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딸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2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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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이 시리즈는 여자들의 심리에 집중한 내용위주라고 한다. 그래서 전에 읽었던 <봄에 나는 없었다>에서도 주인공이 혼자 있게 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내용이 많았는데 이 책에서도 비슷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좀 더 알아가는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내가 잘 안다고 누구나 그러겠지만 사실 진짜 잘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타인에게 맞춰주고 환경에 적응해야 하며 룰에 따라 움직여야만 하기 때문에 정작 나는 어떤 사람인지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예로 면접 볼 때 자기소개를 막힘없이 거창하게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작품에는 정말 여러 번 대립이 나온다. 내가 볼 때 ‘저 사람은 이러하다‘ 라는 본인 판단이 무조건 옳다고 우기기 때문이다. 본인도 본인을 모르면서 타인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오지랖인가. 엄마와 딸은 주변인들이 해주는 충고나 조언을 가볍게 무시한 결과, 마음과는 정반대의 말들로 상처를 주며 멀어져만 간다. 그래서 이 작품을 짧게 요약한다면 ‘그건 네 생각이고!‘ 되시겠다.

싸우는 이들의 관계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이과생과 문과생, 개와 고양이, 물과 기름, 정준하와 박명수(?).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려들지 않는다. 그 결과로 사랑에 실패한 딸과 엄마는 가면 갈수록 맛이 가고,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나란 사람이 어떤지 모르니까 답이 안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쥬 플리즈 너 자신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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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09-03 22:35   좋아요 1 | URL
물감님도 무도팬이신가요? ㅋ

물감 2017-09-03 23:16   좋아요 0 | URL
좋아하죠 꼭 챙겨볼 정도는 아니지만요ㅋㅋ

秀映 2017-09-03 22:36   좋아요 1 | URL
물감님글 늘 기다립니다 재미져요~~^^

물감 2017-09-03 23:17   좋아요 0 | URL
언제나 감사합니다😁
다른 이웃분들도 감사합니다!!
 
붉은 낙엽
토머스 H. 쿡 지음, 장은재 옮김 / 고려원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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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국추리작가협회상, 배리상, 마르틴 벡상을 수상한 쿡의 대표작이다. 예쁘고 고급적인 표지지만 소름끼치는 비극소설이다. 가족에게 싹트는 의심은 계속 자라나고 믿음은 무너져가는 게 <심플플랜>을 연상케 한다.

문제가 될만한 건 애초에 회피하고 보는 에릭의 소통방식은 결국 가족간에 담장을 쌓는 꼴이 되고 말았다. 우리 주변에는 좋은게 좋은거지 하며 매사를 둥글게 사는 사람도 종종 있지만 글쎄, 그게 마냥 좋은 것도 아니라니깐? 나는 쭉 잘 살아왔고 지금도 잘 지내고 있어,라며 자부했던 이면에는 은연 중에 진실을 외면하고 거부해 왔을 뿐이란 사실.

쿡은 추리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순문학에 가까운 장르를 선보인다. 그래서 들여다보면 시인처럼 섬세하고 우아한 표현들이 많다. 이 작가의 유일단점은 문장호흡이 너무 길다는 것인데 주로 은유적, 비유적 표현을 쓰기 때문에 호흡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해는 되지만 공감대는 뭐 그냥 쏘쏘? 그런 글은 독자입장에서 보면 쓰느라 애 좀 먹었네 정도일 뿐이라는 거. 이게 별 상관없는 사람에겐 전혀 문제없지만 나는 이런거 되게 거슬린다. 그래서 리뷰도 간결하게 쓰는 편이고 이래야 읽기도 수월하다. 어쨌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쿡의 필력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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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08-30 22:27   좋아요 1 | URL
저도 문장호흡긴 책들 No!
이문열님의 삼국지 1권 앞장 읽다 덮었네요 ㅜㅜ
저도 리뷰 되게 간단하게 쓰는 편이예요
마지막 물감님의 쿡의 필력을 좋아한다는 한문장에서 읽어봐야 할것같은 느낌적 느낌 ~~

물감 2017-08-30 23:29   좋아요 0 | URL
내용만 좋은게 전부는 아니죠.
특히 한국인들은 까칠해서 여러가지 요소중에 한두가지만 안맞아도 손길을 끊어버리니까요😓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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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단순한 이야기이다. 여주인공이 상처입기 전에 미리 제거해버리는 제목 그대로 죽어도 싼 사람들을 죽인다는 내용인데 어찌보면 굉장히 중2병스러운 발상이라고 볼 수 있다. 평범한 여성이 어쩌다 이런 자아를 가지게 된건지 원. 설명이 많이 부실해서 그러려니 하고 보시면 되겠다. 아니, 그냥 전부 다 싱거웠다. MSG는 커녕 소금도 안넣은 듯. 살벌한 제목과는 달리 표지는 핑크로운 것도 언매치인데 현재 진행중인 장면도 과거회상처럼 풀어내서 세피아톤에 가까웠다. 딱 한마디로 초등학생 일기를 훔쳐본 듯한 소설이었다. ‘오늘 누구와 만나서 무엇무엇을 했고 참 재밌었다‘ 와 같은 흔하디 흔한 형식이어서 대체 어디서부터 긴장을 해야하고 흥분이 되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답안지를 보고 푸는 문제집처럼 너무 뻔해서 비평을 하기조차 망설여진다. 아무튼 이 책에 반전 같은 건 기대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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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08-25 00:06   좋아요 1 | URL
이 책 많이들 읽으시던데~~
이책도 패슈해야겠네요 ㅎ
요런 리뷰 마구마구 올려주세요

물감 2017-08-25 00:12   좋아요 0 | URL
알겠습니다! 까칠한 리뷰 전문입니다. 맡겨주십쇼🤓

秀映 2017-08-25 00:13   좋아요 1 | URL
제 취향이세요 ~~
저도 한비딱선 타거든요 ㅎ

물감 2017-08-25 00:16   좋아요 0 | URL
크크크 반갑네요. 자주 놀러오세요 ㅋㅋㅋ

秀映 2017-08-25 00:17   좋아요 1 | URL
물감님의 글 늘 주시하고 있습니다요 ^^

물감 2017-08-25 00:23   좋아요 0 | URL
음 그렇게 말씀하시면 부담이....ㅋㅋㅋ
여튼 감사해용 ^^
 
라스트 차일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
존 하트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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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되게 이상함. 포커스 나간 렌즈처럼 흐릿한 문장과 문체였다. 그것 때문에 에드거상 수상작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건조하게 읽었다. <연을 쫓는 아이>와 비슷하길 기대했건만 전혀 다른 안드로메다급 실망으로서 최근 읽은 책중 가장 망작이다. 나는 한권 읽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며칠이나 걸리다 못해 결국 책을 덮었다. 그만큼 재미없고 따분한 작품이었다. 불면증이신 분은 이걸 읽으면 지루함으로 꿀잠 주무실 것이다.

얼굴에 거미줄 붙은듯한 불쾌함을 이겨가며 읽었던 내 평을 적자면, 먼저 조니와 헌트가 주연이 맞나 싶을 정도로 둘 다 존재감이 크게 딸린다. 게다가 어떤 장르인지 정체성을 모르겠고 흐름도 엉성하며 대체 뭘 보여주려는건지 모르겠다. 재미, 스토리, 교훈, 필력, 철학 중 하나라도 있으면 좋게 읽겠는데 이 책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은 대단히 딸리는데 이게 작가의 작품 중 가장 평점이 높다. 헐. 굳이 작가의 다른 작품은 찾을 필요가 없을 듯. 존 하트와는 이별택시를 타야겠다.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해주는 옛날이야기가 훨씬 맛깔 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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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08-22 23:10   좋아요 1 | URL
이책은 패스해야겠네요 ㅋ

물감 2017-08-23 00:00   좋아요 0 | URL
세상에 재미난 책은 널렸으니까요ㅎㅎ
 
제3의 선택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7-3 미치 랩 시리즈 2
빈스 플린 지음, 이훈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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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웨이즈 쏘핫스러운 아이언맨 미치 랩과
오랜만에 동행한다.

미국우월주의가 과하다고들 하는데
아니, 지네 나라 킹왕짱이라는게 뭐 어때서?

개인적으로 1편보다 더 좋았다.
더러운 정치계는 어느나라나 도긴개긴이다.



수천 킬로미터 밖의 테러리스트와,
권력 중심부에 숨은 내부의 적 중
누가 더 위험한 자인가!

어디에나 그렇듯 내부의 적이 무서운 법이다.
그래서 평화는 늘 종이 한 장 차이이다.

국가위협에 대처방안은 첫째로 외교 정책이며,
둘째로 군사 대안이다.

그러나 둘 다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세번째, 첩보활동 뿐이다.

미치 랩은 CIA의 마지막 임무 수행중
트랩에 빠지게 되고,

랩 일행을 밀어내려는
부패한 정치가들의 흑막을 파헤친다.



해리 보슈도 외로운 떠돌이 코요태요,
미치 랩도 고독한 한 마리 늑대로써
언뜻 같아 보이지만

소속 때문에 행동 제약이 있는 보슈에 비해,
무소속인 랩의 수퍼액션이 더 사이다스럽다.

또한 같은 설명문이어도 리 차일드보다
빈스 플린의 문체가 훨씬 친절하다.

테스 게리첸처럼 독자에 대한 배려를 아는
멋진 작가이다. 리스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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