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 Think Hard! 몰입
황농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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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그리고 가장 인간적이다. 몰입을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쉽게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몰입하기는 쉽지 않다. 약 12년 동안 학생이라는 신분으로서 우리는 몰입하기를 강요받았다. 어느 때보다도 고등학교 3년 동안 책과의 씨름은 곧 몰입이었고 더 나아가 스트레스로 다가왔었다. 그 후 대학생이 되면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만 하면서 몰입을 하기에 이르렀고 자연스레 몰입하는 시간은 많이 줄어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일생 동안 몰입하는 횟수의 차이를 느낄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업무에 몰입을 하기도 하지만 외적인 스트레스가 더 많아지기에 학창시절과의 차이점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는 몰입의 장점을 과학적으로 알게 된 후 내가 얼마나 지금까지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살았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스트레스와 몰입은 원천적으로 다른 것이었지만 내게는 트라우마로서 몰입이 곧 스트레스라고 여겼던 것이다.

 

행복은 안락한 환경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바로 몰입을 함으로써 자신을 잊고 시간을 잊는 과정인 것이다. 또 그에 대한 결과물이 만족할만할 때 더없이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도 나는 황농문 교수의 삶에 대한 자세에 자극을 받았다. 짧은 생애 동안 아무 의미 없이 살다가 죽는 게 아니라 늘 죽음을 인지하고 하루 하루 의미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바로 몰입하는 삶을 만든 점에서 말이다.

 

'사람이 재산이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얼마나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되물어본다. 이는 또한 얼마나 몰입하는 삶을 살면서 사회에 기여했느냐는 의미라고도 생각한다. 나의 기여하는 삶의 뜻은 이 책을 읽은 후부터 몰입하는 삶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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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IN - 솔로, 혹은 홀로
이현지 지음 / 이담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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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가 본 지도 이제 4년이 되었다. 빡빡한 일상에 쫓길때면 불현듯 생각나는 파리.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루브르 박물관도 아니고 에펠탑도 아니다. 여유롭게 노천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 잔 하고 있던 파리지앵들이었다. 진정한 삶의 여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나는 그들을 보고 처음 느꼈던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온지 4년이 되었고 나는 언제 유럽 땅을 밟았었냐는듯 치여서 살고 있다. 숨 쉬기 힘들만큼 답답한 일상에서 그나마 내게 위안이 되어 주는 것이 바로 책이기에 오랜만에 여행책을 들었다. 빨간 표지에 파리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의 세컨드 가이드북이라는 소개가 흥미롭다.

 

게다가 기존에 보던 여행책의 구조와 매우 다르다. 구성이 이십대의 여자가 여행하는 파리와 사십대의 여자가 여행하는 파리로 나눠져 있다. 잠시 혼돈스러웠던 것은 저자가 이십 년 전에 파리를 여행하고 얼마 전에 다시 파리 땅을 밟은 사십 대인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고 그저 가상의 주인공을 두고 픽션으로 써내려간 것이었다. 말하자면 픽션에 가이드북의 역할을 더한 것이다.

 

그러나 의구심이 느껴지는 것은 이 책이 진정 파리에 대한 세컨드 가이드북이 맞냐는 것이다. 파리의 명소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폈다면 당장 던져버릴 것이다. 이 책은 그저 저자가 돌아다니면서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거리며 물건들 구경만 하다가 괜찮다 싶은 것 몇 개 사오고 마는 쇼핑 체험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박물관에 대한 소개는 매우 간략하게 나와 있을 뿐이다. 장소만 바뀔 뿐 윈도우 쇼핑에 매우 치중된 지겨운 패턴은 반복될 뿐이어서 '쇼핑' 가이드북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요컨대 쇼핑을 하기 위해서 파리에 갈 여행객들만 만족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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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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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왔을 때 그저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서로 치부했었다. 워낙 이런 종류의 책들을 많이 접해보았지만 좋은 말 몇 마디 써놓고 힐링 어쩌고 하는 것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게 이 책을 선물해줬고 책꽂이 한 켠에 꽂아두고만 있었는데 힐링이 필요하던 때 한장씩 넘겨보기 전까지는 이렇듯 불신만 가득했었다.

 

짧은 몇 마디가 이렇게 거룩하고도 마음에 약을 바르는 듯 치유되는 느낌을 가진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요즘 흔히 말하는 힐링이라는 게 그저 다들 힘드니까 하나의 트렌드로 또 하나 생겨난 단어구나 싶었지만 이 책은 정말 내게 힐링이 되었다. 

 

요즘 내가 지금까지 참 헛되이 살아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뜻대로 안 되는 일이 많은 것도 그렇지만 나태했던 스스로가 원망스러워지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런 생각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한 번 하게 되면 끝없이 하게 되고 더욱 우울해질 뿐이다. 어느덧 더욱 스스로에게 위로보다는 채찍질과 원망을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다독여주는 것은 사치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이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그것이 사치가 아니라 남들에게 뒤처지고 있는 이는 루저라는 이 사회의 통념으로 나 자신을 평가했기 때문임을 알았다. 내가 나를 믿어야지 누가 믿어줄까. 이 책이 내게는 성경이자 불경이다. 진정한 마음의 약이 되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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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력 - 예능에서 발견한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
하지현 지음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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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는 나와 동생을 보고 'TV 광'이라는 말을 늘 하곤 하셨다. 정말 TV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싶을 정도로 빠져 살던 때가 있었다. 그로부터 20년 가량이 흐른 후 지금의 나는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 이제는 시청 시간이 그저 시간 낭비로 느껴진다. 보더라도 시사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정도만 볼 뿐, 예능은 언제부터인가 거의 쓰레기 취급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유인즉슨 10대 때 엄청 즐겨 보던 예능 프로그램도 지나고 나면 그저 순간만 즐거웠을 뿐 딱히 내게 남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옛날에 MBC에서 했던 느낌표의 '책을 읽읍시다'같은 프로그램이야 내가 책을 좋아하고 공익적인 목적이 있던터라 그나마 애청하긴 했지만, 요즘엔 누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연예인들이 나와서 자기들끼리 즐겁게 뛰어다니는 프로그램을 내 시간을 투자하면서 봐야 할 이유를 못 찾겠다. 무한도전 팬이 주변에 많아서 만나면 무한도전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몇 번씩 보려고 해도 도저히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아마 살아가면서 TV를 보며 히히덕거리는 스스로가 한심하다고 여길 정도로 마음의 여유를 많이 잃었기 때문인가보다.

 

하지현의 <심야치유식당> 이후 두 번째로 접하는 책인데, 정신과 전문의이지만 전혀 책은 딱딱하게 쓰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면 그가 얼마나 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지 알 것이다. 요즘 하는 예능 프로그램과 개그맨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 힐링'이 굳이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이런 예능프로그램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함을 말해주고 있다. 나도 학생 때 입시 스트레스가 심할 때와 어학연수 할 때 향수병으로 우울했을 때 이런 예능 프로그램이 더 없이 좋은 약이 되어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사실 매일, 매주 챙겨서 보게 되지는 않는다. 어쩌다 한 번씩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차라리 영화가 더 좋은 것 같다. 요즘 나오는 예능은 조금씩 다를 뿐 비슷한 레퍼토리라서 지겹다. 신인 아이돌 한 두 명씩 섭외하여 그들의 개인기 보여주고 억지웃음 남발하게 하는 것들 말이다.

 

요컨대 예능프로그램의 취지 자체를 활용하여 힐링을 하자는 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 이에 더 나아가 좀 더 독창적이고 긍정적인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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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작정 결혼하지 않기로 했다 - 후회 없는 결혼을 꿈꾸는 여자들이 알아야 할 것들
남인숙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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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결혼 정보 회사 듀오에서 전화가 왔던 적이 있다. 아마 평생 그런 곳에 가입할 일은 없겠지만 호기심에 이것 저것 물어봤었다. 말로만 듣던 등급이 정말 있는지에 대한 답은 '정말'이었고, 연애와 결혼은 명백히 다르다는 말도 해주었다.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자본주의가 집약되어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 짝이 없었지만 이를 입 밖에 냈다가는 시대 착오적이라고 핀잔을 들을지도 모를 일이다. 듀오에서는 내 나이가 결혼하기에 참 좋은 나이라고 하고, 나도 어느덧 결혼 적령기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알지만 솔직히 아직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이 책에서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결혼이라는 것이 교통사고처럼 갑작스럽게 닥친다고 한다. 막연하게만 생각해왔던 결혼이 그렇게 닥쳐온다면 어떨까? 혼자서 잘 살고 있는 내가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게 그저 불행으로만 느껴진다. 그렇다고 독신주의자라고도 딱 꼬집어서 말하기 힘들지만 말이다.

 

남인숙의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가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적이 있었다. 그 책을 읽었었던 당시 나는 20대 초반이었는데,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들 중 가장 찢어버리고 싶은 책이었다. 20대에 모든 여자의 인생이 결정된다고 말하는 저자의 조언들 중 그 어떤 것 하나도 속물적이지 않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당시 인문학도였던 내가 노했던 부분 중의 하나가 인문학 서적 따위 읽지 말고 실속 있는 경제관련 책이나 신문을 읽으라는 내용이었는데, 참으로 모욕적이었다. 인문학에 대한 폄하로 논란을 불러일으킨지 얼마 안 되서 논문 표절로 순식간에 인기가 사그라들어버린 김미경을 보는 듯 하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나라가 인문학을 등한시하는 풍토가 더욱 조성되는 것이다. 그런 것을 자기계발서라는 이름으로 출판하는 자체도 황당할 뿐이었다.

 

이 책은 어떤가? 여전하다. 여우처럼 결혼생활 잘 하는 법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결혼을 해보지 않아서 결혼에 대한 여러 조언들이 현명하고 유익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녀 책의 특징으로서 온갖 주변 사례를 들먹이고 있는데 이런 사례들이 그저 하나의 허구에 지나지 않으면서, 마치 자기 주변에서 일어난 일인 마냥 쓰고 있는 것도 소설 작가적 기질이 다분해보인다.

 

어쩌면 나는 이런 저자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이 책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평하지 못하는지 모른다. 이 책이 결혼 생활을 잘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저자가 쓴 책을 읽으면 무척 불편하다는 것이다. 편하게 읽히는 게 아니라 마치 충고를 받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사는 것만이 옳은 길이다라는 식의 내용이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방식의 삶에 먹물을 끼얹는 듯 하다. 요컨대 이 책은 그저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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