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하이든
사샤 아랑고 지음, 김진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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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하는 소설마다 대박 터뜨리는 유명 소설가 헨리 하이든. 그러나 작품들은 전부 천재적 재능을 가진 그의 아내가 쓴 것이었다. 이후 출판사 편집장과 외도 후 임신까지 시킨 주인공은 사고를 가장하여 조용히 끝내기로 하는데 사고로 죽은 것은 그의 아내였다. 이제 소설가의 삶은 마침표를 찍었고, 서둘러 아내의 죽음을 수습해야만 한다.

작가는 뭔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 주인공의 개과천선? 경찰과의 술래잡기? 내용들이 다 따로 놀고 있어서 파악이 전혀 안됨. 하이든을 캐려던 남자는 등장하자마자 사고로 환자가 되지를 않나. 경찰이 동원되고도 수사나 추리 장면은 다 빠져있지를 않나. 끝에 가서는 갑자기 폭풍이 불어오지를 않나. 아 진짜 스토리 라인이 뭐 이따구입니까.

이 책은 장르소설에서 윤활제 역할을 하는 ‘위기감‘이 빠져있어 콜라 없이 먹는 닭 가슴살처럼 목이 멨다. 그래서 무게감 있는 문장도 가볍게 느껴지는 역효과만 내었다. 스릴러를 많이 읽다 보면 이 정도는 모던스릴러로도 못 쳐주는 게 타 소설과 내용도 겹치고 굴곡 없이 무난했으며, 이렇게 등장인물이 적은 소설은 주조연의 상징이 확실해야 하는데 얘는 뭐 하러 만들었을까 싶은 엑스트라가 다수였다. 저자가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라는 게 더 스릴 있겠네.

자 이제 냄비 받침대로 쓰면 딱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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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묘점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욱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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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추리문학 창시자 대표로써 죽기까지 1000 여편의 작품을 썼다고 한다. 다카기 아키미쓰나 마쓰모토 세이초나 건조한 문장을 즐겨 쓰는 것으로 보인다. 이 거장들의 작품을 겨우 한 권만 봐서 이렇다 저렇다 논하긴 뭐하지만.


암튼 고전이라는 기대에 비해 무게감이나 깊이감은 많이 아쉬워 보인다.특히 범인에 대한 장면은 너무 부족하고 주인공끼리 끙끙거리는 분량이 전부였다. 아니, 용의자들을 전부 부재시켜놓으면 이건 뭐 모노드라마 보라는건가. 어째 스케치만 해놓고 색칠은 안한 흑백그림을 본 기분이다.

한 작품이 고전작이 되기도 하고 올드작이 되기도 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내가 본 일본 고전은 너무 트릭위주인데다 설명조여서 대개 밋밋하다. 게다가 스릴이란게 아에 없으니 이건 완급조절이고 뭐고 끝까지 건조하다. 음. 나는 일본 고전과는 맞지 않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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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8-03-04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츠모토 세이초의 책들 거의 일드로 봤어요
근데 책으로도 읽어보고프긴 해요

물감 2018-03-04 18:25   좋아요 1 | URL
다른 책들도 이 책 분위기라면 영상이 더 재미있을거 같은데요. 몇 권 더 읽어봐야겠어요😑

[그장소] 2018-03-04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쓰모토 세이초의 책은 모래그릇 부터 권하고 싶어요 . 그 책을 읽고 나면 이 작가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게 될거라고 생각하고요 .

물감 2018-03-04 22:19   좋아요 1 | URL
모래그릇이 메인작인가요?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해요!

[그장소] 2018-03-04 22:41   좋아요 1 | URL
잠복도 있고 짐승의길도 검은 수첩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모래그릇을 저는 최고로 생각해요 . ^^

samadhi(眞我) 2018-03-13 0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짐승의 길」만 읽어봤는데 별로라 친구네 책장에 기부했지요. 다른 것들은 드라마로 봤어요.

물감 2018-03-13 07:27   좋아요 0 | URL
글맛이 없으면 작품성이라도 있던가 해야하는데 이 책은 둘다 없더라고요. 두권 더 보고 삼진아웃이면 안녕해야겠습니다.
 
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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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반찬은 맨 마지막에 먹고 싶어서 사고도 한참뒤에 읽은 책인데 내가 너무 많이 기대를 한 걸까... 엄청난 임팩트는 없었다. 여하튼 작가의 가장 유명한 대표작품이다. 천재 물리학자와 천재 수학자의 살인사건 진실을 밝혀내는 대결이다. 아무도 풀지 못할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이미 초반에 범인은 나오지만 범인의 완벽한 알리바이와 트릭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번 사건은 인간의 고정관념을 노리고 인용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답을 알아내고서도 부정하고 싶은 유가와의 모습은 가히 인간적이었다. 그 날카롭고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듯한 성격도 이런면이 있다니. 그리고 한사람을 이렇게까지 헌신적으로 사랑할수도 있다니. 이번 책은 사랑에 대한 인간의 순수함을 독자에게 전한다.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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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8-03-04 1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드로 봤어요~~

물감 2018-03-04 18:14   좋아요 0 | URL
영화말고 드라마도 있어요?
진짜 인기가 대단하군여..

秀映 2018-03-04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영화였네요 ㅋ 헷갈렸어요
갈릴레오 시리즈가 일드고

물감 2018-03-04 18:28   좋아요 0 | URL
ㅋㅋ일본 영화 드라마 마니아신듯 good

samadhi(眞我) 2018-03-13 0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 저는 다 그렇더라고요. 질려요.

물감 2018-03-13 07:19   좋아요 0 | URL
작가가 이과 출신이라서 글에 무게나 깊이가 약한 느낌을 여러번 받습니다. 그래서 책 슬럼프 기간에만 봐요. 가독성 하나는 좋아서요😐
 
네버 룩 어웨이
린우드 바클레이 지음, 신상일 옮김 / 해문출판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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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우연히도 최근에 읽었던 <나를 찾아줘>와 너무 비슷하다. 어느 날 실종된 아내. 용의자로 지목된 남편. 몰려드는 기자들. 변호사 선임. 그래서 리뷰도 비슷해질 테니 줄거리는 패쓰. 밀실 살인만큼이나 뻔하고 진부한 소재인데다 늘 가족 소설만 써서 이젠 좀 지겨워진 작가이다. 맛집도 어쩌다 가야 맛집이지, 자주 먹으면 질린단 말씀.

장르소설을 읽다 보면 경찰과 변호사의 추리 패턴을 발견하게 되는데 경찰은 증거만 가지고 단서를 연결 짓고, 변호사는 증거 이외의 것들로 퍼즐을 맞춘다. 이렇다 보니 경찰은 늘 무능하다는 이미지일 수밖에 없고, 변호사는 비용 값을 하는 신뢰의 아이콘이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한 번 삘 꽂힌 경찰의 수사는 절대 바뀔 생각이 없으며, 독자는 경찰의 무능함에 또다시 깊은 빡침을 느낄 수 있다.

솔직히 별 4개까지 줄 정도는 아니었는데 후반부에서 모든 조각들이 척척 맞아들기 시작하면서 아 이건 점수를 안 줄래야 안 줄 수가 없었으니, 뿌렸던 씨앗은 모두 꽃이 피고 열매가 되었으며 그 열매들도 모조리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부한 구석도 많았지만 나름 스릴러의 필수조건은 착실하게 지켰다고 본다. 전에 읽었던 <사고>보다 재미있긴 한데 뒤표지에 있는 스티븐 킹의 감상평은 걸러내도 될 듯하다.

여담인데 이제 킹 선생의 코멘트는 오히려 작품의 기대치를 떨어지게 만든다. 돈 받고 글 써주는 댓글 알바 냄새가 난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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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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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B급 욜로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세 번째 소설이다. 요나손 만의 문학 세계는 거하게 약 빨고 쓴 듯한 느낌이 강해서 어딘가 병맛 같은데도, 읽다 보면 ‘이걸 이런 식으로 풀어가?‘ 싶은 작가의 참신한 똘끼가 온갖 단점을 커버해서 전 세계 독자들마다 ‘역시 요나손이야‘ 하고 무릎을 치는 게 아닌가 싶다.그래서 그에 걸맞게 병맛같은 리뷰를 정성스럽게 써볼까 한다.

허름한 호텔 접수원으로 살아가던 흙수저 페르손은 갓 석방된 늙은 킬러 안데르스와, 살짝 나사 풀린 목사 요한나를 만나게 된다. 이 오합지졸은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동맹 비슷한 걸 맺고서, 은퇴한 킬러를 내세워 청부살인 사업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다. 그러다 킬러가 예수님을 믿게 되어 파업을 선언하는데 참 웃긴 게 킬러는 착하게 살기를 원하고, 목사는 악하게 살도록 권하는 아이러니. 간도 크신 삼인조는 조폭들에게 사기치고 튀는데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걸까?

제목만 보면 킬러가 주인공인데 진짜 주인공은 두 친구이다. 사실 셋 중에 누가 주인공을 해 먹든 전혀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이건 마치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리더는 아이들이었고,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보컬은 얼굴들이었다는 기분이랄까. 여하튼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나는 이런 병맛 글이 너무 좋아.

요나손의 유머 패턴은 대략 이렇다. 문제를 던져서 어두운 상황을 연출하고, 넌센스 말장난으로 가볍게 해결한다. 이 책은 은혜로운 성경 구절들이 온갖 블랙 유머로 둔갑하기 때문에 성경을 모르는 분들은 유머에 공감하기 어렵지 않을까? 뭐가 되었건 요나손 사전에는 새드엔딩이란 없는 듯.

킬러의 믿음과 신앙심을 이용하여 종교사업을 차리는 장면으로 오늘날 부패한 교회들에 대한 풍자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한데 킬러 일당을 치려는 백작부부가 용병을 고용하지 않고 본인들이 직접 고생을 한다는 건 다소 무리한 설정이었음. 더군다나 뒷 세계 형님들이 목사에게 설득 당하는 건 더 말이 안 됨. 멍청한 조폭은 만화책에나 나오지, 요즘 조폭들이 얼마나 똑똑한데. 할 말은 정말 많지만 여기까지 써야겠다. 이대로 가다간 끝이 없겠어.

근데 이거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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