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힘이 세다
이옥순 지음 / 창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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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고 싶은 나라가 생겼다. 인도이다. 그런데 갈 용기가 안 난다. 그래서 수많은 관련 책으로 간접적으로 떠나본다. 그리고 상상하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알 것 같다.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는 느껴본 적이 없었던 '책의 위대함'이 엉뚱하게 느껴진다. 발로 떠날 수 없어도 이렇게 그 나라의 전문가의 적확한 인도 소개를 접할 수 있음에 새삼 행복함이 느껴졌다.

 

갑자기 인도에 흥미가 생겨서 인도와 관련된 책을 섭렵중이다. 그런데 이 책이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라고 하겠다. 지금까지 여행책, 에세이, 종교 등등 여러 장르와 접목된 인도를 만나보았는데 이 책은 인도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저자의 오랜 인도의 연구에 정점을 찍는 책이라서 가장 의미가 있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거나 머물면서 사실 인도인을 만나본 적은 별로 없다. 인도 태생이지만 영국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인도 영어 선생님이 문득 생각이 났는데, 영어를 가르치는 영국 시민권자이지만 사리를 즐겨 입었던 모습이 떠오른다. 책에서도 인도는 전통을 쉽게 내주지 않는 나라라고 하는데, 이런 시대에 얼마나 대단한 문화인가. 소프트웨어가 강한 나라이니만큼 미국 제국주의에 따라가려고 발버둥치는 한국이랑 너무나도 대조가 된다. 스포츠보다는 문화에 강한 나라 인도, 간디의 비폭력 저항의 역사를 자랑하는만큼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이 강한 국가가 바로 인도이다. 그러나 외유내강의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는만큼 느리지만 전통과 본질에 대한 신념을 쉽게 버리지 않는 국가 또한 인도이다. 인도가 더욱 흥미로운 이유는 넓은 국가만큼이나 곳곳에 다양함이 존재하며 이 다양함을 중국처럼 하나로 뭉치지 않은채 존중하기 때문이다.

 

뭉친다는 개념은 인도에서 많이 쓰는 말이 아니다. 넓은 대륙에서 다양한 사람이 모여사는 인도에서 이런 말이 큰 의미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인도역사는 수많은 나라가 공존하는 늘 흩어지는 역사였다. 그래서 많은 고난을 겪었으나 그래도 인도는 오늘날 하나의 국가로 살아남았다.

                                                                                                                             -p.254-

 

비틀즈와 수많은 히피들이 그랬듯 지금도 마음이 복잡할 때면 인도로 떠나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왜 인도인가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더 없이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긴 대답이 필요 없이 바로 '인도이니까'라는 짧은 대답이 모든 걸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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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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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미스테리, 요즘 찾기 힘든데 나름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이라는 소개에 기대하며 재미나게 읽었다.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느낀것은 고전 추리 소설일수록 후대의 독자에게도 제대로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현대의 추리소설만큼이나 기가막힌 트릭, 혹은 기가막힌 분위기 등의 매력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것.

 

리라장이라는 곳에서 예술대학 학생들이 묵다가 한 명 씩 살해를 당하고 시신 옆에는 범인이 놓아둔 스페이드 카드가 한 장씩 있다. 정말 뻔하고 뻔한 본격 추리소설의 내용 아닌가? 이 사건의 특징을 꼽자면 어마어마하게 죽어간다는 것이다. 물론 소설이지만 이렇게 살인사건이 발생한 공간에서 나머지 인물들의 행동은 어딘가 모르게 이해가 되지 않을만큼 태연하다. 또한 막바지에 이르러 밝혀진 범인과 트릭 또한 뻔하다. 그리고 약간의 억지도 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허를 찌르는 그런 내용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본격 추리소설이 다른 추리소설보다 더 실망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트릭이 가장 나중에 밝혀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중에 밝혀진 트릭이 지금까지 흥미진진했던 내용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부실하다면 독자는 더욱 실망할 수 밖에 없어진다.

 

그런 이유로 고전 작가는 아주 유명해서 후대에도 작품이 이어지거나 아주 유명하지 않은만큼 작품이 이어질만한 큰 가치가 없는 경우로 나누어지지 않을까 싶다. 이 작가의 경우도 사실 처음 들어보는 작가인데 본격의 신이라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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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인도를 만나다 - 융합의 시대, 문화의 용광로 인도가 답이다
공영수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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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요가의 나라, 커리의 나라로서의 막연한 인도가 아니라 현대 인도의 문화와 정치 등의 '현실'에 대해서 정말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저자가 10년 넘게 인도에 살고 있기에 인도의 역사와 현실에 대해서 그 어떤 책보다도 자세하고도 정확히 소개해주어서 무척이나 유익했다.

 

인도를 여행할 계획도 없고, 인도와 관련된 자료를 검토해야 하는 것도 아닌 단순히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에 관련 책들을 탐독하고 있는데, 책마다 인도에 대한 새로운 모습을 소개해주어서 언제나 새로운 느낌이다. 이는 작년에 내가 북유럽에 대한 호기심으로 책을 탐독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책 몇 권 읽고 파악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닌 것이다. 그만큼 인도에 수많은 인구가 살아가고, 문화와 종교의 다양성이 공존하기에 정보 또한 다양할 수 밖에 없다는 반증일 것이다. 절대 우리나라처럼 문화를 생각해서는 안 되는 나라가 인도이다. 지역에 따라서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며 언어 또한 무척이나 다양하다.

 

내가 처음 인도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말레이시아의 힌두교 사원 방문이었는데, 힌두교라는 종교에 대한 흥미로움이 인도에 대한 흥미로 이어지게 되었다. 사실 여러 책을 통해서도 힌두교라는 종교에 대한 지식은 습득할 수 있었지만 인도에서의 영향력과 인도인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이 책만큼 현실적으로 자세히 소개 된 책은 볼 수가 없었다. 그만큼 현지에서 오래 살고 있는 저자의 내공이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힌두교가 인도의 주류 종교로서 이슬람교 및 기독교와의 반목이 심각함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파키스탄의 분리 독립이 곧 이슬람교도들의 독립을 의미했다는 점에서 인도라는 나라에서는 이슬람교도로 살아간다는 것은 카스트제도의 달리트 계급만큼이나 힘겨운 위치임을 알게 되었다.

 

문화와 종교의 용광로라고 불리우는 인도, 정말 알면 알수록 흥미로움이 배가 되는 매력적인 곳이다. 인도에 대한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인도의 '현실'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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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홍콩.마카오 - 최신판 season 6, '14~'15 프렌즈 Friends 1
전명윤.김영남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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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가기 전에 쭉 한 번 훑어보고 홍콩행 비행기에서도 다시 한 번 쭉 보고 홍콩 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유심칩 가격부터가 잘못된 정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에 기재된 가격보다 더 비싼 금액을 줬는데, 도대체 개정판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얼마전에 갔던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정말 가이드북이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해주어서 즐거운 여행이 되었는데, 이번에 선택한 이 가이드북은 잘못된 초이스였음이 홍콩 여행 중에도 몇 번씩이나 느껴졌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는 물론이거니와 여행자들을 생각하지 않은 그저 팩트만을 감정 없이 담은 가이드북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이드북으로서 가장 지양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여행자들은 좀 더 실속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가이드북을 참고로 한다. 그렇기에 가이드북 또한 이런 여행자들을 고려해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책 속에서 소개된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한다는 쇼핑몰을 가보면 정작 그렇지도 않았다. 실제로 하버시티나 ifc, 타임스스퀘어 모두 가격과 브랜드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실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물론 이 부분을 가이드북 탓을 하는 것은 억지라고 할 수 있겠으나 가격뿐만이 아니라 쇼핑몰의 특색에 대한 묘사 또한 내가 느낀 것과 상이했다. 오히려 가장 좋은 정보를 얻었던 경로는 네이버 카페였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안 가져가도 될 정도였던 것이다.

 

정보화 시대에 실시간으로 업된 정보를 마음껏 스마트폰으로 조회할 수 있는 시대에 이제 여행갈 때 가이드북을 구입해서 가지고 다니는게 현명한지에 대해서 회의감이 느껴진다. 더군다나 이렇게 불확실한 정보가 기재된 가이드북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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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밸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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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더글라스 케네디라고 말 할 수 있겠다. 밝은세상에서 나온 책들 특유의 성격 답게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 없을 정도의 흥미진진한 스릴러 소설이다.

 

한 소년이 집 근처의 산 속에서 우연히 동굴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동굴을 소년만의 아지트로 삼고 이름을 폭스밸리라고 붙였다. 그 소년은 성장하며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그만큼 감옥살이를 하며 커간다. 그런 그가 어느 날 한 여인을 납치해서 폭스밸리 속 나무상자에 감금을 시킨 채 여인의 남편에게 돈을 요구하려고 하지만 뜻하지 않게 다른 사건으로 구속수감되어서 여인은 끝내 그 곳을 탈출하지 못하게 된다.

 

특이했던 점은 독일 작가임에도 작품의 배경이 영국이라는 점이다. 샤를로테 링크 작품의 특징이라고 하는데, 영국에서의 쓸쓸하고 우울한 잿빛 하늘과 작품 성격의 연관성 때문이 아닌지 궁금해진다.

 

더글라스 케네디, 기욤 뮈소 처럼 서사성이 뛰어난 소설을 읽을 때면 정말이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흠뻑 빠지게 된다. 그러나 몇몇 작품들에서 억지스런 우연이 겹쳐져서 개연성이 떨어지고 작위적인 느낌이 강한 작품들이 상당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폭스밸리> 역시 그런 작품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흥미진진함의 끝에는 어딘가 모를 허탈함이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김빠지는 내용 말이다. 어설픈 퍼즐을 푸는 느낌이랄까. 영화로 만들어졌다면 아마 소설보다 더 혹평이 가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딘가 부실한 듯한 스토리가 안타깝지만,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다음 작품은 완벽한 미로같은 스토리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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