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굴레를 벗고 자주의 새 역사를 여는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 혁명 연구모임 지음 / 시대의창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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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에 대한 책읽기 세번째이다. 차베스 읽기는 여기에 한 권을 더 붙여 "콜럼버스에서 룰라까지"로 중남미 현대사를 대충 한번 훑어보는 것으로 마무리할 것이다.

 

차베스가 1998년 대통령이 당선되었지만, 베네수엘라의 기득권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배후에는 미국이 있었고, 외국자본에 의한 자금에다가 언론마저 기득권이 장악한 상태였다. 영향력 없이 단순히 정부의 정책만을 전달하던 국영방송을 제외하면 미디어는 여전히 기득권을 대변하고, 차베스를 비판하고 있었다. 게다가 노조 역시 자본편이었다.

 

기득권의 첫번째 반격은 2002년 쿠데타였다. 그들은 차베스를 체포하는데까지 성공했다. 조작된 유혈사태를 지속적으로 내보내며 쿠데타의 명분을 얻고자 했고, 차베스가 사임했음을 선포했다. 그러나 차베스가 사임하지 않은 사실이 CNN을 통해 알려지고, 쿠데타 세력내에서도 분열이 있었다. 게다가 기득권 세력의 쿠데타는 차베스를 석방하라는 전국적 시위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배후였던 미국도 중동, 아프간 사태로 직접적인 지원은 없었다.

 

기득권세력의 반격은 2002년 후반 한차례 더 발생한다. 전국적 규모의 총파업으로 차베스 정권에 경제적 타격을 주는 것이 목표였다. 특히 차베스가 국영화한 국영석유회사를 중심으로 파업이 일어났다. 기득권세력과 기득권과 함께 부를 나눠갖던 노조가 함께 파업을 조장하였고, 이 파업은 베네수엘라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 하지만 차베스에게는 이 파업이 기회가 되었다. 파업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파업 주동자인 기득권세력과 그들과 결탁한 관리자들을 해고하면서 석유회사 국유화에 성공한다.

 

기득권세력의 마지막 반격은 주민소환투표를 활용한 것이다. 2004년 주민소환투표를 주도했지만 결과는 차베스에 대한 재신임으로 나타났다.

 

이런 일련의 기득권 세력의 공격을 보면 분명 차베스는 독재자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런 기득권 세력의 공격으로 좀더 확고한 지지와 정책을 펴나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독재와 언론탄압을 했었더라면 기득권세력의 쿠데타나 총파업, 주민소환투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차베스가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포퓰리즘이 아니라 국민의 절반에 해당하는 빈곤층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원조가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의료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정책으로 그는 강압이나 여론조작 없이도 국민들의 지지위에 재선, 삼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책은 이런 베네수엘라 상황을 보며, 한국사회에도 이런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FTA, 비정규직 등으로 인해 중남미와 같이 경제적 파산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지적은 분명 잘못되었다. 중남미는 빈민층이 국민의 절반이 넘을 정도의 상황이었지만, 한국은 상당수의 중산층이 존재한다. 물론 이런 중산층이 요즘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FTA나 비정규직이 아니라 부동산거품에 의해 대다수가 하우스푸어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들의 지적처럼 우리나라도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지만 그것은 베네수엘라의 상황과는 분명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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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혁명의 역사를 다시 쓰다 - 차베스의 상상력, 21세기 혁명의 방식 새사연 신서 2
김병권. 손우정. 안태환. 여경훈. 이상동. 정희용. 한우림 지음 / 시대의창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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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베네수엘라가 혁명의 역사를 다시 쓴 것은 바로 선거로 혁명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20세기 혁명의 역사는 전반적으로 피로 이룬 혁명의 경우가 많은데 베네수엘라의 혁명은 그와 달리 선거혁명이었다. 선거혁명이 힘든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도 4.19 혁명을 촉발시킨 3.15 부정선거에서 처럼 선거가 기존 세력의 시스템내에서 치뤄지는 관계로 상당부분 기득권 세력의 틀에서 벗어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엘고어가 부시에게 졌을 때 일부 선거 부정과 관련된 사건들이 대두되었었다. 그만큼 선거로 기존 틀을 깨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베네수엘라의 경우 1958년 푼토피호 협정이후 양당체제가 확고하게 굳어져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세력이 등장해 정권을 창출하는 것은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40년 만에 양당체제를 깨고 차베스의 제3세력이 정권을 창출하게 된 것이다.

 

이런 차베스를 두고 국내외 언론은 포퓰리즘이라고 말한다. 포퓰리즘의 대명사는 뮤지컬 에비타로 알려진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이 대표적인 인물인데, 국가의 상황과 상관없이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정책을 남발하며 사회혁신을 이루지는 않는 것인데 책에 따르면 차베스는 포퓰리즘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한다. 먼저 차베스는 주민소환제를 도입하였고, 이에 따라 소환투표를 당하기도 하였다. 주민자치위원회를 장려해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틀리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을 권력을 몰수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도 않았다. 대다수 언론이 차베스에 반기를 들 정도로 언론을 장악하지도 않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볼 때 차베스를 포퓰리즘이라고 부르는 것은 국내외 언론들의 정치적인 접근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국내외 언론은 차베스를 사회주의자로 낙인찍으려 한다. 실제로 차베스는 '사회주의'를 말을 사용한적이 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사회주의는 우리가 경험한 소련이나 다른 국가들의 사회주의와는 분명 다르다. 그는 취임사에서 "우리의 계획은 국가 통제 경제도 아니고 신자유주의 경제도 아닙니다. 우리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과 국가의 보이는 손이 서로 맞잡는 중간지대를 모색합니다. 국가도 필요하고 시장도 가능합니다."(151쪽) 이에 대해서는 차베스의 경제정책은 사회주의 보다는 오히려 보수적이고 자본주의적이라고 말할수 있을 정도이다. 차베스가 집권하면서도 정상적으로 축적한 부에 대해서는 기업이건 개인이건 보장하였다. 부당하게 국각와 결탁하여 축적한 부가 아니면 정부가 간섭하지 않았는데 이는 바로 자본주의의 기본이 아닌가.

 

물론 차베스는 경제적으로 반대세력들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무력에 의한 강압정책이 아니었다. 보수 언론과 외국세력과 결탁한 기업들 그리고 노동자들 보다는 권력자의 편에 있던 노조가 연합하여 국가 경제에 타격을 줄 목적으로 벌인 장기간 대규모 파업의 결과로 그들이 자연스럽게 해고되면서 차베스는 효과적인 경제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베네수엘라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석유이다. 베네수엘라는 세계5대 산유국이면서 매장량에서는 세계최대로 추정되고 있다. 그래서 베네수엘라 경제는 석유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다. 좌파 정권이 들어선 20세기 초반 석유산업을 국유화하고 정부주도의 석유정책을 펴왔지만 곧바로 정권을 잡은 우파정권은 석유산업의 민영화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 기업들에 석유 이권을 나눠 주었다. 이로 인해 석유산업의 호황, 침체에 따라 국가 경제가 흔들리고, 석유 이외의 산업은 관심 밖의 일이었다. 게다가 석유산업으로 인한 이득 역시 외국자본과 일부 국가권력의 나눠먹기 장이 되어 국민경제에 미치는 혜택은 크지 않았다. 국내외 언론은 차베스를 깎아내리기 위해 차베스의 뒤에는 석유산업이 있었음을 강조하는데 차베스가 집권한 10년 이상 석유산업의 성장률은 산업평균 성장률보다 낮았다. 차베스가 집권한뒤 경제성장율은 평균 10%에 가까웠지만 석유산업은 그 절반에 미칠 뿐이고, 제조업과 광업의 성장률이 높았다. 즉, 차베스는 단순히 석유에 의종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제조업과 그 제조업의 바탕에 있는 광업에 중점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차베스 사후 많은 평가들이 오고 가고 있다. 그 어떤 평가에도 불구하고 차베스는 나라와는 상관없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가지도자였음이 분명하다. 베네수엘라의 상황과 역사가 우리와 분명히 달라 동일한 정책을 사용한다든지 하는 것은 분명 우리와는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속에서 차베스를 배워 볼 필요는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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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호민관 차베스
리처드 고트 지음, 황건 옮김 / 당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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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이다. 호민관은 로마시대 평민층에서 뽑은 대표자를 말한다. 제목으로 호민관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은 차베스가 대다수 국민의 지지만이 아니라 이전과는 달리 일반 대중을 위한 정치를 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는 차베스 전기이면서 차베스가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담아낸 책이다. 차베스가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 중요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1992년 차베스와 그와 뜻을 같이 하는 군 동료들은 1992년 쿠데타를 준비했다가 실패한다. 그는 즉각 대규모 유혈을 막기 위해 TV에 나와 쿠데타는 실패했으니, 혁명에 가담했던 군인들의 투항할 것을 권했다. 이 TV 연설로 그는 일개 군인에서 베네수엘라에 희망을 주는 인물로 부상한다.

(차베스는 대통령이 된 후에도 이와 같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한다. 반대세력의 쿠데타가 시도되었을 때 그는 반대세력에 사임을 위한 협상을 한다. 결국 쿠데타는 실패해 차베스의 집권은 계속되었지만.)

저자는 이 TV방송을 통해 그 누구도 국정 실패의 책임을 지려하지 않던 베네수엘라에서 쿠데타의 책임을 지겠다는 그를 보며 새로운 희망을 갇게 되었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이후 차베스는 선거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이 된다. 그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의 정책은 쉽지 않았다. 대다수 언론은 그의 정치를 비난해댔고, 미국 등 서구의 지원을 받고 있던 보수 세력들은 또 다른 쿠데타를 기획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쿠데타는 실패로 돌아섰고, 이를 계기로 차베스는 반대로 정치적 안정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쿠데타의 실패는 보수 세력의 오판이 가장 컸다. 쿠데타이후 차베스 복귀를 원하는 대규모 시위에 처해졌고, 배후였던 미국도 중동 등의 문제로 베네수엘라의 큰 지원을 하지 않았다.)

 

차베스 사후 대다수 언론은 베네수엘라가 변하게 될 것이라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어떤 독재자에 의해 통제되었던 경제가 이제 세계경제에 편입되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볼 수 있음을 전망한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베네수엘라에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가 아닐까 싶다. 책을 읽다보면 서구 언론이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르다. 차베스가 집권하기전 이미 세계의 기업들은 베네수엘라에 들어올 생각이 없었다. 기본적인 석유산업은 세계 3대사의 소유로 다른 기업들이 사업기회를 갖기 힘들었다. 다른 사업에서는 사회적 인프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안정되지 않아 사업성을 기대하기 힘든 곳이었다. 차베스는 정치적 안정을 가져왔고, 신자유주의에는 반대했지만 서구의 자본을 유치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했다. 그런 점에서 서구와 우리나라 언론들이 이야기하는 차베스에 대해서는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를 어떻게 볼 지는 독자들의 숙제이다. 단순히 미국을 위시한 신자유주의에 대항했다는 것에 초점을 두어 우리나라도 이런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것은 무리한 접근일 것이다. 우리나라와 남미의 상황을 다르기 때문인데 남미의 경우 경제적인 안정을 확보하기 전에 나라를 개방해(서구와 결탁한 보수세력들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성장동력을 잃어버렸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통제경제정책을 펴온 후 개방했기 때문이다.

 

차베스는 베네수엘라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았고, 중남미가 함께 해결해야 할 일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쿠바바의 사례를 본받으면서도 베네수엘라의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펼쳐왔다. 

 

우리의 시각은 경제 혹은 정치적으로만 편협하게 차베스를 평가하고 있다. 거기서 넘어 남미의 상황과 역사의 토대위에서 베네수엘라와 차베스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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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내는 조직 -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없는 것이다
김성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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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경력직 면접을 보면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회사생활에서 직원이 가져야 할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

나는 지체없이 로열티라고 이야기했다. 열정, 로열티가 직원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고 회사는 이를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떨어지고 열정이 떨어지면 나는 이직을 고민했고, 결국 수차례 회사를 옮기기에 이르렀다.

저자 김성호의 책들을 보면서 결국은 로열티, 열정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답이 없는 것이 아니라 치열함이 없는 것이다!"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열정이 없는 것이다!"

맞다. 내가 생각하는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왜 그의 책이 100% 다가오지 않을까?  물론 그는 회사에서의 비전의 중요성, 리더의 중요성을 안다고 이야기하면서 직원들이 가져야 할 자세를 이야기하는데 그가 안다고 하는 것은 피상적인 부분이 크다. 몇 몇 회사를 경험하면서 리더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회사가 활력을 가지고 나름의 일을 열심히 하는 조직은 리더(사장, 임원, 부장)의 역할이 굉장이 중요하다. 사장과 임원, 부장이 바뀌면서 조직의 분위기가 180도 바뀌는 모습을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리더가 분위기까지 조성할 필요는 없다. 리더가 먼저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자신의 임기와 상관없이 묵직하게 한 방향으로 가게 될 때 회사 전체가 열정을 가지고 일한다. 그러나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고 그 성과에 따라 보상을 해주면서 회사가 바른방향으로 나아간다고 믿는 임원들이 자리잡으면서 눈에 보이는 성과는 좋아졌을지언정 오히려 열정은 많이 떨어졌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의 성과를 내는 일이야말로 치열함이 더 필요한데 즉각적인 답이 필요한 부분만 강요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의 책을 읽으면서 물과 기름같다고 느끼게 된 배경이다. 경력직으로 들어와서 지금 회사는 딱 2년이 되었는데 회사 분위기는 1년/1년이 너무 상반된다. 회사가 나아갈 방향이 분명하고 그를 위해 당장의 이익이 보이지 않더라도 투자를 하던 1년전에는 직원들이 나서서 사업을 개발하고 야근이나 주말근무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1년 바뀐 임원들은 비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로 단기 성과에 집착한다. 당장 돈이 되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고 현재의 사업에만 몰두하고 매달 매달 실적을 분석해 보상을 해주며 성과보상체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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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9패 유니클로처럼
김성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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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유니클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갑작스레 증가한 매장과 광고, 그리고 다른 한국 브랜드 대비 저렴한 가격, 그런데 일본 브랜드라니. 그러던차에 일본전산이야기에 이어 저자가 다룬 "1승9패 유니클로"처럼을 도서관에서 동시에 대출하였다.

 

유니클로는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회사이다. 전반적으로 활동성을 잃고 가는 일본기업인데다가 사양산업이라 불리는 의류업계에서 고가의 브랜드가 아님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성공의 배경으로 저자는 유니클로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들고 있다.

 

유니클로가 강한 것은 스펙이 아닌 열정을 가진 직원들을 뽑아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든 다는 점에 있다. "직원을 뽑을 때 각종 자격증이나 어학실력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실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협업 시스템에 얼마나 열심히 참여하는지, 조직의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등 팀원으로서 진정성을 우선시한다."(104쪽) 우리나라 기업들이 부족한 부분이다. 물론 언론을 통해서는 다양한 인재를 뽑는 면이 부각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스펙으로 중무장한 이들이 뽑여 들어온다. 문제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스펙과 어학실력이 지속적으로 괴롭힌다는 점이다. 한국기업에서는 일만 열심히 하는것이 해야 할 숙제들이 너무 많다. 이런 저런 교육과정을 마쳐야 하며 2년 마다 어학실력을 갱신해야 한다. 아무리 업무 성과가 좋더라도 토익 점수가 없어 승진에서 누락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유니클로라는 회사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었다.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일본에서 중년 이상의 숙련기술자들이 활약할 수 있는 장이 없어졌다. 유니클로가 이들을 파트너로 삼은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구축을 통해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겠다는 기업철학, 숙련된 인재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경제발전에 공헌하겠다는 취지였다."(75쪽) 이 부분을 읽는 순간 유니클로는 훌륭한 기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이런 기업을 찾아볼 수 있을까? 회사를 사적 이익에 사용하는 사주들이 너무 많고, 회사가 부도날 정도이나 이미 자기 재산을 빼돌려 버린 우리나라에서 이런 철학을 가진 기업가가 얼마나 될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훌륭한 기업 유니클로를 다루는 저자의 소양, 역량에는 의문이 든다. 성공한 일본기업을 예를 들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충고를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건 '아니올시다'.

" '88만원'세대'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죽어라 일해도 한 달에 받을 수 있는 돈이 고작 88만 원 이라서 이런 말이 생겼다. 그런데 그 이하의 돈을 받으면서도 사무보조, 아르바이트, 파트타임으로 일하다 정직원이 되어 과장, 부장이나 간부로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138쪽)라는 부분이다. 저자는 결국 일하는 본인의 문제로 88만원 세대의 문제를 돌리고 있는데, 이건 한참 잘못된 것 같다. 일단 88만원 세대라는 말은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생겨난 용어이다. 이전 세대에는 아르바이트, 파트 타임으로 시작해 정직원이 되고 간부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 우리나라의 비정규직화는 고착화 되어 버렸다. (그리고 2000년대 중후반에 아르바이트를 한 사람은 정직원이 되더라도 많이 올라가야 대리급 정도이다.) 처음 시작할 때 정규직이냐 아니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어 버린다. 특히 인력파견회사가 비일비재한 우리나라 환경속에서 인력파견회사에서 아무리 일을 잘한다고 정규직이 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열심히 일해서 정규직으로 되는 경우가 많다면 저자의 지적은 맞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는 경우가 극소수인 경우는 개인 보다는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 저자가 변화코칭 전문가라지만 사회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고 일반 회사 경험은 전무한 것 같다.

 

한국에서의 유니클로의 미래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지오다노와 같이 그냥 저가의 브랜드로 남게될지 아니면 저가의 훌륭한 브랜드로 남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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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13-12-09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래 전에 쓰여진 서평이 2013년에 올라와있는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대 착오적인 부분이 있어 이렇게 한 글자 남깁니다.
먼저 이 서평을 쓰신 분에게 "유니클로 제국의 빛과 그림자"라는 책을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유니클로는 2013년 1월에만 하더라도 SPA브랜드 M/S 1위의 업체였는데
미래를 두고봐야 한다, 지오다노와 같이 그냥 저가의 브랜드... 라는 부분은 서평을 쓰신 분의
사전지식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또한 SPA브랜드는 유니클로(1980년대)가 처음은 아니지만(GAP이 SPA의 시작) 지오다노(2000년대)가 후발주자인데 지오다노를 SPA 브랜드의 선발주자인 것처럼 쓰신 것도 좀 신경이 쓰입니다.
저자가 사회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다, 회사 경험은 전무하다라는 비판을 하기 전에 자신부터 제대로 된
조사를 한 뒤에 서평을 쓰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