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의 조건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0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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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가 2009년에 나온지 6년만에 합본으로 작년 다시 개정판이 나왔다. 그리고 딱 1년후 [경관의 조건]이 나왔다. 현실상에서는 그 정도의 시간이지만 이 책 속에서는 9년이 흘렀다. 삼대가 경찰이라는 가업 아닌 가업을 이어오는 가즈야. 그는 인질을 대신해서 들어간 아버지가 죽는 것을 보았다.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그는 아버지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경찰이 된 그는 다른 사람과는 달리 다른 길을 걷게 된다. '대부님'이라 부르며 자신이 따르던 상관. 단 둘밖에 없는 팀에서 그는 자신의 상관인 가가야를 고발한다. 그 이후로 그는 재판을 거듭하면서 결국은 무죄로 풀려나지만 여러 사건끝에 결국은 경찰을 그만두게 된다. 그 이후로 9년. 가즈야는 어떤 상태이고 가가야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서 지냈을까.

 

일본의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는 여러가지 장르가 있다. 사사키조는 그중에서도 경찰소설에 있어서는 정말 탁월하다. 경찰을 주인공으로 한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전직 경찰인가 의심해볼만큼 자세한 내부 묘사가 더욱 현실감과 사실감을 준다. 전작도 그렇지만 이 번작품 또한 그러하다. 경찰 내부의 긴장과 갈등, 각 과의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다툼과 이권들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바깥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사건들이 더 혼란스러운 요지경 속이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다른 과가 충동해서 유혈사태를 만들어 내고 경관의 순직이 이어지기도 하고 한 사건을 두고 자신들이 먼저 해결을 하려고 덤벼들다가 충돌을 일으키키도 한다. 물론 서로 사전조율을 통해서 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당장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만만히 넘어가지지가 않는다.

 

긴장감과 스릴의 연속이지만 특히 중반부쯤 자신이 추적하는 사람을 미행하는 장면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언젠가 보았던 [감시자들]이라는 영화에서 미행하는 씬을 보듯이 일방적으로 목표가 앞에 있고 뒤만 쫓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그 목표가 중간에 서면 뒤따르던 미행은 그냥 지나치고 다른 미행이 번갈아가면서 붙는 식이기도 했다다가 한바퀴 돌아서 다시 붙기도 하고 휴대폰을 통해서 위치확인을 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미행을 하는 장면은 속도감과 긴장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한 사건에 경찰 1과와 5과가 충동하고 경관 한명이 죽고 그 죽인 범인은 여전히 종적을 알 수 없다. 민간인이 죽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경찰이라는 조직내에서 경찰이 죽는 것은, 그것도 조직원에게 총을 맞아서 죽는 일은 절대 그냥 넘길 수 없는 사건이다. 미국 드라마에서도 경찰의 죽음은 특히 예민하게 그려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것은 아마도 어려운 일, 힘든 일을 함께 하는 그들에게 연결되어 있는 끈끈한 의리이면서 정이면서 사랑일 것이다. 남들은 이해할수 없는 더욱 진한 보이지 않는 선 말이다. 그들은 반드시 그를 잡아야만 한다.

 

일본내의 범죄조직은 약, 즉 각성제 시장과도 연결되어 있다. 어느정도 안정되어 흐르던 것이 다른 한 신생조직의 개입으로 인해서 흐름이 바뀌었고 그것을 알아냈던 경찰의 s, 즉 스파이 또한 죽음을 당한채로 발견된다. 경찰들은 자신의 동료에 대한 복수와 더불어서 이 시건을 흔들고 있는 범인을 잡고 그들의 조직을 일망타진 할 수 있을까.

 

각성제는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몽환화]에서도 보듯이 그로 인해서 사람들이 다른 사람으로 돌변해서 아무 사건이나 저지르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전염병도 아닌데 점점 늘어만 가는 것도 문제가 된다. 국민들이 환각에 빠져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나라는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어떻게 해서든지 각성제 시장을 문을 닫게 만들어야 한다. 점조직으로 퍼져 있는 그들의 조직을 경찰은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인가.

 

9년 전 가즈야의 고발로 경찰생활을 그만둔 가가야는 경찰청의 요청에 의해서 돌아오게 되는데 그의 활약상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경관의 피와 경관의 조건. 비슷한 결말을 가지고 있어서 살짝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가즈야는 한층 더 자신의 입지를 되돌아 볼수 있지 않았을까. 가즈야는 아직 젊다. 이것이 사사키조의 다른 경관시리즈를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가즈야를 중심으로 한 또 다른 경찰이야기가 나오길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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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를 세 번 맨 오쿠바
유채림 지음 / 새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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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매고 또 매고 또 매고... 죽을려고 결심을 하고 또 실행에 옮기고 성공하지 못하고. 이 사람은 대체 어떤 억울함이 있어서 그런걸까. 오쿠바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약간은 일본소설처럼 생긴 표지와 제목이 궁금증을 더해간다. 한국작가가 쓴 책이면서도 오쿠바라는 이름을 앞세운건 왜일까.

 

오쿠바는 일본어로 어금니를 의미한다. 치과의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별명이라 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그 이름으로 불렸던 주인공은 정작 자신의 이름보다는 오쿠바라는 이름이 더 편하다. 일제치하에서 공부를 했던 그는 한국전쟁을 겪으며 죽을뻔한 위험도 넘기고 마루바닥에 숨어서까지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했다.

 

치과 한편에 암실까지 만들어주둘 정도로 사진을 사랑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그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었다. 종교에 빠진 어머니가 자신을 두고 목사가 되라고 했을때도 그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어머니는 열성적으로 교회에 다녔다. 자신 또한 함께 다니긴 했지만 청소년기의 또래들을 만나기 위해 다닌 것 뿐, 또한 자신이 좋아했던 여학생이 있어서 나간 것 뿐 제대로 믿음이라는 것은 가져보지 못했다.

 

첫사랑과 결혼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신학교에 다니면서 우연히 베풀었던 선행으로 말미암아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되고 사진관을 운영했다. 사진관은 2호, 3호점을 낼 만큼 성황리에 잘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닥친 시련은 무엇일까. 큰 아이를 잃고 실의에 빠져 살던 그가 왜 아동강간살인마가 된 것일까. 그는 과연 잔인한 살인마였을까 아니면 무의식중에 그런일을 한 것일까 아니면 그가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듯이 그는 단지 좋지 않은 시기에, 좋지 않은 장소에서 사건에 휘말린 것뿐일까.

 

같은 사건을 요즘 경찰들이 맡았다면 어떤 결론이 났을가. 예전과는 다르게 과학이 발달했고 장비가 발달했으니 오쿠바의 혈액형과 사건에서 발견된 음모의 혈액형이 다르다는 것을 바탕으로 그는 무죄로 풀려나지 않았을까. 아니 유전자 감식을 해서 그 동네에 살고 있는 누구와 맞느지 대칭 검사를 하면 금새 범인을 잡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80년대 당시에는 무조건 실적만 올리면 되는 줄 알았다. 가장 강압적인 수사가 많이 나올 떄였다. 증거가 있고 그 증거를 분석해서 범인을 잡는 것이 아니라 일단 아무나 혐의가 가는 사람을 잡아다 놓고 증거를 가져다 맞추어서 그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방식이었다. 범인이 아닌 무고한 사람들은 부인을 한다. 그런 때는 고문이 제격이다. 가혹한 고문으로 인해서 끝까지 죄를 부인하고 무고하게 죽은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고 그것이 지금도 간간히 예전 사건들이 터져 나오는 이유일 것이다.

 

물론 그 당시의 경찰들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사건을 해결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윗선에서는 말도 안되는 짧은 시간내에 범인을 잡아오라고 하고 자신들은 할수 없이 그에 맞추기 위해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수 있지 않은가. 역지사지라고 자신이 그 상황에 빠져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면 그런 일은 없었어야 할 것이 아닌가.

 

이 책에서는 변호사가 그렇게 노력해도 구하지 못했던 두 사람의 사건이 나온다. 하나는 오쿠바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그 이전에 벌어졌던 사건이다. 그 사건 또한 분명 무죄이고 그 사람은 무고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문은 사람으로 하여금 있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 내었고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불게 만들었고 결국은 그 사람을 이 세상에서 격리시키고야 말았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본인이 알지만 그 어느 누구 하나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는다. 이 억울함을 어디에 호소할 것인가. 그래서 오쿠바는 목을 매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자신의 말을 들어 달라고, 자신이 저지른 죄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달라고 말이다. 그의 목맴은 성공했을까 아니 그가 목이 매도록 외쳤던 무죄 소식은 들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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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변호사 고진 시리즈 5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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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사랑한다면 솔직하자.' 재고 따지고 우뮤부단하게 굴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안다면 그대로 돌진하라는 것이다. 한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의 주인공이 왜 인기가 있는지 아는가. 그녀는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서다. 일단 자신이 좋아한다고 마음이 정해지면 그대로 표현하고 말한다. 숨긱는 것 없이, 돌리는 것 없이, 밀당도 하지 않고 말이다. 그게 가장 바른 접근법이다. 자칫하다가는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남의 인생까지도 망칠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책처럼 말이다.

 

도진기라는 작가는 현직 판사인 자신의 직업때문에 더 유명하다. 물론 그의 이야기가 탄탄하고 재미가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있기도 하다. 고진, 이탁오, 진구라는 세 개의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기도 한다. 한 명씩 주인공으로 배치하기도 하고 셋이 힘을 합쳐 다른 사건을 해결하기도 한다. 전문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충돌이나 다툼보다는 오히려 협조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성격의 차이 때문에 분란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셋이 모여 내는 시너지가 대단하기도 하다.

 

캐릭터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진구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고진 이야기다. 사실 고변호사 이야기는 도진기 작가의 작품 중에서 그렇게 많이 읽은 편은 아니다. 약간은 시니컬하고 비웃는 듯이 보이는 그의 입모양이 생각나는 듯 하고 까칠한 성격에 삐적 마른 캐릭터가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나 할까. 나와 비슷한 류라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변호사이긴 하지만 법정에서 변론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건을 쫓아다니고 법적인 조언을 해서 그 사건을 해결하는것에 더 익숙한 변호사이다. 그런 고진이 이번에는 법정에 섰다. 무슨 일일까.

 

법정드라마는 [검찰측죄인]이나 [파계재판]처럼 일본 소설에서도 보여지기는 하지만 가장 뛰어났던 것은 아무래도 존 그리샴의 소설들일지도 모르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작가가 변호사여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글로 그려놓은 법정신을 따라 읽다보면 세부적인 묘사까지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그려져서 실제로 법정에서 변호사의 변론을 듣는 것 같은 입체효과를 받을 수도 있다. 그 모습이 상상이 되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 작품보다도 초기작품인 [죽음의 시간]이라는 책에서의 변론들은 정말 법정신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겠다. 도진기 작가가 그려내는 법정신은 어떠할까.

 

어느날 고변호사에게 수임을 하러 온 의뢰인이 있다. 남편을 죽여 달라는 일이다. 당연히 그는 거절을 한다. 자신이 무슨 킬러도 아니고 그런 일을 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건은 그 이후 벌어진다. 그녀가 남편을 죽인 혐의로 법정에 섰다. 그것도 한국이 아닌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남편을 죽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편을 죽이고 싶다는 의뢰를 했던 그녀. 누군가에게 부탁을 할 수가 없으니 자신이 직접 죽인 걸까. 그렇다 하더라도 한번도 법정에 서서 변론을 하지 않았던 고변호사가 그 사건을 맡아서 그녀의 무죄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편이 죽으면 가장 먼저 의심을 받는 것은 아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사랑이라는 감정도 있지만 미움이라는 감정도 있고 부부사이의 일은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들도 가득가득 채워져 있다. 모르긴 해도 증오도 어느 정도는 채워져 있을지도 모른다. 알다가도 모를 것이 사람 마음이라고 했던가 부부사이도 마찬가지일것이다.

 

법정드라마이기때문에 큰 스릴감은 없다. 단지 하나의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변론하고 추적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있을 뿐이다. 세세한 긴장감으로부터 커다란 긴장감까지 온갖 종류의 긴장감이 가득 채워진 한 권의 책이다. 사랑한다면 솔직하게 말하라. 법정 드라마가 가득한 책 한 권을 읽고 난 소감으로는 뜬금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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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안나
알렉스 레이크 지음, 문세원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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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작가의 국적을 보면 이 작품의 배경이 어디겠구나 하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수가 있다. 물론 한국 작가가 썼지만 주인공이 외국인이거나 미국이나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한 작품도 있고(후견인) 일본 작가가 썼지만 다른 유럽이 배경이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부러진 용골) 절대적인 진리라고 볼수는 없다. 대부분이 그렇다는 것이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스릴러. 그리고 프랑스와 노르웨이, 스웨덴 스릴러. 가장 유명한 미국과 일본 스릴러들을 읽어왔다. 한국 작품도 빼놓을수 없겠다. 이번엔 영국 스릴러다. 영국적인 배경이 사는 동네를 통해서 드러난다. 익숙하지 못했던 지명을 통해서 영국의 교외 지역을 상상하게 된다. 접하지 못했던 스타일일까 생각했었는데 스릴러의 기본 스타일은 어디 도망가지 않는다.

 

정확하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이야기. 앞부분은 5살짜리 아이, 안나가 학교에서 하교길에 사라진 것으로 시작된다. 아이가 없어졌다고 해서 무슨 메모나 협박전화가 오지는 않는다. 그저 그 시간에 맞춰서 데리러 가지 못했던 엄마를 비난하는 기사와 사람들의 입소문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가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지 아주 잘 보여주는 극단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일을 당해서 그 사람에게 힘을 주고 아이를 찾는 용도로 쓰이기 보다는 그저 그 당사자를 비난하기 바쁘다. 온갖 형용사를 붙여서 말이다. 해시태그는 미치듯이 많아져 간다. 어느나라 할것없이 남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인가보다.

 

자신이 변호사이면서도 악플러들을 소송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불가피한 상황이라서 딸을 데리러 가지 못한 엄마는 죄인이 되어 버린다. 이 엄마는 과연 정말 무엇을 그리 잘못한 것일가. 정확히 일주일 후 무사히 돌아온 딸 안나. 어떤 해도 당하지 앟았고 어떤 위해도 가해지지 않았으며 단지 일주일동안의 기억만 사라졌다. 아이가 돌아온 것은 반갑지만 아직도 아이를 데려간 사람이 집밖에 어디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두렵다.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거기다 이제는 또다른 문제가 생겼다. 원래부터 관계가 좋지 않아서 이혼을 결심한 그녀에게 양육권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아이는 당연히 엄마가 키우는 것이고 이혼전문변호사로 일을 하고 있는 만큼 그 분야에 더욱 잘 알고 있는 그녀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내어 놓는 결격사유가 모든 것에 자신이 해당된다는 것을 알자 패닉에 빠진다. 어떻게 하다가 이런 일에 얽매이게 되었을까. 그녀를 둘러싼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음모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교묘하게 그녀를 덮고 있다.

 

전반부는 안나가 없어지는 일 말고는 크게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약간 느슨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또한 후반부도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가 있다. 그녀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함정에 빠진 그녀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 모든 상황을 이겨낼지가 중요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이 거미줄을 찢고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한 것일까. 엄마의 사랑은 본능적이라고 하지만 너무 깊은 사랑은 자녀의 앞길을 막아 버릴수가 있다. 둥지안의 새는 날아갈 때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안나가 엄마와 아빠 품에서 잘 자라서 한 사회의 일원으로 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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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보는 힘 - 처음 시작하는 관점 바꾸기 연습
이종인 지음 / 다산3.0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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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소기업 사장이 돈을 빌린다. 돈을 갚지 못한다. 추심을 당한다. 결국 자살을 한다. 합법이고 불법이고를 떠나서 지금도 물론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제주신용보증재단 추심팀에서 일하고 있는 홍팀장은 이 사건으로 다른 팀으로 자진해서 인사이동을 요청한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것이다. 돈을 빌려줬는데 안 받을 수도 없고 받자니 계속 독촉을 해야 하고 이런 경우 홍팀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한편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이 책은 사건을 다르게 보는 힘을 설명해주는 책이다. 단 홍팀장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고 현실에서 일어날법한 이야기들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단어를 설명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트리즈(TRIZ,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라는 것은 이해해야 한다. 러시아의 알츠슐러 박사가 만든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생각법으로 하나의 문제가 생겼을때 그 문제를 다르게 보는 접근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구소련시대의 박사가 만든 것이 우리 실정에 맞을까 의심도 해보지만 저자는 한국트리즈협회 전문강사인만큼 우리나라 실정에 딱 맞는 트리즈 벙법을 이야기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내었다. 제주 신용보증재단 지점장으로 일하고 있는 자신의 현재의 직업에 맞게 비슷한 일을 하는 홍팀장이라는 인물을 만들어서 설명하는 트리즈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트리즈라는 단어는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다르게 보는 접근 방법'이라는 것은 여타의 다른 책들에게 익히 많이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어떻게 실생활에 응용을 시켜야 하는지가 너무 어려웠다. 기존의 책들이 어려운 이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 책은 홍팀장이 자신이 겪는 이야기들을 트리즈를 접목시켜서 해결하고 더 나아가서 트리즈 여행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 트리즈를 사용한 해결방법을 알려주려는 것들이 나와서 한편의 이야기를 읽는 듯이 편하게 읽으면서 머리속에 정리를 할 수가 있다.

 

카페를 하려고 한다. 주어진 돈은 없다. 그럼 그것에 맞는 원인을 찾아서 그 해결방법을 찾으면 된다. 돈이 없으면 카페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세운 목적에 위반되는 결과가 생긴다. 그래서 싼 곳을 알아보는 대안책을 마련한다. 이제 건물을 지으면 되는데 건물자체가 음식을 파는 허가가 안 나는 건물이다. 다시 위배가 된다. 카페는 해야 하는데 음료를 못판다. 그럼 어떻게 하는가.

 

자리값을 받으면 된다.자리값을 받고 음료는 공짜로 주는 것이다. 사실은 그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지만 명목상으로는 돈을 받지 않는것이다. 법에 위배가 되지 않는다. 결국 그 카페는 성공을 한다. 이것이 누구라도 알고있는 '민들레영토'라는 카페가 생기게 된 방식이다. 처음부터 '돈이 없으니 할 수가 없어'라고 생각하고 포기했더라면 사람들이 스터디나 모임을 하려고 모이는 지금의 민들레영토는 없을 것이다.

 

공동의 목표를 적고 목적과 수단을 적은 다음 그 속에서 생기는 기술적인 모순과 물리적인 모순을 해결하면 그 문제는 해결방법이 생긴다. 문제가 생겼을때 그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서 끙끙 앓아봐야 전혀 답은 나오지 않는다. 수학문제 풀듯이 공식화 시켜서 심플하게, 체계적으로 생각해보면 풀어질 일이다. 트리즈라는 것이 비단 사업에만 응용가능한 것은 아니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시아버지와 며느리간의 의견충돌이 있는 가정불화문제에도 응용가능하다. 본문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사춘기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을때 엄마와 아이가 함께 앉아서 이런 문제들을 도표로 그려서 같이 의논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수도 있다. 그저 말을 듣지 않는다고 신경질을 내거나 화를 내거나 한다면 서로간에 거리만 더 멀어질 뿐이다.

 

트리즈교육을 받고 자신감이 생긴 홍팀장이 트리즈 여행을 구상하는 것 또한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이었다. 계속해서 예를 들어 설명했더라면 자칫 지루할수도 있는 부분을 잘 캐치해내어 아예 문제를 가진  별도의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뿐 아인니라 트리즈라는 것을 알아가고 그들이 풀 공동의 문제를 던져줌으로써 스스로 여러가지 다양한 회기적인 방법을 제출하게 만들었다.

 

사실 말이 쉽지 실제로 그것을 응용해본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다. 책을 보고 실천한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이건 그렇게 어렵지 않다. 기본적인 틀만 있다면 그곳에 자신의 문제를 집어 넣으면 된다. 틀속에 자신의 문제를 집어 넣고 그 틀을 요리조리 뒤집으면서 이쪽방향으로도 저쪽방향으로 생각해보면 어디선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틀림없이 나올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좋아하는 추리소설의 장르로 다시 빠져들었다. 갑자기 무언가 번득 스친다. 추리소설의 범인을 잡는데 트리즈를 써보면 어떨까. 매번 몰라서 당하던 내가 이야기속의 주인공들에게 한방 먹여줄 타이밍이다. 다르게 생각해본다면 매번 고전하는 틀을 깨고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트리즈- 별별군데서 다 쓴다고 저자님이 대견해 하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슬그머니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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