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소개보다는 곁다리가 더 많다. 도깨비.시간여행 등등의 장치가 흥미를 만들지는 모르지만, 여기에 힘을 다 빼버리고 말았다. 에듀테인먼트로는 실패한 셈. 기상 관련 직업을 두루 설명하고는 있지만 깊게 들어가지는 못했다.
아이디어 참신하다. 이제 일본은 대도시.관광객 중님이 아니라 소도시 중심의 대상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한 인식 변화의 유용한 사례. 다만 콘셉이 보다 분명했다면 더욱 좋았을 것. 즉, 소재인 ‘소도시‘ 자체는 매력적이나, 그곳에 가서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하는지까지 안내가 되었더라면 더욱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스토리텔링 자체가 어설픈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말이 명료하지 않다. 늘어놓은 건 많은데 제대로 수습이 되지는 못했다. 규모를 줄이고 밀도를 높였으면 더욱 좋았을 것.작가의 말에서 공무원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요즘 학생들이 공무원을 선호한다는 사실만 언급했을 뿐. 물론 어린이 책에서 가치 평가를 할 수야 없겠지만, 보다 판단이 제시되었어야 했다.
여기서 열쇠가 되는 것이 ‘1960년대적 가치관‘이다. 이는 하루키 자신이 한 말로, 1970년대와 1980년대는 이 1960년대적가치관이 ‘아직은 유효했던 시대‘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시대‘로 하루키 월드 안에서 확연하게 구분되어 있다. 1960년대적 가치관이란, 밥 딜런이나 비치 보이스, 도어스나 비틀스와같은 하루키의 아이돌이 불러일으킨 가치관을 뜻하며, 초기 3부작은 어떤 의미로는 그들에 의해 체현된 1960년대적 가치관이마모되어 가는 프로세스를 그린 작품군으로 볼 수 있다. 《댄스 댄스 댄스》 서두에서 MTV적인 음악을 매도하는 것은1960년대적 가치관이 완전히 사라진 사실에 대한 저주인 것이다.(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