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네 공간에 들렸다가 무척이나 놀랐단다. 세밀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그림이 눈에 먼저 들어와 말이지. 조금 살펴보니, 네 집에서 조금은 익숙한 분과 작업을 같이 하는 모양이더구나. 그분의 그림을 보고 놀란 만큼, 네 글도 기대가 된단다. 그렇잖아. 뭐가 되었든, 한 시간 너머의 서울에서 조금이라도 더 짙어지고 더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느낄 수 있다는 것. 내겐 참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