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더 월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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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글라스 케네디의 스토리는 언제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먼저 그를 알게 된 책인 <빅 픽처>는 지금도 언제나 책 추천 목록 1위에 올라있는 책이다. 그 후에 나오는 책들을 꾸준히 접하며 빅 픽처의 아성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라고 여겼지만 그래도 흡인력 있는 이야기에 감탄을 하곤 했다. <리빙 더 월드> 또한 예외가 아니지만, 지나친 이야기의 전개가 불편함을 불러일으켰다.

 

부모님의 다툼이 심한 가정 환경에서 불행하게 자란 여주인공은 하버드 박사 과정을 밟는 동안 유부남인 지도교수와 사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교수는 죽게 되고 주인공은 영화업계에 종사중인 또 다른 남자와 만나 딸을 낳고 동거를 한다. 그러나 이내 그 생활 또한 순탄치 않게 되고 여자의 인생은 끝없는 시련을 맞게 된다.

 

이 책이 자서전의 구성을 빌린 소설이면서도 갑작스러운 범죄 소설이 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중심이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흡인력은 있었으나, 스토리 자체가 억지스러웠으며 깔끔하지 못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스토리 전개가 더글라스 케네디 답지 않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더글라스 케네디표 소설은 주인공이 언제나 시련을 맞게 되고 그 시련을 계기로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는 구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리빙 더 월드>는 그 시련을 이겨내는 과정이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제 내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을 이 책을 읽기 전만큼 기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읽은 그의 책 중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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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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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아껴 읽고 싶다. 그 정도로 그가 쓴 스토리가 읽기에는 너무 아까울 정도로 훌륭하고 흡인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야베 미유키, 히가시노 게이고, 기욤 뮈쇼 등 내게는 그런 작가가 몇 있기는 하지만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 그것들과 차별적인 이유는 한 출판사에서 시리즈마냥 출판하고 있는 그의 책들의 표지 일러스트 또한 훌륭하기 때문이다. 많은 책을 읽어본 결과 보기 좋은 책이 꼭 내용 또한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더글라스 케네디는 예외다.

 

십 년을 넘게 작가로서 성공하기 위한 한 남자가 방송국에 시트콤 작가로 데뷔하면서 뒤늦게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성공을 하게 되자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서 무명 시절동안 늘 곁을 지켜주었던 아내와 이혼하고 전에는 꿈꿀 수 없던 호화로운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 행복도 잠깐뿐, 이내 표절로 시작된 위기가 그에게 닥치게 되고 위기는 끝없이 시련을 안겨 주게 된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단지 드라마틱한 이야기만으로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인간과 삶에 대해 고찰할 수 있게 한다. 우리는 갑작스러운 성공으로 행복을 책임지지 못하고 끌려다니게 되어서 결국은 피페한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늘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게 되는 것을 꿈꾸지만 정작 그런 상황이 닥치게 되면 현명하게 삶을 주도하기 힘들게 된다. 책의 제목처럼 온갖 유혹들이 파멸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 남자의 삶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을 지켜보며 내게 남은 것은 진정한 성공에 대한 고찰, 그리고 인간과 삶에 대한 또 다른 깨달음이었다. 언제나 더글라스 케네디가 독자들에게 재미있는 스토리로 포장된 깨달음의 선물을 주었듯 이번에도 독자로서 그에게 훌륭한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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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하나님 - 전 북한 1호 공훈배우 주순영이 만난
주순영 지음 / 상상나무(선미디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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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빼어난 미모 덕분에 고위층들을 위한 공연에서 김정일 어머니 역할을 한 여배우가 우연히 중국에서 하나님을 알게 된 후 탈북을 시도하게 된다. 이 책은 그녀가 처음 하나님을 알게 됐을 때부터 우리나라에 넘어와서 지속했던 여러 신앙생활에 대해서 풀어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아주 담담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종교 사회학이라는 과목을 학부 때 수강했는데 사람이 종교에 빠져들게 되는 여러 요인들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의 저자 주순영 또한 그 요인들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누구든 종교라는 것이 힘들 때 의지해야 할 대상이 필요하게 되면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더군다나 그와 관련한초능력적인 체험을 하게 되면 더욱 독실해질 수 밖에 없다. 그녀가 그런 사례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그럼으로써 자연스레 북한 사회 내에서 살아가기 힘들 수 밖에 없고 과감히 남한으로 탈북을 시도하게 된다.

 

종교를 막론하고 그녀의 탈북 체험기는 놀랍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몇 번의 실패와 그 과정에서 겪을 수 밖에 없었던 극심한 시련을 이겨내고 우리나라로 왔다는 점에 경이를 표할 정도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아주 막연히 탈북에 실패했을 때 북한의 탈북자에 대한 응징에 대해서 생각만 했을 뿐이지만 막상 실제 겪은 경험담을 책을 통해 알게 된 후 그 끔찍함이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책을 읽으며 그저 한 사람의 자서전이자 기독교 신자로서의 신앙생활을 들여다보았을 뿐이었다. 그런 내가 책을 읽으며 억지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무언가 아쉬운 상황이 왔을 때 기도를 하면 바로 해결이 된다는 점에서 도저히 진실이라고 믿기 힘들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누구든 하나님만 믿게 되면 이 세상을 순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말 아닌가. 저자가 남들과 달리 인생의 굴곡이 많았고 하나님을 그 과정에서 알게 되었기에 기도에 대한 피드백을 책에서 매우 과장 한 것 같다.

 

종교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더 없이 나약하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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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의 식사 NFF (New Face of Fiction)
메이어 샬레브 지음, 박찬원 옮김 / 시공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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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시골 마을의 한 가정집에서 집안일을 해주며 돈을 벌기 위해 여인이 나타난다. 늘 똑같은 일상에 똑같은 사람들만 보며 살아가던 시골마을이 이 여인으로 인해 별안간 시끌벅적해진다. 세 남자가 이 여인을 사랑하게 되고 서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오랜 세월 동안 여인에게 구애를 하는 동안 여인은 누구의 자식인지도 모를 아들을 낳게 된다. 세 남자는 서로가 아들의 아빠라고 주장하고 여인은 끝내 아빠가 누군지 말 하지 않아서 결국 아이는 세 명의 아빠를 두게 된다. 책의 구성은 세 남자 중의 한 명인 야콥이 아들의 일생동안 네 번의 식사를 함께 하며 여인이 마을에 나타나게 된 후, 여인과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방식이다.

 

책을 좋아하지만 지금까지 이스라엘 작가가 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잘 알지 못하는 나라, 내겐 그저 뉴스에서도 아주 가끔 접하는 나라의 문화가 그려진 소설을 읽는다는 게 처음에는 그저 낯설다는 느낌 뿐이었다. 관심과 호기심이 없는 나라인데다가 사실 아는 것이 전무하기 때문에 문화가 담겨질 수 밖에 없는 소설에 대한 기대가 될 리도 없었다. 그러나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했고, 멀리서 건너온 이야기에 대한 흥미로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누군가 이스라엘 이야기를 꺼낸다면 바로 이 책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내게는 아주 오랜만에 읽어 본 이국적인 향신료 향이 가득한 맛있는 소설 한 편으로 기억 될 듯 하다.

 

단편적으로만 본다면 세 아버지를 둔 한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아들 하나를 둔 세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지만 그것 뿐이었다면 이 책의 여운은 없었을 것이다. 세 아버지를 둔 아들이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며 풀어낸 이야기가 애잔함과 슬픔으로 버무려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세월이 지나서 과거를 회상할 때는 어떤 일이든 그때의 감정은 이미 건조하게 말라버리고  그저 지난 일을 추억하고 관조하게 된다. 그 어떤 기쁘고 슬프고 화나는 모든 일이든 그런 것이다. 나이 든 누군가가 담담하게 그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모습을 볼 때면 내게는 이유 모를 감동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고 이 소설이 그랬다. 사랑을 위해서 모든 걸 바친 한 남자가 결국 사랑을 쟁취하지 못했지만 세월이라는 약이 이 모든 이야기를 감동으로 끌어냈기 때문이다.

 

잔잔함과 담담함이 끌어낸 감동을 아주 오랜만에 이스라엘 작가를 통해서 느껴보았다. 일생동안 네 끼의 식사가 연결고리가 되어 풀어낸 이야기가 이토록 강한 여운을 줄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소질이 다분하기 때문인 듯 하다. 이스라엘 향이 짙었던 아주 맛있게 읽은 한 편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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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의 교과서 - 성공적인 이직과 전직을 위한
이병철 지음 / 북메이드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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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후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유연화, 그에 따라 취업난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고, 나는 십 년 가까이 청년실업이라는 단어에 익숙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다. 대학은 졸업장 따는 취업 학원으로 변화되어버렸고 대학생 때는 이런 현실에 회의를 느끼며 취업 외의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모색하며 공부하던 나도 졸업할 때 쯤 갑작스럽게 취업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다. 그래서 턱없이 준비 기간이 부족했던터라 취업이 쉽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여러 취업 관련 서적을 탐독했었는데 사실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저자가 대기업 인사팀에서 일했다는 경력 하나로 쓴 책들 읽어보면 그렇고 그런 뻔한 말들 늘어놓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딪쳐보면 대기업 입사는 학벌, 전공, 스펙, 경험 이 네 가지만 기본으로 충족되면 된다.

 

오랜만에 읽은 취업 관련 책으로서 이 책은 드물게 재취업에 관한 책이다. 이직에 관한 여러 정보를 소개하고 있는데 신입 지원과는 많이 다르다. 요즘처럼 신입 지원도 어려운 때에는 실무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데 경력직을 뽑을 때는 거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하다. 바로 실전에 투입할 만큼의 역량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이런 자명한 사실을 늘어놓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이 외에도 각 직무별 이력서 및 경력기술서의 사례가 다소 도움이 될 듯 하다.

 

그러나 책을 너무 대충 만든 것 같아서 아쉬웠다. 큰 기대를 하고 읽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오타가 많고 편집이 덜 된 책이 아직도 나온다는 점이 애서가로서 참 한탄스럽다. 책으로서의 기본도 안 되어 있는데 이직이라는 블루오션을 소재로 해서 책을 판매한다고 판매량이 많아지는 건 아니다. 독자가 돈을 주고 사서 본다면 그 정도의 가치는 내용 뿐만이 아니라 이런 기본적인 부분도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요컨대 책의 퀄리티에 비해서 제목이 너무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독자에게는 내용으로서는 다소 도움이 될 지 몰라도 책 자체의 질은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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