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도살장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0
커트 보니것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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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은 내가 가장 취약한 SF를 즐겨 쓰는 작가이다. 그런고로 이번 책은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채 읽었다는 데에 의의를 두기로 한다.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저자가 쓴 전쟁 소설인데 솔직히 전쟁 테마의 작품들은 커다란 틀 안에서 스토리만 살짝씩 다를 뿐이라 대단한 감동을 입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저 이제는 다 알려진 역사를 이 사람은 어떻게 각색했을지가 궁금할 따름. <제5도살장>은 전쟁소설이면서 참혹함이 느껴지지 않는 특이 케이스다. 불규칙하게 과거와 미래를 이동하는데다, 시공간을 벗어난 사차원의 배경까지 다루며, 나사가 몇 군데 빠진듯한 문체를 써서 결코 읽기가 쉽지 않다. 전쟁 영화나 책들이 끝없는 전쟁을 부추긴다는 말에, 그런 생각이 안 드는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정신 사나운 작품이 탄생한 게 아닌가 한다. 여튼 읽노라면 전쟁은커녕 전의를 상실케 하므로 반전 소설답다고 하겠다. 


워낙 시점이 뒤죽박죽이고 별별 내용이 다 나오지만 생각보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대학을 다니다 군인으로 차출된 주인공은 전쟁터에서 독일군에 잡혀간다. 이후 독일 드레스덴의 수용소에서 머물던 중 폭격이 쏟아진다. 운 좋게 생존해서 어찌어찌 잘 살다가 훗날에 정신착란을 일으킨다. 이야기에 두서가 없는 것은 아마도 트라우마 설정 때문일 듯. 그는 작중에서 외계인들에게 잡혀간 뒤로부터 인생의 어느 시점들을 랜덤으로 시간여행한다. 결혼 직후로 갔다가 대학시절로 오고, 수용소에 있다가 전쟁터로 오는 등. 그렇게 한 개인의 길고 긴 삶을 순환하며 소개해준다. 나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구성을 좋아하지 않아서 대체 언제 끝나나 하면서 읽었다. 후딱 끝내고 얼른 작품 해설이나 읽고 싶었다. 근데 해설도 딱히 볼 건 없었다. 뭐 그런 거지.


평소 보니것의 글은 풍자와 유머로 유명하단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도 유머 코드가 곳곳에 튀어나온다. 저자는 무수히 많은 죽음 앞에서 연민으로 화답하지 않았다. 배고프면 냉장고 문을 여는 것처럼 죽음이 다 그런 거라며 자연스럽게 넘긴다. 살육과 사망이 난무하는 전쟁소설에서 유머라니, 쪼까 대단하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하고. 지금은 몰라도 출간 당시에는 욕 꽤나 먹었을 거 같은디.


살고자 하는 의지가 결여된 주인공. 시간순의 작품이 아니므로 자세히는 모르지만 ​전쟁이 터지고 나서가 아니라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 듯하다. 시공간을 수차례 이동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바꿔볼 법도 한데 어떤 시도조차 안 했다는 것은 그런 거다. 정해진 결말대로 흘러간다는 인생의 진리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가 외계인에게 잡혀갔을 때 왜 하필 자신이냐고 묻자, 외계인은 호박 안에 갇힌 벌처럼 아무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모든 건 그저 일어난 상황이고 그 순간 그 자리에 내가 있었을 뿐. 따라서 죽으면 죽은 거고 살았으면 그저 생존한 것이니, 생존의 의지가 있고 없고는 중요치 않다는 뜻일 터. 역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분들의 세계관은 범접할 수가 없다. 난 그냥 모르고 살란다.


이 작품의 핵심과 의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타 전쟁소설과 다를 바 없는 대답만 나올 것 같다. 심지어 읽기도 어려운 방식을 택했으니 전쟁의 교훈을 말하려는 건 아닐 테다. 단순히 반 전쟁과 반 영웅주의를 주장함에도 어딘가 알 수 없는 시시함이 있다. 가해자의 국가란 이유로 죄 없는 독일 시민을 몰살한 비인간적인 행위도 그 당시에는 충분히 그럴 수 있었으리라고 본다. 암튼 이 작품의 참 목적을 알고 싶어 많은 리뷰를 읽다가 딱 꽂힌 평을 발견했다. 서두에서는 이 내용들이 실제 일어났다지만 외계인이나 시간여행에 대한 내용은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진짜 말도 안 되는 건 왜 치러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쟁‘이라는 것. 세계대전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인생도 하나의 전쟁이고, 그것 또한 말도 안 되는 일들의 연속이다. 내가 개미로 살든 베짱이로 살든 정해진 결말대로 가고 있는 중이라면 좀 허무할 것 같다. 하긴 인생의 허무함은 우리 집 고영희들도 다 아는 사실인데 뭐. 아무튼 전쟁은 내 취향이 아니지만 SF는 더더욱 아니올시다. 커트 보니것을 다시 볼 날이 올지는 잘 모르겄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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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21-09-23 0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심코 툭툭 내뱉는 듯한 촌철살인의 문장들에 매번 유쾌합니다.ㅎㅎ ‘이런 정신 사나운 작품, 전쟁은커녕 전의를 상실케 하므로 반전소설답다.‘ 같은 문장들이요. 이 책을 읽고 나니까 공감이 확 되거든요.ㅎㅎ
객관적인 내용만 보면 무척 끔찍한 사건인데 물감님 말씀대로 ‘전쟁소설이면서 참혹함이 느껴지지 않는 특이 케이스‘였어요. 비현실적인 외계인의 등장과 시간을 넘나드는 구성 때문인 것 같기도 하구요.

‘근데 해설도 딱히 볼 건 없었다. 뭐 그런 거지.‘ 이런 문장 센스는 대체 어느 순간에 튀어나오는 건가요. ㅋㅋㅋ ‘뭐 그런 거지‘가 이 문장 뒤에 붙을 줄 몰랐습니다~ㅎㅎ

풍자는 감이 오는데 유머는 공감하기가 어렵더군요. 물감님은 어떠셨는지요?^^

전쟁처럼 생사가 갈리는 사건을 문장만으로 접한 사람으로서는 직접 겪은 사람의 감성을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공감 능력이 발달한 사람이라도 전쟁의 테두리 안에 갇혀있던 사람의 심리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겠구나 싶었어요.

전쟁만큼 가치관의 차이나 인간의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건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수많은 생명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죠.
저도 전쟁은 제 취향이 아니구요, SF는 스펙터클한 로맨틱이 가미된다면 가끔은 제 취향이 되기도 합니다. 파워 오브 러브~ㅎㅎ 커트 보니것은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여기서 그만 커트시킵시다!!ㅎ

물감 2021-09-23 19:19   좋아요 1 | URL
진지해질만 하면 ‘뭐 그런거지‘가 나오던데요 ㅋㅋㅋ 저한테는 그게 유머였어요. 좀 남발해서 나중에는 시큰둥해졌지만요 ㅋㅋ 그나마 재미없는 작품을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다쳐본 사람만이 다친 사람을 이해하듯, 죽음이란 것도 마찬가지겠죠?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좀 더 알고싶지만 죽음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싶지 않네요^^;

고전을 계속 읽다보니 전쟁, 종교, 철학 같은 다소 민감한 분야가 꽤 자주 나오는 것 같아요. 여튼 이 책으로 인해 전쟁 장면이 나올 때마다 지지배배뱃이 생각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같이 읽고 리뷰를 나눈 덕분에 보니것이 막 싫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9월 마무리 잘하시고 10월에 다시 만나요!

나비종 2021-09-23 20:18   좋아요 1 | URL
지지배배뱃ㅋㅋㅋ
참! 4번째 단락에 누락된 ‘레‘ 알려드립니다~
벌, 노노! 벌.레~^^
 
우리가 고아였을 때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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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ㅓㅓㅓㅓㅓㅓㅓ무 힘든 요즘이었다. 연휴 직전까지 미친 듯이 일하느라 매일매일 에너지를 150% 이상 쓴 것 같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온몸이 얻어맞은 것처럼 아프다. 하필 이럴 때 읽은 책마저 오 마이 갓뎀이었으니, 얼마 전 국내에서 재조명된 가즈오 이시구로의 망작을 읽고야 말았다. 넘나 걸작이었던 <클라라와 태양>에 비하면 이번 작품의 수준은 정말 심각했다. 이 책만 본다면 작가의 맨 부커상, 노벨문학상 수상이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평소 같았으면 읽다 덮었을 테지만 다행히도 요즘 내가 맛이 가있어서 이런 뭐 같은 책도 아무 생각 없이 쭉쭉 읽어나갔더랬다. 고생한 나님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며, 이번 리뷰는 손가락 가는 대로 대충 써보련다.


부모가 실종된 후 상하이에서 영국으로 떠나온 소년의 이야기. 영국에서 나름 유명한 탐정이 된 그는 사교계 모임을 통해 인맥을 쌓고, 부모의 실종사건을 수사하고자 다시 상하이로 간다. 이렇게만 소개하면 무슨 추리소설, 스릴러소설인가 싶겠지만 전혀 그런 장르가 아니다. 그리고 수사에 대한 장면은 내 기준으로 제로에 가깝다. 절반은 주인공의 유년시절 회고록이고, 절반은 현시점이지만 사건 및 수사와는 무관한 내용들로 가득 차있다. 뭔가를 장황하게 말하고는 있는데 그것들이 대부분 의미 없거나 불필요한 내용이어서 내용 파악이 잘 안된다. 스토리에 뼈대가 없는 데다 진도는 더럽게 느리고 장면들은 좀처럼 시각화가 되지 않는다. 작품도 문제롭지만 이상한 번역도 한몫한다. 차라리 찬호박의 LA 시절 이야기가 더 재밌겠다 느꼈으니 말 다했다.


개인적으로 일본인 특유의 루즈하고 건조한 분위기를 안 좋아해서 ‘나쓰메 소세키‘나 ‘마쓰모토 세이초‘ 같은 일본 거장들의 책을 잘 안 읽는데, 이 책에 비하면 다들 양반이었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영국에서 자랐음에도 어째서 이런 분위기의 글을 썼을까. <클라라와 태양>에서 보여준 동서양의 결합된 감성이 작가의 전매특허라고 생각했거늘, 그런 매력은 온데간데없고 이렇게 대실망을 안겨줄 수가 있나. 내가 지금 괜히 트집 잡고 불평하는 것이 아니다. 내용이랄 게 있어야 비평을 하든가 말든가 하지, 뼈대도 없는데 살도 이상한 살만 잔뜩 붙여놔서 정체성을 모르겠다. 해석하기 난해한 현대음악 같은 장르랄까. 


그렇게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모를듯한 내용만 나오다가 후반부에는 정신 좀 차렸는지 사건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필요한 살들로 분량만 늘려놔서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부모 찾으러 상하이까지 와놓고 유부녀와 눈 맞아서 귀국하겠다는 생각은 도대체 말이야 방구야? 부모 찾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자신과 남들에게 여러 번 강조해놓고 여자 때문에 그냥 갑자기 수사를 포기한다? 원아웃. 상하이를 뜨기 직전에 부모가 있을만한 장소를 알게 되어 여자를 버려두고 목적지로 향하는 주인공. 태세 전환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참 줏대 없는 팔랑귀 같아서 투아웃. 그 장소가 전쟁 위험지역이라 지휘관이 접근 못하게 막았는데, 동행인들까지 동원시켜서 안내해달라는 이 남자. 죽을지도 모르는 동행인들의 목숨보다 제 사건이 최우선 인양 급발진해서 침 튀겨가며 지휘관에게 떼쓰는 모습에 쓰리아웃. 어쩜 이렇게 호감이 1도 안 생길 수가 있을까.


막바지에 가서 부랴부랴 정리하느라 바쁘다. 부모의 실종과 집안 내막을 알게 되고, 어렸을 때의 일본인 소꿉친구를 조우하고, 자식을 못 알아보는 모친을 만나고 등등. 급 전개로 많은 것이 생략되었고 그래서 뜬금없는 기승전결이 되어버렸다. 상하이에서 살던 주인공이 영국으로 가서 유명한 탐정이 되어 옛 고국으로 돌아온 이 내용은, 일본에서 태어나 영국에 가서 유명 소설가가 된 저자를 말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자전소설이라고도 하겠는데, 서양인의 주인공보다는 동양인의 소꿉친구 아키라가 저자와 더 닮아있지 않나 생각된다. 똑같이 외국 땅에 있으면서도 아키라는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외국인의 신분과 일본인의 정체성 사이에서 근심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아키라의 분량은 매우 적지만 그 친구가 없었다면 이 작품은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었을 거라고 본다.


주인공도 일찍이 고아가 되고, 그가 커서 고아인 소녀를 입양하고, 좋아했던 여인도 고아였다는 점에서 ‘고아‘에 어떤 중점을 둔 것처럼 생각되나, 막상 읽어보면 제목이 내용에 별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가족을 되찾고 싶어 하는 주인공과 정반대인 입양 소녀가 한 가족이 된 점도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만약 이 책이 이시구로 같은 이민자들의 정체성을 위해 기록한 거라면 대 실패라고 말해주고 싶다. 와닿는 게 하나도 없었으니까. 비록 실망은 했지만 이 책이 유독 이시구로만의 감성이 약한 편이라고 하니까 넘어가 주겠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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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19 12: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넘 힘드실때는 책보다
휴식!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해피 추석~


∧,,,∧
( ̳• · • ̳)
/ づ🌖

물감 2021-09-19 13:57   좋아요 2 | URL
ㅎㅎㅎ스캇님도 메리 추석!

새파랑 2021-09-19 15: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시구로 책 한창 볼때도 이 책은 안읽었는데 별이 2개 군요 ㅜㅜ 그래도 별 2개 작품도 정성스럽게 리뷰 써주신 물감님의 열정에 👍

물감 2021-09-19 15:28   좋아요 2 | URL
근데 또 저만 평점이 낮은것 같던데요ㅋㅋㅋ 여튼 짜증나서 최근에 나온 리커버 에디션 다 질렀습니다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9-19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시구로 샘의 책 중에서
이 책이 가장 별로가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대가의 책이라고 해서 모두 좋
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감 2021-09-19 19:36   좋아요 0 | URL
나름 인간미 있는 거 아닌가 싶다가도, 좋고 나쁨의 갭이 너무 커서 좀 거시기합니다. 여튼 저도 공감이요!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 제14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은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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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는 남녀 연애 심리를 전문으로 다루는 채널이 되게 많다. 온갖 경험으로 무장된 그들의 막힘없는 멘트는 죄다 맞는 말 같고, 그들의 코칭대로만 하면 얼마든지 이성을 공략할 수 있을 것처럼 들린다. 근데 또 길거리 인터뷰를 하는 연애 채널을 보면 생각이 바뀐다. 인터뷰를 보면 자신의 이성 타입이나 연애관이 정말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튜버들의 말을 맹신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말씀. 사람들의 말을 종합해본 결과, 좋은 이성의 조건은 내게 꽂히는 포인트를 가진 것이다. 그 포인트는 생선 뼈를 기막히게 발라내는 젓가락질이 될 수도 있고, 휴먼굴림체를 똑같이 따라 쓰는 손글씨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상대방이 유독 중요시하는 것을 갖춘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호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위의 조건은 소설을 읽을 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우유부단한 인물을 좋아하는 독자도 있고, 답답한 고구마 전개를 좋아하는 독자도 있고, 음울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독자도 있다. 뭐가 됐든 본인 취향에 맞으면 좋은 작품인데, 나는 인물이 적고 무대가 좁은 작품이 취향이다. 그 한정된 설정 속에서 쭉쭉 뽑아내는 재미와, 그걸 해내는 저자의 감각을 미친 듯이 좋아한다. 아 그냥 심플한 게 최고입니다요. 이번에 읽은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는 내가 좋아하는 조건을 골고루 갖춘 나이스 한 작품이다. 수상 타이틀에 납득이 가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겄네. 취얼쓰!


삼 년째 레트리버와 둘이서 전국여행 중인 한 남자. 그가 하는 일은 여행하며 만난 이의 집 주소로 손편지를 써보내는 것이다. 아무한테나 답장이 오는 대로 여행을 끝낼 참인데 아무도 그에게 편지하질 않아 오늘도 방랑하고 있다. 마치 답장을 받고 싶어서 편지를 쓰는 것만 같은 이 남자. 어쩌다 그는 편지에 집착하게 된 걸까. 멀쩡한 집을 놔두고 사서 고생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정처 없이 떠도는 생활도 여행이라 볼 수 있나? 아무튼 여행이란 보통 뭔가를 얻기 위해 가는 건데 이 남자는 현실을 도피하려 집을 나섰다. 그가 가족들에게 쓰는 편지 내용으로 가족관계와 자신의 과거를 소개하고 있다. 유능한 형제들 사이에서 미운 오리 새끼였던 주인공은 집을 나오자 발작 증세가 멈췄고, 달고 살았던 말더듬도 점차 고쳐지게 되었다. 그래서 조부가 키우던 개를 데리고 세상으로 도피했다. 집 밖이 집안보다 편하다는 이유로 삼 년간 떠돌았다는 게 좀 무리수 같지만 그냥 넘겼었는데 여기에 엄청난 비밀이 숨어있었다. 종이 편지만 쓰는 그의 아날로그 방식도 그저 개인 취향일 뿐이라고 생각했거늘 이런 훼이크를 쓸 줄이야. 이 정도 내공이면 장르소설을 쓰셔도 되겄다. 


남자를 따라다니는 여작가의 설정도 볼만하다. 자신이 쓴 소설을 직접 팔고 다니는 황당한 그녀. 그러나 마케팅에는 조금도 재능이 없었고, 아이러니하게도 말더듬이 주인공이 유창하게 책을 낭독하여 손님을 끌어모은다. 늘 혼자가 편했던 그녀는 누군가와 같이 뭔가를 한다는 것을 못 견뎌했는데, 주인공을 만나면서 그 철벽이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매일 밤 호텔방에서 소설을 쓰는 그녀와 손편지를 쓰는 남자. 성향이 달라도 입장은 비슷했던 이 둘은 각자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로 인해 갇혀있던 생각과 고정관념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된다. 


전개 방식과 연출도 훌륭하지만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가장 흥미롭다. 책을 읽게 하려면 궁금해야 한다는 작중 내용이 있는데, 그 말대로 작가는 계속해서 주인공을 궁금하게끔 만든다. 대인기피증 때문에 앞가림 못하던 그가 알고 보니 멀쩡하게 사회생활하던 때가 있었고, 심지어는 누군가와 연애하던 시절도 있었다. 또한 자신의 유일한 장점인 기억력을 활용해서 남들에게 인정받기까지 했었다. 작가는 이렇게 반전 매력을 살살살 흘려가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주인공의 의외성이 독자들을 야금야금 따라오게 만들고, 개와 여자의 양념으로 밋밋할 수 있는 상황을 맛깔나게 살려냈다. 독자를 홀리는 작가의 피리 연주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 어쨌거나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일로 여행을 중단하고 그만 헤어진다. 삼 년 전과 하나도 바뀌지 않은 이 남자. 정녕 그간의 여행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일까. 


남들에게 귀가하면 주로 뭐 하냐는 질문을 자주 한다. 여기서 가장 먼저 나오는 대답이 곧 상대방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장 마음 가는 그것이 그 사람을 숨 쉬게 해주고 있을 테니까. 이런 탈출구가 사람마다 다른데 그것이 이 책의 주인공에게는 편지였던 것이다. 말더듬이가 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손편지였다. 그는 자신의 방식과 신념대로 세상과 소통하며 스스로를 구원했다. 아 진짜 취향 제대로 저격당했다. 이런 사람 냄새가 나는 이야기들이 꽉 막힌 세상을 움직이고 변화시켜준다고 생각한다. 간만에 아날로그 감성이 솟아나는 기분 좋은 독서였다. 다시 한 번 취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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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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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평을 쓰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다양한 시각과 관점의 글을 쓰고 싶었고, 그래서 좋은 책 나쁜 책을 따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훈련들은 내 글쓰기에 확실한 도움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나와 안 맞는 책을 읽을 때의 에너지 소모도 심해서 독서활동을 지치게 만든다. 이제는 건강한 독서생활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실패가 없는 책을 골라야 한다. 여기에 따른 나만의 책을 거르는 기준이 있는데 일단 추천 도서, 신간 도서, 베스트셀러는 패스한다. 이것만 해도 실패 확률이 매우 낮아진다. 반대로 책을 고르는 기준은 없다. 그때그때 끌리는 책이 있으면 검색해보고 평이 나쁘지 않다면 그냥 읽는다. 쓰고 보니 뭔가 대중없어 보이지만 이렇게 해서 슬럼프 없는 독서를 오래오래 유지하고 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고.


필립 로스와는 이번이 첫 만남인데 어쩌다 보니 마지막 작품을 읽게 되었다. <네메시스>는 소아마비라고 불리는 폴리오 바이러스가 미국에 퍼진 이야기이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와 함께 코시국에 제격인 작품이다. 간략히 소개하면 폴리오가 유행하자 감염된 아이들이 하나둘 죽는다. 아이들의 놀이터 감독인 주인공은 죽은 아이들이 제 탓인 양 괴로워한다. 그는 애인의 권유대로 타 지역에 가서 학생캠프 담당 직원이 된다. 곧이어 타 지역에도 폴리오가 나타나자 혹시나 싶어 검사받아본 주인공. 결과는 양성이었다.


이런 실화 바탕의 작품은 확실한 재미를 보장하나, 뻔한 전개라서 독창성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그 말인즉슨 분석도 비평도 할게 없어서 리뷰할 맛이 안 나기 때문에 대충 쓰더라도 봐주시길. 네메시스의 뜻은 천벌이다. 신이 내리는 벌을 인간이 무슨 수로 피해 갈까. 폴리오가 낳은 삶의 변화는 굳이 말 안 해도 잘 알 테다. 그토록 가깝던 사람들은 남남이 되었고, 꿈을 위한 노력들은 허송세월이 되었으며, 이제 당연한 것들은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었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신을 향한 주인공의 원망은 끝이 없었다.


주인공도 남들처럼 군인이 되어 전쟁터에 나가고 싶었다. 허나 시력이 나빠서 군인이 될 수 없었고, 전쟁이 한창인데 자신만 평안한 듯하여 가시방석이다. 그만큼 영혼을 다해 아이들을 감독했지만 폴리오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죽어가는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멘탈이 나간 그는 애인이 있는 타 지역으로 도피한다. 날씨도 좋고, 폴리오도 없고, 미래도 보장되는 그곳은 완전한 에덴동산이었다. 그런데 그가 오고 나서 폴리오가 생겼으니 이 얼마나 멘붕이겠는가. 안 그래도 이전의 아이들을 버리고 왔다는 생각에 죽을 맛이었는데, 이제는 자신이 슈퍼 전파자가 되어 모두를 공포에 몰아넣은 것이다. 신은 무엇 때문에 바이러스를 만들었는가. 왜 이 사태를 멀리서 보고만 있는 것인가. 어째서 모두에게 공평한 삶을 허락하지 않은 것인가. 이 모든 게 신한테 책임을 전가해야만 하는 이유였다.


병에 걸리고서 애인을 밀쳐내는 주인공이 참으로 애잔했다. 나 같아도 그랬을 것이다. 자신을 강인한 남자로 키워준 조부의 은혜에 보답하려 군인이 되고자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그 뒤로 자신을 남자답지 못하다는 생각 속에 가두고 살았다. 그런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자다운 결단과 행동을 한 것이고, 그것은 전쟁터에서 팔다리를 잃은 것보다 더한 아픔이었다. 그는 더 이상 천벌을 내린 신을 원망하지 않는다. 병을 옮긴 스스로를 벌하고 고통 중에 살아갈 뿐이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준 책이지만 어째 나는 주인공의 순애보만 기억에 남는다. 작가가 왜 이런 이야기를 마지막 작품으로 장식했는지 알 것도 같다. Rest in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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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9-01 23: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 유명한 필립로스.. 아직 못 읽어봤어요. 딱 요즘 코로나시국 이야기 같네요!!

물감 2021-09-01 23:44   좋아요 4 | URL
저도 아무 정보없이 읽은건데 딱 지금과 닮아있는 내용이었어요. 가독성도 좋으니 언젠가 도전해보세요ㅋㅋ

새파랑 2021-09-02 07: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물감님의 책 거르는 기준이 인상적이네요 ㅋ 저도 책 읽기 전에 실눈뜨고 평을 봅니다 😅 책 내용은 정말 코시국에 딱 맞네요~!

물감 2021-09-02 07:22   좋아요 2 | URL
저처럼 다독가가 아닌 사람들한테만 쓸모있을 겁니다...ㅋㅋㅋ근데 왜 페스트만 뜨고 이책은 주목받지 못한건지 의아하네요🙄

다락방 2021-09-02 07: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땡스투 하겠습니다. ㅎㅎ

땡스투가 뭐냐면요,
다른 분의 리뷰나 페이퍼를 읽고나면 본문의 오른쪽 하단에 <♥Thanks To>라는 표시가 있잖아요? <좋아요>의 옆에 옆에 옆에요. 제가 이 리뷰를 읽고 땡스투를 누르고 이 책을 구매하면, 이 책의 1%에 해당하는 적립금이 물감님에게 지급됩니다. 이 책의 정가가 13,800원이니 물감님께 130원이 적립되는 것이지요. ‘네 리뷰를 읽고 이 책을 읽고 싶어졌어, 고마워~‘ 의 의미랄까요. 후훗.

그러니 부자되시는 건 시간문제... 두둥-

땡스투 적립금은 <나의 계정>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공쟝쟝 2021-09-02 08:14   좋아요 2 | URL
좋은 리뷰에 나타나는 땡스투 요정님… 🥺

붕붕툐툐 2021-09-02 08:15   좋아요 2 | URL
오~ 궁금했던게 다 해소되네용~ 역시 다부장님!!😍

물감 2021-09-02 09:59   좋아요 1 | URL
아 본적은 있었는데 그런 기능인지 첨 알았네요!
그럼 우리끼리 서로 리뷰마다 땡투 해주면 되겠군요ㅋㅋㅋ
정보 감사합니다 ^^

붕붕툐툐 2021-09-02 08: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감님의 슬럼프 없는 독서는 다 고양이들 덕이라 생각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문장 강렬했습니다! 저도 필립 로스 읽을 작가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걸 첫책으로 갈까 봐요~😊

물감 2021-09-02 10:06   좋아요 0 | URL
오히려 고양이는 독서를 방해하는 존재에요 ㅋㅋㅋ
직접적인 방해도 있지만, 놀아주다보면 독서할 시간이 부족해요 ㅋㅋㅋㅋ

이 책으로 필립 로스를 입문하셔도 괜찮을 듯 합니다.
내용도 복잡하지 않고 가독성 좋아요 ㅋㅋㅋ

coolcat329 2021-09-02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메시스가 천벌이란 뜻이군요.필립 로스는 책은 몇 권 가지고 있는데 딱 한 권만 읽어봤어요. 이 책도 찜해두겠습니다~

물감 2021-09-02 18:19   좋아요 0 | URL
쿨캣님 리뷰 기다리겠사와요ㅋ
 
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 열린책들 / 199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치킨 부위 중에 퍽퍽 살을 제일 좋아한다. 계란은 노른자만 좋아하고, 카스테라도 음료 없이 잘 먹는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이런 식성을 말해주면 다들 놀라워한다. 아니, 취향 존중이라는 말도 있는데 뭘 그거 가지고 심해어 보듯이 미간을 구기냐 그래. 사람들은 타인의 이상함을 느낄 때면 자동적으로 자신이 정한 평범함의 범위와 저울질을 한다. 그 저울이 기울어지면 어떤 경고등이 켜지면서 선입견을 가지게 된다. 누구나 타인에게 이해받길 바라면서 정작 타인을 이해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근데 반대로 생각해보자. 내가 정해둔 범위가 좁아서 정상인도 문제 있다고 보는 건 아닌지를. 이번에 읽은 <좀머 씨 이야기>의 좀머 씨도 평범하지 않은 인물이다. 그리고 유일하게 선입견이 없는 한 소년이 좀머 씨를 소개한다.


좀머 씨는 온종일 쉬지 않고 마을 안팎을 걸어 다니는 워크맨이다.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았고, 늘 걷는 중이었으며,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좀머 씨를 투명인간처럼 인식했다. 폭우가 내리던 어느 날, 비를 맞던 좀머 씨를 보자 소년의 부친은 그를 차에 태우려고 한다. 끈질긴 요청에 못이긴 워크맨이 겨우 하는 말, 나를 제발 좀 놔두시오!


다 그렇듯 나도 <향수>로 쥐스킨트를 알게 되었다. 그 쫀득쫀득한 스릴러 작품을 썼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좀머 씨 이야기>는 매우 잔잔하다. 두 작품의 온도차가 워낙 커서 작가가 지킬 앤 하이드처럼 느껴진다.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홍철 없는 홍철 팀‘이라고 있었는데 이 책이 딱 그 느낌하고 비슷하다. 분명 좀머 씨에 대한 내용 같은데 화자가 따로 있고, 좀머 씨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어쩌다 한 번 소년의 사고 전환을 돕는 촉매제가 돼주었을 뿐이다. 그렇게 병풍 같은 좀머 씨는 소년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피아노 쌤한테 잔뜩 깨지고서 나무 위에 올라가 뛰어내리려던 소년은, 마침 그 밑을 지나던 좀머 씨를 보고 정신을 차린다. 아무 일면식도 없는 워크맨이 소년의 자살을 막은 셈이었다. 몇 년 뒤 좀머 씨의 행방불명으로 마을이 소란스럽던 날, 소년은 호숫가에 들어가는 좀머 씨를 발견하고 그대로 얼어버린다. 자신의 자살을 막아준 그를 도울 차례였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나를 제발 내버려달라는, 좀머 씨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기 때문에.


쥐스킨트는 문학 수상까지 거절하고 은둔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향수>에서도 주인공의 은둔생활 씬이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대놓고 은둔형 캐릭터를 내세우고 있다. 작가는 좀머 씨를 통해서 자신의 심정을  대변하였다. 제발 나를 찾지 말아달라고. 좀머 씨가 전쟁을 겪은 뒤로 두려움을 피해 다니는 도망자가 된 게 아닐까 하는 역자의 말이 맞다면, 작가의 은둔 생활 또한 이해가 된다. 이런 배경을 모른다면 누구라도 쥐스킨트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겠지. 또 그처럼 범상치 않은 타인을 보면 저울질을 하고 레드카드를 내밀겠지. 그래 뭐,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이해하진 못해도 안 좋게 생각하지는 말자. 물론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내가 닭 가슴살을 좋아하는 게 문제 될 건 없잖아? 오히려 나랑 치킨 먹고 싶다는 사람이 더 많은데, 서로 다른 취향이 좋을 때도 있으니까 좋게좋게 삽시다. 기승전 치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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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26 21: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좀머씨 이야기를 먼저 읽고 향수를 읽었었는데 그게 일반적인건 아니었군요 🙄 물감님하고 치킨 먹으면 행복할거 같아요 😆 역시 치킨은 👍

물감 2021-08-26 21:34   좋아요 4 | URL
치느님 만세입니다ㅋㅋㅋ

coolcat329 2021-08-26 21: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좀머씨, 향수 둘 다 읽었는데 좀머씨는 기억이 안나고 향수는 저는 이상하게도 참 재미가 없었습니다. 물감님 글 읽으니 희미하게나마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 좀머씨와 나를 내버려달라던 그 말은 기억이 나네요.

근데 참 반갑습니다. 저도 닭가슴살을 제일 좋아해서 닭볶음탕 만들 때 닭한마리 닭가슴살 한 팩을 추가로 넣는답니다. 저는 닭다리가 젤 맛없고 닭날개는 가슴살과 동급으로 좋아합니다.ㅋㅋ

물감 2021-08-26 21:58   좋아요 4 | URL
두 권 다 스토리 자체가 재밌는 건 아니더라고요. 향수는 전개 방식이 신선해서 좋았고, 이 책은 존재감 없는 사람도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퍽퍽살 동지 만나니 반갑네요! 최소 배우신 분! ㅋㅋ 근데 저는 모든 부위를 잘 먹습니다요.

scott 2021-08-27 0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혹쉬 냥이 집사여서 퍽퍽한 부위만 드시는거 아님 ??ㅎㅎ

냥이들 사진 시즌 🤞
올려 주삼 3333


붕붕툐툐 2021-08-27 00:48   좋아요 3 | URL
냥이 2탄 저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슘다~ㅎㅎ

물감 2021-08-27 10:19   좋아요 1 | URL
ㅋㅋㅋ어릴때부터 그 식성이라서 고양이들 때문은 아닙니다.

그리고 1탄이 생각한 것 보다 반응이 없어서 2탄은 음... 아직 계획이 없어요...ㅋㅋㅋ

붕붕툐툐 2021-08-27 00: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얼마 전 <좀머씨> 작가와 <향수> 작가가 같은 사람인 걸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물감님과 치킨 먹고 싶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물감 2021-08-27 09:33   좋아요 2 | URL
동요와 헤비 메탈의 갭이라고나 할까요, 여튼 저도 깜놀했어요🙄
툐툐님 대기번호는 49517 번 입니다. 물감과의 치킨 데이트를 신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1-08-27 11: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기승전 치킨 🍗
전 <좀머씨>와 <향수> 읽고 쥐스킨트에 빠져서 <콘트라베이스>, <비둘기> 등 여러권 찾아 읽었던 때가 있습니다. 눈앞에 잡힐 것 같은 묘사가 탁월한 작가 같아요. 은둔자라 요즘 코로나시대에 딱이네요..^^

물감 2021-08-27 20:12   좋아요 1 | URL
헤르만 헤세와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라 하더라고요. 어쩐지 저는 헤세보다 쥐스킨트 작품에 관심이 더 가요. 특히 저는 아싸들을 좋아하거든요ㅋㅋ

페크pek0501 2021-08-27 1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계란 노른자가 더 좋았는데 이젠 흰자가 더 좋더라고요. 저는 다 먹어요. ㅋ
저도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쓴 적이 있는데 내용이 좀 싱겁다고 생각했어요. 끝은 어처구니 없다고나 할까요? 그게 신선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책보다 <콘트라바스>가 더 흥미로웠어요. ^^

물감 2021-08-27 20:17   좋아요 2 | URL
확실히 싱거운 맛이 있죠. 뭔가 뼈대없는 내용같기도 하고요ㅋㅋ근데 이상 하게 흡인력이 있어서 별생각없이 쭉 읽게되더라고요~
저는 계란 흰자가 아무 맛이 안나요... 무맛이랄까요. 그래서 스크램블로 먹어요ㅋㅋ

다락방 2021-09-01 1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저랑 치킨 드시면 사이 돈독해지겠어요. 저는 다릿살과 날개를 좋아합니다. 흠흠.

물감 2021-09-01 17:26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다락방님. 잊지 못할 첫 댓글이네요 ㅎㅎㅎ
퍽퍽살 빼고 다 드릴테니 저랑 치킨 데이트 해주십시오 ^^

다락방 2021-09-01 14:45   좋아요 1 | URL
둘이서 치킨 두 마리. 콜?

물감 2021-09-01 17:12   좋아요 0 | URL
콜콜. 좋아요 ㅋㅋ

다락방 2021-09-01 17:19   좋아요 1 | URL
실례지만, 귀여우셔요. ☺️

물감 2021-09-01 18:59   좋아요 0 | URL
저 이런 멘트에 약한데...👉👈
감사합니다ㅋㅋㅋ

공쟝쟝 2021-09-01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기.. 저도 퍽퍽파.. 노른자파... 우리 함께 치킨을 먹을 순 없겠지만^^(!) 하지만 내적 친밀감은 상승!

물감 2021-09-01 18:15   좋아요 1 | URL
ㅋㅋㅋ이렇게 캐릭터 겹치면 저는 퍽퍽살 양보합니다요. 그러니까 공쟝쟝님도 저와 치킨을...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