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오디세이 - 빅뱅에서 힉스 입자까지, 아름다운 물리학의 역사
앤 루니 지음, 김일선 옮김 / 돋을새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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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내 생에 다시는 공부하지 않을 분야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또 다시 이 늦은 나이에 어려운 학문을 잡고 있자니 다소 막막하고 성적표의 평균을 깎아내렸던 어두운 과거가 떠올랐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보니 참으로 어려운 과목임은 맞지만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에 가장 충실한 과목 또한 물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물리의 발전없이 이 세상이 발전할 수 있었던가? 전혀 아니다. 그리고 늦게 알게 된 사실은 물리를 위한 도구로서 수학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문득 고1때 수학시간에 우리 반에 있던 어떤 애가 도대체 왜 삼각함수를 공부해야 하는거냐며 수학 선생에게 물어보던게 기억난다. 당시에는 나 역시 도대체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것인지 몰랐고 어디에 쓰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한마디로 정말 막연히 공부했었다. 웃겼던 것은 수학 선생조차 제대로 답을 해 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책은 물리학 각 분야의 역사를 짚어준다. 지금까지 인류가 존재한 이래로 인간은 얼마나 지대하게 과학에서의 발전을 이룩하였으며 이 세상에 대해서 탐구했고 세상이 발전될 수 있었던가. 이 모든 것은 인간의 호기심 덕분이다. 언제나 '왜?'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위해서 우리는 공부하지 않은가! 물론 어렸을 적부터 강압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니 이런 호기심의 충족보다는 막연히 공부하는 것에 의미를 두게 되는 안타까운 현상이 일어나게 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인간이 인간답고 품위있게 살기 위해서는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라는걸 느끼게 된다. 그런 맥락에서 이런 공부를 위해 인생을 내건 수많은 과학자들이 있었기에 세상에 대해서 조금씩 베일이 벗겨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책에 소개된 여러 과학자들의 성과를 보면 물질의 존재에 대한 호기심부터 지구의 존재에 대한 호기심까지 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자 노력했던 결과가 자연스레 노벨상으로 이어지게 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책 속에 단 한 명도 한국인 과학자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지만, 아주 먼 훗날이 된 후 지금은 무지했던 과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현재의 우리가 과거를 생각하듯 말이다. 책을 읽고나니 우주와 지구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넓은 시야로 바라보게 되고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문득 생각하게 된다. 책은 과학에 관한 책인데 다 읽고나서는 철학적인 물음까지 갖게 된다. 가장 인간다운 인간으로서의 사고는 바로 이런 것이며 이것이 연장선에서 과학이 발전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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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 - 이승남 박사의 건강하게 물 마시기 프로젝트
이승남 지음 / 리스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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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물을 많이 안 마셨다. 물 대신에 뭘 마셨느냐하면 '청량음료'와 '과일주스' 그리고 커피! 그렇다보니 아무 맛도 안 나는 물을 그냥 먹는게 적응이 안 되기 시작했다.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무렵에는 너무 더워서 아메리카노만 주구장창 먹어서 살이 쫙 빠진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살이 빠졌다기보다는 그만큼 내 몸의 수분을 많이 뺀 것에 불과한거라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어리석었던 것 같다. 그런 내가 또 피부 주름은 굉장히 예민하다.

 

요즘은 물을 많이 마시려고 노력한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도 노력을 해왔던 주된 이유는 순전히 피부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주름에 대해서 비례적으로 민감해지다보니 가장 기본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수분섭취'에 조금씩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물의 효능이 그 뿐만이 아니었다. 물만 많이 마셔도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짜게 먹는 것에 습관화가 되어있는데 이런 습관이 있는데도 물을 적게 마시면 수분 부족으로 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여 몸에 이상이 오기 쉽다. 또 물을 제외한 왠만한 음료는 이뇨작용을 촉진하여 오히려 우리 몸의 수분을 앗아간다고 할 수 있다. 나도 오래전부터 국민 커피(?)의 아메리카노는 정말 잠을 깨고 싶을 때만 마시고, 주로 라떼류를 즐기고 있다.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와 같은 커피를 즐긴다면 필히 물을 곁들여 마셔주는 것이 좋다.

 

책의 후반부에 제철음식의 효능과 몸을 건조하게 하는 음식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몸에 좋은 음식은 먹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곁들여 먹으면 좋은 음식과 아닌 음식이 있었다. 오이는 다른 과일과 먹기 보다는 오이만 먹어야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다. 그 전에는 늘 설탕 뿌린 토마토와 함께 먹었었는데 토마토에 설탕을 뿌리면 영양소가 파괴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냥 토마토만 먹으면 솔직히 너무 맛이 없는터라) 또한 당근은 껍질에 영양소가 더 많다.

 

요컨대 물 마시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건강관리의 첫걸음이라는 건 두 말하면 잔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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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션 - 생명의 기원과 미래
애덤 러더퍼드 지음, 김학영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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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전공자인 내가 정확히 생물학에 매료되었을 때는 대학교 3학년 때 교양수업을 듣고 나서부터이다. 교양임에도 양이 방대하여 세밀한 부분까지 공부했었어야 했지만, 나는 오히려 전공과목보다 생물학에 더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쩌면 고등학교 1학년 이후로 철저히 인류가 만들어놓은 학문에만 치중되어서 자연을 공부하지 않았기에 더 흥미가 생겼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 후 여러 생명과학 책을 탐독했고, 급기야 4학년때는 생물학 전공과목도 인문학도로서 혼자 수강을 했다. 당시에 교수가 나를 굉장히 특이하게 생각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역시 전공과목은 스케일 자체가 달랐다. 너무 심도있는 내용에 나의 기본지식이 전무했던터라 시험을 제대로 망쳐버린 것이다. 다행히도 나를 좋게 생각해준 교수 덕분에 나쁘지 않은 점수는 받을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서 많이 돌아서 오기는 했지만 현재 나는 제대로 된 생물학을 공부하고 있다. 말하자면 교양으로서가 아니라 심도 있게 학문을 탐구하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은 분자생물학을 공부중인데 그 연장선으로 이 책을 읽었다. 생물학이라는 학문이 매우 세부적인터라 간혹 숲보다는 나무만을 볼 수 있는데, 인류가 유전자의 역사에서 이루어놓은 성과에 대한 역사와 맥을 같이 해서 공부하면 더욱 큰 의미를 갖고 공부할 수 있다.

 

오로지 사실만을 탐구한다고는 하지만 인류의 발생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그저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만을 할 뿐이다. 그에 따른 증거가 있다면 조금씩 확신이 되어갈테지만, 그 확신이 사실일수는 없을 것이다. A,T,G,C의 염기서열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이 메커니즘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적용된다. 현재는 이런 염기서열로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지는 거의 다 규명되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풀리지 못한 숙제가 산재해 있다. 이 숙제들을 위해서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학자들은 연구 중에 있을 것이다. 책은 이렇게 지금까지의 유전자에 대한 발견과 발전에 대한 역사를 보여주고 앞으로 이런 성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도 예상한다. 연구로서 밝혀진 이론을 현실에 접목하는 학문 분야가 바로 '합성생물학'인데 역사는 짧지만 놀라운 속도로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GM식품에 대한 논란처럼 한켠에서는 신에 대한 도전이며 무해함에 대한 확신의 결여를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합성생물학의 발전이 곧 인류의 발전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하는데 사실 이 부분은 두고 볼 일이다. 다른 학문분야보다도 생물학이 기초학문에서 응용학문으로 나아가는 과정에는 상충되는 것이 너무 많고, 그 결과가 생각보다 위험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합성생물학 발전의 당위성에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알면 알수록 놀랍고 경이롭다. 인간의 몸이 이토록 알 수 없는 미지의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졌다니... 최초의 인간 LUCA는 어떤 경위로 태어났으며, 세포의 밝혀지지 않은 비밀은 어떤 것인지 속속들이 알고 싶어진다. 앎이 창조로 이어졌을 때 그 창조가 인간의 행복을 보장한다면 그것으로서 학문의 의의는 실천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명과학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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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레시피 - CIA요리학교에서 만들어가는 달콤한
이준 지음 / 청어람메이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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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셰프라는 직업이 굉장히 대중적인 직업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름 요리의 미학의 컨셉 대해서 다루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급기야 스타 셰프들이 대거 등장 할 정도이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하는 나이기에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참으로 멋있어 보이기만 한다. 또한 음식이 그저 한 끼 먹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이며 인간이 가지는 미각을 가장 잘 이용하는 직업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예술적이며 독창적인가!

 

보통 셰프들이 어떤 과정으로 그들만의 레스토랑을 갖게 되는건지는 자세히 모른다. 평소에도 줄곧 생각하는 것이 셰프와 셰프가 아닌 사람들의 차이가 매우 모호하다는 것이다. 관련된 스펙 없이도 레스토랑을 창업하여 나름의 독특한 메뉴를 개발하는 사람도 있으며 이 책의 저자처럼 그야말로 요리에 대한 엘리트코스를 정식으로 밟은 사람들도 있다. 전자는 스스로를 셰프라고 칭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칭하기에는 진짜 셰프들에게 우를 범하는 것이지 않을까. 평소에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자기가 메뉴를 개발하여 무수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오픈하여서 많은 돈을 벌었다고해도 나는 절대 그런 사람이 셰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음식점에 가서 식사를 했을 때 그 음식점의 음식들은 그야말로 영혼없는 공장에서 찍어낸 음식 수준에 그쳤었다. 실제로 국수의 고명으로 올라간 계란말이가 한솥도시락에서나 볼 법한 공장식 계란인 걸 보고나서 기가 막혔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셰프라고? 절대 아니다. 물론 저렴한 가격에 많은 누구나 부담없이 음식을 먹게 한다는 게 나름 철학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진짜 셰프들의 레스토랑에는 몇 배나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기에).

 

셰프는 바로 이런 사람이다. 미국 요리학교인 CIA에서 20개월 동안 정식적으로 요리에 대해서 제대로 배웠으며 그 외에도 디저트와 와인 그리고 서빙 예절에 대한 그 모든 것을 스페셜리스트에게 제대로 배운 경우 말이다. 사실 요리에 대해서는 그저 좋아할 뿐 만드는 것은 시간 낭비인데다가 결과물 또한 그닥 좋지 않은 내게 이런 사람은 그저 대단할 뿐이다. 사람의 혀가 좋아할 수 있는 맛을 제대로 파악하여 스스로 메뉴를 만들고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직업은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자의 열정과 성실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책이 출간된지 오랜 시간이 지난터라 현재 저자가 어디서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서울에서 레스토랑을 오픈한다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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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핀란드로부터 - 북위 60도에서 날아온 보통날의 기록들
김은정 글.그림, 떼무 리헬라 사진 / 라이온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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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부럽다. 샘도 난다. 북유럽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내게 핀란드 남자와 결혼해 살고 있는 한국여자의 핀란드 생활은 더 말 할 필요가 없을 듯 그 자체로 행복할 것 같다. 그리고 책을 한장씩 넘기면서 나의 막연했던 환상은 역시나 현실이었다. 혹독한 겨울의 핀란드이지만 그 혹독함이 낭만으로 해석될 수 있는 곳.(너무 환상적인가?) 

 

책은 흔히 볼 수 있는 '가벼움'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나도 핀란드에서 그 정도 살면 이런 책 한 권 쯤은 특별한 글 솜씨 없어도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뉴욕도 아니고 런던도 아닌 핀란드이기에 한국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레 낯선 곳일테고, 이렇게 낯선 곳에서의 생활에 대한 단상들은 그 자체만으로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호기심 충족 역할은 충분히 할테다. 핀란드에 대한 책 공급이 별로 없다는 현실까지 한 몫 한다면 말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 알차게 속속들이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그저 한국 여자가 몇 년 살아본 느낌과 경험과 사진들 뿐이다. 그러니까 독자들도 그저 가볍게 접하면 된다.

 

책을 쭉 읽으며 가장 감탄스러웠던 것은 바로 '집'이다. 나는 이케아에 대한 붐이 일기 전부터 북유럽에 대한 흥미가 대단했었는데, 막상 가구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핀란드인들의 몇몇 집들에 대한 소개를 접하고는 책을 덮고도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삶의 질이 높은게 무엇인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으며, 자기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애정을 주며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그것은 곧 여유로움의 입증이 아닐까. 시간적인 여유로움과 공간적인 여유로움 그리고 경제적인 여유로움 말이다.

 

그리고 핀란드인들의 '요리'는 여자가 아닌 '남자'가 도맡아 한다는 것이 꽤나 이색적이다. 커피와 요리에 있어서는 관심과 욕심이 대단한 그들. 스웨덴은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남자들이 그토록 많다고 하더니, 역시 문화의 차이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남자들의 업무(?) 범위이다.

 

당장 떠나고 싶다. 동상이 걸릴 정도로 추운 겨울의 핀란드는 어쩌면 이방인에게는 더욱 혹독하게 다가올 수 있기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그 곳에 겨울만큼은 느끼고 싶지는 않지만, 천국같은 여름날에는 정말 핀란드의 달콤한 공기를 한 번 맡아보고 싶고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핀란드인에 대한 성격에 대한 설명에서 깜짝 놀랄 정도로 나를 발견했다. 역시 나는 핀란드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란 말인가? 이런 억지는 차치하더라도 환상이 이제는 현실로 이루어지도록 계획에 돌입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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