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음악 소개가 아닌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전문적으로 소설을 비평하거나 연구한 결과는 아니지만, 음악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소설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잘 찾아냈다.하루키 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그 어떤 성취를 이뤘다고 해도, 인간은 본질적은도 치졸하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일기를 보는 일은 결국 그의 치졸함을 인식하는 과정이다.안타까운 점은 수전 손택의 여러 지적인 고민과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통해서는 성적 취향과 연애담에 주목하기 쉽다는 것.
감정은 이제 차고 넘치니 다른 것도 좀 해야지. 사도세자 이야기를 도입해서 역사 흉내내기를 시작했으나, 아직은 좀 어색하다. 오직 사랑의 감정만으로 모든 것을 풀어내려고 하기 때문. 감정의 깊이에 천착할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제시하는 편이 더욱 좋았으리라.
여행기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더 힘을 발휘한다. 당대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 아무리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한다고 해도 결국 작가는 당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태생적 한계가 오히려 오래된 여행 이야기에 가치를 부여한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외부의 시선에서 근대 형성기.일제강점기를 바라볼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기의 작품에 대한 감상문. 기본적으로 서평을 확장한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를 다루고 있다는 그 자체가 킬링포인트다.전반부는 동감의 여지도 많고 흥미로운 부분도 다수. 하지만 후반부가 아쉽다. 특히 3부의 <‘일본‘이라는 타자> 이후부터 글의 긴장이 급속도로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