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림 수능 어법 기본 고등 수프림 영어
동아영어콘텐츠연구팀 지음 / 동아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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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아카데믹하게 배울 때의 가장 문제점은 아무래도 문법이다. 말을 하는 것이라면 어떻게든 의미만 통하면 되고 잘 못 알아들었을 경우에는 의사소통을 해서 서로 이해를 하면 되지만 그 모든 것을 하기위해서 필요한 것이 문법이라는 소리다. 솔직히 필요하지만 인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또 문법이기도 하다. 우리가 한국말을 할 때 문법을 신경쓰면서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려서부터 모국어로 배워오는 것의 중요성이 거기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어에서도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이 문법인것 처럼 영어 또한 그러하다.

 

수능에서 문법문제가 많이 출제되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문법 문제는 중학교 3년 내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반 넘게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 수능에서 정확히 문법 문제는 많아 봐야 세문제 안팎이다. 그럴지라도 문법은 중요하다. 고득점 군의 경우에는 가능하면 다 맞춰야 하기 때문이고 중등정도의 학생들이라 하더라도 문법을 제대로 알지 않으면 해석에는 심각한 오류가 나고 결국은 거의 전부인 리딩문제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년별로 구성되어 있는 중학교 교재와는 다르게 고등 문법은 기본적인 것을 알려주는 교재와 핵심만 짚어주는 교재로 나뉘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수프림 수능 어법 교재인 이 책은 수능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그리고 핵심인 문법 콘텐츠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시제를 시작으로 수동태와 분사구문, 부정사와 관계사까지 이때까지 알고 있었던 문법들을 통틀었다.

 

 

 문법 정리를 통해서 전반적인 설명을 해주고 어법포인트를 정확히 짚어줌으로써 무엇을 이해시키고자 하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준다. 자주 나오지만 틀릴 수 있는 부분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주는 셈이다. 다른 책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어지지만 이 책의 확실히 다른 요소는 바로 내신 서술형 어법이다. 쓰기 교재에서나 나올법한 문장 만들기를 통해서 고등학교 서술형 문제도 잡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수능에서 나오지는 않지만 고등 내신 점수를 신경 쓴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수능 실전 테스트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실제적으로 문법 문제가 수능에서 어떻게 나올지를 미리 연습하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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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에게 - 김선미 장편소설
김선미 지음 / 연담L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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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한구석에는 한 방에 크게 벌어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돈만 있으면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고, 돈만 있으면 나를 무시하는 인간들을 내 발밑에 둘 수 있을 것 같다. 돈만 있으면 말이다. (210p)

 

며칠전에도 일가족 동반자살 뉴스가 있었다. 한의사였던 부부는 마지막으로 선택했던 것이 결국 자살이었다. 나중에 대충 기사로 훑기에는 한달에 나가는 월세만 2500만원 정도 된다고 하더라. 한숨이 푹 내쉬어졌다. 연봉은 없지만 한달에 백만원 정도씩 벌면 일년에 겨우 2천4백만원을 번다. 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한달에 내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해도 말이다. 대체 얼마를 벌면 그렇게 낼 수가 있을까. 그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한달에 1억씩 벌어서 그 모든 것을 다 내고  떵떵거리면서 사는 것이었을까.

 

남들이 보았을 때 남편이 혼자서 한의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아내까지 같이 한의사라면 잘 사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 그냥 내가 간단히 생각하기에도 부부가 한의사라고 하면서 잘 살겠네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지 않던가. 그들이 욕심 부리지 않고 그저 작은 한의원을 하면서 사람들을 돌봐주고 간간히 봉사활동도 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살았으면 어떠했을까. 아무도 만약이라는 것을 가정했을 때의 결론은 모르는 것이고 이미 벌어진 사건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랬다면 그들은 여전히 한 가족으로 오손도손 오늘도 정답게 살고 있지 않았을까.

 

내가 만약 자식들까지 죽였다면 아이들은 오늘의 사람이 될 수 없었겠지. 그제야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뼈져리게 깨달았다.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미래를 살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나는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논리로 그 사실을 외면했다. (158p)

 

동반자살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살은 자신이 자기를 죽이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이다. 동반이란 같이 하는 것이다. 성인이 자신의 의지대로 죽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행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눈에 보이는 것이야 당연히 막아야 하겠지만 어디에 숨어서 저질러 버린다면 막을 길이 없지 않은가.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에는 어떠한가. 더군다나 십대도 아닌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는 아직 완전한 자아도 성립되지 않았다. 죽음이 무엇인지도 인지하지도 못하는 그런 나이대의 아이들 일수도 있다.

 

그런 아이들을 자신이 부모라는 입장으로 죽이는 것이다. 그것은 동반자살이 아닌 엄연한 살인이다. 동반자살이라는 용어로 미화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한다. 정히 죽겠다면 저신만 죽어라. 남은 아이들은 걱정하지 말고 말이다. 그 아이들의 나름대로의 인생이 아직 남았다. 자신이 낳았다고 해서 자신이 죽여야 할 권리까지는 없는 것이다.

 

형은 아버지가 왜 우리랑 같이 죽으려고 했다고 생각해? (140p)

 

여기 한 아버지가 있다. 수면제를 타서 재우고 아내와 아이들을 죽이고 자신도 죽으려고 결심을 한 아버지다. 죽으려는 계획이 어디 마음먹는다고 잘 시행되던가. 그의 계획은 실패했다. 자신이 죽음에 이르지도 못했다. 결국 그는 아이들에게는 자신들을 죽이려는 살인자로 남아버렸다.

 

10년. 한 사람을 죽인 댓가가 겨우 그거라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형량에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의 판사들은 소설 속에서나 실제에서나 너무나도 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얼마전 자신의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죽인 그 용의자도 무기징역을 받았다. 사형이 아니라 말이다. 의붓아들에 대한 것은 무죄였다던가. 한줌도 찾을 수 없을 만큼 시체를 조각조각 내어 놓고 그것도 모자라서 계획적으로 완벽범죄를 노력한 그런 범죄자에게 고작 그런 정도의 형량이라니.

 

십년이 지나서 아버지는 아이들 곁으로 돌아온다. 자신을 죽이려 한 사람이 한 집에 살고 있다고 생각을 해보라. 잠이 오겠는가. 문을 잠궈놓은들 제정신으로 살 수 있겠는가 말이다.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버지라는 이유로 그 사람이 아이들과 한 집에 산다는 것은 아이의 정신상태를 무시한 가혹한 처사라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가 정신이 나가서 그랬던 것이라고 모든 것을 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이것은 분명 아동권리를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그 아이들의 선택은 무엇이 되겠는가 말이다.

 

살인자에게. 무언가 뒷말이 생략이 된 것도 같고 누군가를 부르는 호칭같기도 하고 편지글의 첫머리 같기도 한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책의 제목이다. 살인자에게. 나는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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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천직입니다만 놀놀놀
양시명 지음 / 북오션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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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이 맘이 내 맘같은지 미처 책장 하나를 넘기기 전 뒷장의 이야기만 보고서도 내 이야기인줄 알알네요. 연탄가스로 병원에 실려가고도 학교를 가야 하고 홍수가 나도 출근을 했다는 당신을 보면서 수두에 걸렸는데도 학교에 가야한다던 저의 어린시절이 떠올랐고 결국 초등학교 6년과 중고등학교 6년 모두 다 합쳐서 12년 개근상을 받고야만 제가 겹쳐보였답니다. 우리는 어찌나 고지식한지요. 아니 좋게 말해서 그런 것이지 다르게 보면 융통성도 없어 보이고 앞뒤  꽉꽉 막힌 사람들이라 할수도 있겠지요. 어쩌겠어요. 그렇게 살아온 것을요.

 

가장 나쁜 상황을 먼저 떠올리여야 마음이 편해진다는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분명 당신은 여러 가지가 있을 때 가장 좋아하는 것을 먼저 먹지 않고 가장 별로인 것을 먼저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을 마지막에 아껴두는 것이지요. 제가 그렇거든요. 엄마는 항상 불만이십니다. 그런 것들이요. 좋은 것을 생각하고 맑고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라시지요. 저 또한 안 좋은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며 먼저 마음의 대비를 해 놓는 것뿐인데 말입니다. 물론 이마저도 삐딱하게 보면 저희 엄마와 같은 시각으로 보아질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내내 나도나도를 외쳐댔었네요. 우리는 어찌보면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종족일수도 있겠습니다.

 

작가님의 첫인상이 기억납니다. 길게 뵙지는 못했지요. 그렇다고 책을 읽은 것도 아니었고 말입니다. 다른 작가님의 소개로 인사만 했을 뿐인데 어느 정도는 알겠더라구요.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그저 넘겨주셔도 됩니다. 소녀같으신 면이 있어보이면서도 약간은 까칠하겠다는 느낌과 함께 만만하지는 않겠다는 그런 인상, 크기가 작아도 알차게 꽉 들어차 있는 느낌인데 그러면서도 어딘가 허술해 보이고 사부작거리고 어딘가 다니기 보다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머무르기를 좋아하겠다는 그런 생각이었는데 그것이 그대로 책에 나와 있어서 역시 에세이란 자기 자신을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책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작가님의 일상이 어떠한지 무엇을 즐기고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알 수 있는 기회란 전혀 없었을테니 말입니다.

 

택배가 와 있는지도 모를만큼 집에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시는 글을 보면서 나 또한 몇날며칠이고 밖을 나가지 않을 수도 있는데 하는 생각을 했더랬죠. 프리로 일하는 특성상 일이 있어야만 나가니 일이 없는 날은 그저 집이 좋아라 하고 있는답니다. 그래도 작가님이나 저나 운동은 합시다요. 작가님은 동네를 여행하시는 것을 좋아하시니 따로 걷기 운동은 안 하셔도 되겠고만요. 저만 열심히 하는 걸로.푸힛.

 

요즘 시대에 혼자 사는 것은 흠도 아니고 흔한 일이 되어 버렸고 작가라는 직업상 혼자 있는 것이 더 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타운하우스 같은 곳에서 모여 사는 것도 재미나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저마다 자신만의 공간을 유지하면서 필요시에 모이는 것이지요.

 

작가님의 글쓰기 수업을 들으러 가보고 싶어지는군요. 가까우면 매일 가련만 말입니다. 분명 만만치 않은 작업이겠지만 날카로운 지적을 서슴치 않고 해주실것 같아서 그 모든 것들이 저에게는 주옥과도 같은 보석들이 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이 글을 보시고 더 고치고 싶으신 생각이 드셨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언젠가 자리가 된다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어도 영광일 것 같은데  작가의 삶이 일반 독자와 달라서 짬이 나실까 하는 작은 염려도 듭니다. 작은 공간에 가득 차 있는 이야기가 작가님을 대변하는 듯이 보이는군요. 우리 혼자서도 잘 살아봅시다. 누구보다 멋지게 말이죠. 작가님의 혼삶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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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인연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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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중한 인연의 한 가족이잖아? (294p)

 

불안했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표지를 보면서 불안했다. 내 불안함은 분명 세명의 아이들이 표지를 장식했던 1권과는 달리 단 한명의 여자만 남은 이 표지때문 일수도 있었다. 혹시라도 이 아이들이 부모를 잃음으로 인해서 잘못되었다면 그것은 정말 비극으로 귀결되어버리는 엔딩이었기에 그래서 그 불안함이 가시길 원했다. 뒷표지를 본다. 다행히도 그들이 거기에 있다. 두 오빠들. 막내에게는 든든한 동반자이면서 유일한 가족. 그들이 거기에 있었다. 읽기도 전에 괜시리 눈문이 빼꼼 치밀어 오른다.

 

오빠가 있었음 했었다. 어렸을 때는, 그리고 지금도. 이들처럼 나 또한 삼남매였다. 구성원은 다를지라도. 두오빠와 막내로 이루어진 이들과 딸,아들,딸로 이루어진 우리집은 분위기를 비롯한 모든 것이 사뭇 달랐다. 나는 첫째라고 해서 괜한 책임의식을 가져왔다. 동생과 한살차이밖에 안 나건만 내가 무슨 큰 누나라도 되는냥 감싸고 돌봐줬었다. 어린 시절의 일이다. 동생이 고등학교를 가고 대학을 가고 군대를 가고 먼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나는 어느틈엔가 누나가 아닌 동생같은 존재로 남아버리게 되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동생이 오빠가 되지는 않는다. 모든 오빠들이 이 책과 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내심 오빠가 있는 그녀가 부럽다.

 

마지막이었다. 그들의 범행은. 전형적인 범죄자들의 방법 아니던가. 크게 한건 하고 이것으로 마지막이라고 손을 털겠다고 말이다. 그래도 이들이 이때까지 해온 범행을 보자면 그 결심은 인정해줘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돈과 관련된 사기 범죄를 저지르기는 했지만 누구 하나 크게 나쁘게 된 사람 없고 그 사람을 절망적으로 나락에 빠뜨리지도 않았으니 이 정도면 신사적인 범죄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렇게 계획한 그들의 마지막 계획은 이상한 곳에서 어긋나버리기 시작했다. 그 모든 것이 14년전의 사건과 연결되어 있을 줄은 삼남매를 비롯한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범인인들 알았으랴. 이것이 여기에서 맞물릴 줄을 말이다. 쉽게 풀릴 것 같던 부모의 죽음은 증거도 없이 증인도 없이 그렇게 묻혀진 사건이 되었었다. 공소시효를 딱 일년 남긴 지금까지 말이다.

 

그들은 복수를 결심했었다. 그 어렸을때의 결심이 이제서야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찰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나서서 전반적으로 모든 것을 통솔하고 나선다. 헨젤과 그레텔을 이끌어 주었던 빵부스러기처럼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이용해서 경찰들을 이끌어간다. 이 길의 끝에 자신들이 원하는 범인이 있다. 그러니 제발 경찰들이 범인을 잡아주길 기대하며 열심히 길을 만들고 다듬는다. 그들의 수고로움은 결실을 맺게 될까 아니면 그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그들을 이끌고 있는 것인가.

 

작가는 뻔하지만 한번 더 비틀어서 결말을 제시하고 있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범인을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말까지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범인을 잡는다고 모든 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서야 깨닫는다. 삼남매는 그들이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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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인연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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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범인을 알아내서 우리 셋이서 꼭 죽이자. (64p)

 

커다란 나무 한 그루. 그 위에 올라앉은 세명의 어린 아이들. 아이들이 쳐다보는 밤하늘엔 별이 하나 휙하고 떨어지고 있다. 아름답다. 서정적이다. 어떤 이성적인 생각이 끼어들 여지를 주지 않는다. 밤이라는 시간적 배경 하나로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는데 그 속에 아이들이라는 요소를 투입시켜서 더욱 무장해제시켜 놓았다. 순수함이 가득한 이 속에 피비린내 나는 이야기는 발디딜 틈이 없어보인다.

 

아이들은 몰래 집을 나왔다. 부모님한테 말하면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별똥별은 보지 못했고 막내동생은 잠이 들어 버려서 결국 업고 돌아와야 했다. 그나마 원했던 별이라도 봤다면 마음이 이렇지 않았을 텐데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을 것이다. 분명. 그런 그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사건이 그들 앞에 펼쳐져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채 말이다.

 

분명 간단히 풀릴 사건 같았지만 작가는 그런 단순함을 구상하지 않았다. 아무리 조사를 해도 원한관계도 없고 그렇다고 그 밤에 누군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을 사람은 더더군다나 없었을 것이다. 겨우겨우 정신을 차린 동생이 우연히 마주한 범인의 몽타주를 작성했지만 그와 비슷한 존재는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은 묻혀버리고 말았다.

 

작가는 초반 사건을 뿌려두지만 그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남겨진 사람들에 더 집중을 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안타깝지만 죽은 사람이고 그들의 가족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다. 더군다나 남겨진 사람들이 아이들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일가친척 아무도 그들을 맡아주지 않는 입장이라면 그들이 향할 곳은 단 한곳 뿐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다짐했던 대로 부모의 복수를 할 수 있을까.

 

돌봐줄 사람이 없다해서 모든 아이들이 엇나가는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들도 남들 보란듯이 잘 살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단지 그들에게 운이 없었고 그들을 속이려는 세상이 존재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오기가 생겼을 뿐이다. 나만 당할수는 없다라는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그 머리로 다른 것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들은 자신들이 당한 그대로 돌려주기로 결심하고 한번 맛을 본 이상 그들의 플랜은 더욱 다양하고 더욱 완벽해져 간다. 이제 그들이 목표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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