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는 국내에서 굉장히 유명하다.딱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글을 쓸 줄 안다.그리고 이 작가는 정말 글을 잘 쓴다.그의 작품들은 흔한 소재 같으면서도 가볍지 않고,그렇게 어려운 글도 아닌데 생각에 잠기게 한다.그러나 왜 항상 킬링타임용으로 찾게 되는건지 모르겠다.날라리같은 겐지와, 머리는 좋지만융통성 없는 미타의 조합은 꽤 괜찮았다.어쩌다 동맹을 맺게 된 이 동갑내기들은야쿠자의 10억엔을 훔치기로 한다.절반까지는 괜찮은데? 하다가치에가 등장한 시점부터 재미가 퍽퍽 줄어든다.장르가 아에 바뀌어버림과 동시에작가의 필력이 딸리면서 힘을 잃어간다.어쩐지 많은 작품 중에서 이 책은낮은 평점에 속하더라.아직 안 읽은 분들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100세 노인 저자의 두번째 작.표지디자인이 첫작과 매우 비슷하다.항상 느끼는 건데 열린책들은진짜 표지 디자인은 빵점이다.100세 노인 책처럼 이번 책도 엄청난 스케일을 다루고 있다.분뇨통을 나르는 남아공 흑인 소녀는다이아몬드 원석을 챙겨서 남아공을 떠나다가한 엔지니어의 하녀로 붙잡혀 살게 되었는데그 시절동안 핵 원자력에 관한 지식을 얻게 되고,마침내 그 곳에서 탈출하지만 핵개발 연구소에서실수로 만들어버린 7번째 핵을 떠안게 된다.이 작가는 많은 내용을 담는건 이해하겠는데주인공 중심보단 세계관 설명이 너무 많다.그래서 읽는 속도도 느려지고 부분 부분을 다시 읽어야만 이해되기도 한다.글에서 잘난체는 보이지 않는데 왠지 작가가 나 이만큼 박식해! 하고 능글 맞게 웃으며 책쓴게 보인다.전 작품에서도 그랬는데 여튼 이번에는 좀 개연성을 살려서 내가 다 다행이라고 느낀다.작가만의 병맛스러운 코드는 이제 확실히 알겠다.
일명 엄친아가 하던거 다 접고작가의 길로 들어선 내용.남들은 10대에 겪는 사춘기와20대에 겪는 인생 진로고민을, 30대 중반에 와서야 겪고나서는 인생을 막 살아보기로 결심한다.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글쓰기를 하면서 말이다.뻔하게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 청춘들에게 말한다.`인생은 하고싶은대로 살아도 괜찮구나`나는 예전부터 성공과는 매우 먼 사람임을 알고서못 벌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게 낫겠다 싶었는데, 그런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한 작가라고나 할까.
제목만 보면 로맨스 물이지만사실 최상급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다.‘완벽 대칭의 플롯‘이라고 불리는 작품인데읽어보니 과연 그러하다.한 사이코가 여주의 삶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실제로 이 정도의 병적인 사이코가 존재할까?난 내가 빠져 읽은 책은 반드시 남들한테빌려주면서까지 강력 추천을 하는 편인데,이 책의 추천 이유는누가 읽어도 느껴질 여주의 답답함과,그럴수밖에 없었던 심정들이너무 잘 와닿는 리얼리티 때문이다.또한 범인의 시점부터는 여주의 답답했던 과정들이서서히 이해되면서 비로소 완벽 대칭을 느낄수 있다.이런 독특한 방식의 플롯을 남들도 같이 읽고나처럼 감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콩가루 집안 이야기였다.몇 되지도 않는 캐릭터들이 은근 돋보적이다.자식들이 멋대로 살아보다가 막장인생이 되어서 결국혼자 사는 엄마집으로 기어들어가 살게 되는데문제는 다들 나이를 곱배기로 잡수신 상태라는 것.나이 많은게 뭐 대수냐 싶겠지만 표지를 보시라.전부 우울하시다.인생이 실패라고 느끼면 남은 날들은1분 1초가 골고다 언덕길이 되버린다.이 책 속에 나오는 가족들이 딱 그랬다.중간마다 헤밍웨이에 대한 주인공의 독백이 나온다.아마도 그의 삶을 동경하는 듯 한데,헤밍웨이의 어두운 부분들로애써 자기 위안을 삼는게 짠했다.아무튼 스토리라인은 딱히 없지만문장들은 나름 묵직해서 좋았고,곳곳에 박힌 한국식 블랙유머가 일품이라 하겠다.B급인듯 B급 아닌 B급 같은 작품이라 할까.이런 막장드라마도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다니.참 마음씨 고운 작가님일세.다큐와 코미디가 골고루 섞인산채비빔밥 같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