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소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3 링컨 라임 시리즈 3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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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마다 내게 하나의 통풍구가 되어주는 것은 바로 '책'이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픽션, 즉 서스펜스로 일상을 그나마 회피해보고 싶은 소박한 욕심 채우기에만 만족하고 있는 나 자신의 미래가 걱정될 때도 있건만, 워낙 '스토리'를 좋아하는데다가 서스펜스라면 고도의 집중력으로 읽어 내려가는 활자중독을 가진 나를 누가 말리랴.

 

그런 나에게 미국 서스펜스 시리즈는 일본의 그것만큼이나 흥미롭다. 여러 작가들의 시리즈를 접해보고 있지만 '제프리 디버'의 시리즈를 지금에서야 접하게 된 것은 내가 일부러 좀 더 늦게 접해보기 위해서 미뤄두었기 때문이다. 왜냐고 물어본다면 그만큼 기대가 크기에 섣불리 읽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라고나 할까. 사실 지금의 나는 이런 픽션보다는 차라리 다른 장르의 책에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미국 서스펜스에 싫증을 느끼고 있던 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카페타 시리즈는 오랜 공백으로 인해서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 할 판이고,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은 특징 없는 비슷함의 연속에 잠시 손을 놓고 있다. 그러던 내게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는 하나의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고나 할까. 무엇보다도 비슷한 캐릭터의 주인공들과 달리 장애인으로서 시니컬한 성격을 가지며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는 링컨 라임 캐릭터가 독자를 매료시킨다. 비록 <곤충 소년>이 링컨 라임 시리즈의 첫 번째가 아니기에 색스와의 로맨스가 갑작스럽게 느껴졌지만, 허를 찌르는 반전은 가히 최고라고 평하고 싶다.

 

지금까지 접했던 대도시를 공통적으로 배경으로 한 시리즈와는 달리 이 책 속의 배경은 미국 남부지방의 시골 이다. 도시와는 다른 문화가 경찰 수사에도 스며들었기에 체계와 형식이 없고, 조용한 시골마을이라서 큰 범죄 또한 드물게 발생하는 지역인 것이다. 바로 이 곳에 링컨 라임과 색스는 라임의 장애 수술을 하기 위해 방문하게 되었고 예상치 못하게 그 지역 경찰로부터 살인사건 수사 의뢰를 받게 된다. 사건의 용의자로 속칭 곤충소년이라고 불리우는 개릿 핸런이 의심을 받고 있고 그를 쫓는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색스의 돌발행동과 믿었던 주변인들의 반전으로 스토리가 빠르게 전개된다.

 

그야말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에 독자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일 정도다. 그렇기에 시리즈라고 하기에는 호흡이 짧다고나 할까. 그것이 바로 이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싫증을 단숨에 가실 수 있게 한 링컨 라임, 그의 활약상을 기대하고 있는 나는 벌써 그 매력에 매료되어 버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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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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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누군가와 핸드폰이 서로 바뀐다면? 짜증부터 날 것이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다가, 요즘처럼 핸드폰이 다양해지고 케이스까지 다양해서 그럴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여기 로맨틱 스토리의 대가(?) 기욤 뮈소가 바로 핸드폰이 바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해준다. 그 과정이 참으로 현실적이지 못한 억지스러움에 조금 아쉬움이 느껴졌지만, 뭐 어떠랴 기욤 뮈소의 이야기에는 중독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셰프인 한 남자와 플로리스트인 전직 경찰이었던 한 여자, 둘은 뉴욕의 공항에서 우연히 부딪치게 되어 핸드폰이 바뀐 후 각자 미국과 프랑스인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도착한 후에 핸드폰이 바뀐 걸 알게 된 후, 남의 비밀을 캐보고 싶은 호기심에 서로 핸드폰에 있는 사진과 자료들을 훔쳐본다. 그러던 중 전직 경찰이었던 여자가 경찰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미해결 사건을 남자가 우연히 알게 된 후 이 둘은 이 사건을 매개로 만나서 함께 해결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몇몇 탁월한 이야기꾼이 있는데, 나라별로 대표 작가를 꼽자면 미국은 더글라스 케네디, 일본은 히가시노 게이고 그리고 프랑스는 단연 기욤 뮈소라고 할 수 있겠다. 그만큼 달콤하면서도 중독적인 이야기를 선사하는 재주가 있기 때문에 어느새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아주 오랜전에 읽었던 <사랑하기 때문에>에 이어 얼마 전에 읽었던 <구해줘>는 최고였다. 물론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우연이 너무나도 많기에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뭐 어떠랴! 팩트가 아닌 픽션인데.

 

책 속에서 영국, 프랑스, 미국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러브 스토리가 더욱 아름다울 수 있었던 이유는 기욤 뮈소의 경험이 녹아든 배경 묘사도 한 몫 했기 때문이다.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는 것을 '천사의 부름'이라고 한다면, 기욤 뮈소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내게는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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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동양고전
강성률 지음 / 아주좋은날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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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등학교 때 윤리를 배운 이후 동양고전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사회탐구 영역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윤리는 선택도 하지 않았었다. 이해하기에는 쉽지만 문제를 보면 어려운데다가 윤리 선생님을 별로 안 좋아했던 이유도 있었다. 그렇기에 그저 주입식 교육의 잔해로 남은 단답식의 지식이 전부다. 그러나 꼭 그런 입시만을 위해서 공부할 분야라고 하기에는 우리 선조들이 마련해 둔 지식의 보배야말로 진정 공부해야 할 학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동양고전>에는 총 열두 편이 소개되어 있다. 주로 중국철학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청소년 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꼭 알아야 할 공자, 맹자부터 장자등에 이르기까지 간략하면서도 핵심만을 정확히 짚어서 소개해주고 있다. 각 사상가들에 대한 소개 끝에는 수능 윤리 문제를 수록했는데 해설도 없고 답만 있어서 아쉬웠다. 모든 문제에는 답만큼이나 해설도 중요한데 이 책이 비록 문제집은 아니지만 이런 구성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고 본다.

 

이 책에는 아주 간략한 소개만을 담아놓았기 때문에 좀 더 심도 있는 내용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한 사상가와 저술에 대한 소개를 담은 책으로 공부해야 한다. 사실 이 책의 내용만으로 뒤에 나와있는 문제를 푸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철학만큼 심오하고 난해하면서도 실용과 거리가 먼 학문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을 오래 살수록 철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식견이 생기는 건 분명 그 어떤 학문보다도 철학이 인생과 삶에 대한 진리가 좀 더 깊이있게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은 청소년 뿐만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부해야 할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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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 을의 나라 - 갑을관계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지배해왔는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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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의 남양유업 사태가 한국 사회 내에서의 갑을관계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갑을 관계를 많이 따지고 오랜 역사 또한 이런 문화가 고착화 된 나라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사는 게 어찌 보면 참으로 팍팍할 때가 있다. 나도 이런 서열에 대해서는 어렸을 적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살아온 듯 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받는 삶을 살고 싶어한다. 문제는 한국에서 인정을 하는 조건이 다른 국가에 비해서 매우 적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전문직에 대한 인정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고, '다름' 및 '차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갑을관계의 잔인한 서열주의가 10대 때부터 우리에게는 무척이나 익숙해질 수 밖에 없다. '입시'를 통해서 점수에 따라 대학에 들어가게 되고, 바로 이 때 부터 갑을이 나눠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인서울'이니 '지잡대'니라는 말이 나오게 되고 서울 내에서도 비슷한 레벨의 대학을 서로 헐뜯는 걸 보면 참으로 통탄스럽다. 서열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경쟁사회 내에서 마치 시험용 쥐처럼 내면화 되어버린 갑을 관계가 그런 식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이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게 되고 결국 남양사태와 같은 추악한 일이 발생하게 된다.

 

나 역시 돌이켜보면 대접받는 것에 익숙해졌던 경험이 있다. 책 속에서도 언급되었다시피 검사, 교수, 기자가 함께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밥값은 식당 주인이 낸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버지가 기자생활을 하셨기에 나 역시 이에 공감한다. 언론은 사회 내에서 '갑'의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기자정신으로 기인하는 고발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권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나 역시 권력에 너무 익숙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물론 이 권력을 오용했을 때 이것이 바로 '갑의 횡포'가 될 수 밖에 없는데, 권력을 가졌으면서 타인을 인정해주는 사회가 바로 진정 평등한 사회인 것 같다.

 

사대주의자는 아니지만 다른 나라보다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더욱 대접받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기질이 있다. 한 때 논란이 되었던 '감정노동' 역시 갑질(?)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많은 감정노동자들이 정신적인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자본주의 및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만 할 수 없다. 책에서 소개된 독특한 한국의 핍박받는 역사 및 물질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국민적 기질 때문이다.

 

오랜 역사로 이어져 내려온 이런 인습이 하루 아침에 타파될리 만무하다. 그렇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억울하면 출세해야 된다'는 그릇된 생각이 아닌 현실에 대한 냉정한 시선으로 좀 더 평등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앞으로의 역사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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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를 생각하는 시간, 서른 - 아나운서 서현진의 치열하고 행복한 서른 성장통
서현진 지음 / 인디고(글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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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스물 여덟, 언제 이렇게 많이 먹었는가 싶다. 서른이 되어 가는 것이 그 자체로 두려운 게 아니라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대한 결정에 점점 압박이 가해져서 부담된다. 그래서 요즘 진지하게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있는데 막연하게만 느꼈던 부분이 현실화 되어야 하는 게 두렵다. 어느 날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직장 상사가 내게 적당한 나이에 결혼하는 게 가장 쉬우면서도 또한 가장 어렵다라고 했다. 누군가를 만나고 있기는 하지만 결혼은 생각하고 있지 않기에 요즘은 이것이 사랑인지 우정인지 그 무엇인지 관계에 대한 회의까지 느껴진다.

 

서른을 맞이하게 되면서 그 두려움을 유학이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극복해낸 사람이 있다. 아나운서 서현진이다. 한 동안 방송으로 보기 힘들다고만 생각했을 뿐 유학을 간 줄은 몰랐는데, 이 책은 서른을 맞이한 그녀가 막상 서른이 되면서 느꼈던 모든 단상들이 담겨져 있고, 과감히 도전한 유학 생활에 대한 일종의 경험담도 녹아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이 책의 장르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미국 유학이라는 소재 하나만으로 쓴다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에세이라는 이름으로 그저 아나운서라는 간판 하나만 믿고 끄적거린 책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녀가 20대에 미스코리아에 도전하고 아나운서가 된 삶을 살았다면 30대에 이르러서는 책 출간을 하며 나름대로 굵직한 삶을 살아왔으면서도 책의 내용에는 30대의 불안함과 함께 늦게 결혼한 것에 대한 변명에 불과하다고나 할까. 남들 시산에 자유로울 수 없는 직업이기에 나름 변명을 해 보려는 수단이 바로 으로 보여진다.

 

하나의 맥을 잡을 수 없는 그저 단상을 끄적거린 것에 불과한 알맹이 없는 화보집 겸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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