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책세상 니체전집 1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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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점유의 기회

 

부모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식을 자신과 닮은 존재로 만든다. ㅡ 그들은 이것을 '교육'이라 부른다 ㅡ . 자식을 하나의 소유물을 낳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마음 갚은 곳에서 의심을 품는 어머니는 없다. 자식을 자신의 관념이나 가치평가에 복종시킬 수 있는 권리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반박하는 아버지는 없다. 사실 옛날에는 아버지가 신생아의 생사를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이 (고대 독일인들 사이에서 그랬던 것처럼)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까지도 교사, 신분, 성직자, 영주는 새로운 인간을 보자마자 주저함 없이 새로운 점유의 기회가 왔다고 본다. 그 결과로 오는 것은 ……

 

 - 니체, 『선악의 저편』, <제5장 도덕의 자연사>, 제19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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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소유와 점유

 

인간의 차이는 그들이 지닌 재산목록의 차이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즉 그 차이는 서로 다른 재물을 추구할 만하다고 여기거나 가치의 많고 적음에 대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재물의 등급에 대해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 ㅡ 그것은 오히려 그들이 무엇을 재산의 진정한 소유이며 점유로 여기는가에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여성에 관해 말할 때, 단순한 사람은 이미 여성의 육체를 마음대로 하고 성적으로 향유하는 것이 소유와 점유를 나타내는 충분하고 효력이 있는 증후라고 여긴다. 반면 의심이 많고 까다로운 점유를 원하는 다른 사람은 그러한 소유는 '의심스러운 것'이며 단지 외면적인 것이라고 보고, 좀더 정밀하게 시험하여 무엇보다도 여성이 그에게 자신을 맡길 뿐만 아니라, 그녀가 갖고 있거나 기꺼이 갖고 싶어하는 것을 그에게 내주는지 알고자 한다ㅡ : 그렇게 해서야 그는 '자기 것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 번째 유형의 사람은 여기에서도 아직 자신의 불신과 소유욕을 멈추지 못한다. 그는 여성이 모든 것을 그를 위해 허용한다고 할 때, 이것을 그의 환영(幻影)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게 된다 : 대체로 사랑받을 수 있기 위해서 그는 먼저 철저하게 심연까지 잘 알려지는 것을 원하며 과감하게 스스로를 드러낸다. 그녀가 그에 대해 더 이상 속지 않고, 그의 친절, 인내, 정신성과 마찬가지로 그의 사악함이나 숨겨진 탐욕을 위해서도 그를 사랑한다고 할 때, 그는 연인을 자신이 완전히 소유했다고 느낀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5장 도덕의 자연사>, 제19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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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달리 갈구하지 않을 것인가?

 

사람은 낮에 있었던 일을 밤에 행한다 : 그러나 또 반대도 있다. 우리가 꿈속에서 체험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종종 체험한다고 가정할 때, 결국 '현실적으로' 체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혼의 가계 전체에 속하게 된다 : 우리는 그와 같은 꿈의 체험 덕분에 더욱 풍부해지기도 하고 가난해지기도 하며, 좀더 많은 욕망을 갖기도 하고 좀더 적은 욕망을 갖기도 하며, 결국 밝은 빛이 비추는 대낮에, 그리고 우리의 정신이 깨어 있는 가장 밝은 순간에도 어느 정도는 꿈의 습관에 의해 조정당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자신의 꿈 속에서 종종 날아다닌 적이 있어, 마침내 그가 꿈을 꾸자마자 날아다니는 힘과 기술을 자신의 특권인 것처럼 의식하고 또 선망받을 만한 자기 특유의 행복인 것처럼 의식하게 된다고 가정해보자 : 그러한 사람은 어떤 종류의 곡선이나 각도도 아주 미세한 충격을 가함으로써 선회할 수 있다고 믿으며, 긴장이나 강제 없이 위로 오를 수도, 교만이나 굴욕 없이 ㅡ 중력 없이! 아래로 내려올 수 있는 어떤 신적인 경쾌함의 감정을 알고 있다. 이러한 꿈에서의 경험과 꿈의 습관을 지닌 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깨어 있는 낮에도 '행복'이라는 말이 다르게 채색되고 규정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 아닌가! 그는 행복에 대해 어떻게 달리 갈구하지 않을 것인가? 시인들이 묘사하는 '비상(飛翔)'은 그의 '비행(飛行)'에 비한다면, 이미 너무 지상에 가깝고 근육질적이고 폭력적이며 이미 너무 '무거운' 것인 듯하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5장 도덕의 자연사>, 제19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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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상태

 

노예 상태는 조잡하게 이해하든 세밀하게 이해하든 정신적인 훈육이나 육성에 반드시 필요한 수단인 것처럼 보인다. 모든 도덕을 이 점에 비추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 도덕 속에 있는 '자연'은 방임을, 즉 너무나도 큰 자유를 미워하도록 가르치며 제한된 지평에 대한 욕구, 가장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려는 욕구를 심어준다. ㅡ 이는 시야를 좁힐 것을 가르치며,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삶의 조건과 성장의 조건으로 어리석음을 가르친다. "그대는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복종해야만 한다 : 그렇지 않으면 그대는 파멸하게 되며 그대 자신에 대한 마지막 존경심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ㅡ 이것은 나에게 자연의 도덕적 명법처럼 보인다. 이 명법은 물론 늙은 칸트가 그에게 요구했던 '정언적'인 것이 아니며(그래서 '그렇지 않으면'이라는 단서가 붙었다ㅡ), 개인을 향한 것도 아니다(자연에게 개인이 무슨 문제가 된다는 말인가!). 그러나 그것은 민족, 인종, 시대, 신분,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간'이라는 동물 전체, 인류를 향한 것이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5장 도덕의 자연사>, 제18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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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애와 임의의 사람

 

사람들은 때때로 인간애로 임의의 사람을 껴안는다 (모든 사람을 껴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 그러나 바로 이것을 그 임의의 사람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

 

 * * *

 

욕망과 대상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욕망을 사랑하는 것이지, 욕망한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 * *

 

인권 침해

 

현명한 사람도 어리석은 행동을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 이 얼마나 인권 침해인가!

 

 * * *

 

되돌릴 수 없는 친밀함

 

우월한 사람이 보여주는 친밀함은 화나게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4장 잠언과 간주곡>, 제172절∼18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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