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도 1
장용민 지음 / 재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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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민 작가 도장 깨기도 이제 다 끝나간다. <마지막 사도>는 2009년에 출간된 <신의 달력>의 개정판이다. 2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음에도 전혀 구식으로 느껴지지 않을 세련된 작품이어서 놀랬다. 작가의 전 작품을 통틀어 가장 높은 난이도라서 재미와 별개로 푹 빠져읽는 건 무리였다. 이번 테마는 민감하기 그지없는 ‘종교‘인데다 음모론에 종말론을 곁들여, 아무리 팩션이라지만 몰매 맞기 딱 좋은 모양새였다. 심지어 성경만 건든 게 아니라 각국의 신앙과 문명을 믹스했으니 말 다 했다. 그러나 읽어보면 이것저것 뒤섞은 산채비빔밥이 아니라 탄탄한 짜임새를 갖춘 20첩 반상이라고 느껴질 것이다. 다만 종교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재미없을 거라 패스하는 게 낫겠다. 그나마 성경이라도 읽어봤다면 얼추 즐길 정도는 될 게다.


복잡다단한 서사를 어떻게 리뷰하면 좋을까. 요즘은 계속 이런 작품들만 걸리는 것 같다. 필라델피아에서 7년째 사립탐정을 하고 있는 하워드. 과거 역사 교수였던 그는, 딸아이의 납치 및 살해 사건 이후로 모든 게 풍비박산 나버렸다. 또한 자신의 절규를 끝까지 모르쇠 한 신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다. 어느 날 한 여성이 찾아와, 실어증 걸린 딸이 언급한 사람을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정보는 겨우 사뮈엘 베케트란 이름뿐이었고, 하는 수없이 경찰 친구에게 목록을 뽑아다 일일이 방문하는 수밖에 없었다. 한편, 딸아이의 납치범은 변호사들 보호 아래 지금도 멀쩡히 지냈는데, 그 배경에는 사탄 신봉 단체가 떡하니 버티고 있더랬다. 하워드가 어떻게 방해받을지 대강 짐작이 가는데 진짜 문제는 그것이 아니로다. 두둥탁.


마침내 수상한 사뮈엘을 발견한 주인공. 용의자의 주소를 찾아갔더니 이미 떠나고 없다는 건물주의 말만 돌아왔다. 근데 생판 모르는 사뮈엘이 하워드에게 남긴 내용 모를 편지가 있었다. 그렇게 하워드는 건물주한테 사뮈엘에 대한 얘기를 듣고, 계속해서 사뮈엘과 접촉했던 사람들을 한 명씩 찾아가게 된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사뮈엘의 기이한 점들이 드러나서, 그의 사회보장번호를 조회했더니 현재 나이가 133살이라고 한다. 헌데 관계자들은 사뮈엘의 모습이 삼십 대 초반의 젊은이라고 증언했다. 이제 하워드는 의뢰 때문이 아닌, 어떤 기묘한 힘에 이끌려 용의자를 찾고 있었다.


사뮈엘의 단서는 어느 과학 연구소로 이어지고, 한 경비원을 통해 50년 전 아인슈타인이 사뮈엘을 만난 일화를 듣게 된다. 사뮈엘이 여기 직원이었다는 말에 신상기록 열람을 신청했으나 거절되고,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아인슈타인의 편지 속에서 언급된 사뮈엘을 발견한다. 상대성 이론을 발견한 것은 자기가 아니라면서. 거참 몇 안 되는 단서마다 이만한 파급력을 보여주다니 미칠 노릇이었다. 근데 잠깐, 이대로 쓰다간 끝이 없을 것 같아 적당히 줄이겠다. 아인슈타인에 이어서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도, 오펜하이머의 원자폭탄 발명에도 전부 사뮈엘과의 접촉이 있었다. 이 용의자는 인류 문명 발전에 기여한 위인들을 만나 영감을 던져주고는 휙 사라졌다. 의도는 알 수 없으나 수백 년 전부터 찍먹하고 다닌 사뮈엘의 행적들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하워드의 돌 같은 마음을 조금씩 깨 가는 중이었다.


이쯤 되자 의뢰인이 수상해져서 캐봤더니, 그녀의 뒤엔 미국 교회를 대표하는 원로 목사가 있었다. 병 때문에 오늘내일하던 그 목사는 놀랍게도 신을 믿지 않았으며 오직 돈 때문에 성직자가 되었음을 고백한다. 또 듣자 하니 목사 앞에 나타난 사뮈엘이 이제라도 신을 찾으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단다. 하여 자신처럼 신을 믿지 않게 된 하워드를 고른 뒤, 자신이 죽기 전 사뮈엘을 데려와달라는 게 찐 의뢰였단다. 자네 또한 신에게 질문할 것이 있지 않냐면서. 약점이 긁힌 하워드는 목사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갈 때까지 가보기로 결심한다.


사실 하워드 이전에 목사가 고용한 탐정 D가 있었다. 갑자기 연락이 끊어진 D의 발자취를 따라 프라하로 날아간 하워드는 D를 언급한 이유만으로 철창신세가 된다. 사탄 추종자들과 얽힌 D가 제물이 된 소녀를 살해한 영상이 찍혔던 것. 어찌어찌해서 풀려난 하워드는, 그 사탄의 집단이 고대 이집트 신화로부터 영국의 크로울리(프리메이슨)까지 이어져내려온 배경을 발견한다. 그리고 크로울리가 쓴 사탄의 율법서인 ‘리베르 레기스‘를 추종하던 자가 마야문명에 빠져, 그들의 신인 케찰코아틀의 숭배 사상을 미국으로 들여와 지금의 사탄 신봉 단체가 생겨났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종교와 역사가 혼합된 본론으로 넘어가는데, 머리 아프니까 일일이 이해하려 하지 마시고, 작가와 주인공이 제기하는 신의 부재와 종교의 부패성을 중점으로 접근하시길 바란다.


사뮈엘의 실마리는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항해일지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일가족에게로, 롱기누스의 창을 찾아다닌 히틀러에게로 이어진다. 그들 모두가 사뮈엘을 만났었고, 장래에 누군가가 자신들을 찾아올 것에 대한 암시를 받았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대체 사뮈엘은 수 세기를 걸쳐 하워드에게 무엇을 전하고자 했을까. 일단 여기까지가 1권에 대한 내용이고, 2권 내용은 비교적 간단하다. 마침내 발견한 롱기누스의 창에 적혀있던 마야의 열 두문자를 분석한 결과, 글자 하나하나가 사뮈엘이 거쳐간 뉴턴, 콜럼버스 같은 문명을 책임졌던 인물들을 가리키고 있었다. 한편 수감 중인 딸아이의 납치범이 면회 신청을 하여 찾아간 하워드는, 그에게서 사탄의 율법서인 리베르 레기스에 적힌 인류 종말 예언을 듣게 된다. 그 시일은 마야 달력인 촐킨에 의거하면 2012년 12월 21일, 즉 엿새 뒤에 벌어질 재앙이었다. 아무리 신을 믿지 않는 주인공이라도 이제는 흘려넘길만한 사태가 아님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마침내 리베르 레기스의 예언대로 6일간의 종말 징조가 차례차례 일어난다. 하워드 일행은 사뮈엘이 지금의 사태를 경고하려 메시지를 남긴 신이었다 믿는 반면에, 많은 종교단체들은 사뮈엘이 신이라는 사실을 거부하였다. 혹여 예수가 재림한다면 자신들의 설자리를 잃어버릴 것이므로. 그렇게 종교인들의 거짓된 믿음이 드러나고, 반대로 무신론자들의 의심병이 완쾌돼버리는 대역사가 펼쳐진다. 끝나려면 아직도 멀었지만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겠다. 개인적으로 종말에 대한 장면이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재앙을 끌어다 쓰지 않아서 맘에 들었다. 만약 그랬다면 정말 실망했을 건데, 다행히도 예측불허한 전개를 끝까지 유지해 줘서 역시나구나 싶었다. 그건 그렇고 민감한 종교 소재를 이토록 깊게 파고든 이유가 뭘까 했는데, 작가도 힘들었을 때 묵묵부답이었던 신의 존재를 추적하다가 이 작품이 탄생했다고 한다. 정말 신앙의 여부를 떠나서 무조건 박수 쳐줄만하다. 꽤나 의미심장한 주제였지만 딱히 종교 얘기를 나누고 싶지는 않다. 그저 읽어보라는 말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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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열린책들 세계문학 54
볼테르 지음, 이봉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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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테르가 최상급 스토리텔러라는 말에 급 궁금해져서 냅다 읽었다. 스타일 면에서 살짝씩 아쉬움은 남았어도 최상급이란 타이틀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영국에 셰익스피어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볼테르가 있다고나 할까. 인간계를 내다본 이들의 철학과 사상은 극문학으로 탄생하고 생산되었다. 볼테르가 쓴 <캉디드>는 순진한 주인공이 비극적인 상황을 연달아 맞으면서 깨달아가는 삶의 모순을 풍자한다. 어쩐지 <돈키호테>를 매콤한 맛으로 확 압축시켜놓은 듯한 이 작품을 어떻게 리뷰해야 할지 막막한데 일단 해보겠다.


독일에 어느 영주의 성에서 길러진 고아 출신 캉디드. 그는 철학자이자 가정교사인 팡글로스에게 받은 낙관주의 신봉 사상에 푹 빠져버린다. 철학자 말에 따르면, 이 세계는 가능한 모든 세계 중에서 최선의 세계라고 한다. 즉 어떤 사태가 일어난다 한들 그것이 최선의 결과였다는 의미이다. 뭐, 거기까진 좋은데 주인공이 영주의 딸과 스파크가 튀더니 결국 성에서 쫓겨나고 만다. 이후로 캉디드는 유럽 곳곳을 배회하며 전쟁에 휘말리고, 정치에 얽히고, 도적들을 만나고, 감옥에 갇히고, 누군가에게 속거나 이용당하는 등 파란만장한 인생길을 걷게 된다. 마치 하늘이 그의 낙관주의를 무너뜨릴 작정이라도 한 듯이.


성을 나온 캉디드는 불가리아 군대에 끌려가 미친 듯이 매 타작을 당한다. 그곳을 달아나 도착한 마을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문전 박대를 받는다. 그러다 거지꼴로 다니는 철학자 팡글로스를 만나 듣게 된 소식은, 불가리아 군대가 영주의 성을 함락하고 사람들과 영주의 딸까지도 죽였다는 것이었다. 여기까지가 불과 작품의 극 초반 내용인데, 이쯤 해도 철학자의 낙관주의는 틀려먹었다 느낄 법 하건만, 제대로 세뇌당한 캉디드는 계속해서 팡글로스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려 한다. 이런 식으로 일어나는 소동마다 캉디드는 신념을 지키는 반면, 볼테르는 그 속에서 갖가지 모순을 집어내고 풍자하기에 바쁘다. 독자인 당신도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면서.


캉디드는 영주의 딸을 탐한 죄목 때문이라지만, 이유 없이 고통받은 철학자의 신세를 이해할 수 없어 세상을 탓해본다. 그러나 철학자는 그 모든 과정들이 최선의 세계를 위한 필수 요소라며 반박했다. 심지어 선인이 악인으로 변하여 서로를 죽이는 것마저도, 개인의 불행은 공공의 이익이 된다는 결론으로 이 또한 최선임을 강조했다. 내게는 그 주장들이, 도망치기에 급급한 궤변론자의 헛소리로 느껴졌다. 볼테르 또한 그렇게 느끼도록 이런 패턴을 반복한 듯하다. 두 사람이 도착한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대 지진이 일어나 국토의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고, 여기서도 최선이 어쩌구 필연이 어쩌구 하는 말을 내뱉자, 그걸 들은 종교 재판소의 비밀 요원이 두 사람을 끌고 가 감옥에 집어넣는다. 교수형에 처하겠단다.


어찌어찌해서 캉디드는 도망쳤다. 그리고 죽은 줄 알았던 영주의 딸을 만나 자초지종을 듣는다. 그녀는 불가리아 군인에게 끌려갔다가 유대인에게 팔린 상태였다. 그 유대인을 살해한 캉디드는 재판소장까지 죽이고서 그녀와 멀리 달아난다. 놀랍게도 아직 초반 내용인데, 이 같은 미친 전개가 한참 남아있어 일일이 썼다간 시간이 부족할 테니 몇 가지만 더 쓰고 마치겠다. 여행 중에 혼자가 돼버린 캉디드는 다시 영주의 딸과 만나기 위해 유럽과 남미를 돌고 돌게 된다. 파라과이에서 만난 신부가 알고 보니 그녀의 오빠였는데, 자신의 결혼 계획에 반발하자 홧김에 오빠를 죽여버린 주인공. 이렇게 우발적인 사고조차도 어떻게 필연이라 부를 수가 있을까. 이런 일들이 계속되자 캉디드의 강한 사상도 조금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엘도라도에서 막대한 돈과 보석을 얻은 캉디드는, 그것으로 여행 중의 위기에서 벗어나곤 했다. 그의 선한 마음과 달리 사람들은 캉디드의 등골까지도 빼먹을 심산이었다. 이 시기에 같이 동행하던 철학자 마르틴은, 팡글로스와 반대되는 비관주의로 캉디드의 어수룩함을 지적해댔다. 캉디드의 재물을 훔친 사람의 배가 침몰하자 인과응보라며 기뻐하는 주인공과, 배에 타고 있던 무고한 승객들은 어떻게 설명할 거냐는 마르틴. 두 사람은 끝까지 동행하며 갑론을박을 멈추지 않는데, 확실히 마르틴이 등장하고부터가 읽는 맛이 난다. 여튼 너무 길어져 이만 쓰기로 하겠다. 분량이 많지도 않는데 전개 속도가 너무 빨라서 좀 산만했던 작품이다. 차라리 길게 늘려서 템포 조절만 해줬으면 아주 완벽했을 터. 결말이 어떻게 나는가가 너무 궁금했는데, 이렇게 깔끔하고 간단명료한 마무리라니, 진짜 볼테르는 넘사벽이다. 헌데 그에 비해 또 읽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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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9-04 19: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진짜 볼테르는 넘사벽이다. 헌데 그에 비해 또 읽고 싶지는 않다.
참 귀여운 마무리군요. ㅋㅋ
이래서 고전을 쉽게 읽겠다고 덤비지 못하는 거 아닐까 싶어요.
당대에서는 재밌게 읽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읽으면 재미없거든요.
문법도 다르고 수사도 다르고.
암튼 고생하셨습니다.
근데 물감님 여름엔 끝내주게 재밌는 책을 읽어줘야 한다고 하면서 큰 소리치시더니
어째 막상 읽는 책은 좀...ㅋㅋ

물감 2024-09-04 22:59   좋아요 2 | URL
지금 나오는 현대 문학들도 후손들한테는 고전이 될 테죠. 그리고 되게 촌스럽다고 한 소리 들을 거고요. 적당히 배울 점만 뽑아먹는 게 똑똑한 독서 아니겠어요?ㅋㅋㅋㅋ
그러게요, 재밌는 거 읽어야 하는데 요즘 독서 운세가 영 별로입니다 ㅋㅋㅋㅋ 에효

coolcat329 2024-09-05 06: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고전을 읽으셨네요. 18세기 책 중 읽은 게 있나 생각해봤는데 떠오르는 게 없네요. 이 책 내용이 산만할 거 같았는데 역시 그렇군요. ㅎㅎ 마지막 문장 알 거 같아요. 😅

물감 2024-09-05 10:36   좋아요 2 | URL
한 번으로 족한 작품, 느낌 아시죠? ㅋㅋㅋ
지금보다 허영, 허례허식이 가득했던 옛 시절에 대놓고 풍자한 깡다구가 대단했습니다. 볼테르는 멋진 사람이네요. 이렇게 유행이나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들이 시대를 앞서가는 거겠지요 ^^
 
복수해 기억해 모중석 스릴러 클럽 48
섀넌 커크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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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보다 고전문학을 더 높게 쳐주듯 장르소설 또한 마찬가지이다. 한 2010년대 이후로 나온 스릴러소설들은 영 재미가 없거나 그냥저냥이다.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들을 살짝 비틀고 살점을 붙여서 재탕에 재탕을 한다는 인상만 받는다. 그럼에도 읽는 재미나 있다면 다행인데 그 정도로 칭찬할 만한 작품은 정말 구경하기도 어렵다. 2015년작인 <복수해 기억해>는 변호사 출신의 저자답게 퍽퍽한 감성으로 쓴 이과형 소설이었다. 쉽게 말하면 가전제품 매뉴얼을 읽는 기분이랄까. 노력이 가상해서 별 셋 주려다가 영 성의 없는 전개와 결말에 그만 별 하나 깎아드렸다. 어째 모중석의 작품 고르는 클라스가 갈수록 떨어지는듯해?


나님은 걸작보다 망작의 리뷰를 쓸 때에 전투력이 차오르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그럴 의욕조차 들지가 않는다. 아마도 비평할 가치마저 느끼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은데 일단은 써보겠다. 10대 임산부가 납치된 시점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부모의 똑똑함을 물려받은 대신 감정의 스위치를 맘대로 껐다 켰다 할 줄 아는 희귀한 병 같은 게 있었다. 하여간 현대 작가들은 진짜 별별 설정을 다 갖다 붙이느라 고생 깨나 하는 듯. 여태껏 읽었던 장르소설의 인물 설정 중, 이건 좀 과했다 싶으면 하나같이 똥망이었다. 그도 그럴게, 신박한 캐릭터를 짜내느라 스토리 구상은 뒷전이 돼버리니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얼레, 점점 전투력이 솟아나는듯해?


폐쇄 건물 감옥에 갇힌 주인공 리사. 그곳의 담당 간수는 음식을 대령하고 험한 말 뱉는 게 다였다. 리사는 쫄지도 울지도 않고 차분히 슬기로운 감옥생활을 보낸다. 방안에 굴러다니는 물건들을 탈출 도구로 지정하면서 도망칠 계획을 구상 중인데, 적절한 타이밍은 안 보이고 남는 건 시간이다 보니 가전제품 매뉴얼 같은 TMI를 연달아 읊어댄다. 리사가 워낙 감정이 없는 데다, 별다른 사건사고도 일어나지 않아 스릴감이 제로에 가까웠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더니, 이건 뭐 소문조차 난 적도 없었네?


한편 바깥에서는 FBI 이 인조가 납치된 10대 임산부들을 찾고 있었다. 남자 요원은 시력이랑 기억력이 좋고, 여자 요원은 후각과 청각이 좋다는 설정인데, 그런 얘기만 늘어놓느라 정작 수사 다운 장면은 거의 나오질 않는다. 뭔가 꼬리를 밟은 듯도 한데 딱히 FBI가 뭘 하는 게 없어서 그냥 엑스트라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아무튼 가만히 있으면 리사가 알아서 탈출하고 경찰에 연락하고 범인과 대치하고 끝난다. 놀랍게도 이게 전부다. 이것은 독자기만이나 조롱 수준만도 못하다. 그나마 주인공이 뱃속의 아이를 사랑하게 되고, 또 다른 임산부 소녀를 만나면서 스위치가 켜지고 잠깐 동안 감정을 갖기도 한다. 그러나 원래대로 돌아오는 리사를 보며, 감정 선의 빌드 업은 뭐하러 한 건가 싶더라. 이 작가는 기초 플롯부터 좀 배우셔야겠던데?


좀 더 찰지게 욕하고 싶은데 이제는 예전만큼 쓴소리가 안 나온다. 성격이 죽은 건지, 필력이 죽었는지 잘 모르겠다. 여하튼 이번 독서로 옛것이 좋은 것이라는 꼰대스러운 생각이 자리 잡아버렸다. 출판사의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렇게 후진 작품을 기획물에 끼워 넣는 건 쪼까 거시기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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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4-08-29 1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별점이 하나라, 물감 님의 전투력 때문에 궁금한(?) 소설이네요 ㅎㅎ

물감 2024-08-29 10:31   좋아요 1 | URL
읽는 동안 화조차 나지 않던 책이었어요. 이게 뭐지... 어쩌자는 거지... 그래서 뭐한 거지... 등등 이런 생각으로만 읽혀졌던 소설 ㅎㅎㅎㅎ 제 눈에는 아마추어만도 못한 사람이 쓴 것 같았습니다 하하하핳

구단씨 2024-09-02 2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망작의 리뷰에 전투력이 차오르지도 않는다니, 진짜 망작인가 봅니다...
책 제목 보고 뭔가 갸우뚱 하다가 찾아보니,
제가 예전에 읽었.......
그런데 말입니다.
물감님 리뷰가 아니었다면 책 제목도 생각이 안 났을 것 같아요. ㅎㅎㅎㅎ
책 내용이 생각도 안 나는 건 너무 당연하고요.

근데 저도 종종 느끼는 게, 고전문학처럼 장르소설도 예전 작품이 재밌는 게 많은 듯해요.
그 흔한 말, 구관이 명관이라는 게 문학에서도 통하는 걸까요?

물감 2024-09-03 11:28   좋아요 1 | URL
ㅋㅋㅋ 보통은 나만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 책은 누가 읽어도 별로다 싶은 평을 내려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기존 작품들을 흉내내려다 이도저도 안된 설정/장면들이 꽤 있고요. 근데 다 떠나서 재미가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그런 생각도 합니다. 지금의 현대문학들이 언젠가는 또다른 고전문학으로 등극될텐데, 그때의 후손들은 이 작품들을 과연 좋다고 평가할까 싶은... 입장은 다 다를테지만요 ㅋㅋㅋㅋ 구관이 명관이란 말도 맞으면서 틀리지 않을까도 싶고 ㅋㅋㅋ
 
노생거 사원 을유세계문학전집 73
제인 오스틴 지음, 조선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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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님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좋아한다. 주로 남녀의 썸씽을 다루는 작가라, 감수성 부족한 수컷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남성 독자가 오스틴을 읽는다면 뭐랄까, 여성 회원들과 함께 플라잉 요가를 배우는 남정네의 부끄러움이 몽글몽글 솟아나는 것이다. 따라서 남성들은 나이 좀 들고 여성 호르몬이 많아진 다음에 읽어보기를 권하겠다. 아 글쎄, 소멸 직전의 연애 세포가 다시 살아난다니까요?


몰란드 가문의 차녀인 낭랑 17세 캐서린 양은 이웃집 부부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캐서린은 사교 활동으로 다양한 인연을 맺어가며 알지 못했던 세상을 배운다. 작중에서는 그녀가 다가간 T가문과, 그녀에게 다가온 S가문이 등장한다. 플러팅 폭격으로 캐서린 오빠와의 약혼이 확정된 S녀와, 이에 질세라 캐서린에게 냅다 들이대는 S남의 눈꼴 시린 콤비 플레이를 볼 수 있다. 그러다 T가문의 초청으로 노생거 사원을 가게 된 캐서린은 T남과 진도 나갈 생각에 막 좋아 죽는다. 헌데 그녀의 뾰로롱 샤랄라 한 망상을 가만히 보고있을 친절한 작가가 아니란 말씀이야.


딱 중반부터 노생거 사원의 배경으로 넘어간다. 책에서만 보던 사원의 매력에 푹 빠진 캐서린. 우쭐해진 T남의 부친께서 몸소 가이드를 해주는데, 그 친절함 속에서 느껴지는 쎄함은 대체 무엇일까. 결국 제멋대로 해석하여 부친의 명예를 먹칠한 캐서린과, 그 사실을 알게 된 T남의 애정 그래프가 급 하강해버린다. 그리고 얼마 뒤, 급히 어딘가로 떠나게 된 T가문은 캐서린을 집으로 돌려보낸다. 거의 뭐 내쫓기듯 사원을 나온 그녀는 T가문의 매몰찬 대우와, 돌변한 T부친의 태도에 눈물 수도꼭지가 고장 나버린다. 거기다 S녀의 바람으로 약혼이 깨진 오빠의 소식까지 더해져 집안 분위기는 아주 그냥 초상집이었다. 이런 말 해서 좀 그렇지만 진짜 볼만하더라.


<오만과 편견>처럼 이 작품도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원래는 활동 초기에 쓴 작품인데, 어쩌다 보니 한참 뒤에 출간되었다고 한다. 원제도 노생거 사원이 아니었다는데 어쩐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이다 싶었다. 여튼 새내기 시절에 쓴 작품답게 풋풋한 맛이 가득해서 더 좋았다. 또한 <돈키호테> 2권처럼 작가가 화자로 개입해 이런저런 코멘트를 남기는데, 그게 그렇게나 통통 튀는 매력으로 작용할 줄이야. 서사의 재미 외에도 시대의 문화와 관습을 꿰뚫는 작가의 통찰과 비판, 풍자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한 가지. 오스틴의 작품에는 어긋난 사랑의 작대기가 매번 나오는데, 한 번도 같은 패턴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잘 생각해 보면 여성 개인의 성장이나 홀로서기를 다루었지, 무턱대고 사랑이 밥 먹여준다는 식의 이야기를 쓴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런고로 남성들이여,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망붕토끼 가득한 연애물이 아니올시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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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4-08-22 0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을유에 <노생거 사원>이 있는 줄 몰랐어요. 저는 제인 오스틴 작품을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두 개만 읽어봤는데, 사랑, 연애 소설은 자꾸 피하게 되네요. 늘 새로운 사랑의 패턴을 보여주는 제인 오스틴이라니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감님의 이번 리뷰도 통통 튑니다. 😆

물감 2024-08-22 10:48   좋아요 2 | URL
오스틴에 대한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남자는 나이 들어서 읽어야 하고, 여자는 어릴 때 읽어야 한다고요 ㅋㅋㅋ 여자분들이야 어려서부터 각종 드라마를 보고 자라기 때문에 다 커서는 시큰둥 해질 수 밖에 없지 않나 싶고요~
요즘 날이 더워서 머리가 잘 안도는 데 그럭저럭 글이 괜찮았나요? ㅎㅎㅎ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tella.K 2024-08-22 12: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런 식으로 물감님이 어쨌든 예전보다 나이 들었다는 걸 드러내는 건가요? ㅋ 제인 오스틴은 저도 잘 안 끌리긴합니다. 전 요즘 광인이란 소설 읽고 있는데 진도 드럽게 안 나가는 소설입니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 볼 생각이긴 합니다만 작가가 남자이기 때문이죠. 남자와 여자가 연애에 대해 쓰는 게 다르지 않나해서. 근데 둘중 하나겠더군요. 작가가 여성호르몬이 많은 사람이거나 독자인 제가 남자의 연애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거나. 근데 감히 추천은 못하겠더군요. 진짜 넘 디테일해요.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는데 계속 생각만하고 있으니. 거의 7백쪽 되는 거 같던데 못해도 150쪽은 쳐내도 될텐데 미치고 환장하겠더군요 이 더운 여름에 뭐하나 싶은게. 광인이 되어가고 있는 중. ㅠ

coolcat329 2024-08-22 15:18   좋아요 3 | URL
아 광인...작가가 위스키에 대한 전문지식 엄청 풀어놓은 소설이죠? 두꺼운데 글씨도 엄청 빡빡하더라구요. 재미가 없나요? 저도 읽을까말까하다가 맘 접었거든요.

물감 2024-08-22 15:48   좋아요 2 | URL
여성분들은 20대 중반만 되어도 오스틴을 안 챙겨보지 않을까 해요. 이유는 윗 댓글에 적었고요 ㅋㅋㅋㅋ 그리고 현시점에서 보면 유치한 점도 없지 않죠 뭐 ㅋㅋㅋ
여름은 진짜..... 무조건 재미, 재미만을 위한 독서여야 합니다. 요즘 제가 절실히 느낍니다요 ㅋㅋ 바로 앞전에 제가 프랑스 문학을 읽으며 느낀 인상을 지금 느끼고 계시군요 ㅋㅋㅋㅋ

stella.K 2024-08-22 15:55   좋아요 3 | URL
아, 쿨캣님, 일단 놀랍긴 하더라구요. 요즘에 이렇게 쓰는 작가가 있구나 해서. 근데 이 책이 평점이 높아서 조심스럽긴 한데 전 굳이 권하고 싶진 않아더라구요. 편집도 아쉽고. 따옴표를 따로 쓰지않아 말인지 생각인지 누가 말했는지 구분이 잘 안돼 읽다보면 피곤하더라고요. 그래도 마음이 가신다면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 보시고 나중에 구입을 하셔도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ㆍ^^

coolcat329 2024-08-22 16:56   좋아요 3 | URL
아 그렇군요. 다시한번 마음을 잡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감님 말씀대로 여름엔 정말 재미난 거 읽어야해요. 저도 벽돌책 읽다가 후회했답니다.

페크pek0501 2024-09-03 14: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을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완독을 못했어요. 재미가 없어서요. 종이책으로 읽으면 다를 것 같아요. 정말 이야기가 재미없는 책은 오디오로 듣는 데 집중이 안 돼요. 만약 몽테뉴의 책을 오디오로 들으면 집중이 안 되어 못 들을 거예요. 그러나 종이책으로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요.^^

물감 2024-09-03 17:43   좋아요 2 | URL
쿨캣님 댓글의 답변대로 성인 여성들은 이 책 재미없다고 느낄 겁니다. 아마 오디오북이라서가 아닐 거에요 ㅋㅋㅋ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심드렁했다는 평이 대부분이라서 말이죠 ^^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일리스 드 케랑갈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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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구매했었는지 기억은 없는데 책장에 꽂혀있었다. 아마 제목만 보고 장르소설로 생각했나 본데 막상 읽어보니 장기 이식에 관한 의학 소설이었다. 프랑스 문학에 진심인 이웃님의 추천을 보고서, 마침 가지고 있는 책이라 냅다 도전했으나 결과는 대 실패였다. 몇 번 얘기했지만 나님은 이과 감성의 작품과 상성이 매우 나쁜 편이다. 그리고 서사보다 문장으로 승부하는 작품도 잘 못 견뎌하는데, 이번 작품은 그 두 가지가 전부 결합된 끝판왕 같은 느낌이었달까. 그래서 꼼수 부려가며 요령껏 독파했다. 역시 프랑스 문학은 쉽지 않다.


분량에 비해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교통사고로 입원한 남학생의 뇌는 멈췄고 심장만 겨우 뛰는 중이다. 병원 측 권유로 부모는 소년의 장기기증을 승낙하고, 각종 의료진이 붙어 장기를 적출한다. 그리고 심근염에 걸린 한 여인에게 심장이식을 한다. 약 하루 동안에 일어난 이 과정을 다룬 작품인데, 이걸 소설이라고 볼 수 있는지부터가 의문이었다. 부모의 절망, 난처한 의사들, 장기 이식 수술 등 당연하다 못해 뻔한 장면들로만 구성돼있어 마치 의학 월간지를 읽는듯했다. 아아, 정말 쉽지 않다.


일단 괄호 안의 글은 전부 스킵 했고, 그 밖에도 곁가지라 생각되는 구간들은 눈팅만 하고 점프했다. 꼼꼼히 읽지 않고 이런 말 해서 좀 그렇지만, 군더더기가 심하게도 많았던 작품이다. 분량을 절반이나 그 이하로 줄였어도 아무 문제 없어 보였는데, 그만큼 불필요한 묘사들과, 없어도 그만인 인물들의 개인사 내용이 많았다. 차라리 소년의 부모나 수술 담당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깊게 다루면 더 좋았을 텐데. 그들의 고통과 절망들이 내 눈에는 겉핥기 정도로 느껴져, 정말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성격의 작품이었다.


심장이 작동하는데 더는 살아날 수가 없다면 죽었다고 봐야 할까. 정말 그게 옳은 판단일까. 슬퍼할 새도 없이 장기 적출의 골든타임 때문에 압박을 받은 부모는 얼마나 괴로웠을지. 여튼 재미는 없었지만 한 가지 생각해 볼 문제는 있었다. 내가 만약 사고로 같은 상황이 온다면, 나도 그냥 장기 기증하는 쪽을 택하련다. 슬프겠지만 그래도 한 생명 살리는 게 어디냐. 시간 되면 가족들과 상의해 봐야겠다. 이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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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8-21 2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덥긴 더운가 봅니다. 마실을 통 안 다니시니.
언제쯤 저 의자에서 일어나 마실을 다니실런지요. ㅋㅋ
귀가 얇아 그런지 표지가 맘에 안 들어서 그런지 별로 땡기진 않네요.
저는 프랑스 영화는 좀 좋아하는 편이긴 합니다.
그래도 이 책 빌 게이츠가 읽었네요. 신문이야 칭찬일색인 거 웬지 빤해 보이긴 하지만.

저는 오래 전에 장기기증 서약을 썼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
주민등록증에도 장기기증을 한다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구요. (맞나?ㅋ)

물감 2024-08-22 00:19   좋아요 2 | URL
오잉 지금 막 리뷰하나 올렸는데, 딱 댓글이 달렸군요 ㅋㅋㅋ
확실히 더워서 독서가 잘 안되긴 하네요.
게다가 글도 잘 써져요. 전두엽이 안 돌아가는 그런 느낌 아시죠?ㅋㅋㅋ
프랑스 작품은 스킵해도 될 장면에 너무 디테일을 쏟는다는 특징이 있죠.
제가 정말 못견디는 것 중 하나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혀

장기기증은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제 주변에서 긴시간을 심근경색으로 힘들어한 지인이 있는데, 겨우 기증자 생겨서 지금은 잘 살고 계시거든요.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