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철학 - 음식 속에 숨어 있는 영양 가득한 철학
신승철 지음 / 동녘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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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졸업한 이후 전공 뿐만이 아니라 교양에 대한 지식도 그저 그대로 묻혀버리는 느낌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직장과 일에 치이다보니 늘 읽던 책들도 가까이 하기 힘들어졌고 배움에 대한 열정도 식어버리는 것 같다. 학부 때는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늘 다른 사회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해서 경제와 철학 등 여러 분야의 책을 탐독하곤 했었다. 요즘처럼 늘 피곤하고 책 읽을 시간조차 내기 힘들때는 예전처럼 아무 책이나 읽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소재를 다룬 책에 더 흥미가 가게 된다. 이 책 역시 내가 좋아하는 여러 음식들과 함께 철학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우리 전통 음식 뿐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자주 먹는 음식 및 여러 양념과 관련한 철학에 대한 짧은 지식을 알려주는 구성인데 취지는 좋았으나 내용에 있어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저자가 철학자 '펠릭스 가타리'에 대한 논문을 쓸 정도로 그에 대한 박식함을 갖춘 것인지, 단순히 그 철학자를 좋아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거의 모든 철학적인 담론이 펠릭스 가타리의 이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철학이라는 학문이 아무리 쉽게 설명을 하려고 해도 비전공자에게는 쉬울 수가 없다. 그러나 이 책은 그저 교양서적이라는 성격에 충실하기 위해서 너무 간단히 설명하려고 했으며 그 결과 여러 이론들은 그저 수박 겉핥기식으로 제대로 이해될 수가 없었다.

 

너무 아쉽게도 이 책이 철학에 핵심을 두어야 하는지 음식에 대한 단상에 핵심이 있는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인데, 차라리 전자라면 더 이 책을 좋아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철학에 대한 교양서적은 전공서적만큼이나 쓰기 어려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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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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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코앞이다. 이번에는 우리나라가 좀 달라질 수 있을까라는 기대를 해보다가도 괜한 기대를 말자는 마음으로 바뀌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정치의 현주소이다. 그래서 이미 정치와는 담을 쌓은 사람들이 그토록 많은 이유일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담을 쌓다가도 이 맘 때가 되면 담이 허물어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관심과 냉소는 결국 나라 전체와 나를 비롯한 국민들에게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이 참 거창하다. 구성을 살펴보면 국가에 대해 정의내린 여러 철학자들에 대해서 살펴보았고 진보와 보수의 명확한 정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였으며 끝으로 진보에 몸 담고 있는 저자답게 훌륭한 진보주의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의내리며 끝을 맺었다. <리바이어던>의 저자인 홉스가 국가의 전체주의가 이상적이라고 했다면 존 스튜어트 밀과 로크 등의 자유주의자들은 그에 반대되는 국가를 이성적으로 그렸으며 마르크스는 국가 자체가 자본가들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과연 이 셋 중 우리가 지향해야 할 청사진의 국가는 어떤 것일까? 이미 전체주의도 역사상 등장하였다가 멸하였고 공산주의 또한 실패로 돌아갔기에 자유주의자들이 지향하는 국가의 모습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추악한 전체주의 과거의 모습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는 다르게보면 마르크스가 제시한 국가의 모습과 일치한다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으로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모색할 수 있었다. 정답은 없다. 오랜 세월동안 여러 학자들이 국가의 여러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의내린 것들만 보더라도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정의는 진정한 의미만큼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으며 그 진정한 의미를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본다. 결코 민주주의는 지도자가 최선의 선을 행하고 하고 악함을 처벌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선을 행하는 것보다도 지도자가 더 이상 악해지지 않도록 방지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이다. 이로써 나는 다가오는 대선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좀 더 고민하고 결정내릴 수 있는 방향이 잡혔다. 바다 한 복판에서 떠 있는 배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는 모르는 내게 나침반이 주어진 느낌이다. 이제 이 나침반을 이용할 때가 다가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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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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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어왔던 수많은 책들의 리뷰와 달리 이 책은 책 자체보다도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된 과정의 스토리가 더 큰 의미가 되는 듯 하다.

 

4개월의 연애에 종지부를 찍고 만나게 된 새로운 사람. 11월 11일에 빼빼로와 함께 내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 아이가 내게 준 선물이 바로 이 책이다. 그 후 매일 출근을 하며 조금씩 읽는 동안 우리는 가까워지기 시작했고 사랑에 대해서 더 없이 시니컬한 책의 내용과 달리 우리는 서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나는 언니네 이발관의 이석원은 잘 모른다. 그저 이 책을 쓴 글쓴이 이석원이 어딘가 모르게 나와 비슷한 면모가 있는 듯 하여 동질감이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관계의 고찰, 그로 인한 상처의 끝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사랑의 영원함을 믿지 않는 듯한 그의 메세지는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28살의 젊은 나이에 결혼하여 6년만의 결혼 생활을 끝낸 그에게 사랑에 대한 단상은 온통 불신으로 이루어진 듯 했다.

 

길었던 연애, 짧았던 연애 모든 연애를 해 본 내게 사랑이 달콤하다고 하는 사람은 그저 풋내나는 사랑 아닌 사랑을 해 본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사랑이라는 건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인한 상처는 그 후에 만나는 누군가에게는 스스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점점 장벽을 높이게 되며 이런 스스로에 대해서 씁쓸함만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에세이는 아니지만 사랑과 상처가 내게는 가장 가슴에 와닿았기 때문에 책을 덮고 나서도 어떤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어떻게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적어도 이 책의 저자인 이석원에게 사랑은 행복보다는 불행으로 엔딩을 장식하는 것인 듯 하다. 그런데 이것이 현실이라면 순간을 믿는다는 그의 노래를 들으며 사랑과 행복을 찾으려들었던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순간은 믿지만 영원하지는 않은 게 사랑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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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 - 세계 최고의 다이어트 전문가가 조언하는 진정한 여성의 매력
피에르 뒤캉 지음, 배영란 옮김 / 사공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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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한 여자를 남자들이 좋아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사회적이고 문화적으로 습득된 인식일 뿐이지 생물학적으로는 자손번식을 위해서 남성은 풍만한 몸매의 여성에게 끌릴 수 밖에 없다는게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생물학에 관심이 많은 내가 이와 관련한 내용은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불쾌함만 잔뜩 느껴졌다. 독자를 설득하는 과정 속에서 억지가 보였고 마치 통통한 여자가 저자의 개인적인 취향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인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며 타인의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날씬한 여성이 선호받는 추세이다. 물론 아주 오래전에는 이런 몸매 보다는 통통한 몸매가 지금처럼 인기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날씬하거나 마른 몸매를 위해서 다이어트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을 정도다.저자는 매우 극단적으로 이런 미래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여자와 남자가 차이가 없을 정도로 스키니한 몸매를 선호하다가는 남성의 성욕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는 사회적인 진화에 위배된다고 한다. 또한 작금의 여성 몸매 추세가 이와 같이 변화하게 된 이유가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고 남성과 동등한 여성을 위한 페미니즘 운동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이처럼 마초적이며 여성의 몸매가 마치 성생활의 만족을 위한 도구로 볼 수 있다니 말이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프랑스 각계의 유명인사들에게 여성이 통통한 몸매를 유지해야 하는 것에 대한 설득의 편지를 쓰기까지 했는데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페미니즘계에서 이 책을 읽고 어떻게 평할지 모르겠다. 나는 페미니즘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 누가 봐도 이 책의 대담한 제목에 비해서 근거 내용으로는 빈약한 정도를 넘어서서 논리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봐야 할 듯 하다. 통통한 내가 고마워해야 할 내용의 책이 아니라 살을 빼야 겠다는 생각을 더욱 간절하게 만든 책이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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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자동차 - 자동차 저널리스트 신동헌의 낭만 자동차 리포트
신동헌 지음 / 세미콜론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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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홉살 차이가 나는 남동생이 있는데 어렸을 때는 그렇게나 귀엽던 녀석이 10대가 되어가면서 집에 있는 모습을 보는 것 조차 힘들어지고 말할 시간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간혹 학원마치고 집에 왔을 때 요즘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물었을 때는 여느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했는데 그 중에 꼭 포함되는게 바로 자동차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남자들의 유전자 속에는 공통적으로 자동차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왜 그렇게 차에 관심을 가지는지 이해가 안된다.

 

나도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수입이 생기고 자연스레 차에 관심이 생기긴 했지만 굳이 외제차를 갖고 싶더거나 희소가치가 있는 차를 갖고 싶은 욕심은 없다. 그저 무난한 중형차나 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솔직히 내 옆에서 람보르기니가 지나가도 난 전혀 부러움이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허세로만 느껴질 뿐이었다. 가격 대비 실속이 별로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차에 미친 남자가 차에 대해 쓴 에세이다. 차에 관한 칼럼을 쓰는 기자가 직업인 저자이기에 왠만한 차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는 차박사이다. 그런 그가 극찬한 차가 바로 BMW 3인데 성능도 뛰어나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국산차에 대해서는 혹평을 서슴치 않았다. 현대차가 생산량이 많음에도 국제적으로 최고의 차 대열에 끼지 못한 이유가 뒤떨어진 성능에도 불구하고 과대 광고를 하고 억지로 외제차를 벤치마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는데다가 운전도 하지 않는 내가 공감하기는 어려웠던 부분이지만 명품이 명품인 이유가 단지 비싸고 브랜드 이름이 유명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품질이 뛰어난 것 처럼 차 또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은 이유는 좋은 성능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러 차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어서 지나가는 차에 대해서 무심했던 내가 조금은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이 매우 불쾌하게 생각 되었는데 저자의 평소 '야한 생각'들이 책에 모두 투영이 되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19금 수위를 넘는 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럴러면 차라리 책의 주제를 그런 쪽으로 바꾸고 부수적으로 자동차에 대해 언급할 일이지 왜 차와 여자에 대한 내용의 비중이 비슷한지 그 이유를 물어보고 싶다. 결론적으로 누군가 차에 관한 좋은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이 책은 절대 추천해주지 않겠다는게 다 읽고 다짐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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