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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개정판)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76주간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였던 이 책은 두 출판사에서 발간되었는데, 개인적으론 현대문학 출판사 번역보다 열림원 출판사의 번역이 더 매끄럽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아프가니스탄인의 최초 영미소설로서, 한 소년의 성장기와 아프가니스탄의 비애를 담고 있다.
부잣집 도련님이었던 아미르는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걸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신분의 권력을 일찍이 깨달아 단짝이었던 하인을 통해 실컷 누렸다. 그러나 그 특권은 두려움에게서 자유롭지 못했고 해방시켜주지 못했다. 그 두려움은 전능했던 아버지로부터, 친구였던 하인을 부정함으로부터, 불의를 외면한 자신의 배신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자신의 행동에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은 알았으나 불안정했던 아미르는 그토록 충성되고 충직한 가지를 쳐낸 후 서로 갈라서는 길을 택하기로 한다. 훗날 미국으로 건너가 작가가 된 아미르는 과거를 묻고 살아가던 중, 옛친구를 만난 뒤 다시 카불로 되돌아간다.
고국으로 돌아와서야 유소년 시절에 보지 못했던 아프간의 우울과 연민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미 고국은 탈레반에게 점령당해 하자라인 뿐 아니라 파쉬툰인들도 대량 학살을 당하고, 아이들은 굶어죽고 있었으며, 지뢰와 로켓들로 건물과 땅들은 무참히 황폐해져 있었다. 옛 땅에서 은폐되었던 진실을 목도하고 하산의 아들에게라도 속죄하려는 아미르.
아미르에게 있어 연이란 과연 무엇을 표상한 것이었을까? 아버지의 눈길을 받을 수 있었던 유일한 접점. 아무말 없이도 하산과 통하는 유일한 시간. 시궁창 현실 가운데 유일한 유토피아. 마음속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어줄 유일한 양심. 지난 날의 죄를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여 순수함을 찾아가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