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야는 슈렉보다는 스파이더맨을 보고 싶어했다.
몇달전부터...그러니까 지나가는 버스에 붙여있는 광고를 본 이후부터 스파이더맨 2가 개봉한다고...언제 6월 30일이 되냐고 계속 졸라댔다.
근데 막상 개봉하고 나니...아직 7살 아이에게는 좀 이르지 않을까 싶어 엉덩이가 좀처럼 들리지 않았는데 오늘 현석이가 보러 간다고 하니 졸라댐이 극에 달했다.
내일 가자고 달래도 "엄마, 아빠는 맨날 내일이래!" 떼를 쓰길래
할수 없이 23시 것을 보러 갔는데 왠일!
다 매진인 것이다.
그냥 돌아오자니 이 녀석 투덜거림을 막을 수 없을 거 같아 대신 23시 30분에 시작하는 슈렉2를 보았다.
이 영화는 나중에 호야 친구들이랑 같이 보기로 했는디...
영화가 재미있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정말이지..
아유...눈을 잠시도 뗄 수 없게 튀어나오는 숱한 패러디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정말 그 기가 막힌 패러디라니...ㅎㅎㅎ
거기에 서양의 전래동화까지 모조리 녹아있으니 이건 정말 용광로와도 같은 영화이다.
대사 하나하나가 어찌나 감칠맛이 나던지.
옆탱이보다 내가 훨씬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영화에 녹아있는 그 온갖 비틀기를 다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왕잘난척 하고 있는 중...아무래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이쥐....^^;;;
그런데...그럼 그렇지.
하루종일 친구들이랑 뛰어논 호야, 수아 두 차력형제는 영화가 시작된지 절반도 채 안되었는데 그냥 코를 골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그..그러게 내일 보자니깐.
아들내미라면 그래도 오냐오냐하는 옆탱이.
나중에 친구들이랑 다시 보라고 한다.
허!
내게도 좀 그리 너그러워보시구랴, 이 양반아.
이 고양이의 눈을 보고 감탄치 않은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은 나의 안토니오!
나는 안토니오의 느끼함도 좋아하고
섹쉬함도 좋아하고
우수에 찬 그 눈동자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유머를 유머로 받아들일 줄 아는 그의 너그러움이 좋다.
이 고양이가 안토니오 반데라스, 바로 자신을 희화화하였다는 것을 그는 기분나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오히려 즐겁게 받아들인 듯 하다.
그냥 내 생각이지만 ^^
난 원래 멋진 남자만 좋아하거덩...울 옆탱이를 비롯하여(에구에구...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