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알바 이야기로 이어지지만 어쩔수가 없다.. ;;)
무스탕이 일다니는 곳은 예전에 12년이나 일을 하던 회사다. 재직시절엔 서울에서 일을 했지만 퇴직후엔 집에서 가까운 수원에서 일을 하고 있다.
1987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1월부터 직장엘 다니기 시작해서(그러니까 2월 졸업 전부터 일을 시작한 것이다) 1998년 12월 31일 퇴직하기까지 12년을 한 직장에서 한가지 일을 했다.
그러다보니 이건 흔히 말하는 눈 감고도 일을 할 정도의 경지에 올라섰는데 덜커덕 정성이가 생겼고 아이를 봐주던 친정엄마의 건강상태 악화로 더 이상 직장을 다니기 힘들어지는 상태가 조성이 되어 버렸다.
때마침 IMF라는 끔찍한 녀석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모가지를 뎅강뎅강 잘라내는데 맛들였을때 내가 다니던 직장에서도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나도 몇개월치 월급을 보상해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여러가지 여건을 생각하다 결국 사표를 썼다.
그렇게 아이를 낳고 엄마도 다시 좋아지시고 모든게 순조롭게 풀리는듯 싶어 다시 일을 시작한게 이젠 정식 직원은 택도 없고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명을 이어가는(?) 끈 떨어진 연 신세로 전락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사무실에선 내 실력 --;; 을 알기에 마구잡이로 잡아돌려도 큰 걱정을 안하는, 유능한 봉을 잡아서 띵호와였고 나는 그래도 지속적이고 안정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서 호호거리게 됐다.
문제는 사무실에서 출장 계획을 잡을때 내가 나가야 하는 일터에 사무실에서 나오는 직원을 짝지어 주는것에 불만 아닌 불만이 조금 있다는 것이다.
이름하야 원로와 신삥의 신구조합.
간혹가다 아직 덜 달아진 신입을 짝꿍으로 점지해 주시면 일터에서 난 두 배의 일을 하게 된다. 아직 업무에 서툴러서 제대로 튀어다니지 못하는 정식직원을 바라보며 나는 알바라네~ 하고 손 놓고 있자니 말도 안되는 것이고, 또 내 성격상 일을 놓고 바라만 보고 있자니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정식 직원을 제치고 혹은 알려줘가며 일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러면서 괜히 눈치는 보여 '아.. 저 직원이 나보고 알바 주제에 너무 나서서 설친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하는 소심증이 슬쩍 고개를 쳐들때도 있다.
댄장.. 무너지는 내 자존심이여.. 나 정식 직원일땐 너 같이 일 하지 않았다.(여기서 개구리는 올챙이적 생각을 패 죽여도 안한다) 나보다 10살 가까이 아래인 직원이 수두룩 한데 내가 너네 눈치를 보며 일해야 한다니..
글을 적고 있는 오늘의 파트너는 입사한지 오래된(그래도 나보다 후배인) 아저씨. 일은 모르는것 없이 잘 하는데 일을 안 하려는게 문제다 ^^;;
비암발 쿵!
그래서 오늘도 나는 1.5배의 일을 하고 있다...