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소설을 에세이처럼 해놨네 이거.디자이너 누구야 -_-유명작가라던데 국내도서의 평점은 대부분 그다지 높지 않다. (왜인지 알 것 같음)절대 내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소재를다루고 있어 심장이 쫄깃쫄깃하다.무엇보다 답답한 주인공들을 볼 때마다 ‘나라면 이럴텐데‘ 라는 생각이 이 책에서는 들지 않았다.빌리는 어느 살인자의 장난감이 되어살인계획의 선택을 강요받는다.선택유무에 상관없이 누군가가 죽는 살인게임에 협력자가 된 주인공은,아무리 신중하고 현명하게 행동해도 살인자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남에 애타한다.‘속도‘라는 제목처럼 빠른 설정으로 잘 달려나가다가, 나중에는 걷다못해 오리걸음으로 간다.결국 반전은 없었던 스트레이트한 작품이다.주인공의 비중이 거의 90%여서 갑작스레 등장한 범인의 개연성은 뜬금없을 정도.나름 무시무시한 플레이를 보여주던 범인이었는데,맥빠지는 마무리는 진짜 ‘독자를 뭘로 보는거야‘라는 말이 나오더랬다.락큰롤을 듣다가 발라드를 들으면 흥이 죽는 법이제!너무 뜸 들이다 밥을 다 태워버렸어요, 작가 양반.
뻔한 내용을 다루는 소재들이 몇몇 있다.학교괴담, 밀실살인 같이 섬 또한 그러하다.그런 뻔한 소재를 가지고 대박친다면작가의 재량은 엄청난 것이다.먼저 읽는 내내 ‘대체 뭐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거야‘ 싶었던 소설이다.단점부터 지적하자면 번역이 정말 매끄럽지 않아서 차라리 영화를 보길 추천하겠다.1954년 미국 어느 섬의 정신병동 교도소에서 한 여자가 사라졌다.정부는 두명의 보안관을 섬으로 보내어 실종사건을 담당하게 한다.주인공은 실종환자를 찾으러 왔으나 사실은 아내를 죽게 만든 한 인물을 찾으러 온 것이다.과거 한 화재사건으로 아내를 잃고 극심한 고통과 번뇌속에서 죽지못해 살아가는 테디.그림자같은 진실과, 현실같은 꿈의 경계를 독자도 계속 왔다갔다 하게 되는 묘한 섬의 분위기.후반부로 달려갈수록 이 섬에서 느꼈던 불길한 뭔가가 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붙잡는다.미스터리물은 역시 제일 먼저 가까운 사람부터 의심해봐야 한다.와 그런데 예상이 보란듯이 빗나가면서 대박 큰 반전을 만끽하게 된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반전을 맛깔나게 비유하자면,꽉 막힌 고속도로에 갇혀 있다가 갑자기 길이 뚫려서 시속 100km를 밟는 기분이다.핵펀치를 맞는 기분이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라.
오래전부터 읽고 싶던 책이었는데 정말 재미있다.이제껏 본 한국소설 중 가장 고퀄리티 표지인 듯.후회가 너무 많아 자주 회상하는 나를그리운 과거로 데려다 준 시간이었다.80년대 서울 달동네 내용이라 오래된 소설인 줄 알았는데 14년 출간작이다.아마 그 당시 응답하라 영향으로 작가도 복고풍을 집필한 게 아닌가 한다.딱히 문장이 대단치 않아도 감성이 깊게 스며든다.복고나 고전은 이런게 좋다. 눈에 촥촥 감기는 거.이 책은 전원일기 마냥 정겨운 옛 이야기가 아니다.유명한 대중문화평론가 현수빈에게 은퇴경찰 어르신이 찾아와 어릴적 다가구 주택에 살던 조영달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간다.연탄가스사로 죽은 한 청년의 사건이 어디가 이상하단 걸까. 현수빈은 어린 시절을 칼럼 연재로 써가면서옛 라일락 하우스의 사람들을 만난다.각자의 기억을 한 겹씩 벗겨낼수록진실은 거짓임을 드러낸다.이 집 사람들이 품고 있는 진실은 무엇이기에이토록 은폐하기 급한걸까.미스테리에 대한 임팩트는 크지 않다. 그런데 드라마적 요소가 너무 좋다.그러나 이렇게 급 마무리 한 것은 용서할 수가 없군.여튼 한국장르문학에 대한 색안경이 있는데이 정도만 되도 편견이 사라질듯.근데 이거 요즘 세대가 공감은 할라나 몰러?
사형제도의 모순을 논하는 사회파 소설이자,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가의 데뷔작이다.책 뒷표지에서 미미여사가 극찬을 했다기에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과연 감탄할 만하다.의도치 않은 실수로 사람을 살해한 미카미 준이치와,28년 베테랑 교도관 난고는 사카키바라 료의 사형을 멈추기 위해 손을 잡는다.분명 살인범으로 밝혀졌지만 료는 사건당시 4시간의 기억을 잃어버리게 되었고,분명 이 살인사건에는 알지 못하는 뒷배경이 있음을 감지한 난고는 비밀 수사를 하게 된다.스토리도 참 튼튼하고 문장도 군더더기 없이 훌륭한 가독성을 지녔다.그리고 무엇보다 사형제도에 대해서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피해자의 가족들을 위한 응징 제도와, 정신차리고 갱생 하고자 하는 사형수 사이에서 내내 마음이 답답했다.정말 죽어 마땅한 살인자라 할 지라도 사형을 집행하는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살인자가 되며,그 사형 집행자는 그 날 후로 온갖 불면증과정신분열에 시달리며 살아가게 된다.그리고 사형을 바라지 않는 피해자 유족의 입장을 뒤로 한 채, 사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그 사형은 누구를 위한 일인가 하는 모순...히가시노 게이고의 ‘공허한 십자가‘를 많이 비교 한다던데 그 책은 그저 사형제도의 찬반를 논하는 내용이라 한다.히가시노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다카노의 작품은 히가시노보다 더 무겁고 진중하다.
게임의 마지막에서 내린 캣니스의 선택은 아이러니하게도 캐피톨에 대한 저항과 반역죄로 이어지고국가의 모욕거리가 되버린 헝거게임 때문에 대통령은 주인공을 압박하기 시작한다.어쨌거나 피타와 캣니스는 이제 해마다 헝거게임을 위해 매번 멘터로 따라다녀야 한다.그것은 곧 지긋지긋한 악몽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빠진 신세를 의미했다.비록 우승하긴 했어도 따라붙는 건 각종 트라우마와 구겨져버린 인간관계 뿐이다.타 구역에서 시작된 반란은 마침내 캣니스들도 지배계층을 향해 횃불을 치켜들게 했으나이 혁명의 싹을 제거하기 위해 캐피톨은 지난 우승자들을 모아 스페샬 게임을 기획하여 두 사람은 또다시 끌려가게 된다.이쯤 되면 작가의 뇌구조에 박수 좀 쳐줘도 괜찮을 듯.이 모든 중심에는 캣니스가 서있지만 정작 본인은 어찌할 바 모르는 모습이 답답하기보다안타깝고 도와주고 싶은 심정이 더 클 것이다.미래가 바뀌기 위해서 먼저는 진짜 적이 누구인가를 분간해야 한다는게 굉장히 지금의 한국 사회와도 닮아있어서 더 몰입된다.우리는 모두 이 사회의 일부분이기 이전에 ‘나‘라는 인생의 주인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