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양복 입고 있어요? 위드북스 13
아멜리에 프리드 지음, 약키 글라익 그림, 유혜자 옮김 / 삼성당아이(여명미디어)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할아버지의 빨간 손수건]에 이어 계속되는 할아버지와의 이별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아멜리에 프리드와 약키 글라익이 함께 만든 책으로 이들이 같이 만든 다른 책으로는 이혼한 엄마의 새로운 사랑찾기에 받아들이기 힘든 아이의 눈으로 본 동화 [아빠는 내 눈에만 보여요]가 있습니다. 이 두 책만 보아도 이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언지 알 수 있는 거 같아요.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 그런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고 여겨지네요.

[할아버지 양복 입고 있어요]는 도저히 할아버지의 죽음이 무언지 알 수 없는 아주 어린 꼬마 브루노의 이야기입니다.
브루노가 보기에 할아버지는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그냥 자고 있을 뿐입니다. 또 장례식에 가고 싶은 이유도 다만 사람이 땅에 묻히면 흙이 된다고 하니 그게 참 신기하여 그 자리에 꼭 있고 싶다는 그것일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묘지로 가는 동안 브루노는 우스운 광경을 보고 큰소리로 웃기도 합니다.

저 어렸을 때 엄마가 돌아가셨습니다. 오랜 시간 자리에 누워계셨던 엄마로 인해 늘 모든 것이 조심스럽기만 했던 집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와 떠들썩해지고 음식하는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고... 아주 어린 꼬마도 아니었건만 저는 그게 너무나 신기하고 마냥 신이 났더랬습니다.
물론 엄마가 돌아가셨다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오시는 친척마다 우리를 안으시며 아이고...이 어린 것들을 두고 어찌....그러시며 우셨으니까요. 하지만 당장은 죽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고 윗층에서 우리끼리 신나게 놀아도 아무도 뭐라고 안하고 내일이면 차를 타고 할아버지 산소에도 간다고 하니 그게 소풍이라도 가는 양 정말 신이 났던 기억이 참...마음을 씁쓸하게 합니다.
어려서 그랬지....하면서도 말입니다.

어린 브루노가 느끼는 어리둥절함이 고스란히 제게는 예전의 제 모습과 오버랩되었습니다.
겨자빵을 먹어도 뭐라고 하지 않는 그 상황....그때 저도 그랬답니다.
방에 이불을 펴 논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면 안된다고 했는데 그날은 부엌에만 가면 음식이 잔뜩 있고 또 음식이 담긴 접시를 들고 나가도 아무도 뭐라고 안하고.. 그 접시를 방으로 가지고 가서 키득거리며 웃던 생각이 납니다.

이제 더 이상 할아버지가 계시지 않는다는 것을 조금씩 느껴가는 브루노...
전에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나 할아버지에게 달려가 물어보곤 했는데 이제는 할아버지도 안계시고 어디에 계신지 물어봐도 제대로 말해주는 사람도 없고... 브루노는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자꾸자꾸 엄마에게 물어보지요. 설명만 잘 해주면 이해할 수 있다고 소리치지만 정말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주시겠다고 약속해놓고 어떻게 그걸 지키지 않은 채 돌아가신 걸까? 영원히 낚시를 배우지 못할 것만 같고 할아버지만이 할 수 있었던 즐거운 일들이 생각나면서 이해할 수 없는 그 상황에 화가 나다가 그러다가 갑자기 참기 어려운 슬픔이 가슴 속에 밀려오면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처음으로 눈물을 흘립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이 무엇인지 브루노에게 이제야 실감이 온 것이지요.

사람의 부재가 당장은 그렇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죽음 뿐 만이 아니라 우리가 연애를 할 때도 말입니다.
너무너무 사랑했던 연인일지라도...헤어지면 당장 죽을 것만 같았기에 차마 헤어지자는 말을 못했지요. 하지만 결국은 그렇게 헤어지고 다음날 되니 멀쩡히 아침에 눈을 뜨고 밥을 먹고....
그렇게 생활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너무 신기했습니다. 드라마에서 보듯이 몇날며칠 죽을 듯이 열이 나고 아파야 하는데 왜 나는 이리도 멀쩡한 것이냐....내가 그를 사랑했던 것이 맞는가....그게 정말정말 이상했는데 그와 나누었던 시간들의 부분들이 어떤 자극점마다 아프게 살아나서 참 미칠 것 같고 힘들고 그러지 않던가요?
헤어졌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으니 그렇게 멀쩡하게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는데 그것이 생생하게 현실로 다가오게 되는 그 순간이 있는 거지요.

그렇게 처음에는 가슴을 찌르는 것처럼 아프고 몸 속에 구멍이 뚫린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줄어들게 되고 점차 브루노는 할아버지가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하다면 자신도 조금은 행복하게 지내도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영원히 잊지 않을께요...라고 약속을 할 때마다 할아버지가 멀리서 쳐다보며 빙그레 웃고 있는 것만 같구요.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마지막 맺는 이야기입니다. 너무나도 현실적인 사건과 맞물려지는 그 마무리에 대해 마지막 맺는 말까지 읽게 되면 아! 하는 탄성과 함께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그래...그렇지...맞아..라는 말이 절로 입밖으로 새어나오면서 브루노의 정말정말 아이다움에 웃게 되고 그렇게 이야기를 맺는 작가에 대해 감탄하게 되더군요.
할아버지를 영원히 기억할께요...와 같은 평범하고도 식상한 마무리가 아닌 그 유쾌함에 대해서 말이지요.

또 죽음과 영혼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에 대해서도 브루노를 통해 이야기해볼 수도 있어서 생각꺼리가 많아집니다.
"내가 할아버지를 좋아했던 건 할아버지의 영혼 때문이었어요?"
"하늘이 (영혼들로) 꽉 차면 그때는 어떻게 돼요?" 와 같은 브루노의 말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자신은 언제 죽냐고 묻는 질문에 아빠가 말해주는 인디언속담 "매일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라"라는 말도 멋지구요.

초등학생 정도는 되어야 맛깔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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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6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헨젤과 그레텔 동화는 그림 형제가 찾아내기 이전부터 모든 독일의 농촌에 퍼져있는
이야기였다고 한다.
착한 헨젤과 그레텔이 나쁜 계모와 우유부단하고 나약한 아버지에 의해 숲에 버려졌다가
과자집을 발견하고 아이들을 잡아먹으려는 마녀와 마주치면서 마녀를 물리치고 집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마녀? 마녀는 과연 어떤 여자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마녀는 검은 모자와 망토를 쓰고 마른 체구에 메부리코, 코끝에 사마귀,
긴 손톱을지닌 늙은 할머니이다.

헨젤과 그레텔에서도 아이들을 잡아먹려는 마녀가 나온다.
우리 나라에서 그려진 대부분의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마녀의 모습은 위에 나열된
특징을 지니고 있는 마녀이다. 과연 그런 모습의 마녀일까?

폴 젤린스키의 그림을 보면 늙은 할머니가 나온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가 생각하는 마녀의 복장은 아니다.
앤써니 브라운의 마녀 역시 아이들을 버리자고 한 계모의 모습과 닮은 할머니일뿐이다.
세르지오의 마녀도 역시 자상하게 보이는 할머니이다.

폴 젤린스키의 과자집, 앤써니 브라운의 과자집, 세르지오의 과자집에는
어디에도 마녀의 소품중에 하나인 커다란 솥단지가 없다.

헨젤과 그레텔은 마녀의 과자집에 들어가고 마녀가 제공하는 식사를 배불리 먹고
잠을 잔다. 헨젤이 닭장에 갇히고 그레텔이 헨젤을 살찌우기 위한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은
그 다음 날 편안히 자고 난??다음 날의 일이다.

분명 우리가 생각하는 마녀와 헨젤고 그레텔에 나오는 마녀는 차이가 있다.
마녀, 온갓 요술을 부리는 여자와 나쁜 행동을 하는 여자는 분명 다른 것이다.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는 요술을 부리지 않는다.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은 요술이 아닌 실제 현실로 과자와 설탕으로 지은 집이다.
마녀는 거기서 길잃은 아이들을 유혹해서 잡아먹는 행실이 나쁜 여자일 뿐
요술을 부리고 솥단지에 약초를 끓이는 날 수있는 빗자루를 지닌 마녀는 아닌 것이다.

만약 숲속에서 헨젤과 그레텔이 그런 마녀를 만났다면 마녀의 손에 따라 집안으로 들어가고
음식을 먹고 잠을 청할 수 있었을까?
헨젤과 그레텔은 분명 처음부터 붙잡히지 않게 도망쳤을 것이다.
도망을 쳐도 마녀는 요술을 부려 잡으면 되니 그들에게 탈출의 여유 하나 주지 못했을 것이다.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는 평범한 할머니, 자상한 할머니의 모습으로 그들을 무사히
과자집으로??불러 들일 수 있는 모습을 한 마녀일 것이다. 그리고 그 마녀가 눈이 어두워
헨젤의 꾀에 넘어가고 결국에는 그레텔의 꾀에 넘어가 죽음을 맞이한다.

동화에서 케릭터의 설정은 이런 동화 내용 자체의 분석에 의한 것이다.
마녀니까라는 일반적인 상식의 기준에서 나오는 케릭터는 실패하게 거짓 살아있는
케릭터가 된다.
동화의 내용에 보면 그 안에 케릭터가 어떤 모습이여야 하는 지는 어떤 성격을 드러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나라에서 보는 헨젤과 그레텔,
꼭 어느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렸다고 지정할 수 없지만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의 모습이 모두 요술을 부리는 마녀의 모습이였다는 점이다.
물론,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렇게 그렸을 수도 있지만 출판사 편집의 요구일 수도 있다.

동화를 그리면서 일러스트레이터는 꼭 동화의 내용에 따른 케릭터의 설정,
우리가 통상적이고 평이하게 생각하는 일반적인 케릭터가 아니라는 점을
꼭 인지해야 살아있는 케릭터가 나온다.

지금 다시 동화책을 펼쳐보자.
그리고 그 안에 케릭터가 정말 그런 모습이여도 되는지 살펴보자.

-  산그림(http://www.picturebook-illust.com) 박경남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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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 2004-05-26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서니 브라운의 헨젤과 그레텔이 심히 보고싶습니다.^^

밀키웨이 2004-05-2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우리가 볼 수 있는 책들이 없는지라 정말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밀키웨이 2004-05-2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 웬디북에 재입고되었네요. 반디각시덕에 오랜만에 웬디북에 갔다가 알았습니다....

음...사까 마까.....엉엉엉~~

왜 우냐구요?   엉엉엉~~~~~


바람꽃 2004-05-27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동안 잊고 있엇던 곳인데.. 다시 생각나게 해준 반딧불님이 미워용~~~엉엉~~
저도 울고 싶습니다...

반딧불,, 2004-05-27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여요..
본인도 없는디서 말이여...

내는 엄청난 문화적 충격을 받았는데..이미 알고 계셨다는...??
흑흑...쌀 좀 부쳐줘요ㅠ.ㅠ

밀키웨이 2004-05-28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쌀은 없구 빵만 있는디 그거 부쳐주까요?
 

돌아다니다가 멋진 사진을 발견했다.  정말...대단하다 감탄치 않을수가 없다.

근데...이런 책장이 집에 있다면 우리네 기준으로 보았을 땐 상당히 어수선해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설핏 스치고 지나가네...

 


 

파리 Marais에 있는 이 서점은 주로 예술가들을 위한 책을 판매한다.

독특한 접근 방법으로 계획된 이 서점은 책을 진열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하기보다는 책을 출발점으로 이 프로젝트를 창조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른 의미에서 제기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 결과, 기존의 모든 공간을 채우는 하나의 방대한 꽉찬 기포같은 블록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그 결과 바깥쪽에서는 진열 시스템이 되고 안쪽에서는 서고가 되는 세 가지 유형의 서가, 즉 나무가 되었다. 점포 전면에서 거의 전체 공간이 보이는데, 거리 높이에 위치한 선반들은 니스를 칠한 콘크리트 바닥에 설치되었다.

가능한 한 볼륨은 내부 공간들을 포함한다. 이러한 소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정교한 컴퓨터 모델링 기법을 사용하여 불규칙한 목재 진열 선반을 만들었다. 비록 서점의 공간은 작지만 책의 진열 측면에서는 미적으로 흥미를 자아내고 동시에 능률적이다.

 

 

 




- 네이버 블로그 "구랭이의 잡념"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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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830 2004-05-26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퍼갈께요
저두 서점이나 이런 멋있는 나만의 서재를
갖구싶어요*^^*

물만두 2004-05-26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특해서 부럽기는 한데 이것도 드골 공항마냥 부실해 보이니...

. 2004-05-2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넘 멋지네요...

바람꽃 2004-05-26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멋져요!!

starrysky 2004-05-26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님은 어디서 이렇게 이쁜 사진과 그림들만 쏙쏙 골라오시는지.. 정말 너무 멋지고 이쁩니다. 아, 세상엔 갖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_<

반딧불,, 2004-05-26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리님 미투입니다..

멋지네요!

loveryb 2004-05-28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넓어야 이런 책장을 들여놓나^^
그래도 멋지구리 합니다..
 
할아버지의 빨간 손수건 위드북스 29
하르멘 반 스트라튼 그림, 베터 베스트라 글, 조수경 옮김 / 삼성당아이(여명미디어)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안 갈래요. 여기, 할아버지 옆에 있을 거예요" 라는 말로 시작되는 이야기.
"안돼.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어. 우리 모두 할아버지를 보내 드려야 한단다." 처음부터 강하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셨다고...그 관이 저기 놓여있다고 처음부터 드러내놓고 시작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죽음에 관한 그림책을 보기는 했습니다.
[위층 할머니 아랫층 할머니],  [우리 할아버지]- 존 버닝햄, [우리 할아버지]- 릴리스 노만, [오소리 아저씨의 소중한 선물] 등.......

하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죽음을 전제로 시작된 이야기에 익숙하지 않았기에 읽어주는 저도, 듣는 아이도 숨을 죽이며 조심조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방안, 할아버지의 의자에 앉아있는 요스트에게 엄마가 내미시는 빨간 손수건..
손수건을 통해 이야기는 요스트와 할아버지의 추억 속으로 들어갑니다.

아주 아기였을 때 까꿍놀이하던 거,  말이 된 할아버지를 타고 카우보이놀이하던 거, 해적이 되어 아빠의 돈을 빼앗아 감자튀김을 사먹던 거,어느 여름 일요일 오후 할아버지와 떠났던 아주아주 신났던 여행, 그리고...그리고...그리고...

그렇게 늘 요스트와 함께 하셨던 할아버지의 죽음을 요스트는 인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바로 얼마전 놀러갔던 바닷가에서처럼 벌떡 일어나 모래를 털어내시듯 그렇게 할아버지께서 일어나실 것만 같은데...

하지만 이제 네 것이라고 엄마가 주시는 빨간 손수건을 받으면서 요스트는 깨닫습니다.
삶과 죽음의 차이를...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한 우리 마음에 살아있다는 것을 많지 않은 말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끼는 사람의 죽음을 당한 어린 아이의 마음을 담담하게 그려낸 이 이야기에 하르멘 반 스트라튼은 브라운톤의 배경에 오로지 손수건만 빨간 원색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 요스트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듯 말이죠.

특이한 것은 아멜리에 프리드 글/ 약키 글라익 그림의 [할아버지 양복 입고 있어요?]  이 책도 할아버지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이 책의 주 색조 역시 브라운이고 주인공인 브루노의 머리와 옷만 빨간 색으로 강조하고 있거든요?

뭔지 정확하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그런 슬픔에 대한 유럽인들의 색감이 이런 건가...싶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웃어 보인 요스트처럼 눈물은 났지만 따뜻해오는 가슴으로 책장을 덮을 수 있어서 참 좋았던 책입니다. 그리고 아멜리에 프리드의 [할아버지 양복 입고 있어요?]와 같이 읽으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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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2004-05-24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엊그제 사고친 위드북스 시리즈 중의 하나입니다.
[할아버지 양복 입고 있어요?] 역시 마찬가지구요(이 책은 내일 한숨 자고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음냐음냐...)

전 이 책 둘 다 무지하게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 책이 같은 날, 다른 서점에서 주문한 책들과 함께 선물로 들어왔습니다 (개인서점은 이렇게 콩고물이 떨어져서 좋아좋아 ^_________^)

선물로 들어온 것은 삼성당i로 출판사 이름이 바뀌기 전의 (주)여명미디어로 되어 있는데 책 겉표지에 빨간 손수건이 보너스로 달려 있더라구요. 새로 나온 것에는 없구요..
또 여명미디어로 나온 구판은 표지가 무광인데 이번에 새로 나온 것은 반짝반짝 광이 나는 유광코팅되어 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무광표지를 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예전 것이 더 마음에 들더군요.

그리고 아쉬운 거 하나는 표지의 텍스트에 관련된 것인데 제목 글자크기가 너무 큰데다가 제목의 "빨간"을 빨간색 글자로 했는데 이게 영 눈에 거슬려요.바로 아래에 있는 빨간 손수건까지 빨간색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기도 하구요.
거기에다가 수상경력까지 동그랗게 해서 눈에 잘 보이는 위치에 놓음으로써 전체적인 표지의 느낌을 구기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책에는 왜이리 수상경력을 강조하는지...쩝.

정말 이런 작은 부분까지 신경써주시면 참 고마울텐데 말이죠.

같은 책을 독일어판과 프랑스판으로 나온 것과 비교해보시면 더 느낌이 팍 옵니다.








밀키웨이 2004-05-24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멘트가 왜 이리 기누...하실 분...계십니까?
그냥 또다른 책이야기방으로 옮길까...말까...에구구...

반딧불,, 2004-05-24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비교해서 보니 더욱 좋습니다.

그러나..뭐..옮기셔도 할 말이야 없지요..대박이라더니 이래 리뷰가 마구마구 올라오는건가요?? ^________^
 


질 바클램의 찔레꽃 울타리 이야기. 이게 식기로도 있다는 것은 김은하씨의 [우리 아이, 책날개를 달아주자]에서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책을 빌려갔던 친구 하나가 어느날 환호성을 지르며 자기집에 놀러오라고 하는 겁니다. 가봤더니만 바로 요 Brambly Hedge 티웨어를 내놓더란 말씀이지요.

이 지지바가 스튜어디스 (스튜디어스인가?? 맨날 헷갈리...) 였었는데 전세계를 돌면서 기념품을 모았어요. 영국에서 이 Brambly Hedge를 사가지고 왔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다가 책을 보고서야 알고서 어머어머 왠일이니 좋아라~~ 된 겁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Brambly Hedge 웨어를 보았는데 이후 새로 사귄 친구네서 커피를 내주는데 고 찻잔이 바로 또 이 Brambly Hedge 사계절 시리즈로 4인조 세트더만요. 아이고...이뻐랑

제가 이상한 취향이 있어서리 커피를 절대로 머그잔에다가 마시지 않습니다.
너무 투박하게 느껴져서요. 이쁘고 얄쌍한 잔에다가 진하게 타서 마시거든요?
그런 제 취향에는 요 로얄 덜튼 도자기가 딱인데 가격이...^^;;

그러니 눈으로만 호강하고
친구네서 대접받으며 그걸로 흐뭇해하고 그래야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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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sky 2004-05-23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허허허헉. 바로 이거거등요... ㅠ_________ㅠ
새로 올라온 글 리스트에 제 이름이 떡하니 있길래 느무 놀래서 달려와보니, 이런 멋지구리 염장샷이.. ㅠㅠ 아, 정말 사진 속으로 손을 쑤욱 집어넣어서라도 꺼내 가지고 싶네요. 저 티팟 넘넘 이쁘지 않나요? 크림/설탕 그릇도 얼마나 이쁘다고요. 크기별 접시도, 과자그릇도, 홍차잔도 모두모두~!!!! 봄/여름/가을/겨울/생일/결혼 이렇게 6가지 테마로 각각 풀셋트가 있다는데 저걸 다 가질 수만 있다면.. 어흑.. 1년 365일이 행복하겠디요. ㅠㅠ
멋진 사진들 정말 감사해요 밀키웨이님. 흑, 제 서재로 퍼가서 두고두고 눈이라도 행복해도 될까요?

다연엉가 2004-05-23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리보라고 했지만 타리도 보고 가요^^^^^

밀키웨이 2004-05-24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당연히 보고 가셔야지용~
이쁘잖아요 ^^
근데 울 차력형제들은 영~~~좋아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반딧불,, 2004-05-24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고문이어요..
이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