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레시피 - 음식을 통한 무의식의 탐구, 의식의 발견
정도언 외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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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없다면 그 얼마나 지루한 삶일지... 생각도 하기 싫다. 나는 누군가 끼니를 거른다고 하면 이해가 안 된다. 왜 밥을 안 먹는 것이지? 밥을 먹는 것이 인간의 가장 본능적이고 행복한 행위중의 하나가 아닐까? 예상했듯이 내 식욕과 식탐은 비례적으로 매우 높아서 살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찌고 있는터라 요즘은 체중 감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음식을 포기하냐고? 아니다. 똑같이 먹지만 더 많이 움직이려고 한다. 그런데 참으로 쉽지가 않다.

 

이런 내 스스로가 매우 본능적인 인간이라고 한다면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문화적이고 사회적이라면 보통 사회가 원하는 예쁘고 날씬한 외모를 위해서 본능에 거슬러서(?) 식이요법이라도 할텐데 나는 그렇지 않다. 음식을 사랑하는 나는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가는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도 그 나라의 음식을 체험해보는 것이다. 음식이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각 나라의 지리적 위치와 역사에 따라 재배되는 농작물이 다르고 이를 음식으로 활용했기에 자연스레 식문화와 음식이 다양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음식이란 것은 그저 생존을 위해서 한끼 때우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쉐프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음식을 다양하게 조리하며 여러가지 맛을 내는 재주는 인간만이 가진 것이다. 이를 보면 음식은 문화와 역사 뿐만이 아니라 창의성과 예술성까지 내포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내 음식에 대한 단상은 아마도 매일 일기처럼 쓸 수 있을 정도로 많을 것 같다. 이 책은 두 저자의 음식에 대한 단상들을 담고 있다. 제목만 보고 정신분석학적으로 음식을 '깊이'고찰하고 분석할 것이라 예상했던 내 모든 생각들이 산산조각났다. 그저 그렇고 그런 음식에 대한 에세이 그 뿐이다. 좀 더 신랄하게 말하자면 이런 음식에 대한 생각들은 누구나 쓸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을 가졌기에 좀 더 프로이트적인 시선으로 음식을 보았지만, 이것은 어떤 직업을 가졌냐에 따라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는 것 아닐까? 누구나 하루에 삼시세끼 밥을 먹으며 죽을 때까지 그럴것인데 음식에 대한 추억과 생각들로 이 정도 썰은 충분히 풀어낼 수 있다.

 

제목에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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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고양이와 살아가기
댄 포인터 지음, 여인혜 옮김, 이미경 감수 / 포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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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잠깐 고양이를 키웠던 적이 있었다. 소위 길냥이였는데, 털 있는 동물을 집에 데려와서 키워본 건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그 생경함과 신기함에 온 가족의 모든 관심을 독차지 했었는데 얼마 못가서 더 이상 집에서 키울 수 가 없게 되었다. 부모님의 반대 때문이었다.

 

강아지는 키워본 적이 있는데 역시 자기가 키워 본 동물은 더 애착이 간다. 키우기 전에는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 것에 대해서 관심 없을 뿐만 아니라 좋게 생각되지 않았다. 영국에서 생활 할 때 홈스테이를 했던 집에서는 거의 다 강아지를 키웠었는데 그때까지도 그냥 위생에 안 좋다는 생각에 좋게 생각하지를 못했었다. 물론 한국에 들어온 후 키워보니 또 다른 마음이 생기긴 했지만 말이다.

 

우리나라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들이 하나 둘 씩 늘어가고 있다. 1인 가구가 많다보니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그만큼 버리는 동물도 많다고 한다. 그런 기사를 볼 때 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어떻게 동물을 버릴 수 있냐는 것이다.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인간의 이기심과 무책임함으로 비참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그저 가슴 아플 뿐이다.

 

이 책은 고양이에 대한 책이다. 제목 그대로 나이 많은 고양이를 키우는 법과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다. 동물과 인간은 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동물을 키우는 것은 더 어려운데다가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플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병원에 자주 데려가서 검진을 하는 것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미리 고양이를 잘 케어하기 위한 정보를 숙지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반려묘를 키우는 독자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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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케이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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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세워진 소형 트럭에서 절단된 왼손이 끔찍할 정도로 많은 출혈을 동반한채 발견된다. 이내 경찰은 누구의 손인지를 찾아내게 되고 그 배후에 얽힌 인물들과 이야기를 추적하게 된다.

 

일본 형사소설은 조미료를 친 감칠맛 나는 음식같다. 이미 20대 초반부터 미야베 미유키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여러 책들을 나오는 족족 읽었는데 읽을 때는 재미있지만 읽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줄거리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그 중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이나 <레몬> 그리고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처럼 뇌리에 강하게 박힌 작품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요즘도 서점에 가면 이들의 책이 세워진 상태가 아니라 눕혀진 상태로 여러 독자들에게 강력 홍보되고 있는데, 옛날처럼 그 열기가 뜨거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내 대학시절에 일본 추리소설을 빼놓자면 사실 말이 안 될 정도로 열혈 책벌레였던 내가 주로 읽었던 책들이 바로 이런 책들이었다.

그 당시에 너무 많이 읽다보니 사실 지금은 조금 그 흥미가 반감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런 책들이 재미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엔터테인먼트를 가미한 흥미로운 추리나 형사소설 시리즈가 없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소울 케이지> 역시 일본 형사소설 시리즈의 하나인데, 히메카와 레이코라는 여형사가 주인공이다. 책의 끝부분의 해설에서 저자가 어떻게 캐릭터 설정을 하는지를 알게 되었는데, 배우들과 소설 속 캐릭터를 접목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레이코가 아주 예쁘고 늘씬한 능력있는 형사로 등장시켰는데, 배우와 접목시킨 결과이니 그럴 수 밖에. 말하자면 판타지에 가깝지 않을까? 이런 형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망의 연장선으로 말이다. 한때 즐겨 읽었던 스카페타 시리즈 또한 그랬는데, 역시 주인공이 남자보다는 여자인 형사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소울 케이지>는 레이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데, 나는 이 책을 먼저 읽었다. 그렇다고 놓치는 내용은 없다. 그러나 좀 더 레이코의 행적과 히스토리를 제대로 따라가고 싶다면 시리즈의 첫 작품부터 읽는 것을 권한다.내용으로 평가하자면 그저 그렇다. 뻔한 이야기에 어딘가 퍼즐이 제대로 안 맞는 부분과 허술함이 많으며 '부정'으로 책의 키워드를 어필하고 있지만 이런 소재는 유명한 <용의자 X의 헌신>같은 작품에서 숱하게 보아왔던 부분이기에 감흥은 없다.

 

무엇보다도 이 시리즈의 재미는 역시 레이코와 다른 캐릭터들을 탐구하는 것에 있다. 그래서 '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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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걸음 - 한 번에 한 걸음씩 기적을 찾아 떠난 산티아고 길, 2010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순진 지음 / 샨티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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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불명의 발목 통증을 앓던 저자의 산티아고 순례를 담은 여행책이다. 지금까지 많은 여행책을 읽어보았어도 산티아고 순례에 관련된 여행책은 읽어보지 못했는데, 어쩌면 이런 나의 무지함이 이 책으로 조금이나마 산티아고에와 순례의 여정 등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사실 이 여정이 여행이라고 하기에는 어쩐지 더욱 경건한 말로 설명 해야 할 것 같지만 책을 덮고나면 순례를 하며 겪었던 모든 것들이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것들이기에 인생은 여행이고 여행 또한 인생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비록 나는 이런 순례의 경험도 없고 관심조차 없었지만 책을 읽으며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며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경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보며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의 무탈하고 안정적인 모든 것들을 축복으로 여기지 않은 채 언제나 불평만 해대는 내가 세상을 삐뚤게 봐왔던 것은 아닐까.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니 자연스럽게 고마움이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내가 바라던 삶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이런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산티아고엔 무엇이 있을까? 라는 물음에 힘들고 긴 순례를 했던 저자는 남들이 흔히 예상하는 '기적'과 같은 답을 던져주지는 않는다. 물론 그럴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에게서 고마움과 눈물 그리고 기쁨과 슬픔을 보았으며 이것은 마치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 크게 다를 게 없음을 느끼게 되는 것. 그리고 그 종착점이 산티아고였기에 산티아고에 다다르는 순간 성숙 그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게 된 듯 하다.

 

발목 통증이 평생 스스로를 자신감 없는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것은 아무런 방해도 되지 않았다. 그런 저자에게 가장 큰 힘은 바로 '긍정'이었다. 오히려 건강한 나 자신은 왜 현실에 안주하려고만 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또  이런 인생을 닮은 값진 여행을 꼭 해보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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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펜서블 - 조직에서 꼭 필요한 인재가 되는 법
데이비드 코트렐 & 로버트 닉스 지음, 정용숙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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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취업난 때문에 요즘은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취업준비를 한다고 들었다. 학점, 토익, 자격증, 인턴십 등등 이렇게 열심히 한 끝에 취업이 되고부터 그 회사가 평생직장이 될까? 면접볼 때나 처음 입사할 때는 그런 마음이겠지만 생각보다 오래 지나지 않아서 많이 퇴사한다. 왜 그런걸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모든 세상만사가 그렇듯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시작했는데 '이렇지 않더라'라는 여러가지 보이는 것들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예전에 다니던 회사의 직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지금 떠올려봐도 그 곳은 무사안일이 팽배하여 핵심인재는 커녕 새로 들어온 핵심인재에 모든 직원이 기대는 황당한 구조였다. 너무 놀랐던 것은 그 자리에 20년 가량 있었던 팀장은 정말이지 사원도 할 수 있는 페이퍼워크만 할 수 있을 뿐 아는 게 없었다. 보통 다른 회사에서는 총무팀에서 하는 시설 관리에만 열을 올릴 뿐 영어가 필요한 부서의 수장으로서 영어는 단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렇보니 회사의 매출과 연결된 중요한 부분은 갓 들어온 내가 다 했어야 했다. 수입업체라서 미국의 새로 수입할 기기의 제조회사에 실사를 갔었어야 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맨땅에 헤딩으로 내가 도맡아했던 실사를 내가 아닌 그 팀장이 가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어이없어했던 기억이 난다. 또 한 명의 만행은 더 기가 막혔는데 그 팀장 밑에 십년 가량 일을 하던 여자 과장은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들의 육아라는 회사의 말도 안되는 배려로 9시반 출근 3시 반 퇴근이었다. 그런데 출,퇴근 시간은 그 조차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었다. 이런 직원에 대한 인건비에 대해서는 물론 회사의 부담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분위기였다. 직급이 낮은 젊은 직원에게는 엄격한 잣대로 근태를 체크하면서 정작 상사의 이런 말도 안되는 규율 어기기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말한 적이 없다. 그 전에도 그렇지만 그 후에도 이런 회사는 본 적이 없다. 좋은 회사란 기본적으로 인사팀이 구동되어야 한다. 인사와 감사가 객관적으로 행해진다면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태도를 보이는 이런 직원들은 일찌감치 회사에서 쫓아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조직에 해를 입히기만 하는 직원들은 분위기를 흐린다는데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이런 것을 아는지 알지 못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저런 회사의 경영자도 이 책을 꼭 읽어볼 필요가 있는 듯 하다.  늘 변화를 도모하고 혁신을 위해서 발벗고 나서며 디테일한 부분도 신경을 쓰는 사람을 핵심인재라고 한다면 사실 요즘같은 취업난에 이런 인재들은 찾기 어렵지 않다. 이런 사람은 직장 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외부에서 보더라도 긍정적 에너지가 주변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한다. 그렇다보니 다른 직장에서도 스카웃 제의가 충분히 들어올만하다. 조직은 바로 이런 사람들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회사의 발전이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 아닌가?

 

요즘처럼 정년이 되기 전에 회사를 나가야 하는 냉엄한 사회에서는 어쩌면 대학 때부터 취업준비를 하듯 취업이 되면 초심을 끝까지 유지한채 핵심인재로서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 잔인할 수 있지만 이렇게 스스로를 갈고 닦다보면 분명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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