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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주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박해로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다흥은 섭주와 잇닿아 있는곳으로 무속과 연관된 괴이한 사건이 많기로 소문난 곳이었다.
5년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최영우는 다흥으로 내려갔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소개받은 일자리에서 새출발을 하려고 마음먹었으나 일하려던 병원의 부속건물의 리모델링의 공사가 연기되고 숙소조차 마련못해서 흉가를 배회하다 장례식장 화장실에서 조의금 봉투를 담당하는 사람이 쓰러진걸 발견하게 된다. 평범하게 살아보려던 마음도 잊고 자신도 모르게 조의금 봉투에 손을 대게되고, 몸을 숨기려 흉가에 숨어지내게 된다. 손대서는 안될것을 손 대서인지 흉가에서 몸살보다 더 험한 몸살을 앓게 되고,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다 자신이 숨겨둔 돈 속에서 오래된 방울과 거울을 발견하게되고, 흉가를 벗어나 도망치듯 돌아다니다 낯선 무당의 만남에서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찾게 되며 몇일이나 자신을 괴롭혔던 몸살이 갑자기 사라지고,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던 신의 음성을 따라 거울과 방울을 들고 섭주로 향하게 된다.
섭주 초등학교 담임선생님 강서경은 B사감이란 별명답게 남들이 보기엔 답답한 고지식하고 순박한 사람이었다.
초등학교때 사고로 동생을 잃은 이후 아버지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라났고, 현실적으로는 엄마를, 심리적으로는 아버지를 잃고 웃음을 지어보지 못하고 인생을 즐기는 일에는 죄악으로 스스로를 다그치며 조용히 성경책만 바라보던 여자였다.
그런 그녀에게 지난 밤 꿈에 봉평마을의 제선정이란 정자에 오면 자신을 낳은 엄마를 볼 수 있다는 이상한 꿈을 꾸게 되었고, 자신도 모르게 꿈에 끌려 비내리는 날씨에 제선정을 향하게 되었다. 제선정 정자 아래서 오래된 방울과 청동거울을 발견하게 되고, 일시적 환각을 겪은 후 2미터가 넘는 뱀을 보고 놀랄틈도 없이, 어디선가 나타난 길고양이떼들과 뱀의 사투를 보게 되었으며, 믿을 수 없는 현상을 겪은 후 최영우같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몸살을 겪게 된다.
몸살 이후 강서경은 평소와 180도 다른 성격 그리고 외형이 바뀌게 되고, 그녀가 다녀간 곳에는 끊이지 않는 사건들과 오색 현란한 뱀들이 출몰하며 사건은 시작하게 된다.
서경은 외로운 사람이었다. 그런 서경에게는 어릴때부터 신비한 일이 일어났고, 목사인 아버지 아래서 자라난 그녀에게 신비한 일들은 죄악이 될 수 있는 일이었다. 하필 그때 벌어진 어린 남동생의 죽음은 하나뿐인 아버지에게 멀어지게 만들었고, 그녀를 철저히 더 외로워 졌다. 외로움 속에서 자라난 주인공의 내면은 채울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었을것 같았다. 순박하고 착한 사람 주위에는 그것을 이용하는 뱀보다 더 사악한 사람들이 많았고,
서경은 그런 사람들 속에서 조그맣게 숨쉬고 살아오는 존재였다. 그러다가 자신을 매개체로 이용할 사파왕이란 존재는 그녀의 내면을 위로해줬고, 그렇게 서로의 필요성이 맞닿아 하나의 존재가 되고, 사파왕의 힘을 얻게된 서경의 주위에 피바람이 몰아치게 된다.
사파왕과 우녀의 전설을 담은 사파대황현신록에 대한 이야기가 사건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던것 같다.
오래전부터 존재한 어떤 존재에 대한 전설, 무섭도록 강력한 그것을 봉인시키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다시 봉인에서 깨어나 매개가 되는 거울과 방울이 주인공에게 전달하기되기까지의 이야기는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으며, 사파왕이 서경에게 자리잡기까지 여러 사건들이 긴장감 넘치게 전개되고 있었다.
전해 내려온 기록들과 무속신앙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 설명할 수 없는 힘들이 몰아치는 신비한 섭주라는 장소와
분위기에 흠뻑 적셔져 읽어내려갔던것 같다.
표지만큼이나 무시무시한 사건들 때문에 눈을 뗄 수 없었고, 읽을수록 붙는 속도감과 영화같이 눈앞에 재현되는 표현력에 감탄하며 숨가쁘게 달리듯 독서를 했던게 기억에 남는다.
무더위에 지쳐 공포소설의 서늘함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에어콘보다 시원한 공포로 기억에 남을 여름 소설인것 같아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