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번은 홍콩을 만나라 - 다채롭고 진솔한 홍콩 문화 속을 걷다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김동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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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에 홍콩 여행을 준비중이라서 읽은 책이다. 홍콩에 대해서 아는게 거의 전무하여 가이드북 전에 여행기로서도 체험해보고 싶었는데, 일단 이 책을 선택한 게 가장 잘못인 것은 책이 너무 오래전에 나왔다는 점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가이드북도 주기적으로 개정이 되어야 하는 현실에서 나온지 3년 된 책을 읽는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대략적으로 홍콩의 특색과 음식에 대해서 알 수는 있었다. 보통의 여행지로 많이 가는 지역이 아닌 가장 홍콩다운 여행 지역 소개와 흔히들 많이 먹는 딤섬에 대한 소개 및 길거리 음식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홍콩인들이 그 어떤 민족보다도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실제로 나는 어디를 여행가면 음식에 대해서 가장 관심이 생기는데, 홍콩에 가면 밀크티를 꼭 먹어보고 싶었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많이 판매하고 있지만, 오래전에 텔레비전을 통해서 홍콩의 밀크티가 명성만큼이나 맛있다는 것에 그때부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 여행을 하는 경우 보통 마카오도 함께 여행을 하는데 책의 마지막에 마카오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되어있다. 내 여행에서 마카오는 일정에 포함되지 않아서 부담없이 보았는데, 그곳 또한 흥미로운 나라임에는 틀림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홍콩에 대해서 개략적인 정보를 접할 수 있었을 뿐, 사실 자세히는 알기 힘들었다. 또한 오타도 많고 편집이 완벽하지 않아서 부실함이 많이 보였다. 홍콩에 대한 여행책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이 사실 경쟁력은 없어보인다. 그저 홍콩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알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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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 생에 한 번, 반드시 떠나야 할 여행이 있다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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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넘어서야 우리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처음 가 본 내게, 10대 때는 언제나 다른 나라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함으로 가득찼었다. 기껏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책과 영화 따위로 그 나라를 간접체험해 보는 것 뿐이었다. 그런 내가 스물 네살이 되어서야 처음 떠난 곳이 영국이었고 약 일 년 간을 지냈으니 늦은 첫 여행치고는 남부럽지 않다고 해야할까. 떠나기 전 학교를 휴학하고 푹 빠져버린 영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관련된 책은 모두 읽고 영국식 액센트에 매료되어 수도 없이 연습했던 그 때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떠나는 날 까지 가슴이 부풀었고 비행기 안에서도 잠을 이루지 못했으며 히드로 공항에 발을 내딛었을 때의 그 느낌과 냄새와 모든 것들이 지금도 또렷하게 떠오른다. 짧지만 긴 시간 동안의 영국 생활에서 내가 영국인들에 대해서 느낀 것은 대체적으로 그들은 여행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내가 스무살이 넘어서야 하게 된 해외여행을 그들은 어린 나이에 홀리데이 시즌에는 너나 없이 해외로 떠났다. 물론 유럽 대륙이기에 우리나라에는 뒤늦게 정착된 저가항공이 오래전부터 보편화 되어서 다른 유럽 국가로는 부담 없이 간다고 해도 아시아와 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도 그들은 참으로 쉽게 여행을 하였으며 진정 인생을 즐길 줄 아는 것 처럼 보였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나는 책을 쓴 독일인 저니맨 '파비안'이 내가 영국에서 봤던 그런 사람들과 비슷한 젊은이라는 걸 느꼈다. 보통의 한국에서의 10대와 20대의 삶에서의 2년 가량의 여행이란 현실 감각을 망각하였거나 경제와 시간적 여유가 되는 부르주아의 젊은이들이나 할 법한 사치스러운 여행이라고 인식할 것이다. 그러나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낯선 환경으로 내몰고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고 다른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을 만큼 값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독일의 젊은이는 스물 여덟의 나이에 '수련여행'을 떠난 것이다. 내면적으로 단단해질 수 있는 방법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방법들 중에서 가장 의미있고 아름다운 것은 다름 아닌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친 순간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내가 가 본 곳 보다 안 가본 곳이 더 많은 여행지에서의 경험담은 마치 그가 내게 이야기해주듯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스물 네 살의 내가 유럽땅을 처음 밟아본 이래로 여행보다는 방에 처박혀서 책읽기나 좋아하던 나는 서른을 앞두고 뒤늦게 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그래서 마치 동화 속에 빠져든 어린아이처럼 정신없이 책장을 넘겼다.

 

서른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올해가 가기 전에 또 다른 여행을 계획중에 있다. 또 한 해를 무미건조하고 의미없이 보내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 인생에서 하나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 나는 그야말로 '수련여행'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저자처럼 꼭 여행지에 일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보고 느끼는 것도 일종의 수련여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앞서 멋진 저니맨의 기행이 내게는 굉장한 감동을 주었다. 그 감동의 힘이 내게 여행을 또다른 매력과 감동 그 이상으로 만들어주어서 그저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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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증명 증명 시리즈 3부작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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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인간이 짐승과 다른 것은 바로 '생각하는 능력'이다. 이 '생각'이 지성만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완벽한 인간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인성'이 그 나머지를 차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이 가장 인간다워질 수 있는 것이다.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증명 시리즈 중의 하나인 <인간의 증명>에서 다시 한 번 느꼈던 점이다.

 

호텔의 가장 높은 층의 한 레스토랑은 한 끼 식사 가격만 해도 상당하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운행하고 있는데 어느 날 그 엘리베이터에서 한 흑인이 가슴에 칼이 꽂힌채 숨을 거두었다. 경찰은 바로 이 흑인이 미국이이며 일본을 방문한 목적을 수사하고 있던 중 출생과 관련한 비극적인 과거를 접하게 되면서 내용은 전개된다.

 

아주 오래된 작품이기 때문인지 <청춘의 증명>에 이어서 이 작품을 읽고 느꼈던 점은 '우연'을 동반한 지나치게 '작위적'인 성격이다. 현대의 추리소설에서는 리얼리즘의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서 좀 더 내용의 구성이 탄탄하고 촘촘할 수 밖에 없는데 반해 증명 시리즈의 경우는 내용이 지나치게 우연적으로 맞물려 있는 흠이 보인다.

 

내용은 차치하고 이렇게 거창하고 철학적인 제목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읽고 난 후 흔히 말하는 '인간성'을 상실했을 때의 최후는 비극적일 수 밖에 없음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얼마나 인간성이 상실되면서도 떳떳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이 많은가. 그런 인간들을 보고 느끼게 되는 나약한 인간들은 그들을 욕하고 경멸하면서도 또한 그들 처럼 살아가게 됨을 많이 보게 된다. 이것이 바로 현실 속의 '인간의 증명'은 아닐까. 이 모든 것을 보고 때로는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나 자신이 그들과 같은 모습을 보일 때 나는 스스로 다잡는다.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장 인간적인 삶을 사는 방법이며 이것이야말로 인간으로서 세상을 잘 살아가고 있다는 증명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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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증명 증명 시리즈 3부작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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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단어인 '청춘'. 지금의 나는 다소 늦었을지 모르지만 청춘의 끝자락에 위치해있다. 내 청춘을 돌이켜보면 방황의 연속이었으며 고뇌의 연속이었다. 밝고 즐겁기보다는 언제나 회의를 느끼고 떠나고 싶어했으며 그 바탕에는 즐거이 청춘을 즐기고 있는 이들에 대한 열등감도 한 몫 했던 것 같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방황하고 있지만 20대의 끝무렵에 서 있기에 더 이상의 방황은 사치와 철 없음을 근거로 또 다른 조급함이 밀려온다.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증명시리즈 중의 하나인 <청춘의 증명>이다. 사실 작가의 스펙을 보노라며 왜 내가 이때까지 몰랐는지 놀라울 정도이며 책을 접해보니 내용의 전개 또한 대단했다. 보통의 일본 추리소설과는 달리 책을 다 읽고서도 제목과의 연관성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청춘'이라는 단어 자체가 그 싱그러움 한편으로는 고통과 방황과 같은 아픔을 동반하는 등 다양한 감정을 자극하기에 추리소설의 제목으로서는 더욱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는 무한한 기대를 가졌으며 읽으면서는 무한한 흥미로움, 그리고 책을 덮고는 무한한 고뇌를 동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용의 전개는 특이하게도 여러 등장인물들 각각의 시점에 맞춰져 있다. 그 중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은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인 '가사오카'인데, 형사가 되기 전 우연히 옛 연인과의 데이트 장소에서 자신을 구해주던 형사가 피살당하는 사건을 겪게 된다. 그 후 형사를 구해주지 못하여 속죄하는 심정으로 피살당한 형사의 딸과 결혼하게 되고, 그 또한 형사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하나의 살인사건을 접하게 되고 과거 자신을 구해주던 형사를 피살한 범인을 우연히 접하게 된다. 이내 과거를 파헤치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비극이 펼쳐진다.

 

1970년대에 나온 작품임에도 현대의 추리소설과는 큰 차이점이 없다. 그러나 지나친 우연의 발생이 다소 내용을 가볍고 독자를 황당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 아쉬웠다. 너무나도 드라마틱하여서 리얼함이 그만큼 결여된 것이다. 그럼에도 오래 전에 나온 작품이기에 전쟁에 대한 묘사는 그저 책으로 접해도 피비린내가 나는 듯 했다. 일제의 잔악무도함과 가미카제라는 이름의 청춘의 몰살을 동원하는 군국주의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의 증명>과 <야성의 증명>은 어떤 새로운 흡인력으로 독자를 사로잡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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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미야 기획 사무소 니노미야 시리즈
구로카와 히로유키 지음, 민경욱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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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을 때는 줄거리만큼이나 캐릭터에 대해서 관심이 가게 된다.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를 읽노라면 더더욱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야베 미유키와 같은 작가들의 유명한 시리즈는 사실 없지만 그들의 작품을 접할 때마다 내용만큼이나 등장인물에게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올해 나오키상 수상작 시리즈인 니노미야 시리즈의 첫번째 편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이다. 사실 처음 들어봤지만 사실 일본에서는 꽤 유명한 시리즈라고 한다. 제목만 보았을 때 도대체 이 거창한 '기획 사무소'는 무얼 하는 곳인지 의아할 것이다. 흥신소라고도 할 수 있지만 자칭 '건설 컨설턴트'라는 점잖은 직업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니노미야에게 어느날 산업폐기물과 관련하여서 의뢰가 들어온다. 이 건으로 열심히 발로 뛰던 중 전혀 기대조차 하지 않던 야쿠자가 끼어들게 되고 이내 이들은 서로를 챙겨주면서도 미워하는 어딘지 알 수 없는 끈끈함으로 뭉치게 된다.

 

내용은 일단 둘째 치더라도 캐릭터 하나만큼은 무척이나 강하다. 상상불허의 이 오묘한 관계로 얽힌 남자 둘의 이야기는 일단 재미나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뻔뻔함을 내세우는 귀여운 야쿠자의 면모에 독자로서 읽는동안 피식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시리즈의 첫 편인만큼 둘이 처음으로 뭉치게 된 터라 사실 둘 사이의 삐걱거림과 어설픔이 공존하지 않을 수 없는데 코믹함이 이 부분을 적절히 커버해주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두꺼운 책 한 권을 후딱 읽을 수 있게 한 흡인력에 역시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감탄이 먼저 나온다. 완벽함보다는 어설픔과 친밀함 못지 않은 이기심이 재미를 더욱 고조시켰다. 이 허를 찌르는 콤비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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