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토요일은 시어머니 생신이시다. 그런데 시숙께서 생신 당일에 회사에서 일이 있다고 하셔서 형제들은 1주일 먼저 모이기로 했고 그래서 지난 토.일요일 이틀동안 우리가족은 시골엘 다녀왔다.
학생들이 쉬는 넷째 토요일. 일찍 출발할수도 있었는데 신랑이 다니는 회사는 아직 주5일 근무제가 아니라서 일단 출근을 했다가 조금 일찍 퇴근을 해서 어쨌든 오전중에 출발을 했다.
햇볕은 오전부터 한여름을 무색케 할정도로 따가웠지만 비오는것보다는 훨 좋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중간에 천안논산간고속도로로 내려와서 호남고속도로로 들어서는 코스는 최근 주로 이용하는 방법..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점심으로 우동을 사먹었는데 정성이 속이 안좋다고 하여 정성의 몫으로 산 우동은 거의 버렸다. 아까워서 돌아가시는줄 알았다... -_-
시골에 도착하자마자 신랑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논으로 가서 모를 심고 왔다. 군대 제대하고 처음 이앙기를 잡아보는거라 처음에 힘들었다고 한다.
저녁에 돌아와서는 삼겹살을 사다가 마당에서 돗자리 펴고 구워먹었다. 집 뒷편에서 기른 상추를 따가가 먹으니 얼마나 부드럽고 고소하던지...
낮에 할일이 없는 동안에는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랑 닭이랑 오골계랑 엄마소 5마리, 태어난지 한 달도 안된 송아지 2마리랑 유희를 즐기고(?) 한창 농사일로 바빠서 빨래도 제대로 못하시는 시어머니가 꿍쳐놓은 빨래도 마당 수돗가에서 시원한 물 바가지로 퍽퍽 퍼 가며 열심히 빨아놓았다.
오랜만에 모인 형제들은 시간가는줄 모르고 수다를 떨다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이들었는데 새벽 5시가 조금 넘으니 벌써 닭이 울기 시작한다. (저 닭넘을 잡아 먹어야 해!!)
새벽 6시부터 아침 준비를 해서 7시에 이른 조찬회동을 갖고 식사를 마치자마자 집안 남자들은 다시 모내기를 하러 논으로 나가는데 정성이 가겠다고 성화다.
그래.. 가서 네가 먹을 쌀 네가 심고 와라.. 딸려 보내놓고 (지성은 그런데 전혀 관심이 없다 -_-) 시어머니와 나를 포함한 두 며느리는 닭 한마리와 오골계 두마리를 잡아서(새벽에 시아버지께서 잡아놓고 가셨다) 닭도리탕과 오골계백숙을 해서 점심에 돌아온 가족들과 맛나게도 먹어치웠다.
정성은 뭘 했니? 물어보니 모판을 정리했다고 한다. 그런데 손에 봉투가 하나 들려있다. 그 안에 청개구리가 들어있단다. 개구리가 보이도록 투명한 비닐에 옮겨주고 물도 조금 넣어주고 주둥이에 바람이 통하도록 슬쩍 묶어 주면서 누가 잡았니 물어보니 자기가 잡았단다. 너한테 잡히는 개구리도 있으니.. ^^;;
상추를 가져가라해서 잔뜩 따온 상추를 정리하다 보니 달퐁이도 한마리 나온다. 정성 손바닥에 올려주니 한참을 들여다 보다 놔주란다. (이녀석은 보는걸로 만족한다. 결국엔 놔주는게 당연한줄 안다. 개구리도 놔주고 왔다)
4시에 출발을 해서 다시 상경하는 길.. 차에 타서 10분이나 됐을까.. 정성이 졸리다고 해서 자라 했더니 휴게소에 도착한 2시간 30분동안 깨지도 않고 잘도 잔다. 네가 피곤하기도 하겠지.. ^^
오늘 아침에 지성은 주번활동이 있다고 다른때보다도 빨리 학교엘 갔고 정성은 피곤이 덜 풀렸는지 조금 어버리한 상태에서 등교했다.
난 세탁기 한 판 돌려놓고 커피 한 잔 들이키고 지금 놀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