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팬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7
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정지현 옮김,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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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피터 팬의 내용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피터 팬의 이미지가 동심에 가까운 것이니만큼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캐릭터라는 것은 막연히 알고 있었다.

 

요즘 동화를 소설처럼 풀어쓴 책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런 책들의 공통점은 삽화가 동화의 삽화보다 더욱 멋있다는 점이다. 이 책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내용은 어딘가 모르게 잔인하다. 내가 알고 있는 <피터 팬>이 맞나 싶을 정도다.

 

웬디와 동생 둘이 한밤 중에 찾아온 피터 팬과 팅커 벨의 유혹에 못이겨 함께 네버랜드로 날아가서 해적 후크를 물리치고 다시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돌아온다. 웬디는 네버랜드로의 여행을 평생 간직하며 어느 순간 엄마가 되고 피터 팬은 웬디의 딸과 함께 또 네버랜드로의 여행을 떠난다. 이처럼 피터 팬은 영원히 어린 아이로 남게 되지만 네버랜드로 여행을 함께 떠났던 친구들은 어른이 되어간다는 내용이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묘사 과정이 동화의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솔직히 내용 자체가 흡인력이 없는 이유도 있지만, 번역도 너무 읽기 힘들게 되어 있다. 자연스럽지 못한 번역투의 문장이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없게 만들었기에 멋진 삽화가 무색해진 느낌이다. 겨울 밤, 잠들기 전에 읽기 좋은 책이라고 쉽게 생각했었는데 이 책 한 권 모두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겉으로만 그럴듯하게 만들었을 뿐 번역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기에 싸우는 장면이 잔인하게 묘사된 것도 동화 <피터 팬>의 이미지와 환상을 갖고 읽는 독자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여러가지 점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피터 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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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드라이버의 자동차 아는 여자
정은란 지음 / 지식너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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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한번 씩 하다보면 기분이 나빠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특히 강남처럼 차가 많은 곳에서는 사고도 빈번하고 이 과정에서 운전자들끼리 험한 말로 싸우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성격이 급하다고 하는데 운전할 때 보면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양보라는 것은 아예 있어서는 안 된다는 듯 이기주의가 만연해 있다.

 

여성 운전자들의 수가 늘어난 요즘은 ‘김여사’라는 어설픈 운전실력으로 남들에게 피해 주는 여성 운전자에 대한 비하하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나 역시 같은 여성이지만 가끔 이런 김여사들을 보면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진상 중의 진상들은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더 많았다. 남성들 중 성격이 걸레보다 더 더러운 경우는 아예 대놓고 욕질 먼저 한다. 사실 여성 운전자들이 답답하게 운전을 해서 남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교통 법규를 어겨서 사고가 날 뻔한 경우들이 많지만 이렇게 추태를 부리는 경우는 별로 본 적이 없다. 이 책은 김여사라는 명칭을 들어가면서까지 편견에 사로잡힌 많은 여성 운전자들을 위한 책이다.

 

대체적으로 남성들이 차를 비교적 더 좋아하고 운전을 잘 하는 것은 맞다. 그들의 차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차에 대한 욕심과 차를 소유하고 나서도 튜닝을 비롯한 관리까지 심혈을 기울이는데, 가끔은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차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지나치게 아끼거나 관리를 하는 편도 아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차에 대해서 너무 무지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 책은 그야말로 차에 대한 전체적인 매뉴얼이라고 하면 되겠다. 차 종류부터 관리법 및 튜닝 종류까지 유용한 정보가 모두 담겨 있다.

 

여성이 대체로 운전을 할 때 남성들보다 감이 별로 없는 것은 맞다. 나도 운전을 잘 하는 편이 아닌데다가 겁까지 많아서 웬만하면 운전대를 잘 안 잡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계속 이렇게 차와 멀어지다가는 아예 운전대를 잡는 것 자체가 두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 이 책이 내게 준 의미는 유용한 정보보다도 차와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준 것이다.

 

운전을 잘 하려는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차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에 능통하고 메커니즘을 잘 아는 것이다. 그 시작을 이 책과 함께 하는 것은 좋은 선택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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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결의 역습 - 청결 강박에 사로잡힌 현대인에게 전하는 충격적인 보고서
유진규 지음, 미디어초이스 방송제작 / 김영사on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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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야말로 위생의 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벽증 정도는 아니지만, 늘 청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 가면 수저는 뜨거운 물에 한 번 담군 후에 써야 안심이 되고 왠만하면 화장실 문 손잡이는 아예 안 잡으려고 한다.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 어렸을 적에는 세균에 대해서 무지한 채로 더러운짓(?)도 자주 했는데, 크면서 어머니의 위생에 대한 관념이 커지면서 내게도 그대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굳이 집에서 이런 가치관을 전해 받지 않더라도 우리는 항상 세균은 나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메스컴에서 항상 다루고 있는 부분인데다가 향균제품의 광고에서는 그야말로 세균이 악마라는 것을 의인화해버리기 때문이다. 얼마전에는 지하철의 의자가 얼마나 더러운지에 대한 뉴스를 보고 기겁을 하기도 했었다. 이런 뉴스와 광고들은 사람들을 점점 항균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게 한다. 나 또한 그런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생활방식으로 살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요컨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세균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데 그 중에는 유해균도 있지만 유익균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요구르트로 섭취하는 비피더스균과 같이 잘 알려진 유익균 뿐만이 아니라 위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유해균인 헬리코박터균도 유익균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세균에 대해서 무조건 퇴치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이와 같은 유익균까지 퇴치하게 만들며, 이는 알레르기 및 아토피 피부염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어버렸다. 실제로 아프리카인들의 경우에는 이런 질환이 거의 없다. 그들은 늘 전통식단으로 토양에서 발생하는 유익균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레르기와 아토피는 사회적인 발전이 이루어진 나라일수록 더욱 늘어났다. 바로 위생적인 환경을 고집하며 세균에 대한 무조건적인 퇴치가 가져온 실상이다.

 

최근에는 여러 질병을 유익균 섭취인 프로바이오틱스로 퇴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제 인간 유전자에 대한 연구에서 세균에 대한 연구로서 여러 질병을 퇴치할 수 있는 시대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전에 우리 모두 세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먼저 타파해야 할 것이다. 세균은 적이기도 하지만 친구이기도 한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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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가 - 네가 살아간다면 피할 수 없는 질문들
한호택 지음 / 아이지엠세계경영연구원(IGMbooks)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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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주 흥미로운 말을 들었다. 보통 직장을 다닌다는 표현을 나는 '회사 간다'라고 하는데 내 친구는 '일 간다'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마치 일용직 근로자와 같은 표현을 써서 매우 웃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보통 사람들에게도 일은 그저 이런 표현처럼 일을 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것에 그치는 의미로 국한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다.

 

아직 한 회사에 1년도 다니지 못한 사회 초년생으로서의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면 신입 때의 패기는 사라지고 다른 직원들처럼 현실에 그저 안주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흔히들 요즘 공무원이 인기 직종이라고 하는데 가장 큰 장점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 '안정적인 삶'이 좋기만 할까. 만약 정년까지 안정성이 보장된 직장에서 일을 하면 스스로를 다잡지 않는 이상 현실안주형으로 그저 살아가게 될 확률이 높다. 물론 언제 나가야 될 지 모르는 칼바람 쌩쌩 부는 직장보다는 훨씬 낫지만 말이다.

 

일을 오래하지는 않았지만 외국계회사에서 반년가량 일을 해보고 현 직장에서 반 년 정도 일을 해보며 직장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한 가지 공통점은 완벽하게 만족할만한 직장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늘 직원과 소통을 하려고 하며 이에 대한 모두가 만족할만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회사가 직원들이 원하는 회사임에는 틀림없다. 바로 이 책에서 이상적인 회사로서 '개인의 꿈이 회사의 꿈이 되고 회사의 꿈이 개인의 꿈이 되는 회사'말이다. 직원들이 그저 매출을 올려주는 부속품이 아니라 꿈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회사의 성장과 접목시켜 시너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경영이 바로 신의 직장으로 불릴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이다.

 

다소 아마추어같은 어설픈 소설 속에 저자가 녹아낸 경영비법은 바로 이와 같은 '가치관 경영'이다. 회사의 매출만을 직접적으로 타겟으로 잡기보다는 직원들에게 사명감을 불어넣어주는 토대마련이 더욱 현명한 방법임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회사든 클라이언트가 만족하는 회사는 그 회사의 직원 또한 만족하는 회사이다. 회사에 만족하지 않는 직원이 클라이언트에게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의 공통적인 가치관은 직원과 회사가 모두 윈윈(win-win)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회사는 어떠한 강풍에도 쉽게 쓰러질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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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여섯 남녀가 북유럽에 갔다 -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 남녀의 북유럽 캠핑카 여행기
배재문 글 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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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여행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항상 하던 대답은 '별로'였다. 무엇보다도 귀찮기 때문이다. 배낭을 꾸리고 낯선 곳에서 고생하는 게 싫다. 그런데 문득 여행에 대한 이런 생각들이 훗날에는 후회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에서 늘 정해진 틀 안에서 정해진대로 살아가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그 얼마나 어리석은 삶의 방법인지 불현듯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자동차 여행은 더욱 고개를 흔들게 만든다. 멀미가 심하기 때문에 여행은 엄두도 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대체적으로 삶의 질이 좋아진터라 캠핑카 여행도 많이 하는데 가끔 해보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을 뿐 한번도 실행에 옮긴 적은 없다. 무엇보다도 잘 씻지 못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처음 보는 남녀 여섯 명이 캠핑카를 빌려서 나의 로망 북유럽을 여행하는 내용이다. 어떻게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여행을 할 수 있는것인지 그것만으로도 놀랍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되는 것은 캠핑카 여행도 살면서 꼭 한 번은 해 볼만한 여행이라는 점이다.

 

독일에서 캠핑카를 빌려서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를 여행하는데 그 어떤 유럽 국가들보다도 북유럽의 이 나라들은 자연경관이 수려하기 때문에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면 그 여행이 더욱 즐거워질 수 밖에 없다. 또한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유럽은 관광명소가 많기 때문에 여행하고 싶은 곳이지만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여유가 무엇이고 인간답게 사는 게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큰 자극이 된다. 나 역시 한국에서는 여느 한국인들이 그렇듯 늘 쫓기듯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다. 영국에 있었을 때는 여유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 떠나고 싶다. 지금의 나는 그야말로 한국인다운 한국인으로 살고 있고 이런 내가 점점 정통 한국인으로 찌들어가고 있음을 느낄 뿐이다. 자연과 동화되는 삶이 무엇이고 실용적인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북유럽으로 나는 오늘도 몸이 아닌 마음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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