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항전에서 어쩌면 자기도 모르게 지쳐가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약 같은 것이었다.노래를 부르는 그 순간만큼은 잡지나해졌던 마음을 추스리고...다시 혁명 대열에 동참할 수 있는용기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었다. 노래는 몇 권의 두꺼운 책보다 훨씬 빠르고 깊게 사람들을 혁명과 항일의 대열로 끌어당기는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그래서 옌안에서는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음악회가 중단되는 일은 없었다.(233쪽)
참으로 모르는 역사가 많았구나. 특히 근현대사에서는 공부하지 못한/안 한 부분이 많다. 또한 이 시기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한반도에 국한된 역사인식으로는 부족하다. 그동안 비슷한 시기 일본의 역사를 주로 공부했는데, 중국의 역사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특히 중국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단체를 살피기 위해서는, 그들이 몸담고 영향을 주고받은 중국 국민당.공산당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겠다. 그 과정에서 보다 폭넓게 독립운동사를 조망할 수 있을 것.정율성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아쉽다. 단편의 재미도 SF의 참신함도 모두 살리지 못했다.그나마 흥미를 끌었던 것은, <땅 밑에>인데, 이 역시 설정이 참신했을 뿐 표현은 거칠기 짝이 없는 자의식을 그대로 드러낸다.
"물론 사건 사고를겪은 사람도 많으니 이런 말을 쉽게 하면 안 되지만, 동일본대지진 때그런 느낌이들었어…‘세상이 끝나는‘ 듯한 느낌. (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