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아침에 학교엘 갈땐 비가 안왔다. 그리고 비 온다는 소리를 못 들은거 같아서 우산을 줘 보내야 겠다는 생각도 안했다.
점심 무렵부터 컴컴해지며 드디 쏟아지는 비... 비가 위에서 안오고 옆에서 아래에서 온다.
큰 애는 2시 40분에 수업이 끝나고 작은애는 방과후 수업이 있는 날이라서 3시 30분에 수업이 끝난다.
큰 애 수업 끝나기 전에 얼른 우산 두개를 챙겨들고 나도 우산을 쓰고 학교로 가는데 엄마들의 행렬이 아침 등교시간 수준이다 ^^;
울 애들이 다니는 학교는 아파트 2개의 단지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모인다.
내가 사는 2단지는 15평에서 22평까지의 소형 아파트. 학교 옆 3단지는 최하가 40평대인 대형 아파트..
학교는 비교적 작은 편이어서 한 학년이 3~4개의 반으로 편성이 되어있다.
실내화를 갈아신는 현관에서 큰애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뭔가 눈에 낯선 그림이 띄어서 계속 보게됐다.
2~3학년쯤 되는 여자아이를 20대로 보이는 남자가 데릴러 왔는데 이 남정네 옷차림이 검은 양복차림이다.
그리고 우산이라곤 하나밖에 안들었다. 아이를 데리고 바로 교문으로 안가고 주차장쪽으로 간다.
오호... 저것이 말로만 듣던 아이들 보디가드??
이런 선입견은 금물일지 몰라도 그 애는 부자 3단지에 사는 아인가보다. 하도 험한 세상이라서 부모가 아이에게 보디가드를 붙여줬나보다..
비가 와도 우산을 가져다 줄 가족이 없는 아이들은 그냥 비를 맞고 뛰어간다.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엄마나 할머니, 할아버지 혹은 아버지가 우산을 들고 와서 애들을 데리고 가는데 그 아이는 생전 엄마의 마중은 못받아 보겠구나..
어려서 그렇게 갑자기 비가 올때 엄마 얼굴이 보이면 무척이나 반갑고 으쓱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애들도 오늘 엄마가 무척 반가웠겠지?
우산을 다 전해주고 먼저 집으로 오는데 애들이 집에 올때쯤엔 비가 거의 그쳐있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