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을 가다 - 복지국가 여행기 우리시대의 논리 16
박선민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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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매력에 빠져 있는데, 좀처럼 스웨덴 관련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몇 없는 책들 중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데 분류가 여행이 아니라 사회과학으로 되어 있다. 사실 스웨덴만 다룬 여행책은 매우 적지만 북유럽으로 구분된 여행책에서는 거의 스웨덴을 소개해주고 있으며, 복지 관련 책에서도 스웨덴은 단골 소재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책은 '복지국가 여행기'라는 부제로 되어 있지만, 여행기보다는 '복지국가'에 더 포커스를 맞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막연히 스웨덴을 좋아해서 그저 여행의 목적지로서 스웨덴을 다루기보다는 스웨덴의 사회에 대해서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이다. 스웨덴이야 가장 복지가 잘 되어 있는 사회민주주의 국가이기에 사회학을 전공한 나도 스웨덴 및 여러 북유럽 국가에 대해서는 막연히 동경해왔었다. 이 책은 진보정당에서 일하는 저자가 다른 몇몇 한국인들과 스웨덴을 여행하며 사민당으로 대표대는 진보 및 보수 정당 그리고 여러 복지시설을 방문한 기록을 담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기분이 나빠졌다. 우리나라와 점점 비교가 되면서 나는 마치 지옥에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발표된 한국의 엥겔지수는 더욱 높아져있었으며, 이 나라는 진보의 '진'자만 꺼내도 색안경으로 끼고 본다. 그 뿐 아니라 일상생활만 봐도 너도나도 명품을 선호하기에 소박한 차림을 하고 다니다가는 천대받기 일쑤이고, 노동시간은 가히 세계 최고다. 얼마전에는 점심을 먹다가 회사 상사의 친구가 엄청난 부자인데 옷차림이 그에 맞지 않게 너무 소박해서 잘 입고 다니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지극히 한국스러운 사고방식을 가졌구나 싶다.    

 

언제부터인가 이 나라에서도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단어가 '복지'가 되어버렸는데, 보편적복지이던 선별적복지이던 복지가 잘 되어있다고 느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말만 그런식일 뿐, 결국 보수당이 집권하게 되고 스웨덴과는 점점 반대가 되어갈 뿐이다. 비록 저자가 스웨덴을 여행할 당시 사민당의 집권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여서 점점 스웨덴도 보수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여러 시각이 존재했지만 명백한 오해임을 알게 되었다. 일단 수 십년동안 한 나라의 기틀이 되어 온 복지를 하루아침에 보수당이 무너뜨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복지라는 틀 내에서 보수 정당이 약간의 정책만 바꿀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너도나도 '복지'라고 외치는 것은 바로 이런 북유럽식 복지가 많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책임지고 이것이 국가의 힘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초라하다. 너도나도 좀 더 잘 살아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남을 짓밟고 미친듯이 경쟁해야 하는 국가, 갑을관계를 논하는 국가, 여유라고는 좀 처럼 찾아보기 힘든 이런 국가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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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처럼 -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여행을 디자인하다
김나율 지음, 이임경 사진 / 네시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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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뭐든 한번 꽂히면 관련 책들을 탐독하는 경향이 있다. 4년 전에도 영국에 꽂혔을 때 국내에 있는 영국 관련 책은 거의 다 읽고 영국에 갔었다. 다녀 온 후에는 한 동안 이렇다 할만큼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게 없었다. 그런데 요즘 아주 오랜만에 내 모든 집중력이 박힌 곳이 생겨버렸다. 바로 '스웨덴'. 아주 훌륭한 영화 한 편을 보고 빠져버린 것이다. 지금까지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만 알았을 뿐 단 한 번도 자세히 알고 싶었던 적이 없었는데, 참 사람일이란 모를 일이다.

 

그리하여 국내의 스웨덴 관련 책들을 열심히 검색해 본 결과, 매우 안타깝게도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스웨덴만을 다룬 책은 정말 별로 없다. 이 정도로 우리나라에 인기 없는 곳인걸까. 몇 없는 책들 중의 한 권인 이 책은 스웨덴 뿐만이 아니라 덴마크와 핀란드에 대한 여행도 함께 담겨 있다.

 

일단, 이 책이 북유럽에 여행하고자 하는 여행자에게는 매우 유익하지는 못할 것이다. 철저히 저자의 기행에 대한 느낌을 위주로 했기 때문에 정보는 별로 없다. 그러나 나처럼 그 나라에 대한 호기심으로 책을 보는 것이라면 추천할만하다. 어렵지 않고 심오하지 않게 그저 여행이라는 것이 꼭 뭔가를 배워야 하고 뭔가를 해야 하는 의무감이 아니라 그저 그 자체를 즐긴다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훗날 스웨덴 땅을 밟을 때 나 또한 의무감이 아니라 이런 가벼운 마음으로 간다면 더욱 스웨덴에 대한 환상이 좋은 추억으로 남겨질 수 있을것이라 믿고 말이다.

 

스웨덴에 중독되어 찾은 책이긴 하지만 더불어 소개된 덴마크와 핀란드도 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엇보다도 북유럽 디자인에서 비롯된 살림살이(?) 도구에도 관심이 생겼다. 요컨대 난 이 책을 읽고 더욱 그 매력에 빠져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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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버스 : 청춘의 서울여행법
이예연.이창원.이혜림 지음 / 지콜론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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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서울여행법 수단은 '버스'다. 열정은 많고 체력도 넘쳐나지만 돈이 없는 그대들에게 사실 버스만큼 좋은 대중교통수단이 있을까. 그럼에도 나는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선호하고, 요즘에는 대중교통보다 차를 이용하기에 버스는 아침에 집에서 늦게 나왔을 때나 출근길에 타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집도 회사와 가까워서 버스를 타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할 틈도 없이 환승을 하고 내려야 해서 언제부터인가 버스 타는 재미가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런 내게 이 책이 그 재미를 다시 일깨워주었다. 디자인과 버스 그리고 여행을 접목시켜서 시내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서울의 곳곳을 여행하는 내용이다. 특정 번호의 버스 몇 대를 소개해주었는데, 루트가 여행하기 좋고 그 나름의 특색 및 컨셉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내가 타 본 버스보다는 타보지 못한 버스가 사실 더 많았다.

 

내가 가장 버스 여행을 많이 했었던 때가 4년 전이었었는데, 서울이 아닌 런던에서였다. 2층 빨간버스를 타고 런던 시내 곳곳을 그야말로 여행자의 눈으로 여행했었으니, 1주일짜리 패스를 끊어서 참 많이도 돌아다녔더랬다. 런던의 대중교통이 상상을 초월할정도로 비싸긴하지만 당시에는 심야버스도 있었기에 오히려 더 발달이 되어 있었다. 런던의 다양한 모습을 버스를 타고 구경하는 재미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생각해보니 서울을 버스를 이용해서 이렇게 구경했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늘 버스 안에서는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전화를 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책으로 서울도 런던 못지 않게 버스 여행을 하는 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번 주말에는 버스 여행이나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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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인간
이석원 지음 / 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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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를 만나게 된 사연은 평범하지 않다. 누군가로부터 선물받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는데, 그 누군가는 몇년 전 아주 잠깐 사귀었던 친구다. 책을 좋아한다는 내 말에 나를 두 번째 만났던 그 날 홍대의 커피빈에서 주었던 그 노란 표지의 책을 읽으며 그 애를 떠올렸고, 우리의 관계가 끝이 나고 머지 않아 그 책 또한 나는 타인에게 줘버렸다. 그런 이석원의 첫 책을 나는 추억 반, 씁쓸함 반으로 각인하고 있던 중 그의 첫 소설이 나왔다. 바로 <실내인간>이다.

 

유명한 대중 소설가로 알려진 방세옥은 하루가 멀다 하고 다작하기로 유명하다. 또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조금만 밀려나도 그 사실을 견딜 수 없어 사재기로 순위를 다시 올려놓고 다른 무명작가의 소설을 표절하는 등 악명 높기로도 유명하다. 그런 방세옥은 본명이 따로 있는 한 남자이며, 그 남자는 자신이 그저 세상의 먼지 같이 아무런 가치 없이 묻어가는 존재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그 여자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열등감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 결국 떠나버린 여자와의 재회를 위해서 그는 수단을 가리지 않고 죽기살기로 글을 써내려가고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오늘의 그가 있게 된 것이다.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살다가 내 인생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는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이다. 그때만큼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되고 열등감을 느끼게 되는 때가 없다. 혹시 이런 부족함 때문에 실망하지는 않을까 싶은 조바심에 그때서야 좀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 속의 방세옥의 삶이 바로 그러했지만, 결론은 그를 떠나버린 여자는 현재의 그가 아닌 무명의 그를 사랑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한다는 것, 정답이란 따로 없지만 이런 사랑이야말로 조건없는 순수한 사랑일테다. 그리고 이것을 인정한다는 것, 누구에게나 이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가 전제되었을 때가 되어서야 진정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이란 어려운 것이고, 이런 만남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운명같은 만남은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찾아온다. 아주 드라마틱하게도 말이다. 그래서 사랑은 오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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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 경지에 오른 사람들, 그들이 사는 법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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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 '고수'라는 말을 평소에 잘 쓰지 않는만큼 내가 '고수'처럼 산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니 고수가 '장인'과 같은 의미로 생각해왔던 것이 내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고수는 특별한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만의 특기를 가지고 인생을 남들보다 좀 더 지혜롭고 성실히 살며 하루 하루 발전하고 삶을 사는 사람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내 삶은 도전하는 삶보다는 안주하는 삶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소심한 성격인 탓에 해보기도 전에 걱정을 먼저 하곤 했다.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살다가 훗날 늙었을 때는 젊은 날에 해보지 못한 많은 것들에 대해서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화살처럼 지나가는 시간을 느끼며 이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회의가 느껴진 것이다. 물론 무조건 버렸던 꿈을 다시 쫓아가기 위해서 내 삶을 완전히 전환해버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내 직업과 위치에서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나는 소속감을 매우 중요시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내가 소속되어 있는 직장도 내가 좋던 싫던 나와의 인연을 갖고 있는 곳이기에 나의 발전에서 더 나아가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런 목표를 갖고 매진하는 것이 고수의 기본적인 자세다. 그러나 주변을 돌아보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회사의 업무 시간 배려로 육아와 일 모두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었음에도 출근하면 그저 채팅과 인터넷 하기에 바쁘고 업무 성과에 대해서는 차일피일 미루는 직원이 있다. 업무에 대한 진행 상황을 보고할 때면 이런 저런 거짓말로 둘러대는 모습을 보면서 조직에 해를 끼치는 하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보면 고수로서의 삶은 나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알게 된다.

 

어찌보면 이 책이 너무나도 전형적인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늘 의문을 가지고 있는 내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준 책이다. 앞으로는 매순간 내가 하수로서의 삶이 아닌 고수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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