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 코네티컷 살인 사건의 비밀
루앤 라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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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베스

완벽한 그녀였다. 가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일에서나 엄마로서나 아내로서나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그녀였다. 십 대의 아이를 키우는 그녀는 이제 다시 임신을 한 채였다. 그랬던 그녀가 죽었다. 아니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에어컨을 며칠째 틀어 놓아 언제 죽었는지도 모르게 말이다. 둔기로 맞았고 목이 졸린 채였다. 물론 배 속에 들어 있던 아이도 함게 죽었다. 이 살인자는 누구인지 몰라도 두명을 죽인 것이다. 그녀를 죽인 것은 누굴까.


케이트

베스의 언니이자 비행기 조종사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늘 낳고 갤러리를 운영하는 등 현재 자신의 생활에 만족을 하는 듯이 보이는 베스와는 달리 케이트는 그날 이후로 자신의 삶이 변했다고 느꼈다. 엄마와 동생인 베스와 지하실에 묶였던 그날이다. 엄마는 입에 물린 것으로 인해서 질식사해서 죽었다. 그렇게 엄마가 죽어가는 동안 두 딸들은 같이 묶여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아빠 때문이었다. 그림을 향한 욕심. 물론 죽이라고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결론은 그렇게 죽음으로 이끌었고 그렇게 그녀에게는 트라우마를 남겼다. 그녀는 베스의 죽음을 가장 먼저 알아차렸다. 집 창문을 깨고 들어가라고 경찰에 요청할만큼 말이다. 이제 그녀는 동생의 죽인 사람을 찾으려 하고 있다. 동생의 주위에 있었던 사람들을 찾으면서 말이다. 일단 가장 먼저는 자신의 제부이자 베스의 남편이었던 피트를 의심하고 있다.


룰루, 스코티

케이트와 베스의 친구들이자 서로 언약을 맺은 자매같은 사이다. 룰루는 케이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다. 스코티는 결혼을 해서 두명의 아이가 있으며 큰 아이는 베스의 딸인 샘과 친구다. 작은 아이는 약간의 관심이 필요한 상태다. 남편은 베스의 남편인 피트와 친하다.


피트.

베스의 남편이자 알리바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외도를 하고 다른 여자와 아이까지 낳은 상태여서 용의자로 몰리고 있다. 그는 자진해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겠다고 나선다. 의심을 받는 그가 진짜 범인일까.


코너

형사. 베스의 사건을 맡아서 범인을 찾고 있다. 케이트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녀와 베스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겨주었다. 베스와 케이트가 엄마와 함께 지하실에 갇혔을 때 그들을 구한 것이 자신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또 한 건의 그녀들과 관련있는 사건을 자신이 맡게 되었다. 그는 이 사건을 완벽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여러명의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등장을 한다. 베스의 죽음으로 인해서 그녀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조명을 받게 된다. 물론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남편이지만 그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 그가 살인을 저지르고 에어컨을 틀어 놓은 다음에 항해를 나간 것으로 추정해 볼 수도 있지 않은가. 어느 하나의 증거도 외면할 수는 없지만 코너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이 실수가 이 사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단 하나의 사건. 없어진 명화. 모든 것이 오래 전 사건과 동일한 조건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동일한 범인일수는 없다. 그때 사건을 지시한 아빠는 아직 감옥에 있기 때문이다. 케이트는 외면하던 아빠를 찾아가기에 이른다. 아빠를 찾아가면 이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풀어질까. 이야기는 천천히 흐른다. 절대 빠르게 속도감을 붙이지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는 속도감이 없다고 루즈하다고 느낄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여름 한줄기 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앞이 보이지 않는 사건에 한줄기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올 때 이 책의 진가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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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 롱스타킹 스티커 아트북
액티비티북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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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덥쥬? 내가 여기 재미나는 거 하나 가져왔으니 이거 봐봐유. 맞아유. 스티커북이에유. 뭐 스티커북이 다 똑같지 거 그까짓 거 대충 스티커 뜯어서 번호대로 붙이는 거라고 말할거쥬? 뭐 스티커북이긴 하지만 이건 그거랑 또 달라유. 그냥 일반 스티커북이 아니란 말유. 삐삐라니께요. 주근깨 빼빼 마른 아니아니 그 아이는 빨강머리 앤이구유 이 아이는 말괄량이 삐삐유. 거 왜 있잖우. 하얀 말 번쩍번쩍 치켜 들고 양갈래로 머리 땋은 애 그 아이유. 빨강머리 앤은 머리 하나로 땋고 애는 양쪽으로 땋아서 애기들 양쪽으로 땋으면 삐삐머리라고 했잖아유. 못 생겼다구유? 에이. 무어 그리 섭한 말을. 귀엽잖아유.

제일 앞에 보면 캐릭터 소개가 나와 있어유. 삐삐는 뒤죽박죽 별장에 사는 그야말로 천방지출 소녀여유. 양말도 짝짝이로만 신어유. 삐삐에게 늘 같이 따라디는 원숭이는 닐슨 씨여유. 아빠가 선물해주고 그 이후로는 찰떡같이 삐삐와 붙어다녀유. 삐삐만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낯설수도 있는 캐릭터도 나와유. 토미와 아니카여유. 그들은 남맨디유 삐삐네 옆집에 사는 아이들이여유. 자 설명을 했으니 이제는 스티커를 붙여 봐야겄쥬?

가장 제일 먼저는 삐삐가 나와유. 특유의 짝다리를 짚고 닐슨 씨를 어깨 위에 올린 그런 그림이여유. 이거 뿐 아니라 각기 개성있는 다섯개의 배경지가 나와유. 조금 아쉽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중간중간 삐삐의 유명한 대사라던가 그림들로 인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니 너무 아쉬워 하덜 말아유.

제일 처음 스티커북이라는 게 나왔을때만 하더라도 명화가 대세였쥬. 유명한 그림들을 잘라서 내손으로 다시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쥬? 그 다음에는 동계스포츠처럼 시기를 살린 작품도 나오고 동물이나 식물들처럼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나오더니 이제는 완저하 새로운 소재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슈. 클래식이라는 이름은로 명작만화나 동화들을 변신시키는 거쥬. 만화나 동화속의 주인공들은 익숙한 인물이기도 하고 기억속에 오래 남아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유명한 장면들도 많이 남아있어서 스티커북의 배경지로 만들기도 적절하다는 생각도 들쥬. 이 삐삐도 그와 비슷한 종류라고 보면 될 것 같아유.

참 하나 더 스티커북이 오면 아이들이 자신들이 먼저 하겠다고 덤벼드는 그런 집들 있쥬? 하지만 이런 책들은 스티커들이 너무 작아서 아이들이 붙이기는 좀 힘들어유. 결국 어른들의 놀이책이라는 건데 아이들이 그걸 이해할 리가 없쥬. 분명 자기네들도 하겠다고 떼를 쓸 거고 부모들도 자신들의 놀잇감을 뺏기고 싶지는 않을거잖아유?

이 책은 진짜 엄마아빠 아이들이 다같이 놀 수 있어유. 뒤쪽에 스티커들이 엄청 많거든유. 삐삐의 장면들을 그려 놓은 스티커도 있고 캐릭터들을 그려 놓은 스티커도 있어유. 친절하게도 다 절취선이 그어져 있어서 누구라도 쉽게 떼도록 되어 있으니 아이들이 놀기에도 이보다 저 좋을수는 없쥬. 그럼 아이들이 이걸 하겠다고 소리 지르지 않아도 되니 부모들도 마음 놓고 자신들만의 액티비티 시간을 즐겨 볼 수가 있겠쥬. 한 권으로 온 가족이 즐겁게 놀 수 있는 셈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드는디 어때유? 코로나인지 뭔지로 인해서 어디 가지도 못하는디 이 책 한 권으로 에어컨 틀어놓고 시원하니 수박이나 먹으면서 온가족이 도란도란 즐겁게 놀아보는 건유? 다 한 다음에는 삐삐가 어떤 내용인지 찾아서 영화나 드라마를 다시 봐도 좋겠쥬.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킬 거고 아이들은 뭐 저런 신기한 아이가 있을까 싶어서 넋을 놓고 쳐다 볼 것이 틀림없구만유.

아 참 내가 붙인 건 <엄마는 천사 아빠는 식인종의 왕>이라는 제목의 배경지여유. 언제 이런 식인종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었나 싶게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재미나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는 거 같아유. 여기 아빠가 쓴 왕관 좀 봐봐유 같은 노랑이라 하더라도 명도와 채도를 달리해서 그라데이션을 시켜놨쥬. 기냥 붙이는 게 아니라 이렇게 되어 있는 색감을 보는 것도 얼마나 재미난 일인지 원. 그나저나 아빠가 가지고 있는 저 북의 모양은 앵그리 버드 아니유? 붙이다 보니 어디서 많이 본듯한 모양이 나오던디 말이쥬. 다 소개해줬으니 난 또 다른 거 붙이러 가야겠슈. 부디 즐겁게 한바탕 놀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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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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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 않았다.

그게 문제였다. 죽음 앞에 서면 삶은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192p)


프로스트는 그랬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한 가지 길을 골라 내려갔다고 말이다. 인간의 생은 단 한 번 뿐이기에 그의 시는 종종 인생에 비유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에 나에게 다른 또 인생이 찾아온다면 어떨까. 그것도 한도 없이 무한대로 마음껏 살아본다면 어떠할까. 어떤 배우도 해 보지 못한 그런 나만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다. 단 한번의 후회도 남지 않게 말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는 도서관이 있단다. (49p)


죽음을 선택한 노라 시드의 눈앞에 펼쳐진 도서관이 바로 그런 곳이다. 그녀는 죽음을 선택했지만 죽음에 이르기 전 단계인 자신만의 도서관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오래 전 사서 선생님이었던 엘름 부인이 있다. 그녀는 노라에게 '후회의 책'을 건네준다. 그 책에는 자신이 살면서 후회했던 모든 일들이 적혀 있다. 후회를 하면 그 순간의 삶이 다시 시작된다. 이보다 더 멋진 경험이 있을 수 있을까.

인생인 단 한 번 뿐이기에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나도 아빠가 처음이라,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서툴다고 말이다. 만약 같은 상황이 또 찾아온다면 경험이라는 것이 쌓이니 조금은 더 편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그래서 자녀가 둘인 경우 둘째 아이가 조금은 더 진취적으로 독립적으로 자라는 경우를 더 많이 본다. 나도 이 생이 처음이라 이렇게밖에 살 수 없다고 말하는 후회 대신 그 삶을 직접 살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삶이 진정으로 마음에 들었다면 그 삶을 계속 살아가면 된다. 만약 그것이 또 후회로 남는다면?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오면 된다.

이 책이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았다. 사람들을 언제나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하고 아쉬움을 남기기 마련이다. 그런 모든 아쉬움이 해소되는 지점이 바로 이곳 아니던가.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은 자신이 노라인 냥 마음껏 다른 인생을 살아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다. 솔직히 누구라도 다른 인생을 꿈꾸어 보지 않았겠는가? 결혼을 한 상태라면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더라면 적어도 이렇게는 살지 않았을텐데 하면서 후회를 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알 수 없다. 사람의 인생은.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더 잘 되었을 수도 있고 오히려 더 못한 삶을 살았을 수도 있다. 되돌아 갈 수 없기 때문에 그저 단순하게 생각만 하는 것이다.


넌 선택은 할 수 있지만 결과까지 선택할 수는 없다는 걸. (123p)


이곳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는 생각만 할 필요가 없다. 직접 경험해 보고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엘름 부인은 그랬다. 선택은 할 수 있지만 결과까지 내가 선택을 할 수는 없다고 말이다. 그것은 그 삶을 직접 살아봐야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누구도 결과까지 세팅해놓고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억]이라는 작품이 연상된다. 그 주인공은 백 개가 넘는 자아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그 사람의 인생도 여러가지로 나뉘어진다. 여러 개의 인격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은 자연스러웠다. 그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다들 꿈꿔보지 않았을까. 자신의 다른 인격체가 살아가는 모습을 말이다. 그것의 변주되는 느낌의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후 그 책을 읽는다면 조금은 또 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해피엔딩을  꿈꾼다. 기억하라. 자산의 삶을 선택할 수 있어도 결과는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은 살아내는 것. 그것만이 정답일 것이다. 그러니 노라 시드도 부지런히 자신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그 누구도 끝은 알 수 없는 법이고 누구에게나 삶은 한 번 뿐이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서 오늘을 살아라.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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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잊어야 하는 밤
진현석 지음 / 반석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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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내가 기억을 잃기 전에는 아주 평범한 하루였다. (106p)


그런 책이 있다. 초반에 읽기 시작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작가가 숨겨 놓은 트릭을 다 알아버리는 그런 책 말이다. 한국 작가의 데뷔작인 경우가 그럴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렇다. 요즘은 너무 뛰어난 데뷔작들이 많아서 이게 실제로 데뷔작인가 작가 소개를 다시 볼 대도 많았다. 영미권 작가들이 대부분 그런 경우에 속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데뷔작이라 하더라도 꼼꼼하게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곤 했었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기억을 잃었다고 하는 그 시간에 나는 항상 그놈과 함께 있었다. 아니 같이 있었다고 사람들이 말한다. 보통 깨어나면 일주일 간은 그놈이 나타난다. (107p)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작가가 써 놓은 이 구절을 보는 순간 이 책의 결말을 거의 알아버린 느낌이 들었다. 이 트릭은 [크로우걸]이나 다른 작품에서도 자주 쓰이는데 크로우걸에서는 너무 많은 등장인물이 나와서 상당히 헷갈려하면서 결국은 적어가면서 읽었는데 나중에 이 트릭을 알고나니 조금 놀란 경우였고 나이 작품같은 경우에는 작가가 애써 숨기려고 했는데 조금 삐죽 튀어나온 그 끝을 내가 당겨 버려서 풀려버린 느낌도 있다. 장르소설을 많이 읽어본 사람이라면 나처럼 깨닫지 않았을까?


이야기는 take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총 3개의 시점에서 전개되고 있다. 하나는 택시기사의 이야기다. 여수에서 한 손님이 서울까지 가기를 원한다. 장거리다. 출발한다. 하지만 이 손님 어딘가 이상하다. 결국 사건이 터진다. 하나는 대학생의 이야기다. 자신이 공부하는 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바꾸려고 생각중이고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다니면서 술을 마신다. 고깃집을 하는 친구의 누나를 좋아한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보게 되고  집에 가는 길에는 이상한 택시를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하나는 형사의 이야기다. 그는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을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출동을 명령한 것일까. 아니 그보다 이전에 어떻게 그의 번호를 알게 된 것일까.


서로 별개의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하나를 기점으로 착착 맞아 떨어질 때의 느낌은 짜릿하다. 그 맛에 이런 장르소설을 읽는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말이다. 한글로 쓰여진, 번역본이 아닌 이야기를 읽는 느낌은 더욱 찌릿하다. 익숙한 이름 그리고 알고 있는 배경 같은 것들이 더욱 가속도를 붙여주어서 재미를 돋군다. 나는 일찌감치 트릭을 파악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음 이야기가 어찌 전개될지 아는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한 것과 딱 맞을때면 그렇지 하면서 내 스스로를 칭찬하게 되고 생각지 못한 전개로 빠질 때면 어라 이게 아닌데 하면서 더 집중해서 보게 된다. 안다고 하더라도 내가 이야기를 다 읽은 것이 아닌 이상은 어떤 결말이 나올지는 모를 일이다. 이 역시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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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세화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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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났다. 끊임없이 불러 일으켜지는 화를 어디에도 풀 수 없어서 그 울분을 참으면서 책을 읽어야 했다. 대체 세 명의 아이들은 왜 그렇게 죽었어야 했나. 아니 죽은 것도 모자라서 십 년 동안 잊혀야 했던가. 말이 십 년이지 열 살이었던 아이가 스무 살이 되는 그런 긴 기간이 아니었던가. 단지 아이들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그 부모들은 오죽 맘을 끓이면서 살아왔겠는가. 마음이 마음이 아니었을 것이고 살아있다고 해도 삶이 삶이 아니었을 것이다. 죽지 못해서 살아간다는 말, 그 말이 그 부모들에게 딱 맞는 말이 아니었을까.


그 동네였다. 아이들이 매일같이 뛰놀던 정말 부처님 손에 들어있는 손오공만큼이나 훤하게 알던 그런 산이고 들이고 마을이 아니었던가. 그런 곳에서 아이들은 발견되었다. 온 동네방네 샅샅이 뒤져도 보이지 않았던 아이들이 바로 그곳에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번씩 드나드는 그런 곳에서 있었다. 시간이 아무리 흘렀기로소니 경찰들은 이 일을 묻을 생각뿐이다. 아이들이 발견되었으니 이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았냐 이런 생각이었을 것이다. 미제 사건이었던 사건이 이제 드디어 풀렸으니 좋은 것이 좋은 거라고 범인을 찾을 생각은 뒷전이고 그저 묻을 생각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바로 이 사건을 처음부터 맡아서 조사했던 기자 김환이다. 방송국에서의 입지는 과히 좋지 못하다. 오해를 뒤집어 쓰는가 하면 온갖 눈총은 혼자 다 받고 있는 그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을 그냥 넘길 수가 없다. 자신이 이 일의 책임자가 된냥 그는 모든 사건을 지휘한다. 경찰서 형사과장조차도 그에게는 단지 후배이고 수하일 뿐이다. 경찰이 묻으려던 사건을 그는 끝까지 파헤친다.

누군가는 그럴수도 있겠다. 무슨 이렇게 말이 되지 않는 한국형 수퍼 히어로가 있느냐고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기자 출신이다. 자신이 직접 맡았던 사건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만들어 낸 것이라는 소리다. 그렇다면 남들보다는 이 사건에 더욱 가깝게 들어가 있는 것이고 그것은 곧 완전 허뭉무랑한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소리다. 현실에 존재했던 미제 사건을 가져와서 히어로를 투입시켜 사건을 해결하고 싶을 만큼 투철한 사명감이 있었다는 소리일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우리가 생각하는 그 사건을 들여다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분명 누군가는 범행을 저질렀고 그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을 했고 그 모든 사건이 묻혀 있다 드러난 만큼 지금은 김환이라는 수퍼 히어로가 현실에서도 나와서 사건을 해결해 주었음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 그때 그 사건의 부모들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으려나. 그들에게 조금은 후련한 결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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