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도 날 잊지 말고 기억해줘. 가끔씩 만이라도 좋으니까 (...) 쿠자 손이 갓 지은 밥처럼 따뜻하고 말랑말랑했다˝(75쪽)
"어머니, 저도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야지 않겠어요. 전기밥솥의 가을휴가라고나 할까요?"(16쪽)
설정.캐릭터.문장표현.감성 모두 훌륭하다. 적절히 비틀고 타당하게 되돌렸다. 무엇보다 ˝어머니, 저도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야지 않겠어요. 전기밥솥의 가을휴가라고나 할까요?˝라는 문장이 이야기의 출발점이라면, ˝커서도 날 잊지 말고 기억해줘. 가끔씩 만이라도 좋으니까 (...) 쿠자 손이 갓 지은 밥처럼 따뜻하고 말랑말랑했다˝라는 문장은 이야기의 도착점이다.시작과 끝이 모두 탁월하다.
일단 기획의도 자체에는 적극 동감한다. 하지만 한계 역시 분명하다. 하나의 직업을 지나치게 단순화했고, 성공의 개념도 세속적인 것으로 한정되며, 부분부분 편견도 확인된다. 더구나 그 성공의 요건을 개인의 노력으로만 한정시켰다.이 모든 문제에도 진로에 대한 고민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경제와 관련된 제목을 달고 있지만, 그보다는 노트 일기 활용법에 기반한 자기계발서(비슷한 흉내내기)에 더 가깝다. 애당초 신이니 우주의 관점이니 하는 표현이 유사종교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공감가는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표현과 접근법이 지나치게 가볍고 통속적이다. 아쉬울 따름
사토리 세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가장 기본은 로맨스인데, 이 역시 서로의 영역으로 파고들지 않으려는 성향이 충돌하면서 균형을 잡고 있다. 부분부분 드러나는 시대인식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