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미드나잇 스릴러
로저먼드 럽튼 지음, 윤태이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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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 12월부터 나도 작품을 쓰고 있는데 내 글이 인간의 심리를 다뤄야 하는 내용이 꽤 많아서 심리 스릴러 작품으로 공부하는 중이다. 책을 재미로 읽을 때와, 리뷰를 쓰기 위해 읽을 때와, 공부를 하며 읽을 때의 독서는 천지차이임을 요즘 절실히 실감하고 있다. 스릴러 장르에서 보이는 심리의 묘미는 과거에서부터 심어져있던 고통과 불안의 씨앗이 점점 자라서 현실과 부딪혔을 때라야 날 것 그대로의 맛을 볼 수가 있다. 그래서 스릴러소설의 주연들은 과거 상처에 매여있는 캐릭터들이 대부분이다. 그것을 알면 캐릭터들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참고가 된다. 이 책은 주인공의 일인칭 소설로써 편지를 낭독하는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제목처럼 자매에 대한 내용으로써, 아픔과 연민이 가득한 언니의 필사적인 몸부림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영국 작가의 여성 세계를 들여다본다.


여동생이 실종되었다. 주인공인 언니와 떨어져 살지만 매일매일 연락하는 친한 사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연락이 끊겼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뜻이었다. 실종신고 접수 후 수사 과정에서 동생이 임신 중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최근에 사산했다는 소식도 듣는다. 자신과 그렇게 친했는데도 이런 사실을 숨겨온 동생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마침내 동생을 찾았으나 칼로 손목을 긋고 자살한 상태였다. 모든 정황이 너무 확실하여 수사는 종결되었다. 언니는 동생이 절대 자살할 리 없다고 주장해보지만 모든 증거는 자살이 확실하다고 말한다. 아무도 주인공의 말을 듣지 않는 가운데 어떻게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본 작품은 주인공인 언니의 시점만을 기록하여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일인칭 소설은 화자의 말 외에는 타인의 입장이나 상황을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한 면이 있다. 그 모든 말들에 참과 거짓의 판단 여부도 확인이 어렵다. 여러 가지로 신경 쓸 점이 많은데 이게 또 일일이 다 신경 쓰다간 독자가 질려버리게 된다. 그 균형을 잡는 게 쉽지는 않았던지 이 작가도 썩 소화해내지는 못한 느낌이다. 이제 생각해보니까 유명한 일인칭소설들은 작가의 내공이 어마어마했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튼 이 책은 동생의 실종을 알리고 찾는 과정까지는 현재진행형인데, 동생이 발견된 후로는 과거 회상형이 되었다. 이미 죽었는데도 계속 동생한테 말을 거는 그 모습이 납골당에서 사진 속 고인에게 끝없이 주절주절 하는 것과도 같아서, 이제는 그만하라고 해주고 싶지만 차마 말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기분으로 읽었다. 그런데 누가 죽였는지에 대한 내용보다 남아있는 자신과 가족의 슬픔으로 힘겨워하는 내용이 더 많아서 좀처럼 진도가 나가질 않아 내심 답답했다. 그래도 이 답답한 구간만 견뎌내면 나름 읽을만하다. 그 구간이 좀 길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언니는 동생 없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런 생각을 하는 자체부터가 너무 이기적이었다. 동생에 대한 미련과 집착은 남은 가족과 지인들에게 고스란히 아픔을 안겨주었다. 항상 지지해주던 예비 남편도 떠나버리게 할 만큼 주인공은 동생 외에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던 사람이 죽어서 누구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동생 없는 자신은 아무 존재도 아니라는 말에, 이 얼마나 자존감 바닥치는 인생인지 참 안쓰러웠다. 어릴 적 남동생을 잃었고, 아버지가 집을 떠나버린 이런 배경들은 살짝만 건드려도 주인공을 무너지게 했다. 트라우마는 행복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바꾸어놓았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좁아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동생을 잃고 미쳐버린 언니의 모습은 누가 봐도 당연했다. 그런데 너무 과한 나머지 감정 이입은 되지 않았다.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어떤 만화작가의 인터뷰가 잠깐 생각나는데, 독자들이 주인공을 좋아하지 않거나, 서브 주인공을 더 좋아하게 되는 작품은 흥행했어도 실패한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이 책은 과연 어느 쪽일지...


진실의 조각이 발견될수록 주인공은 점점 더 흥분하는데 나는 오히려 건조하게 읽었다. 그래서 작가에게 미안했다. 주인공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사람들의 반응과 나의 반응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이게 다 독특한 플롯 방식 때문이다. 마침내 범인이 밝혀지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미 다 지난 일들을 들려주는 거라서 재미가 반감된다. 아무리 생생하게 말해줘도 과거에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흥분하지 않도록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어투이기 때문에 이 작품은 절대 파도가 몰아치는 법이 없다. 이런 것도 모던 스릴러라고 해야 하는 걸까? 그런 장르의 타이틀이 없었다면 아주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문학으로 남았을 텐데.


그나마 평타 치던 점수가 마무리 때문에 뚝 떨어져 버렸다. 주인공이 범인에게 묶이고 감금을 당하는데, 범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웃들이 찾아와 발견하고 끝났다. 응? 범인은 어떻게 됐다는 내용이 없다. 나름 빅 스케일의 범죄를 꾸미고 있었잖아? 근데 아무 설명 없이 이대로 끝내버린다고? 느낌상 후속편이 나올 것도 아니고, 갑자기 분위기만 싸해졌다. 예전 같으면 뭐 이따구야! 할 텐데, 이번엔 공부를 위해 읽은 거라서 생각보다 무난하게 읽었다. 뭔가 아량이 넓어진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참 기분 묘하군. 공부할 책이 너무 많아서 큰일이다. 아이고, 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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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것에 대한 분노
베키 매스터먼 지음, 박영인 옮김 / 네버모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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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제목에 끌려서 읽었다. 요즘 책들은 진짜 제목을 너무 잘 짓는다. 오랜만에 묵직한 스릴러 책을 발견했다. 그래서인지 평소 읽는 책들보다 분량이 적은데도 진도가 느려서 힘들었다. 은퇴한 FBI 59세 원더우먼의 네버엔딩 수퍼액션과 수다액션의 중간쯤 되는 작품인데, 이 정도 데뷔작이라면 아주아주 훌륭하다.


은퇴한 FBI 할머니에게 옛 동료가 찾아왔다. 66번 고속도로 살인사건의 연쇄살인범이 잡혔단다. 그 사건은 주인공의 현역 시절에 가장 큰 살인 사건이었다. 무엇보다 주인공의 후임이 납치 및 실종이 된 채 미제로 남은 불명예스러운 사건이었다. 붙잡힌 범인은 모든 시체의 장소를 알고 있었고, FBI만이 알고 있는 정보들도 알고 있었다. 누가 봐도 범인이 확실한데, 어째선지 주인공만 이 범인이 미덥지가 않다. 하여 뒷단에서 몰래 무허가 수사를 하는 주인공에게 갑자기 총알이 날아든다.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파트너인 담당요원이 갑자기 사건에서 빠진 뒤로 계속 연락 두절이 되는데 FBI는 규칙을 어기고 단독 행동을 했다며 나 몰라라 한다. 주인공은 담당요원의 행방불명이 과거 자신 때문에 실종된 후임과 오버랩되어, 진짜 범인을 밝혀내기로 한다.


뭔가 이상했다. 액션씬에도 흥분되지 않고, 심리전에서도 전혀 조마조마하지 않았다. 분명 설명도 디테일하고 필력도 좋은데 분위기는 쭉 무덤덤했다. 그러다 주인공이 한 남자와 치고받고 싸우다가 죽여버린 시점부터는 순식간에 고급 서스펜스 스릴러로 바뀐다. 정말이지 이 책도 전반전과 후반전의 온도차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저자가 기존의 액션/스릴러 작가와는 다르다고 느낀 게 상황을 마구 꼬아놓고 비틀어서 주인공을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걸 즐기는 것 같았다. 시련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주목할만한 장면이 꽤 많았는데, 특히 한순간의 판단 미스로 살인자가 돼버린 은퇴한 FBI의 심정이 대표적이다. 용의자를 죽인 멘붕으로 인해 온전했던 정신은 무너지기 시작했고, 실수도 연발하는 인간미를 보여준다. 동료들은 붙잡힌 가짜 범인만 보느라 진범의 유무는 생각조차 없어서, 이대로 자수해버리면 모든 게 물거품이 돼버린다. 우리의 실버스타는 애초에 수사권한이 없는 상태였었고, 그 협조 자격마저 박탈당했으나 자신을 위협하는 자들 때문에 이 수사에서 손을 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심정이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두 번째 포인트는 주인공 본인이 살인자라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의심받는 입장이 되니 주인공이 하는 모든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아무도 자신을 믿지 않는 가운데 고통만 더해진다. 근데 난 사실 좀 의아했다. 동료들이 주인공과 1~2년 일해본 것도 아닌데, 왜 다들 주인공이 하는 말들을 흘려듣는 걸까. 여하튼 살인사건을 숨기고 진범을 찾는데 이 과정에서 몰려드는 양심의 가책과, 남편에게 숨겨온 진짜 신분이 들통나서 사이가 틀어진 자괴감 때문에 멘탈이 계속 흔들린다는 설정이 퍼펙트했다. 그리고 살인을 숨기고 연기하는 자신이 살인자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을 아이러니하게 여기는 것도 참 볼 만 했다. 자신의 부자연스러움을 의심하는 옛 동료에게 고백할까 말까, 끝없이 망설이는 양심과의 싸움이 작품의 액기스라 하겠다.


세 번째 포인트는 적으로부터의 위협과 동료들에게 위협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진짜 뭣 같은 상황에서 행동파인 주인공이 두뇌파로 변해가는 장면이다. 아 물론 행동파라고 해서 아이큐 낮은 멍청이는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두뇌 플레이라는 말이 있잖아? 재밌는 건 행동파들의 두뇌 플레이는 탐정이나 프로파일러와는 다르게 직감과 본능으로 이루어진 다는 점이다. 예측불가한 그것이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가 아닐까 한다. 내가 너만큼은 잡고 죽겠다는 주인공의 완고한 집념! 우리는 흔히 이것을 간지 폭풍이라고 한다. 사실 비밀을 알아낸 주인공이 쫓기는 신세가 되는 작품은 얼마든지 널려있다. 그래서 매력적인 플롯은 아니지만 이 은퇴한 실버스타께서 보여주는 플레이가 모든 걸 커버한다. 다시는 노장을 무시하지 마라,는 눈빛도 쏴주면서 말이다. 이런 게 잘 빠진 캐릭터가 부실한 작품을 살리는 케이스이다. 이처럼 스토리가 부실해도 캐릭터만 잘 잡으면 무난하게 흘러간다.


야쿠마루 가쿠의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예를 들면 과거에 쌩양아치였으나 지금은 갱생한 주인공을 응원하기도 뭐하고 안 하기도 거시기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그러나 독자는 일단 응원하고 본다. 어쨌건 주인공이니까. 이 작품도 비슷하다. 아무리 악인이고 정당방위여도 FBI가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범죄이다. 게다가 사실을 묵인하고 범죄현장에 손을 댄 것 또한 중범죄이다. 그런데도 독자는 주인공의 생각과 판단과 행동을 내 일인 양 받아들이면서 읽게 된다. 왜냐? 주인공이 보여주는 엄청난 집념 때문이다. 이렇게 불타는 정의감은 독자들이 저절로 응원하게끔 만든다. 진짜 캐릭터 하나는 잘 뽑았다. 한 번만 쓰고 버리긴 아까운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시리즈물이었다.


죽어가는 것에게 느끼는 분노가 대체 뭘까. 절반의 분량이 넘어가도 제목이 이해되지 않았다. 주인공의 분노는 헐크마냥 세상만사에 뻗치고 있었고, 피해자들은 이미 죽은 마당에 죽어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겠더라. 그러다가 퍼뜩 깨달았다. 중요한 사람이 죽어가는데 그저 지켜보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분노를. 이 분노는 크게 세 번 나온다. 먼저는 가짜 진범이 총을 맞고 죽어가는데 그에게서 캐내지 못한 진실 때문에 느끼는 분노이다. 다른 하나는 죽은 후임의 아버지가 자살하는 모습을 보며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이다. 마지막으로 담당요원이 범인의 옆에서 죽어가는데 도와주지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 것에 대한 분노이다. 자신의 힘으로 통제가 되지 않아 절망하게 되는 모든 상황들이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였다. 그냥 내가 느끼기엔 그랬다.


다 좋았는데 진짜 범인의 정체는 다소 황당했다. 작가가 나름의 복선을 깔아두었지만 내가 받은 인상은, ‘겨우 그게?‘였다. 등장하는 장면도 짧은 데다 떡밥도 뒤늦게 나왔던 터라 어이없었지만, 이것도 잘 만든 주인공 덕분에 애교로 봐드렸다. 범인이 왜 살인자가 되었는지, 왜 범죄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 있으면 더 입체적이고 좋았을 텐데, 그런 게 없어서 아쉽다. 주인공한테만 매력을 몰빵하느라 악역에 신경을 못 쓴 건지 진짜 멋없는 캐릭터가 돼버렸다. 너무 주인공만 편애하는 것 아니오, 작가 양반? 이런 건 아니 되오. 스릴러 장르는 악역이 주인공만큼이나 중요합니다요. 늘 그렇듯이 1편은 다 용서해드리지만 다음부터는 악역에도 좀 신경 써주시길 바라바라바라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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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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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에 반했다. 내가 책을 쓴다면 이런 제목을 쓰고 싶다. 이 책의 기본 베이스는 인종차별 이야기로서 흑인 가정과 빈민가의 사람들이 외치는 목소리를 담고 있다. 왜 흑인 소설들은 다 어두울까. 그것은 지금도 흑인들이 놀림과 조롱거리가 되고 있어서 그렇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전 세계에 외치고 있다. 제발 작작 좀 하라고.


경찰이 반항하는 친구를 차에서 끌어내리더니 총으로 쏴 죽였다. 죽어야 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꼭 이유를 대자면 친구가 흑인이었던 것 뿐. 조수석에 있던 주인공은 총기사건 목격 후에 패닉 상태가 된다. 경찰 측은 주인공을 불러내어 당시 상황 진술을 요청한다. 사건에 대해 아는 대로 털어놓지만 경찰 측은 살해 경찰이 아니라 죽은 친구가 마약을 팔던 사실만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뭔가 잘못돼가고 있다. 뉴스에서도 피해자가 마약 거래 용의자라고 보도되었다. 무기도 소지하지 않은 사람을 죽인 살해 경찰은 오히려 피해자가 되었다.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 빈민가 흑인들은 돈이 없어서 결국 마약에 손을 댄다. 그리고 매매하다가 경찰에 걸리면 무기징역 또는 취직 불가가 되어 또다시 마약에 손을 댄다. 이렇게 불합리적인 사회의 시스템이야말로 사회가 낳은 증오였다. 미국은 이 사건을 무죄로 판정하고 흑인들은 폭동을 일으킨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안 하면 모든 건 제자리걸음뿐이다.


한국 경찰은 힘이 없어서 강자 앞에 약자가 되고, 미국 경찰은 권력을 남용해서 문제가 된다. 공산국가의 공안들도 마찬가지고. 암튼 경찰들의 뇌구조는 일반 사람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느낄 때가 많다. 항상 직선의 길을 놔두고 빙빙 돌아서 가는 종족들이다. 올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특히 그랬다. CCTV에도 다 찍혀 있는데, 경찰들은 가해자 동생을 공범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눈과 뇌는 장식인가. 그렇게 대중의 몰매를 맞아서인지 나중에는 공범이라고 하더라. 아니, 척 보면 몰라? 똥인지 된장인지 꼭 먹어봐야겠어? 왜 짭새, 견찰 같은 소리를 듣는지 다 아는데 어째서 나랏님들만 모르신 건지? 응?


책날개에 보면 이 책이 문학 대행사에서 60번의 거절을 당했다고 쓰여있는데 왜인지 알 것 같다. 잔인한 말 같지만 일단 돈이 안되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랬다. 인종 문제는 지금도 위험한 주제이며, 잘못 건들었다간 작품 내용처럼 일만 커질지 모른다. 이렇게 백인들의 사상과 경찰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이야기는 사회에 어떤 폭풍이 불지 알 수 없다. 그나마 주인공의 연령대를 낮춰서 영 어덜트 장르로 만들긴 했지만 난 이게 더 뒷맛이 찝찝했다. 대상을 고려해서 수위 조절하다 보니 삼지창은 포크처럼 돼버렸다. 한 마디로 작가가 은근 소심하다는 거다. 로커는 고음을 질러줘야 제맛이고, 4번 타자는 홈런을 날려줘야 제맛이고, 황교익은 까줘야 제맛이다. 미안하다, 간만에 드립 좀 쳐봤다. 일단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 총기 사건을 두 번이나 목격했다. 따라서 작품 속 설정보다도 더 멘탈이 깨지고 친구 사이도 더 틀어졌어야 했다. 그런데 살인 현장 목격자치고 멘탈이 너무 쉽게 회복된다.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는 난감한 캐릭터였다. 그리고 주인공이 방송에 나가 인터뷰를 하는 장면에서는 억울함을 마구 쏟아내서 임팩트를 보여줬어야만 했다. 거짓을 말하는 경찰가족과 진실을 말하는 주인공 가족의 피 튀기는 백분토론 같은 장면을 기대했었는데 싱겁게 끝나서 아쉬웠다. 또 절친이 죽은 친구를 모욕했을 때에도 피 튀기는 싸움 장면을 바랐는데 그것도 잠깐 보여주고 끝나버렸다. 왜 하이라이트 씬들은 다 이따구로 꼬리를 잘라먹으셨을까. 결국 마지막까지도 억울한 판결을 뒤집지 못한 채 끝나버렸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지금도 흑인들은 이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사회가 심어준 사상이 그들을 증오케 하고 있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듯이, 잘못된 사상은 증오의 화살이 되어 사회로 날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우리나라의 경우 남녀 혐오 사상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는데, 그 화살들도 언제 어떻게 날아올지 모른다. 이 책이 더 많이 팔리고 알려져서 하루빨리 악순환이 멈춰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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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2-19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서재의 달인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세요.^^

물감 2018-12-19 21:4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생각해보니까 작년에도 서니데이님이 제일먼저 축하해주셨는데, 이번 해에도 일등으로 축하해주셨네요 ㅎㅎ 보잘것 없는 리뷰 읽어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서니데이님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리며, 해피한 연말 되세요^^

아다모 2018-12-26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흑인 인종 문제가 강서구 pc방 살인사건과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으나 한국 경찰에 대한 예시와 별칭을 넣은 시도가 좋네요👍
또한, 삼지창이 포크가 됐다는 표현도 맘에 드네요

물감 2018-12-26 07:44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사건을 경찰들의 입맛대로 해석해버려서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할 판결에 분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기분이 피씨방 사건때 느낀 것과 너무 닮았더라고요. 안타깝습니다.
아 그리고 읽어보시면 왜 포크인지 아실거에요ㅋㅋ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 우치다 다쓰루의 혼을 담는 글쓰기 강의
우치다 다쓰루 지음, 김경원 옮김 / 원더박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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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내에 글쓰기와 관련된 도서들이 쏟아져 나온 시기가 있었다. 서평 쓰는 법, 문장력 키우기 같은 책이 참 많이도 나왔지만 나는 이 책이 처음이다. 글을 쓰겠다는 사람이 뭘 믿고 그러냐! 라고 하시겠다면 내가 청개구리라서 그렇습니다!는 대답과 함께 부담백배 윙크를 양쪽 눈으로 마구 쏴드리겠어. 고기가 땡기는데 한식뷔페가 웬 말이뇨. 솔잎 맛 밖에 모르는 송충이도 나비가 되면 알아서 꿀 찾아가는 겁니다. 이 우주 만물에는 다 때와 시기가 정해져있다지. 결국 이 책을 집어 든 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인 것이야. 허허허... 방금 건 너무 할배 말투인가? 근데 나도 이젠 눈 오면 무릎이 너무 아프다, 진짜로.


우리는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 다양한 글을 쓰게 된다. 가장 흔한 일기 쓰기와 독후감, 백일장 글짓기, 발표 대본, 자기소개서와 같이 쓰기 싫어도 써야 하는 경우를 포함해서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글을 쓰거나 가까이하며 산다. 그러나 저자는 학생들이 그저 점수를 잘 받기 위한,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글밖에 쓸 줄 모른다는 말과 함께, ‘모어가 야위어 가고 있다‘라고 말한다. 심사위원 또는 채점자들이 좋아할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솔직한 자신의 글을 써볼 기회도 없었고, 실제로 글쓰기에 관하여 가르치는 학교나 학과도 없기 때문에 뭐가 잘못인지조차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글쓰기는 타고 나야 한다고 다들 믿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에게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수많은 SNS의 글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공감을 받는다는 건 글을 쓸 때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했다는 것이고, 독자에 대한 경의를 갖추었다는 말이 된다. 저자도 이 책의 1강부터 독자에 대한 사랑과 경의가 담긴 글을 쓰라고 누누이 강조한다. 이 부분에서 나는 최근에 읽은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을 떠올린다. 독자에 대한 경의가 있다, 없다를 내가 판단할 수는 없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글을 썼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으니까. 그런 글들은 금방 외면받는다. 마치, 너 아니어도 내 글을 읽어줄 사람은 많아, 하는 기분도 들었는데, 저자는 이런 걸 가리켜 ‘독자를 깔보는 문서‘라고 정의했다. 간혹 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보면 참가자의 실력이 딱 봐도 별로인데 심사위원들이 손뼉 치며 엄마 미소 짓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록 부족하더라도 진정 어린 모습이 살아남는 비결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독자에 대한 경의‘에 대해서 좀 더 기록하겠다. 만화책의 경우 중간 편부터 읽어도 대략 이해되도록 이전까지의 줄거리나 등장인물 소개란이 서두에 꼭 들어가 있다. 이런 게 없다면 1권부터 읽어야만 스토리와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는 불편함이 따른다. 소설의 경우 더 조심해야 한다. 설명을 생략하는 작가가 너무 많아지고 있다. 의도한 경우는 분간이 되는데, 의도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분명 A 장면으로 시작했는데 갑자기 B 장면으로 끝나는 황당한 경우들. 그런데 그런 작품들이 또 분위기는 진지하고 근엄해요, 아주 그냥. 매번 말하지만 독자들은 절대 전지전능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까지 독자의 내공을 운운하시면 안 됩니다. 국내 문학을 한국인도 이해 못 시키면 외국인들은 더 이해 못할걸? 아마 이런 내용이겠지... 하고 추측해야 하는 글을 자주 쓰는 사람이 있는데 그거 진짜 병이다. 뜻을 함축하는 시나, 소설의 열린 결말하고는 전혀 다르다. 국민작가 유시민은 쉬운 말을 두고 어렵게 쓰는 건 사기꾼들이나 그런 거라고 했다. 모든 글쟁이들은 이제껏 독자와 소통할 마음이 없는 글을 쓰지는 않았나 되돌아보자.


몇 장 안 읽었는데도 좋은 내용이 정말 많았다. 그중 베스트는 ‘글을 쓴다는 것은 언제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란 표현이었다. 내가 진짜 이 말에 백만 번 공감한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나도 글쓰기를 배워본 적이 없고, 시를 읽지 않아 문학적 감성도 없고, 세상 물정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라서 정치, 경제, 사회, 과학 같은 분야의 지식도 없다. 생각해 보니까 나 완전 맨땅에 헤딩하는 타입이었네? 암튼 없는 지식 안에서 쥐어짜내야만 하기 때문에 리뷰를 쓸 때마다 내 안의 벽을 넘어야만 했다. 지금도 그러하고. 워낙 문학적 감각이 없기 때문에 다른 요소들을 신경 써왔다. 가독성, 습관적 단어, 반복 표현, 단어 순화, 비유, 공감 문장 같은 이런 것들. 그런데 어쩌면 나도 저자가 말하는 ‘평가의 함정‘에 갇힌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렇게 좋다, 좋다 하며 읽고 있는데 점점 주제에서 벗어나는 강의 내용이 나온다. 제목 그대로 ‘살아남는‘ 글에 대해서만 기록된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생존 언어들에 대한 연구 글이 더 많다. 그래서 실망했다. 똑같은 자모음으로 만든 애너그램, 프랑스어와 라틴어의 계층적인 언어 같은 내용을 굳이 꼭 알아야 살아남는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나는 필자의 입장에서 갖춰야 할 자세나 개념 같은 것을 배우길 원했다. 그런데 내 기준에 글쓰기와 관련 없는 내용들이 수두룩했다. 물론 당연히 연관이야 있겠지. 근데 독자가 이해될 내용을 말해야 머리에 집어넣고 적용하든가 하지, 아오! 작가가 13강 서두에 이런 말을 했다. ‘창조적 글쓰기‘를 말하겠다 하고 딴 얘기만 했다고. 본인도 알고는 있군요? 진짜 양심도 없는 줄 알았잖아요. 그래서 14개의 강의 중에 3강 이후로는 눈에 들어오질 않았어요. 책 표지 뒷면에 있는 ‘왜 나의 글은 재미가 없을까?‘라는 문구를 보고 순간 피식했어요. 작가님 글도 재미는 없거든요...


살다 보면 가끔 주위에서 만나는 한 문장이 머리와 가슴에 박힌다. 그것은 유명인의 어록일 수도 있고, 어느 래퍼의 일부 가사나 시위운동가들의 슬로건일 수도 있고, 카카오톡의 프로필 상태 메시지 글이나 화장실 문에 붙어있는 글귀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야말로 진실한 혼이 담긴 창조적 글이다. 언젠가는 누군가의 입이나 글에서 ‘물감의 글 중에 이런 말이 있지‘ 같은 말을 듣게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냥 작은 소망이다. 내 글이 생각나는 대로, 입에서 뱉어지는 대로 쓴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나름 고민도 하고 필터링도 합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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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8-12-16 0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글쓰기 관련 책은 손이 잘 안갑니다. 글은 그저 무식하게 많이 써보는 게 장땡이라는 생각에..^^; 쓰다 보면 자신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껏 읽었던 글쓰기 책은 ‘글쓰기‘를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작가가 좋아서 찾아 읽게 되더군요.
쉬운 말로 쓴 글로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야말로 글쓰기의 최고봉이라 생각합니다. 간혹 ‘이 인간은 자기 과시하려고 글을 썼나 보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을 접할 때가 있거든요. 정말 재수없는 유형입니다. 쉬운 글은 수준이 낮은 글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니까요.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란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글쓰기를 배워본 적도 없고 세상 물정도 모르고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문화 등에 대한 기본 상식이 바닥인 저로서는 ‘없는 지식 안에서 쥐어짜내는‘ 심정을 너무나 잘 알겠거든요. 물감님의 말씀대로 글을 쓸 때마다 ‘내 안의 벽‘을 넘습니다. 보잘 것 없어보이는 글들을 업로드할 때마다 매번 심호흡을 하거든요.
물감님의 글 중에 이런 말이 있죠. ‘물없이 사막을 횡단하러 가는 기분‘이라는ㅋㅋ(잠시, 알라딘의 지니가 되어보았습니다. 그냥 작은 소망을 이루어지셨나요?^^;;) 드럽게 재미없는 별점 1점짜리에서도 느껴지는 기분이지만, 글을 쓸 때에도 종종 그런 기분을 느낀답니다, 저는ㅎㅎ

물감 2018-12-16 08:58   좋아요 1 | URL
이런 긴 댓글은 처음 받아봅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쉬운 글‘에 집착하는 편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작가분은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이야말로 좋은 글이란 말을 했었는데 저 또한 그 말을 기준으로 글을 씁니다. 이곳 알라딘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글이 매일매일 올라오는데요. 솔직히 눈에 촥촥 감기는 글은 많지 않아요... 어려운 글도 많고, 읽은 사람만 이해되는 내용의 리뷰도 넘쳐나요. 저는 그게 너무 아쉬워요. 본인의 글이 진정 독자와 소통이 된다고 생각하는건가, 싶은 심정일 때가 정말 많습니다. 맘에 안들면 안읽으면 되지, 할 수도 있겠죠. 정말 맘에 안드는 글은 그런 안타까움조차 안들더군요. 내가 지성인 또는 지식인이 아니어서 그런가보다 합니다.
오랜만에 책얘기가 아닌 글쓰기 얘기가 나와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ㅎㅎ제 작은 소망을 이뤄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다모 2018-12-26 0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감님의 글을 예전부터 읽었는데 점점 도입 부분의 힘이 강해지네요. 처음 부분 읽는데 엄~청 성장한 게 느껴져서 감탄하고 갑니다ㅋㅋ
특히 솔잎 맛밖에 모르는 송충이도 나비가 되면 알아서 꿀 찾아간다는 표현에서 그뤠잇!👏👏
근데 여담 입니다만, 보통 비 오면 무릎 쑤시는 거 아닌가요? 눈 와도 쑤셔요? 궁금합니다 할아버님😉

물감 2019-01-05 22:27   좋아요 0 | URL
필력이 성장했다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좋네요ㅎㅎ
아 그리고 비오는 날만 좀 아팠는데, 이제는 눈내려도 저릿저릿 합니다ㅜㅜ 관리 잘하세요😭
 
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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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루헤인은 나랑 안 맞는 작가다. 느와르 장르도 나랑 안 맞는다. 그렇다면 이 책은 나랑 완전 물과 기름 사이 아닌가! 무턱대고 겉표지에 혹해서 구매했던 건데 후회된다. 그래도 한 번은 읽고 되팔아야 하지 않겠나. 3편도 있는데 읽을 생각하니 벌써 지친다. 물 없이 사막을 횡단하러 가는 기분이다.


보스턴 경찰 경장의 아들인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마피아들과 일하며 살고 있다. 그는 라이벌 갱단의 아지트에서 강도질하다가 우두머리의 정부에게 마음을 뺏긴다. 이후 우두머리는 마피아 두목을 총살하고, 주인공에게 일자리를 추천한다. 그 제안을 거절하여 갱단에게 공격받고, 경찰에게 체포된 되는 게 없는 주인공. 감옥에서 출소된 후 갱단의 우두머리를 치러 간다......... 이후 80% 생략.


살면서 느와르 물은 거의 안 보고 살았다. 그래서인지 느와르 물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다. 의리도 자비도 없는 거친 사내들의 이미지라던가, 잔혹한 살인 장면에서도 재즈 트럼펫 음악이 나오는 그런 거? 그런데 이 책에서는 느와르 다운 느낌은 하나도 받지 못했다. 일반 하드보일드 소설하고 뭐가 다르지? 이제껏 읽은 루헤인 작품 중 그나마 번역은 좋은 편인데, 그럼에도 설명하기 힘든 지저분한 느낌이 있다. 그래서 이 작가의 작품은 영상으로 만들어 보는 게 더 낫겠어.


스탠드얼론이든 시리즈물이든 주연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할 텐데, 이 책은 주인공 빼곤 전부 조연뿐이다. 주연이 있긴 있지만 조연과 별 차이 없는 일회용 인물들만 같다. 두목도 죽고, 아버지도 죽고, 파트너들도 애인도 사라지고. 감옥에서 만난 사람들도 결국엔 헤어지고. 그렇다고 자기 혼자 다 해먹는 잭 리처 장르도 아니고. 대체 뭐지. 등장인물도 엄청 많고, 배경도 계속 바뀌고, 사건도 줄줄이 터져서 흐름 놓칠까 봐 집중하고 읽었는데 절반쯤 가서야 그럴 필요가 없었음을 알았다. 인물들은 한번 나왔다가 사라지기 일쑤고, 사건과 사건 간에 복잡한 연결점도 없어서 대강 읽어도 이해된다. 그러나 결국 절반만 읽고 덮었다. 역시 루헤인이야. 진심 재미 1도 없음. 벌써 몇 번째 실망하는 건지. 현재 내 블랙리스트 중에 그대가 넘버 원이라오. 내가 아니어도 그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넘쳐나니 그들에게 잔뜩 사랑받으시오. 굿 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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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11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리뷰 시작할때 특유의 그 냄새가 나는 문장이 나를 웃게 합니다...’나랑 안 맞는 작가다...,이런 식의 문장 ㅎㅎ

물감 2018-12-11 17:47   좋아요 1 | URL
저의 시니컬 코드가 맞다니, 기쁩니다ㅋㅋ이래서 글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가 봅니다 😀

카알벨루치 2018-12-11 17:5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제가 감히 흉내낼수없는 그 분위기, 그 모드!!! 물감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