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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어 학습담
  • 로버트 파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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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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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학습하기 위해 가장 빠른 방법은 뭘까? 가장 쉬운 방법은 뭘까?

요즘 SNS 를 보면, '그'동안 당신이 들인 시간과 노력은 헛되었다, 이 방법만 알면 3개월만에 영어 능통자가 된다','그동안 네가 학습해온 영어는 실제생활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온라인 튜터와 함께라면 현지인들의 영어를 할 수 있다' 고 광고한다. 그렇게 광고하는 사람들은 실제 자신이 공부한 방법으로 효과를 보고 사람들에게 알려주려는 것일지 모르겠으나, 여러개의 외국어를 구사하는 '로버트 파우저'는 외국어를 학습하기에 쉬운 방법은 없다고, 재차 얘기한다.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 그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규칙 동사? 싫지만 무조건 외워! 오늘 까먹었어? 당연해, 계속 반복해.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꾸준히,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암기하고 반복하는 것이 외국어를 학습하는 바른길이며 또 유일한 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학습법을 찾아나갈 수 있다. 로버트 파우저는 자신에게 그것은 외국어로 된 텍스트를 읽는 것이라고 했다. 신문이어도 좋고 소설책이어도 좋다. 로버트 파우저는 한 외국어를 습득하고자 하면, 그 외국어로 된 책들을 꾸준히 읽었다고 한다. 이건 결국 외국어 실력이 되어 그에게 쌓였다. 새삼, 우리가 알라딘에서 영어책을 같이 읽는 것은 얼마나 좋은 방법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로버트 파우저는 놀랍게도 이 책을 한국어로 썼다. 그는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고 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영어, 한국어, 일본어는 물론이고 스페인어, 에스페란토와 이탈리아어까지 공부중에 있다. 흥미를 느끼는 외국어가 있다면 그 나라에 가서 일정기간 거주하며 현지인들과 대화해보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 그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더 여유로운 경제적 상황이기도 하다는 뜻일테다. 게다가 아마도 그는 어느 나라에 가도 환영받는 입장이 아니었을까. 서문에서 로버트 파우저는 자신이 외국어 학습을 원하는 만큼 할 수 있었던 것은, 백인 남자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라는 것을 자각하면서 시작한다.


그가 이 책에서 제안하는 것은 자신의 외국어에 대한 성찰을 해보자는 것인데, 그것을 표로 만들어보는 거다. 내가 하고자 하는 외국어는 무엇이며 그것을 왜 하고 싶은가, 라는 목표 설정. 그리고 현재 어느 상태에 있고, 어떤 학습법을 해나갈 것인가 를 그려보자는 거다. 그의 이런 제안에 있어서 내가 뭐든 표로 그리고 그러는 사람은 아니라서 그냥 넘기긴 햇지만(표는 그리기도 싫고 누가 그려놓은 거 보기도 싫다), 그러나 '목표'에 대해서는 우리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었다. 내가 영어를 왜 공부하고 싶은가, 하는것. 내가 '왜' 공부하고 싶은지를 알면, 학습이 중단될 때마다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왜' 공부하고자 하는지를 알면, 길을 잃었을 때 다시 제자리로 올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왜' 공부하고자 하는지를 안다면, 학습법도 그에 맞게 변화를 이루어 갈것이다. 이를테면, 외국어로 글을 쓰고 싶다, 면 외국어로 된 글을 많이 읽어보고 또 직접 써보는 걸 시도해보게 되지 않을까. 물론 읽고 쓰기는 어떤 목표가 되었든 필요한 과정이겠지만 말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실제 외국어를 잘하는 로버트 파우저가 '그건 나의 언어적 재능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그런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국어를 배우고자 한다면 노력에 또 노력을 해야한다. 그리고 로버트 파우저는,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방법이라는 것이다. 대학에서 외국어 강의를 하는 그 역시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지금에 이르렀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언어란 것이, 특히나 외국어란 것이 사용하지 않으면 바로 그 순간 다 잊혀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는 미국에 거주하는 동안에도 일본어와 한국어를 꾸준히 마주하려고 한다. 잊지 않기 위해서. 그러니까 누군가가 '나는 3개국어를 해' 라고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꾸준하게 그 언어들을 보고 듣고 익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테다.


나는 외국어에 관심이 많다. 나는 외국어를 학습하고 싶다. 지금 싱가폴에 와서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그러나 내가 이곳에 와서 영어를 공부한다고 해서 영어가 내 것이 될지, 내가 모국어처럼 영어를 구사하게 될지에 대해서라면 확신할 수가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영어를 잘 할 수 있는게 아니라면, 나는 왜 여기 와있는걸까? 이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를 수차례 묻게 되는데, 그러나 내가 여기에 온 것이 여기에 오지 않은 것보다는 나았다, 라는 것만큼은 확실히 대답할 수 있다. 나는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외국어가 가득한 곳에 와있고, 그래서 누군가와 얘기를 하기 위해서는 낯선 언어로 말을 걸거나 또 들어야 하며, 그리고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낯선 문화 속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로버트 파우저만큼 외국어를 잘하지 못하는 것은, 로버트 파우저만큼 외국어를 학습하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이라는 당연한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나는 암기하고, 읽고, 쓰는데 들이는 시간이 현저하게 적거나 없다. 게다가 로버트 파우저는 '암기' 를 받아들이라는데, 그 암기가 내게는 너무나 어렵다.


나는 외국어를 잘하고 싶고, 살아가면서 바이링구얼 보다는 멀티링구얼이 되고 싶다. 그러나 '되고 싶다'에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잊고 산다. 그러다보면 되고 싶은 사람에 가까이 다가서질 못한다. 스페인어를 학습하겠다고 듀오링고를 열심히 하다가도, 어느 순간 어렵게 느껴지는 지점이 오면 그 뒤의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멈추게 된다. 하, 여기서부터 어려워지니 처음부터 다시. 나는 스페인어를 듀오링고에서 삭제하고 처음부터 다시 했는데, 그러다보니 처음이 너무 쉬운거다. 그렇게 쭉쭉 진도를 나가다보면 또다시, 어려워지는 시점이 오고 거기서 또 진도를 못나가고 헤매다가, 하아, 최근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나는 고작 인삿말 하는 것이 전부인 사람이 되는것인가. 로버트 파우저 처럼 여기에서도 살아보고 저기에서도 살아보며서 그 언어를 학습할 수있는 여건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할 수 있는 한에서 방법을 찾아봐야 할텐데. 그리고 내게 맞는 학습 방법이 무엇인지도!


그러나 나는 로버트 파우저처럼, 외국어를 알아가는 것이 무척 즐겁다. 나는 아직도, 지난 여름 로마에 갔다가 짧은 이탈리아어로 커피와 크로아상을 주문해 먹었던 것을 잊지 못한다. 그 때 얼마나 짜릿했는지! '외국어를 사용할 때면 또다른 내가 된 것 같다'(p.168')' 는 로버트 파우저의 말은, 내게도 역시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만약 내가 조금 더 이탈리아어를 잘하게 된다면 그 대화는 더 길어질 것이고 그리고 더 큰 기쁨을 느끼겠지. 그리고 스페인어를 한다면 그 경험을 스페인에서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일어를 한다면 일본에서도 그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의 낯선 길을 지나다가 간판이나 안내문을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또 그 기쁨은 얼마나 클까. 외국어를 할 줄 알게 된다면, 내가 보는 세상이 그만큼 확대될 것이고 세상이 확대되는 만큼 나의 사고도 확대되지 않을까? 그런걸 상상하노라면 너무 짜릿해서, 그래서 외국어를 잘하고 싶다고 바라게 된다. 그래서 자꾸 이렇게 외국어를 학습하는 사람,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의 글을 읽고 싶어지는 것 같다. 내가 되고자 하는 바의 사람이 있으나 그렇게 되기 위한 노력을 덜하고 있으니, 나의 의지에 노력을 더하는 불씨로 삼고자 말이다. 내가 외국어를 잘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외국어를 공부하고 잘하게 된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일이 즐거웠다.



자, 다시, 수없이 '다시' 라고 말했지만 또 다시,

외국어 학습을 열심히 해보자. 암기해보자. 진도를 나가보자. 영어랑 스페인어랑, 지금은 듀오링고에 일본어를 더했다. 내 욕망은 이탈리아어와 독일어에도 닿아있으나, 현실은 스페인어도 진도가 안나가고 듀오링고에서도 멈춰있어.. 다시, 꾸준히 해보자.


사실 내가 가장 효과있다고 생각한 방법은 그전에는 로버트 파우저가 말했듯이, '읽기' 였다. 영어책 읽다 보면, 하나가 됐더라도 모르는 단어를 외우게 되니까 말이다. 책 한 권을 읽다보면 반복되는 단어들이 있고, 그 단어들이 학습되니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외국어로 공부를 하러 나와서 외국인들을 만나다보니, 뭐니뭐니해도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인것 같다.  내가 thigh 씨프 라고 얘기하면 그건 싸이, 라고 고쳐주고, 내가 better 라고 하면 '아 너는 prefer 한다고' 바로 고쳐주는건, 외국인들과 대화할 때였다. 그래서 내가 싸이를, 프리퍼를 잊지못해..


회사 다니던 시절 해외영업부 과장은, 한 영화를 팔십번 보면서 대사를 아예 통으로 외웠다고 했다. 그랬더니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고. 그러니까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될 것 같다. 누군가에겐 영화 대사를 외우는게, 누군가에겐 외국어로 책을 읽는게, 누군가에겐 대화를 하는게 가장 좋다고 해도, 나에게 맞는게 뭔지는 내가 이것저것 시도해보며 알아가야 할 것이다. 하여간 뭐가 됐든 방법을 찾았다면 찾은대로 그리고 찾지 못했다면 찾는 과정에서도 외국어는 학습될것이다. 내가 원하는 만큼 빠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천천히, 느리게라도 학습하다보면 결국에는 어딘가에 닿아있지 않을까. 그리고 닿았다면, 이 책에서 로버트 파우저가 강조했던 것처럼, 그것을 놓지 않고 계속 붙잡고 있는게 중요하다. 그래야 계속 그 언어를 '할 줄 아는'을 넘어서 '사용하는' 사람이 될테니까 말이다.




'어제의 내'가 홀연히 등장하여 '오늘의 나'를 돕는다 (p.133)



이 책의 소제목 중 하나인데, 너무 좋지 않나. 결국 나를 돕는 것은 나인 것이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를 도왔듯이, 오늘의 나는 미래의 나를 돕기 위하여 열심히 암기하고 학습하여야 할것이다. 그 뒤에 만나는 것은 '또다른 내가 된 것 같은 느낌'일 것이니, 얼마나 좋아. 하여간 외국어를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진다.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미국인 백인 남성‘인 나의 위치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회 구조적인 위치는 물론 ‘외국어 학습자‘로 서의 위치 역시 돌아볼 지점이었다. 전 세계 패권국가이면서 제국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초강대국 주류 문화 계층에 속해 있는, 미국인이자 백인 남성이다.- P9
외국어는 배울 것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부인할 수 없다. 배워 나가는 길은 시원하게 앞으로 뻗어나가는 직선이 아니다. 전진과 후퇴를 번갈아 맛볼 것이다. 좋은 날이 있으면 답답한 날이 있다. 그러나 묵묵히 해나가다 보면 단계마다 고비마다 각별한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이 길의 가장 좋은 동반자는 좋은 교사도, 탁월한 교수법도 아니다. 외국어 공부를 그 자체로 즐기며 힘들지만 앞으로 나아가 보겠다는 각자의 마음고 태도다. 그러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학습 스타일을 발견하게 되고, 어느덧 외국어 공부에 끌려가지 않고 주체적으로 해나가는 스스로를 만나게 될 것이다. 또한 평생의 친구를 얻게 될 것이다. - P114
쉬운 방법이란 누구에게 쉽다는 걸까? 불특정 다수의 모든 사람에게 쉬운 방법이란 것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가? 그런 방법이 과연 나에게 맞아떨어질 확률은 얼마나 되는걸까? 쉬운 방법이란 말에 끌려 책을 펼치긴 하지만 스스로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그 어떤 방법도 쉬울 수 없다. 그 이유도 간단하다. 외국어는 원래 배울 게 많고,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니 그렇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쉬운 방법을 찾아 헤매기보다 스스로에게 맞는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첫걸음이 바로 외국어 성찰이다. - P132
‘어제의 내‘가 홀연히 등장하여 ‘오늘의 나‘를 돕는다- P133
일본어를 처음 배울 때 교수님은 이 두 가지 동사 변화의 이유 같은 건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외우라고 강조했다. 외국어 학습자 중에는 매우 분석적으로 배우려는 이들이 있는데, 이런 유형의 수강생은 모든 단어 변화에 논리적인 설명을 요구한다. 이런 질문이 너무 많으면 진도를 예정대로 나가기 어려워진다. 그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교수님이 미리 경고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모든 언어에 불규픽적인 부분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런 경우를 만나면 분석적으로 알아보려고 하기보다 무조건, 그대로 외우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일본어 교수님의 말씀이 맞았다.- P136
여러 언어를 공부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외국어 그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유일 수 있지만 낯선 언어를 깨우쳐 나가는 과정, 그것을 점차 익혀 자유롭게 말과 글을 통해 소통하는 걸 매우 즐긴다. 공부할수록 새로운 언어 체계와 구조를 발견하는 것도 흥미롭고 배워 나갈수록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나고, 글과 말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되어 즐겁다. 외국어를 사용할 때면 또다른 내가 된 것 같다. 마치 무대에 선 연극배우 같다고 할까.- P168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발음이다. 말하기와는 좀 다르다. 문법과 어휘를 배우는 것도 재미있지만 발음 연습을 할 때만큼 흥이 나지는 않는다. 새로우 발음을 연습해서 직접 소리를 낼 때면 또 다른 나와 만나는 것 같다. 마치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새로운 세상 앞에 서서, 내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만끼하는 것도 같고, 그로 인해 앞으로의 인생이 더욱 풍부해질 것 같은 느낌이 무척 좋다. 그리고 그때마다 일종의 해방감도 느낀다. 책을 읽을 때도, 상대방의 말을 알아들을 때도 즐겁지만 내가 멋지게 발음을 해냈다는 순간의 성취감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 P168
미국인인 내가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고, 한글로 된 글을 읽고 쓰는 걸 보며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강의 시간에 만나는 학생들에게도 수없이 들었던 질문이다. 그때마다 나는 부드럽게 권유한다.

"배우고 싶은 외국어로 된 글을 많이 읽으세요."

바로 다독多讀이다. 내 경험으로는 새로운 외국어를 배울 때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한 것은 물론 아니다.- P169
자율적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스스로 목적을 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단계적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게 학습해 나가는 것이다. 학창 시절의 우리에게 스스로 정한 목적과 목표가 따로 있었을 리 없다. 이미 교육 과정이 설정한 목표가 정해져 있고, 무조건 그것을 따라야만 한다. 하지만 성인이라면 이제 이야기는 다르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 목적을 정하고, 단계적 목표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무슨 의미일까. 지금까지의 기억은 잊을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즉,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외국어 학습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거라는 의미다.- P200
아일랜드의 유명한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1882~1941 는 영어 이외에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그리스어에 능숙했고, 라틴어와 노르웨이어의 고어를 대학에서 공부했다. 글을 쓰면서 언어적 자극을 위해 여러 외국어를 꾸준히 공부했다.
정치가 중에 카를 마르크스와 함께 공산주의 이론을 정립한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 1820~1895 의 모어는 독일어였지만 그는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폴란드어, 그리고 아일랜드어를 할 줄 알았다. 외국어 공부가 취미였던 그는 외국의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때면 상대방의 언어로 쓰기 위해 노력했다.- P211
1784년 제퍼슨이 쓴 편지의 일부다. 그는 말을 배우기 위해 자신만의 학습법을 찾았다.

"프랑스어를 배우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파리 인근 작은 마을의 프랑스인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다. 가족 중에 여자와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독해를 위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과 프랑스인 가족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균형 있게 나눠야 한다. 약 석 달 동안 여자와 아이들을 통해 습득한 프랑스어는 남자에게 약 1년 동안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P214
꾸준히 노력해서 자신이 설정한 목표에 다다랐다고 해서 그걸로 끝이 아니다. 외국어 학습을 중단하는 순간 외국어 실력은 그 자리에 멈춰있지 않고 곧장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한다. 그것도 무서운 속도로.
망각은 공부를 하면서도 일어난다. 어제 분명히 외웠는데 오늘 생각나지 않는 단어가 한두 개가 아니다. 일정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해서 안심은 또한 금물이다. 긑도 없이 사라지는 것만큼이나 익혀야 할 새로운 표현과 단어가 끝도 없이 눈앞에 매일매일 등장한다. 언어의 변화에 따라, 본인의 기억 능력에 따라 개인차는 있겠지만 사라지는 것과 새로 익힐 것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건 누구에게나 동일한 조건이다. 그래서 차라리 외국어 학습의 전제를 미리 염두에 두고 시작하는 게 속 편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나는 외국어는 무조건 배울 게 많고 어렵다는 전제다. 나만 어려운 게 아니라는 걸 알면 포기하고 싶을 때 마음을 다잡는 힘이 된다.- P227
또 하나는 외국어는 잊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라는 전제다. 오늘 공부한 것을 다 잊어도 그게 외국어의 속성이라면 지칠 때마다 조금 위로가 된다.- P228
오랫동안 외국어 공부를 해온 내 경험에 의하면 외국어 학습은 직선일 수 없다. 한 번 배운 걸 다 기억하고 앞으로 앞으로 쭉 뻗은 직선처럼 직진만 할 수 있는 이들은 거의 없다. 열심히 공부한 것 가운데 일부는 잊어버리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또 그 가운데 일부를 잊어버리고 다시 반복해서 기억하는 과정을 끝없이 반복한다. 앞으로 나아간 것 같은데 어느새 뒤로 물러나 있고 열심히 해도 늘 제자리를 맴돈다. 좌절이 늘 등뒤에 따라디는 느낌이다. 수많은 학습자들은 수없이 반복되는 과정을 견디지 못하거나 학습법의 부족 또는 머리가 나쁜 탓이라며 스스로를 괴롭히곤 한다.
그러나 희망을 잃을 필요는 없다. 언제까지 그렇지는 않기 때문이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붙잡고 있으면 어느 순간 한 계단 성큼 뛰어오른 것 같은 희열이 우리를 기다린다. 이 희열을 경험하면, 그 경험을 두고두고 기억하면 어제 외운 것이 당장 오늘 떠오르지 않아도 덜 좌절할 수 있다.- P230
외국어 학습 비법이라고 하는 것들이 주로 강조하는 것은 ‘이렇게 하면 암기 시간과 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인데, 단적으로 말해 이는 불가능하다. 어떤 방법을 써도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학습 노동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 노동은 주로 암기에 집중된다. 그러니 특별한 비법을 찾기보다 암기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쪽이 훨씬 정신 건강에 이롭다. 다만 암기에 도움이 되는 학습 행위를 찾아볼 필요는 있는데 내가 찾은 방법이 바로 많이 써보고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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