라집니다. 사막에서는 공기가 뜨겁게 달아올라서, 특히 지면 근처의 공기가 팽창해서 굴절률이 낮아집니다. 빛의 속도가 상층보다 빨라지죠.

 

이렇게 같은 공기라도 온도에 따른 밀도 차이에 따라서 굴절률이 달라지면 오아시스에서 반사되어 나온 빛이 굴절하게 됩니다. 그렇게 굴절된 빛이 사막 여행자의 눈에 도달하게 되면, 실제로 있는 곳과는 전혀 다른 위치에 오아시스가 있는 것 처럼 보이죠. 우리가 빛은 항상 똑바로 직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죠.

 

그런데 바로 이 신기루 현상이 나타나는 원리를 마술사들이 활용하죠.(193쪽)

 

이런 점이 바로 과학의 재미가 아닐까. 투명망토가 아닌 빛의 굴절 차이를 이용해 다른 곳에 보이게 하는 것 말이다. 과학적 지식을 활용해 다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과학수다2편은 이외에도 SF대한 수다에서 부터, 중성미자, 세포 그리고 핵융합 등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일반인의 과학에 첫발을 내딛고 그 관심을 넓혀갈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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