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다섯 마리의 밤 - 제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채영신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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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민이는 알비노라는 백색증을 앓고 있는 아이였다. 주변 엄마들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엄마와 단 둘이 살아가는 모자로 여러모로 동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두 사람이었다.

마을 흉가에서 어린아이 2명을 살해한 살해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아이들이 유독 따르고 좋아하던 태권도 도장 권사범이었다. 사건 검증으로 떠들썩한 그날이 지나가려던 어느 날 세민이는 권사범이 왜 아이들을 죽인건지 알고 있다고 했다.

권사범과 세민이는 또래 친구와 다른 서로에게 남다른 의미의 존재였다. 알비노에 대해 궁금해하고 자신의 상황에 끊임없이 궁금증을 갖는 어린 세민이에게 노아 이야기를 들려주며 노아 역시 알비노였고 여호와는 세상을 구원할 주인공인 성별자를 이야기하며 그것이 세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세민은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권사범을 좋아했다.

세민이는 햇빛을 마주보지못하고 시력도 점점 잃어가는 몸이었지만 누구보다 영리한 아이였다. 그래서 같은 반 안빈과 부딪치는 사건이 많았는데, 그전까진 세민 모자를 같은 동네로 이끌기까지한 안빈 엄마가 자신의 아들위에서 철저한 승자로 자리잡고, 그것을 참아내지 못해 생긴 열등감으로 세민이가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되자, 멈출수 없는 증오를 하게 된다. 그러다 학교에서 연극무대를 하게되고 세민이가 각본과 연출을 맞게되면서 이야기는 정점으로 치닫는다.

세민이의 영특함이 빛났다. 아이다운 사랑스러움과, 호기심, 자신의 출생에 대한 끊임없는 궁금증이 너무 안쓰러웠다. 술없이 살아갈 수 없는 엄마의 유일한 희망이자 구원이 세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가장 잘아는 안빈 엄마의 분노가 너무나 불편하게 다가왔던것 같다. 처음 벌어진 사건과 세민이의 선택 이후의 사건, 모두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인간의 욕심을 이겨내지못한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두 모자는 서로에게 기대어 숨죽여 살아가고 있었던걸로 보여졌다. 왠만한 어른보다 영특한 아이 세민이는 자신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았으나 절망하지 않았다는것이 눈에 밟혔다. 누구보다 반짝하고 빛나는 아이를 잡아 내리는건 어른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을가진 어른들은 서로의 모습에 절망하고 시기하고 질투했으며, 두 모자의 모습에서 개 다섯마리의 밤을 연상시키게 만들었다. 믿음으로 치닫은 세민이의 선택과, 마지막까지 악한 본성을 보여주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서 혐오적 시선에 대해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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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2021-08-11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산벌청년문학상 이라는 거도 있네요. 논산시에서 주관하는건가요.

러블리땡 2021-08-13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저도 잘 몰라서 검색해봤는데요 요렇게 뜨네요^^ (황산벌청년문학상은 논산시청이 주최하고 (주)은행나무출판사가 주관하는 상금 5천만원의 문학상이다. )대장정님 덕분에 알고 지나가네요ㅎㅎ
 
책대로 해 봤습니다 - 저마다의 꼭 맞는 삶을 찾아서
졸렌타 그린버그.크리스틴 마인저 지음, 양소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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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개발 마니아와 자기 개발 비평가 자기 개발서를 읽고 시행해보고 느낀점을 기록했다고해서 눈길을 끈 책이었다.
페이스북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다양한 주제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3년간 50권의 자기 개발서를 읽고 느낀점을 사람들과 글로 써서 공유해보는것이 어떻냐는 청취자들의 질문에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했다.

우선 해 보니까 괜찮았던 13가지와 해 봤는데 별로였던 8가지, 작가들이 추천하는 8가지 3파트로 나누어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은
친절해지고 행복해지기 위한 10단계 과정에서 친절하게 행동하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친절은 타인에 대한 배려고, 모르는 사람과의 유대감을 형성시켜주며, 계속되는 행위로 인류에 동지애와 친근감을 가져다 준다고 했다. 친절함이란 선한 행동은 큰 뜻이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큰 값으로 돌아오는 행동의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서 기억에 남았던것 같다.

사회적 불안감을 가진 현대인에게 셀프토킹을 해보도록 권하는 책을 읽고 실천해본 이야기였는데, 책에서는 내면의 불안한 목소리를 자신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고 이용하여 훈련하도록 권하고 있었다. 불안의 피드백이 계속되는 과정을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을 뒤집어서 나에게 긍정적 사고를 가져다줄 다정한 자기대화법을 알려주고 불안감에서 벗어나고 자신에게 조금 더 용기를 갖고 행동하는 작가들의 후기가 긍정적 작용을 가져다 줬다고 생각이 들었던 파트였다. 

지구를 위해 소박하게 생활하고, 과소비를 줄이고, 낭비를 줄이는 일도 해보니까 괜찮았던 13가지중 한가지였는데,많은 책에서 공통적으로 풍요로운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에게 소박한 삶의 방식도 우리에게 필요한 방식이라는걸 다시한번 알려준 파트였고 내가 실천해보고 싶었던 이야기라 기억에 남았다.

해봤는데 좋았던것도 좋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파트는 해 봤는데 별로였던 8가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미라클 모닝 (책을 읽고) 실천에대한 이야기였다. 
작가도 미라클 모닝을 읽고 실천해본 후기를 다뤘는데, 겪어본 바로는 자신의 수면 패턴에도 맞지 않았고, 순조롭지 않은 일상의 시작은 누군가에게 고문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굉장히 현실적이고 내 의견과 일치해서 이런 사람도 있다, 내가 이상한게 아니었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줬던 파트였다.

사람마다 내재된 시계는 다를 수 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것이  바른 생활의 표본은 아닐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작가는 처음이었던지라 신선했고 현실적인 체험담에 공감하며 읽었던것 같다.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다.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라는 책을 읽고 책대로 생활해본 2주는 트라우마가 될만큼 무시무시 했다. 입으로 들어간 모든 음식의 무게와 칼로리를 재는것이 습관화되고 체중계의 노예가 되지 말라했으나 하루에도 수십번 체중계에 올라서는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미디어에서 부추기는 미의 틀에 기준을 맞춰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것 같아 많은 생각을 갖게 했던 이야기였다.

나도 자기 개발서를 즐겨 읽는 편인데 다 좋은 이야기들뿐이라 이 좋은 이야기들중에 하나라도 내것을 만들겠다라는 생각으로 그쳤던 스스로를 반성하고, 작가들의 실험 정신에 박수를 보내며 읽었던것 같다. 
자기개발서를 읽으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좋은 이야기들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방법을 배우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하며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자기 개발서 마니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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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와 폐허의 땅
조너선 메이버리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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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들로 부터 안전한 마운틴 사이드에 살고 있는 주인공 베니는 이제 15살이 되었다.
15살이 되고 10주안에 직업을 찾지 못하면 배급을 못받게 되기때문에 4주 안에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 했다. 
좀비로부터 안전한 잠금쇠를 고치고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열쇠공 수습생부터, 시체들의 땅의 경계에 철조망을 점검하는 담장 점검원, 마을과 농작지를 둘러싸고 있는 몇백 킬로미터의 담장을 관리하는 담장 기술자, 좀비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카펫 코트 판매원, 멀리서 오는 좀비를 관찰하는 감시원 등 자신이 할만한 일을 다 지원해봤지만 도통 마음에 차는 일을 찾지 못했고, 결국 마을에서 제일가는 좀비 사냥꾼으로 이름날리는 자신의 형의 수습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베니의 형인 톰과는 사이가 좋지 못했다. 베니가 존경하는(?) 다른 좀비 사냥꾼들처럼 자신의 모험담을 떠벌리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자신의 눈에는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형의 영웅적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고, 자신을 계속 아이 취급하는 형의 태도가 항상 베니는 못마땅했다. 물론 좀비의 세상이 시작된 첫번째 날에 대한 의문과 부모님을 버리고 떠나온 형의 행동이 베니의 어린 가슴속에 응어리 져있어서 형과 도통 마음터놓지 못하는 사이가 되어버렸고 오해를 풀 시간도 없었다. 그러다 좀비사냥꾼의 수습생으로써 베니의 훈련이 시작되고 형의 일을 직접 경험하기위해 마을 밖으로 나가게 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된다. 무분별하게 좀비를 사냥하는것이 아닌 사명을 가지고 일하는 톰의 일에 대한 이야기와, 베니가 수집하는 좀비 카드에서 발견된 사라진 소녀의 카드를 둘러싼 마을의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고, 베니의 절친 닉스의 어머니 제시의 죽음과 닉스의 실종이 엮이면서, 사라진 소녀 라일라의 행방,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데러간다는 게임랜드에대한 의문들로 이야기는 정점으로 향해가고 있었다. 


아포칼립스의 세계관이 마음에 들었다. 요즘 시국에 뭔가 어울리는 장르 같았다.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기 시작한 첫째날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쌓여있었지만, 그게 세계관에 어울리는 설정이 아닌가 싶었다. 주인공 베니는 18개월에 첫째날을 맞이했고, 상당히 어렸지만 꽤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설정이었다. 그렇게 그 기억으로 많은 내용이 엇갈리고 풀리는 열쇠가 되었고 마지막까지 베니의 기억으로 많은것을 풀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의 이복형 톰은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이었다. 자신의 동생에게 자신의 직업을 갖게하고 싶지 않지만 원한다면 언제든 가르쳐줄 용의가 있는 뛰어난 좀비 사냥꾼, 좀비에 대해 괴물이라는 시선 대신, 그들도 언젠가는 사람이었다는 시선을 가진 따뜻한 심성의 인물이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그에게 언제나 나쁜 세력들은 존재했고, 주변인들이 그들에게 위협받고 사건에 개입되면서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사라진 소녀에 대한 추적과 베니가 존경했던 진짜 사냥꾼의 추악한 진실, 그리고 풋풋한 첫사랑의 이야기도 한스푼 담겨 있어서 여러면에서 흥미롭게 내용을 꽉 채운 소설이었다는 감상평을 남기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이 영화의 한 장면 같았는데, 진짜 좀비 사냥꾼으로 다시 살아갈 베니를 위해 톰이 형제로써 함께 좀비 사냥꾼이 아닌 아들로써의 예를 갖추기위해 기다려온 일이었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던것 같다.

좀비 이야기였지만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이야기보다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철학적 대사들이 많았던것이 기억에 남는다. 요즘 시대에 꼭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 이야기들이 많았던 소설이라고 생각이 들어 주변에 많이 많이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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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코인 투자의 정석 - 국내 최대 거래소 ‘빗썸’이 알려주는 코인 투자 원포인트 레슨
빗썸코리아 씨랩(C-Lab)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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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이 뭔지 몰랐던 2017년과 2021년은 조금 달랐던것 같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코인에 뛰어들었고, 예상보다 높은 수익률로 한동안 뉴스와 주변사람들의 일상대화에서 코인얘기가 빠지질 않았었던걸로 기억된다.
주식과 코인, 한가지라도 배워보고 싶었던 마음이 들어서 책을 찾게 되었고, 우선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내용들 부터 이해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기초부터 가르쳐줄 책이 필요했고, 다행히  어려운 단어부터 초보들이 궁금해할 내용을 차근차근한 설명해줘서 이해를 높혀줬던것 같다. 
 책은 국내의 유명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의 직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책이라고했다. 그래서인지 빗썸을 토대로 설명한게 많아서 개인적으로 빗썸을 이용할 사람들에게 조금 더 유용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인물에 의해서 개발되고 배포된 기술이라고 했다. 비트코인은 대장격으로 코인의 가격에 많은 영향을 주는 코인이라고 했고, 시총에 따른 메이저 코인과 알트 코인의 개념부터, 에어 드랍과 스냅 샷, 소프트 포크와 하이 포크의 개념까지 뉴스나 언론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오르내리던 단어에 대한 설명을 이해할 수 있었고, 입출금부터 주식거래와 다른 거래 방식인 최소 주문 수량으로 거래하는 방식인 코인의 거래방식으로 단돈 5000원으로도 코인을 구매할  수 있다는것과, 코인의 특성으로 만기일 없는 무기한 선물거래가 존재하는 마진 거래의 위험성과 코인으로 이자를 받는 디파이거래법에 대한 설명도 유익했던것 같다. 

우선 신기했다. 코인은 주식과 달리 24시간 장이 열리고 있으며, 세계의 거래소의 영향도 받고, 한국 증시와 해외증시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때문에 생활을 포기하고 코인에만 전업하게되면 객관성을 잃고 투자의 중심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걸 흑두루미와 성실개미를 예로들어 설명해주고 있었는데, 이 설명 덕분에 내가 어떤 투자자가 되야할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던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것 같다.
주식이나 코인 모두 공부가 필요하고 차트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한다는 점과 오래된 시장인 주식과 달리 코인 시장은 질적으로 보증할만한 투자 정보가 없기 때문에 코인 투자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투자 정보로 오인하거나 선동 게시물에 흔들릴 수 있음을 경고 하며, 개인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거나 자신만의 익절과 손절라인을 정하고 계획과 목표를 바탕으로한 투자가 중요하다는걸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던것 같다.

코인에 대해 자세히 배워보고나니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라는 용기를 얻게 되었던것 같다. 이름이 예뻐서 투자하거나 지인이 좋다고해서 따라사는 투자가 아닌 나만의 투자 계획으로 조금씩 공부하며 시행하다보면 좋은결과를 가져다줄 좋은 투자 종목을 배웠다는 생각에 완독 후 뿌듯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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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주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박해로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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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흥은 섭주와 잇닿아 있는곳으로 무속과 연관된 괴이한 사건이 많기로 소문난 곳이었다.

5년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최영우는 다흥으로 내려갔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소개받은 일자리에서 새출발을 하려고 마음먹었으나 일하려던 병원의 부속건물의 리모델링의 공사가 연기되고 숙소조차 마련못해서 흉가를 배회하다 장례식장 화장실에서 조의금 봉투를 담당하는 사람이 쓰러진걸 발견하게 된다. 평범하게 살아보려던 마음도 잊고 자신도 모르게 조의금 봉투에 손을 대게되고, 몸을 숨기려 흉가에 숨어지내게 된다. 손대서는 안될것을 손 대서인지 흉가에서 몸살보다 더 험한 몸살을 앓게 되고,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다 자신이 숨겨둔 돈 속에서 오래된 방울과 거울을 발견하게되고, 흉가를 벗어나 도망치듯 돌아다니다 낯선 무당의 만남에서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찾게 되며 몇일이나 자신을 괴롭혔던 몸살이 갑자기 사라지고,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던 신의 음성을 따라 거울과 방울을 들고 섭주로 향하게 된다.

섭주 초등학교 담임선생님 강서경은 B사감이란 별명답게 남들이 보기엔 답답한 고지식하고 순박한 사람이었다.
초등학교때 사고로 동생을 잃은 이후 아버지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라났고, 현실적으로는 엄마를, 심리적으로는 아버지를 잃고 웃음을 지어보지 못하고 인생을 즐기는 일에는 죄악으로 스스로를 다그치며 조용히 성경책만 바라보던 여자였다.
그런 그녀에게 지난 밤 꿈에 봉평마을의 제선정이란 정자에 오면 자신을 낳은 엄마를 볼 수 있다는 이상한 꿈을 꾸게 되었고, 자신도 모르게 꿈에 끌려 비내리는 날씨에 제선정을 향하게 되었다. 제선정 정자 아래서 오래된 방울과 청동거울을 발견하게 되고, 일시적 환각을 겪은 후 2미터가 넘는 뱀을 보고 놀랄틈도 없이, 어디선가 나타난 길고양이떼들과 뱀의 사투를 보게 되었으며, 믿을 수 없는 현상을 겪은 후 최영우같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몸살을 겪게 된다.
몸살 이후 강서경은 평소와 180도 다른 성격 그리고 외형이 바뀌게 되고, 그녀가 다녀간 곳에는 끊이지 않는 사건들과 오색 현란한 뱀들이 출몰하며 사건은 시작하게 된다.

서경은 외로운 사람이었다. 그런 서경에게는 어릴때부터 신비한 일이 일어났고, 목사인 아버지 아래서 자라난 그녀에게 신비한 일들은 죄악이 될 수 있는 일이었다. 하필 그때 벌어진 어린 남동생의 죽음은 하나뿐인 아버지에게 멀어지게 만들었고, 그녀를 철저히 더 외로워 졌다. 외로움 속에서 자라난 주인공의 내면은 채울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었을것 같았다. 순박하고 착한 사람 주위에는 그것을 이용하는 뱀보다 더 사악한 사람들이 많았고,
서경은 그런 사람들 속에서 조그맣게 숨쉬고 살아오는 존재였다. 그러다가 자신을 매개체로 이용할 사파왕이란 존재는 그녀의 내면을 위로해줬고, 그렇게 서로의 필요성이 맞닿아 하나의 존재가 되고, 사파왕의 힘을 얻게된 서경의 주위에 피바람이 몰아치게 된다.

사파왕과 우녀의 전설을 담은 사파대황현신록에 대한 이야기가 사건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던것 같다.
오래전부터 존재한 어떤 존재에 대한 전설, 무섭도록 강력한 그것을 봉인시키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다시 봉인에서 깨어나 매개가 되는 거울과 방울이 주인공에게 전달하기되기까지의 이야기는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으며, 사파왕이 서경에게 자리잡기까지 여러 사건들이 긴장감 넘치게 전개되고 있었다.
전해 내려온 기록들과 무속신앙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 설명할 수 없는 힘들이 몰아치는 신비한 섭주라는 장소와
분위기에 흠뻑 적셔져 읽어내려갔던것 같다.
표지만큼이나 무시무시한 사건들 때문에 눈을 뗄 수 없었고, 읽을수록 붙는 속도감과 영화같이 눈앞에 재현되는 표현력에 감탄하며 숨가쁘게 달리듯 독서를 했던게 기억에 남는다.
무더위에 지쳐 공포소설의 서늘함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에어콘보다 시원한 공포로 기억에 남을 여름 소설인것 같아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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