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추리 등의 장르문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 시리즈 중에서 스토리텔링이 가장 좋다. 무엇보다 직업을 찾아가는 과정에 주인공의 특징.성향이 고려되고, 그에 부합되는 직업을 찾아나가는 점이 좋다. 아울러 중요한 문제(유기된 개를 자기가 기를 것인가, 원래 주인에게 돌려줄 것인가 등)를 제시하고 그를 충분히 고민하면서 받아들이는 과정이 좋다. 자극적인 것이 없어도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기
내용은 둘째치고 문장력이 부족하다. 심리 상담과 진로 사이의 중간 지점을 포지셔닝했으나, 양쪽 모두 어설프다. 간혹 느껴지는 자기 자랑도 눈에 걸린다. 자신에게 지나치게 관대하다. 전문가라고 하기는 아쉽다.
"하지만 손님께서 커피 마시는 시간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요. 커피라는 건 마시는 분의휴식과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사실 커피를 소재로 한 요리만회가 나올 때가 되었다. 창작 설정에는 적극 동감. 다만 이렇게 소재가 한정될 때, 현실감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전문적인, 혹은 과장된 이야기로 빠지기 쉬운 것도 사실.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은 그런 경향이 발현되기 전에 마무리되었다. 작가에겐 아쉽겠지만, 작품 자체로는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